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화장실 - The Pope's Toilet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영화는 주인공이 짐을 가득 실은 채 힘겹게 자전거를 타고 가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하고 있었다. 

끼걱거리며 움직이는 자전거 바퀴, 아빠의 숨소리, 뜨거운 태양, 흐르는 땀... 

거기에 남미의 음악이 배경으로 깔리며, 

영화는 낯설면서도 익숙한 우루과이의 한 가장의 이야기로 관객들을 안내하고 있었다.

  

1980년대 후반 우루과이 한 마을에서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이 이야기는 

그 발상부터가 기발하다.  

교황이 자신들의 마을에 찾아오면, 브라질을 비롯해서 

주변에서 사람들이 몰려올 테고, 그가 머무는 동안

아빠는 유료화장실을 만들어 돈을 벌겠다는 계획인 거다.  

 

가난한 마을에서 벌어지는 교황 방문 사건은 결과적으로는 해프닝으로 끝나버리고 만다. 

전반까지 가난하지만 순박하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던 나는

마지막에는 순간적으로 '판단 중지'상태에 놓여 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비극적인 기운으로 끝을 맺지 않는다. 

처절할만큼 그가 화장실을 만들기 위한 이유였던 가족들이 여전히 그의 옆에 있고, 

그는 다시 삶을 위해 땀흘릴 준비가 돼 있기 때문이다. 

흥겨우면서도 쓸쓸함이 묻어나는 남미음악에, 소소한 유머와 따뜻함이 묻어나는 좋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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