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메....축구장이요오? 허파에 바람 들면 진짜 큰일이겠구나!

우리의 몸에는 3백 개의 관절이 있다. 혈액 순환은 총 9만 6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동맥과 정맥 등의 혈관을 통해 이루어진다. 신경망의 총 길이는 1만 6천 킬로미터이다. 허파는 다 펼치면 축구장 하나만큼의 면적이 된다. 

즉 함께 매어 놓았지만 각기 다른 쪽으로 가려고 하는 말 두 마리를 인도하듯이 말이다. 두 마리의 말, 혹은 두 마리의 물소를 하나의 멍에로 함께 매어 놓는 것, 이게 바로 〈요가〉라는 말의 원뜻이기도 하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갔다가, 저쪽에서 이쪽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 뭐여 그럼 그 누구도 소위 실상을 알지 못한다는 단순한 .... 말을 그럴싸하게 한 건데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거나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실상을 알지 못하며, 심지어는 동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특별한 것을 조금도 하지 않는 것은 간단해 보이지만, 특별한 것을 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심지어는 어렵기까지 한 일이다. 

- 오 재밌겠다

 지하철을 타는 것은 너무나 즐거운 일이었다. 나는 중앙 수직봉 가까이에 서 있지만 그것을 잡지는 않고 두 팔을 늘어뜨린 채로 균형을 잡는 연습을 했다. 그런데 지하철은 움직인다. 좌우로 흔들리고 부르르 떨리는데, 커브를 돌거나 가속 혹은 감속하거나 갑자기 제동할 때마다 불규칙적으로, 예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요동친다. 이런 끊임없는 사건들을 예견할 수는 없지만 오는 그대로 함께하고, 발바닥과 발목과 종아리와 허벅지와 골반으로 흡수하려고 노력한다. 다른 승객들이 눈치 못 채게 하고, 두 팔을 풍차처럼 빙빙 돌리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마치 불꽃처럼 몸을 뒤튼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두 정거장 사이에서 적어도 한 번쯤은 균형을 잃고 중앙 수직봉을 붙잡게 된다. 하지만 이따끔, 일반적으로는 우리를 당황하게 할 세찬 요동을 흡수해 버리기도 한다. 휘청거리다가 다시 몸을 바로잡고, 균형을 잃었다가 다시 잡는 것이다. 주위의 누구도 당신이 이런 로데오 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너무나 짜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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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피아니스트들이 쇼팽 연습곡 작품 10의 1번이나 2번, 또는 쇼팽 폴로네이즈 작품 53이나 리스트의 장송곡(Les Funérailles)」에 나오는 긴 옥타브패시지를 연주하면 당연히 팔이 아파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이 말에 동의할 수 없다. 그들은 이 피로감의 원인이 그들의 약한 근육에 있으며, 따라서 이 근육들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천만에 말씀이다! 섬세하고 작은 앞팔의 근육들은 손가락을 움직이고, 손가락으로 하여금 아주 정확하게 연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보다 훨씬 강한 위팔, 어깨, 몸통의 근육들을 제대로 움직여 주면 이들이 약한 앞팔의 움직임을 도와주기 때문에 통증의 원인을 모두 제거해 준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 몸 전체의 근육 시스템 안에서 어떻게 강한 근육들을 근육 협동/조정 작용을 통해 이용하느냐를 익히는 것이며, 이러한 과정을 습관화하여 피아노를 칠 때 언제든지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연습의 목표는 이처럼 올바른 연습 습관을 터득하는 것이어야지,
쓸데없이 많은 시간을 워밍업 연습에 낭비하자는 것이 아니다. 테크닉은 우리의 근육의 강도나 지구력에 바탕을 두어서는 안 되고, 근육들의 최적의 협동/조정 기능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우리가 할 일은 피아노 연주에 필요한 신체 여러 부분들이 움직여질 때이들 각각의 위치가 어디인지, 어떤 종류의 근육군을 움직여야 하는지, 테크닉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그 근육들이 어떤 기능을 해야 하는지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신체적으로 가장적은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가장 훌륭한 음악을 연주해 내는 것이다. 우리는마음속에서 느껴지는 강도 높은 음악적 열정과 연주에 필요한 근육들의 바람직하지 않은 지속적인 긴장감을 혼동해서는 안 되며, 또한 건반을 마구 짓누르는 동작을 통해 얻어지는 느낌을 통해 마치 마음속에 음악적 긴장감이 느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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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이 어차피 착취당하는 구조일 수밖에 없다면, 섬유상인 바스케스에게 착취당하는 편이 허영심과 명예, 경멸과 질투 혹은 불가능에게 착취당하는 것보다 덜 비참하지 않겠느냐고.


  심지어는 신에게 착취당하는 사람도 많다. 그들은 이 세계라는 공허 속에서 사는 예언자들과 성자들이다. 

내 영혼에는 마치 성가신 아이와 같은 짐스러운 조급함이 달라붙어 있다. 그것은 쉬지 않고 자라나는 동일한 성질의 불안이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이란 모든 이에게 일어나거나, 혹은 우리에게만 일어나거나 둘 중의 하나다. 첫 번째 경우라면 새로울 것이 없고, 두 번째 경우라면 타인들을 납득시킬 수가 없다. 

우리는 일생 동안 하나의 길을 만들고, 그 길을 따라가면서 그 길에 맞서서 행동한다. 우리 아닌 어떤 것, 우리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 것에 우리 자신을 맞춘다. 또한 우리의 실체라고 결코 알려지지 않기를 바라는 어떤 것을 참조하면서, 우리의 몸짓과 태도를 선택한다.


  읽지 않을 책을 산다. 음악을 들으려는 것도 아니고, 그 자리에 나오는 누군가를 보고 싶은 것도 아니면서 콘서트에 간다. 걷는 것이 피곤할 때, 우리는 긴 산책을 나선다. 우리는 시골로 휴가를 떠난다. 다름아닌 전원생활이 지루하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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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소희 씨의 이런 인터뷰 내용을 읽다가, 책도 새삼 찾아보게 되었다.


- 페르난두 페수아, 과연 불안을 매일 치우자고 생각하는 사람 다운 일생이다.

무역통신문 번역가로 일하며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삶을 살았다.

- 발문을 쓴 김소연 시인에게는 이런 상태로 글을 썼을 것 같은 사람이고.

보통의 사람들이 정상적인 척하는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고 파악할 때, 그런 사람들에게는 이미 관성이 되어버려 감지될 수 없는 것까지를 볼 수 있는 ‘진짜 인간’의 상태. 이미 미친 사람만이 도달할 수 있는 각성 상태. 

- 오

독서를 통해 우리가 얻었던 경험들 모두를 배제한 채로 읽을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독서를 통해 우리가 얻었던 어딘지 모를 실망감을 모두 상기한 채로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겠다. 

- 오호

이 (엉망진창인) 세계를 온전히 이해하기를 포기할 권리, 삶의 숭고함에 나를 헌납하여 삶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하여 체념을 선택할 권리, 그러니까 한없이 나약할 권리, 끝없이 불안할 권리, 권태로울 권리와 공허할 권리, 그리하여 질 나쁜 인간의 세상과 거리를 두고 질 좋은 고독을 향유할 권리를 얻어낸 쾌락이었다.

- 발문이 왜 이리 좋아요 ㅠ

포기와 체념의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을 알려면 막연한 낙관이 아니라, 더 현명한 환멸에 도착한 이후여야 하리라. 

- 으앙

“열정이 배제된, 고도로 다듬어진 삶을 살기. 이상의 전원에서 책을 읽고 몽상에 잠기며, 그리고 글쓰기를 생각하며. 권태에 근접할 정도로, 그토록 느린 삶. 하지만 정말로 권태로워지지는 않도록 충분히 숙고된 삶. 생각과 감정에서 멀리 벗어난 이런 삶을 살기. 오직 생각으로만 감정을 느끼고, 오직 감정으로만 생각을 하면서. 태양 아래서 황금빛으로 머문다. 꽃으로 둘러싸인 검은 호수처럼. 그늘 속은 독특하고도 고결하니, 삶에서 더 이상의 소망은 없다. 세상의 소용돌이를 떠도는 꽃가루가 된다. 미지의 바람이 불어오면 오후의 대기 속으로 소리 없이 날리고, 고요한 저녁빛 속 어느 우연한 장소로 내려앉는다. 더욱 위대한 사물들 사이에서 자신을 망각한다. 이 모두를 확실하게 인식하면서, 즐거워하지도 않고 슬퍼하지도 않는다. 햇살을 주는 태양에게 감사하고, 아득함을 가르쳐주는 별들에게 감사한다.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더 이상 소유하지 않고, 더 이상 원하지 않는다. … 굶주린 자의 음악, 눈먼 자의 노래, 우리가 알지 못하는 낯선 방랑자의 기억, 사막을 가는 낙타의 발자국, 그 어떤 짐도 목적지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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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부자의 사치일 뿐

지금 나의 문제는 단 하나(물론 이것도 문제이긴 하지만 결국 부자의 사치일 뿐이다), 거추장스럽고도 폭군적인 자아로, 나는 이게 날뛰는 것을 억제하고 싶었던바 이를 위한 수단이 바로 명상이었던 것이다. 

- 어쩔 수 없다!

왜 이런 개인적인 얘기들을 주절주절 늘어놓느냐고? 독자분들에게는 죄송한 말씀이지만 어쩔 수 없다! 여러분들은 작가들이 이런 종류의 일을 이야기하는 것을, 다시 읽어 보면서 삭제해 버리지 않는 것을 참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이런 것들은 소중하고, 글을 쓰는 것은 바로 이런 것들을 구해 내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다. 

- 와, 파스칼 키냐르, 나도 부럽네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동호인 관계는 몇몇 친구와 함께 실내악을 하는 거였다. 예를 들면 아마추어 현악 사중주단에서 비올라를 연주하는 것이다. 누군가의 집에 가게 되면 형식적으로 몇 마디를 나누고는 금방 악보대를 세우고 악보를 펼친 다음 「안단테 콘 모토」의 열여섯 번째 소절을 다시 시작한다. 나는 이런 즐거움을 알고 있는 내 동료 작가 파스칼 키냐르가 너무 부러운데, 애석히도 나는 음악을 사랑하지만 연주할 줄도, 악보를 읽을 줄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생각하기에 태극권 수련은 악기나 성악 수련과 닮은 점이 많다. 태극권 수련도 똑같이 인내심, 엄격함과 몰입을 요구하며, 어느 피아니스트가 피아니시모라는 건반상의 한없는 느림을 반복하고 다듬듯 무한히 느린 동작들을 반복하고 다듬는다. 그러면서 그 많은 시간을 보내는, 너무나도 다른 환경과 기질의 이 모든 사람들이 내게는 모두 친구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 모두가 갈 수 있는 오솔길

하지만 아주 조금이나마 경험을 해본 나로서는 보다 덜 험준한 길, 아무것도 아닌 작은 길, 모두가 갈 수 있는 오솔길을 통해서도 명상에 접근할 수 있으며, 명상에 들어갈 수 있는 기술을 단 10분 만에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앉아서 얼마간의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있는 것이다.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앉아 있는 그 시간 동안에 일어나는 모든 것이 명상이다. 나는 종종 명상에 대한 좋은 정의(최대한 적확하고 단순하고 포괄적인 정의)를 찾아보곤 했는데, 내가 이 이야기를 해가면서 차례로 꺼내게 될 다른 여러 가지 정의들도 찾아냈지만 이것이 내게는 최고의 것으로 느껴지니, 가장 구체적이고도 위압적이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반복하거니와, 명상은 우리가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앉아 있는 시간 동안에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말한다. 지루함도 명상이다. 무릎이 아픈 것도, 등과 목덜미가 아픈 것도 명상이다. 떠오르는 여러 가지 잡생각도 명상이다. 배 속에서 나는 꼬르륵거리는 소리도 명상이다. 지금 내가 이른바 〈구도(求道)〉를 위해 이런 헛짓거리를 하면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느낌도 명상이다. 머릿속으로 전화 통화를 준비하는 것, 전화를 걸기 위해 방석에서 일어나고 싶은 생각도 명상이다. 이런 마음에 저항하는 것 또한 명상이다(하지만 여기에 굴복하는 것까지 명상인 것은 아니다). 이게 다다. 더 이상은 없다. 여기서 더 이상의 것은 지나친 것이다.

- 프로이트도 맞말하긴 한다니까

프로이트는 정신적 건강에 대해 첫 번째 것만큼이나 명쾌한 두 번째 정의를 내놓았으니, 그것은 더 이상 신경증적인 불행은 겪지 않고 통상적인 불행만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신경증적인 불행은 끔찍이도 반복적인 형태로 스스로가 만드는 불행이고, 통상적인 불행은 삶이 다양하고도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우리에게 부과하는 불행이다. 

- 예술의 목표 by 글렌 굴드

〈예술의 목표는 아드레날린의 일시적인 분비가 아니라, 어떤 평온하고도 경이로운 상태를 삶 전체를 통해 끈기 있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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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11-21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엇 저도 이거 사놨는데요!! 어떤가요??

치니 2023-11-21 20:29   좋아요 0 | URL
아직 초반이라 단정짓긴 어렵지만, 일단 흥미로워요. 안그래도 요가 이야기가 계속 나와서 다락방님도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ㅎㅎ 이미 사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