어제 길을 가다
무심코, <내 어머니의 모든 것> OST 앨범을 발견.
주저없이 손 안에 넣고,
얼마 후,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종일 시달리던 하루의 에너지를 다독이고 싶었다.
얼마 후 나의 선택은 구입해 둔 채 몇달 동안 꽂아두기만 해 온 <메종 드 히미코> 만나기.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은 아버지가 게이라는 사실이 숨겨진 채 마지막에
그의 모습이 나타나고, 마음을 터지게 하는 영화였다.
하지만 또 다른 방식으로 이 영화는
이미 아버지가 게이의 삶을 택하고, 자신과 어머니 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아는 데서 시작한다.
그리고 영화 초반, 아버지의 남자 친구가 딸을 찾아오면서,
딸과 아버지 히미코의 해후는 시작된다.
덧붙여, 이 영화는 <브로크백 마운틴>이 마음에 품을 수 밖에 없었던 사랑에 대한 얘기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사람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게이'라는 다소 자극적으로 흐를 수 있는 소재도
일상의 눈으로 따라가고 있음은 이 영화의 매력이라 하겠다.
감독의 전작 <조제~>처럼.....
억지스럽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작품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
무엇보다, 게이라면 색안경을 끼고, 비정상의 타자로 여기거나
그 반대로 매력적이고 젊은 존재들이라고 또 은연중에 신비롭게 여기는 사람들에게
게이 역시, 아프고, 늙고, 다른 사람들처럼 모든 게 보통이라는 걸
느끼게 해 준다는 건 이 영화가 선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