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8
이토야마 아키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작가정신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우스운 생각이지만,

한동안 일본 책은 읽지 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일본 책이라고 함은, 단순 소설 뿐 아니라 모든 일본어가 들어간 책.

당연히, 독도는 우리땅을 외치는 열혈 애국자라서가 아니라 (오히려 그 반대라면 반대인 난데),

일본어로 쓰이는 문장들의 맛에 조금은 질렸다고나 할까 그런 심정.

 (번역 이야기는 여기선 논외로 하자)

 

가벼운 듯,

아니면 조금 육중한 맥락이 있기는 한데 살짝 살짝 시소 타듯이 뛰어 넘나드는 듯한,

줄줄 잘 읽히기는 하는데 나중에 생각하면 그다지 남는게 없는,

그런 기분.

집어드는 소설이나 영화,

거의가 미세하게나마 그런 느낌을 갖게 했는데,

그것은 어쩌면 내 취향임에도 불구하고,

자꾸 먹다보니, 그럼 어패류의 심심함 같은거, 말고,

육질이 좋아서 즙이 뚝뚝 떨어지는 맛을 느끼고 싶달까,

여하튼 좀 내치고 싶은 맘이 들었던 거다.

 

그래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뭐냐고?

이 책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 읽고 나니,

담백한 스시 같은 어패류,

역시 나는 참 좋아하고,

그러니, 안 먹겠다고 해도 또 먹고 싶어지는것,

당연하드라,

그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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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y 2006-02-14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패류의 담백함이건, 육즙이 흐르는 진한 맛이건,
골라보시라.
아무래도 책이나 디비디가 좋을 듯 해.
여행길에 보았으면 싶은 책으로.. 회사 주소도 알려주고 ^^

치니 2006-02-14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If You`re Feeling Sinister 벨 엔 세바스찬 (Belle & Sebastian) 의 음반이 아니면,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 , 흔들리다 (강영숙), 사랑이 없어도 먹고 살 수 있습니다 (요시나가 후미), 여행일기 - 알베르 카뮈 전집 17 , 장자 (오강남 옮기고 해설 / 현암사 ), 나의 피투성이 연인 ,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일요일의 석간
: 으하하 미쳤지. 언니가 이중에 골라주어 ~ 딱 한권만.

주소: 서울 금천구 가산동 481-11 대륭테크노타운8차 307호

로드무비 2006-02-14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패류 비유, 절묘합니다.^^

Fox in the snow 2006-02-14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맛깔나는 리뷰네요. 그러고보니 회전초밥집 가고 싶어요.

sudan 2006-02-14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로 차 주고 싶은 등짝, 이렇게 쩨쩨한 로맨스, 막다른 골목에 사는 남자. 최근 읽은 일본 소설들인데요. 이 세 개를 읽고 나서 요즘 일본소설의 경향은 '착한 소설'인가? 싶었어요.
심심한 듯 절묘한 리뷰네요.

2006-02-14 2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owup 2006-02-15 0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단 님. 참 엇비슷한 소설도 고르셨어요. 웃음이 살짝 나오려고 해요.
앗. 그런데 전 오늘 어패류 먹고 체했어요(배탈까지). 이 심심한 맛의 어패류도 잘 못 먹으면 치명적이라구요.
어떤 책이 육즙이 뚝뚝 떨어지는 맛이 나는 책인지, 치니 님 추천 좀 해주세요.
혀끝에서 피맛이 나는 기분을 느끼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피맛은 냄새로 느끼는 것일까요.
그나저나, 책은 오늘 부칩니다.

치니 2006-02-15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 서재에 가서 인사 드리고 왔어요. 왠지 쑥스러워서...헤헤.

Fox in the snow 님 / 회전초밥, 으흐, 저도 약간 땡기네요. 갑자기, 밑에 나무님은 초밥도 집에서 해드셔보셨을까? 그런 생각이...ㅋㅋ

수단 님 / 우오오오 ~ 무조건 감사, 감동이 찌르르... 아침부터 수단님 덕분에 너무 행복해요 ~ !

나무님 / 우우, 어패류의 문제가 그거죠. 잘못 먹으면 배탈이 나드라구요. 일본 책도 잘못 읽으면 배탈 같은 기분이 들려나...아직까진 그런 적이 없는거 같기도.
에헤 감히 추천이랄 거까지야... 문득 이거다 싶은게 있다면, 나중에 말씀드릴게요.
아아, 책.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사실은 (뻔뻔하게도)약간 기다리고 있었어요 ~^-^;

rainy 2006-02-15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흔들리다. 일요일의 석간. 사랑이 없어도 먹고 살 수 있습니다. 여행일기.
이렇게 네권..

치니 2006-02-15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 ....이러언. ㅠㅠ
 
진짜 좋은게 뭐지?
닉 혼비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사상사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표지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다물련다.

이미 , 다른 알라디너들이 실컷 욕한 것도 알고 있었고, 사기 전에도 표지를 봐두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사상사 밖에 출간하지 않았으니, 별다른 선택의 도리가 없었는데 뭘. (입을 다문다더니만, 이렇게 길다. 결국,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디자인이라 어쩔 수 없이 한소리하게 되는 건... 보편성이겠지 으흑.)

닉 혼비에 대해서는 할말이 태산 같지만,

아 그리고 정말 정말 만나서 이야기 좀 실컷 나누고 싶지만 (내 영어 실력이 문제가 되긴 하겠지만, 뭐 어떠랴, 그래도 한국에서 자기 책을 두권 읽고 , 영화를 두 편 봤다고 하면 이쁘게 봐주지 않을까)

그것도 입을 다물련다.

입을 다무는 이유는 위의 디자이너 건과는 사뭇 차원이 다르다.

말을 하려고 쳐도, 정리가 잘 안될 뿐더러, 다 한다면 인생 전체에 대해서 해야 되는데, 그럴만한 사유 능력이 내게 있는 지도 의심스럽고,

한다 해도 내가 뭘 알고나 떠드는지 , 또 의심스럽고,

한마디로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는 말씀.

적어도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고, 약간의 자선도 행하고 싶어 하며, 그것이 위선일 망정 낫다고 생각하고 있는 불혹의 문턱 앞에서,

농담처럼 가벼이 던지고 있는 이 사람의 이 육중한 과제 던짐을 온전히 맞이하기만도 벅차다.

생각은 좀 더 두고 두고 해볼 일이다. 아직은 그냥 과제다 , 과제다 이러구만 있는 거지.(역시 게으른, 흑)

별 5개는 무조건 준다.

왜냐하면, 재미 있으니까 !!! :) 다음은 피버피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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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3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06-02-03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속삭이신 님, 너무나 달콤한 제안입니다 , 거절할 수 없어요 ~ ^-^;;;
기다리겠습니당.

치니 2006-02-03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은비님은 , 그림 그리시니까 더더욱 참을 수 없을지도 몰라요... 으흐, 북북 찢어버리시는거 아닐까 그런 상상을.

sudan 2006-02-06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표지요. 자꾸 보니까 나름 유머감각이 느껴져요.
일단 재미있다니 저도 찜.

치니 2006-02-06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그런 것에서도 유머감각을 찾아내시는 수단님이 더욱 유머감각 만점!
찜 하시고 읽고 나시면 소감도 꼭 알려주세요 ~
 

생각은

최승자

 

생각은 마음에 머물지 않고

마음은 몸에 깃들이지 않고

몸은 집에 거하지 않고

집은 항상 길 떠나니.

 

생각이 마음을 짊어지고

마음이 몸을 짊어지고

몸이 집을 짊어지고,

그러나 집 짊어진 몸으로

무릉도원 찾아 길 떠나니,

그 마음이 어떻게 천국을 찾을까.

 

무게 있는 것들만 데불고,

보이는 것들만 보면서,

시야에 빽빽한 그 형상들과

그것들의 빽빽한 중력 사이에

어떻게 길 잃지 않고 허방에 빠지지 않고

귀향할 수 있을까.

 

제가 몸인 줄로만 아는 생각이

어떻게 제 출처였던

마음으로 귀향할 수 있을까.

 

*

밥을 먹으면서 시집을 읽는다.

밥을 먹으면서 시집을 읽게 된 이유는,

나의 속독 습관 때문에 시집이 너무 빨리 읽혀지면 곤란하니까 그렇다.

그래서 효과는?

있다. 우물거리면서 읽느라 읽은데 또 읽고 또 읽고 하니까 아무래도 천천히 본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자꾸만 입안의 음식이 튀고 서툰 젓가락질에 김칫국물도 튄다.

책에 , 말이다.

최승자 시인 얼굴을 한번 본다.

김칫국물 정도는 용서해줄까 싶은데, 아닌 것도 같고. 흐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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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y 2006-02-03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 책이지 내 책이냐' 하고 신경 안 쓸 것 같아 ^^

Fox in the snow 2006-02-03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멀티태스킹이 도저히 안되는 인간이라서, 한꺼번에 두가지 일을 하는 사람 보면 신기합니다. 밥을 먹으면서 TV보는 정도야 저도 할 수 있는 재주지만 시집은 시도해본 적이 없네요.시집은 꼭 소리내서 읽는 촌스런 버릇이라 놔서리..^^

치니 2006-02-03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은비 / 오, 저만 그런게 아니었군요. ㅎㅎ
endo / 아핫, [연인들]이라는 시집인데, 제가 endo님 소장함에서 보고 보관했다가 산건데요 ~~
rainy / ㅋㅋ 나도 그럴거 같긴 함.
Fox in the snow / 저는 뭐든 거의 멀티로 주로 하는 편이라 ... (산만한건지 ㅋㅋ), 학교 다닐 때 음악 들으면서 공부하는 애 치고 잘하는 애 없다는 소리, 저더러 하는 소리, 맞아요. 에헤.
시집을 소리 내어 읽는다... 멋지겠는데요? 언제 한번 들어보고 싶어집니다.

치니 2006-02-08 0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핫 엔도님, 저도 자주 쓰는 말이에요, 왜 ! 슬픈 예감은 꼭 틀리질 않는지..으흑.

치니 2006-02-09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에헤 제가 틀렸으리라 나중에 생각했습니다. 한자를 제대로 알기나 해야 말이죠.
너무도 익숙한 인간형이라... 아.저도 그랬는데.
용건에 대한 것은, 물론 의향 있습죠 ! 무한 감사히 받겠습니다, 넙죽히.

푸하 2006-03-14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유로운 시네요...^-^(이 이모티콘 배웠어요....^^;-제가 잘 사용하는 이모티콘 너무 흔함- 앞으로 많이 사용해도 돼죠?

치니 2006-03-15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시를 읽고 되게 뜨끔했는데,
푸하님은 자유롭다고 느끼셨군요...
^-^ 이 이모티콘이 뭐 제것도 아닌걸요. 얼마든지 사용 하셔도 되죠 ~

푸하 2006-03-15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 . 죽음 함석헌


삶은 얼마나 줄거운 일인가?

펴져 나가는 가지 같이 그칠 줄 모르는 삶의 음악을

손에, 발에, 소리에, 얼굴에 넘쳐 흐르게 하는 일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그러나

한맘을 묶어 정성껏 바친 한 사람을 위해

맘껏 일하다가 힘껏 싸워 죽을 수 있다면

그는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그보다도

흘러가는 세상 물결 속에 흐르지 않는 사업을 쌓아

바위 위에 서서 죽는 등대지기 같이 그 위에 서서

죽는다면

그것은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가?




그러나 그보다도 또

영원히 실현될 길 없는 이상의 맑은 불꽃을 안고

새파란 날개째 불나비 되어 그 안에 뛰어들어 타 죽고

만다면 그것은 그것은 얼마나 눈물나는 일인가?




줄거움, 아름다움, 행복, 영광을 다 모르고



누에 2007-10-30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음.. 뒹굴~ 풉~ 흐응..

치니 2007-10-31 08:49   좋아요 0 | URL
아, 누에님, 이토록 오래된 글에까지 오시다니, 메르씨보꾸.
 

한참이나 지난 일들을 가지고 그건 내가 나빴다 니가 나빴다 하는 이야기들을 간혹 하게 된다.

즉, 모든 사람들이 판사가 되는 순간이다.

또한, 나도 단두대에 서기도 한다.

무의미할 뿐더러, 지리하다.

 

그래서 나의 새해 화두는,

"나나 잘하자" 내지는 "지금이나 잘하자"이다.

미련하게 전에 잘못했던 것을 떠올린다고, 반성으로 인한 개과천선이 되는것은 아니겠고,

앞으로 무엇인가 잘해보겠다고 설쳐봐야 쉽지 않은 노력에 진탕 지치기나 하겠으니,

그나마 중도를 택한 것인데,

써놓고 보니 되게 어려워보인다.

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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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i 2006-02-01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니 힘내세요. (결심하자마자 털썩하시면 어쩝니까.)^^

sudan 2006-02-01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맞이 결심을 하고는 싶지만, 결심할 꺼리가 영 생각 안나서 포기했는데.

치니 2006-02-02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하연 / 한발 한발 내딛는 중. 쉬울거라 생각하면 금방 포기할 거 같아서요. 엄살이죠 ^^;;
검은비 / 네, 항상 결과는 미리 알 수가 없고, 별 것도 아닌게 될 것도 뻔하고. (정말 그렇다고 생각해요, ^-^)
엔도 / 하하, 네 심통 나는 상황도 올 수 있겠네요. 그러고보니. 제 주변은 다들 착해서 독려하는 분위기.
수단 / 저도 새해 결심인 척 말하고 있지만, 저 생각을 할 당시에는 새해 따윈 염두에 두지 못했어요. 글이란 건 이래서 약간 변조가 항상 끼어드는 듯. 헤헤.

rainy 2006-02-02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그랬어어~~

치니 2006-02-02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이니 / 으흑, 나도 몰라 ~~~
 
파시 - 개정판 나남창작선 58
박경리 / 나남출판 / 1998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모든 소설이 이야기나 드라마를 담고 있다는 전제를 깐다면) 말이 안되는 이야기일런지 모르겠는데,

내가 [파시]를 읽으면서 줄곧 감탄한 이유는, 이거였다.

'참 말 되게 썼네' '드라마가 살아 있어' 뭐 그런 심정이 드는 것이었다.

얼마나 말이 안되는, 아니 말이 못되는, 이야기들이 책과 드라마에 널려 있는지,

라고 웅변을 좀 한대도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웃긴건 마찬가지다,

내가 꼭 그걸 그리 많이 겪어봤다고 할 수가 없는 것이, 영 아닌 거 같은 책은 들여다보지 않은 지 오래고, 티비 드라마는 최근 들어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 지라.

흥미진진하게 이어지는 사건들,

아귀가 꼭 맞는 내러티브와 복선,

대사 하나의 토시들마저도 사소한 틀림이 없고 단박에 그 사람의 얼굴 표정이나 행동까지 그려지는 묘사의 탁월함,

이런 점들 때문에 아마도, 읽는 내내 '드라마'라는 말을 떠올리게 되는가보다.

 

하긴, [토지]가 벌써 세번인가 드라마 화 되었다. 음음, 그럴만해.

 

아무튼, 묘미는 이거다.

박경리씨의 대하성(이런 말 있는가? 대하 소설 잘 쓰는 성격을 나 혼자 만들어내고 있음)이 통이 큰 거장의 몸짓이라면, 그의 토시 정하기 같은 걸 보면 거장의 치밀하고 섬세한 맛내기에 혀를 내두르게 되는것.

기억이 맞는가 또 가물하지만,

한 십여년전까지만 해도, 우리 나라에서는 여성작가, 여류작가 라는 말을 꼭 작가 이름 앞에 붙이는 것이 관례였던 걸로 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서 '여성작가 치고는...여성작가인데도...'라는 말도 서슴없이 붙였던 기억이 있다.

지금이사 그랬다가는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아지겠지만, 문학계라는 소위 예술가들이 집중되어 있는 곳에서도 그런 정도의 차별은 무수히 일어나고 있었던 훨씬 옛날 옛적에도,

왠지 박경리 씨 만큼은 씨로 불리우고 남성 여성 가르지 않게 읽히고 , 그랬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성별구분이 필요없는, 할 마음조차 안드는  '사람'이 가진 힘.

그것을 가진 작가의 글은, 역시나 섣부르게 토 달 수 없는 힘이 있는 것이다.

독서 중, 어줍잖게 까탈을 부려쌓는 내 지적 허영심에 일갈을 주기 위해 , 알라딘의 서재지기 [나무]님이 특별히 내게 보내주신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에 슬며시 빙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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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6-01-26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대하 서사라는 건, 이야기를 쥐고 흔들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면 불가능하죠.
토지를 어느 해 겨울, 군고구마 까먹듯 야곰야곰 읽었는데, 지나치게 늘어놓았다는 아쉬움이 있긴 했어요. 어딘가에서 압축할 필요가 있었는데.
그리고, 일갈은 무슨. 고전 중심으로 읽는 치니 님 책 읽기에 감탄만 하는걸요.

치니 2006-01-26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 잡으면 스케이트 타듯이 주루루 진도 나가는 책인데도, 완독에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제야 리뷰 썼네요. 덕분에 좋은 책, 재미나게 잘 읽었어요, 또 감사.

Fox in the snow 2006-01-26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박경리를 읽은지 10년도 넘었어요..얼마전 이청준 소설을 다시 읽고 나 자신에 조금 실망했던 적이 있어서, 어릴때 좋아했던 책을 다시 잡는 일이 선뜻 내켜지지가 않네요.

sudan 2006-01-26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지가 참 재미는 있었는데, 두 권 읽다가 포기했어요. 드라마처럼 읽히는 소설이 안 땡기는 이유가 뭘까. 정서가 안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음.. 그냥 지적허영심이란 말인가요. -_-

치니 2006-01-27 1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ox in the snow님, 이청준은, 생각하면 괜히 지리합니다. 헤 ... 박경리는 그렇진 않았어요, 왠진 몰라도. 저는 [토지]도 길어서 읽지 않은 사람이라, 대하 풍을 좋아하지 않는데, 적당한 분량의 [파시]는 꽤 읽을만했어요.

수단님, 토지. 두 권이나마 읽으셨군요. 길어서 아예 엄두도 안낸 저보다는....^^;;
지적허영심이란 말이야, 드라마적인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과는 별개로 쓴거구요, 요즘의 제 독선적이고도 편의적인 책 고르기 심리를 자조하는 말이었을 뿐입니다. 하하.

mooni 2006-01-31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삼국지는 다섯 번쯤 봤습니다.
이문열씨가 쓴 건 안봤지만, 대략 돌아다니는 건
이런저런 버전으로 많이 구해봤어요.
그치만, 제 주위엔 삼국지를 다 본 사람이 거의 없어요.
딱 한명 있는데, 삼국지에 대해선
두마디 건너가면 쌈 되요, 자칭 전문가인 그쪽하고
제가 의견이 안 맞아서;;;
그래서 저는 삼국지 봤다는 이야기를 할 때
좀 따되는 기분이 듭니다. ^^


그거랑, 또, 토지 이야기할 때요.
저는 토지를 안 봤거든요.
얼마전에 회사에서 누가 토지를 봤냐고 하기에
안 봤다고 했더니, 절더러 어려워서 그러는 거면,
어린이용 토지라도 보라고 권해주더군요.
뭐라 할 말이 없었어요.

뭐, 인생은 짧고, 책은 많으니까요.
좋을대로 읽고 잊으면 그뿐 아니겠습니까.

파시는 재미있나 보군요.
틈나는대로 한 번 봐야겠어요.
좋은 하루 되세요.

치니 2006-01-31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실은 장정일의 삼국지를 노리고 있긴 합니다.
그가 [생각]이라는 책에서 여성독자들이 삼국지를 읽지 않게 된 것에 대해 저 대신 실컷 이유를 설명해준 덕분에 , 신뢰가 좀 있어서일까, 그런 사람이 번역한 삼국지는 어떨까 궁금해지더군요.
하지만 정말 길지 않은 인생에 그 많은 책 중에 언제 제 손에 잡힐런지는 의문.^-^;

파시는, 개인적으로, 다른 책의 글자들이 눈앞에서 뱅뱅 돌기만 하고 의미가 잘 안 들어오는 현상이 생길 때, 느긋하게 편안히 읽어도 좋은, 그런 책입니다.
마하연님의 리뷰가 벌써 기대되는데요? ^-^
항상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