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적인 삶 - 제100회 페미나 문학상 수상작
장폴 뒤부아 지음, 함유선 옮김 / 밝은세상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불어 원제를 다시 한번 읽어본다.

위느 비 프랑세즈.

프랑스 적인 삶이라는 제목도 얼추 맞겠지만,

전체적인 내용을 보자면 '한 프랑스 사람의 인생' 정도가 맞는게 아닐까

잠깐 고개를 갸우뚱해본다.

'프랑스적인 삶'이라는 제목 자체가 프랑스라면 무조건 적인 향수를 뿜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괜한 오도된 이미지를 더해 주는 거 같기도 하고,

그런 사람들을 삐딱하게 보는 시선들을 더 삐딱하게 부추기는 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제목 때문에 조금은 거슬린 마음으로 시작한 읽기였다.

 

프랑스의 대통령마다 한 시대를 엮어서,

한 인간의 세계에의 입문을 정치적으로 혹은 인간적으로 조명하며 엮어가는 기술은 꽤나 탁월했다.

기자 출신이기 때문인지, 원래가 통찰력이 있는 지야 , 이 책 하나만으로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대통령 시대에 맞추어 성장 시대를 그려 나가는 아이디어 하나로 승부를 걸었다는 혐의를 두고 폄하하게 되는 책은 아니라는 느낌.

정치라면 문외한일 뿐 아니라 부러 관심을 갖지 않는게 상책이라는 자세로 일관하는 나조차도,

얼추 프랑스인들의 반미감정,극우 극좌, 부르조아 쁘띠 부르조아, 프롤레타리아, 등등의 단어들로 표현되던 수많은 혼란 속에서,

개인주의와 자유주의와 사회주의와 경제원리와 기회주의 등이 섞여서 빚어내는 썩은내는

비단 그쪽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거 쯤은 알겠고,

그 와중에 한 사람이 한 국가만큼이나 통렬하게 거쳐야만 했던 성장통,

즉 성장의 끝단계에 언제고 이를 수조차 없는 그야말로 불확실성의 시대에 사는 우리들의 슬픈 자화상 정도는 충분히 공감이 갔다.

 

그러나, 2프로 부족은 언제나 '감동'이라는 명제에서 머뭇거리며 채워지지가 않는다.

책을 읽고 꼭 감동을 받아야만 직성이 풀리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해야겠다.

감동 없이는 별 5개가 안 찍어지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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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07 0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blowup 2006-05-07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기는 수월하던가요? 그렇지 않다는 분도 있고 해서.
리뷰는 흥미로운데. 독자의 인프라에 따라 많이 다를 것 같기도 해요.
제 경우엔 남의 다리 긁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sudan 2006-05-07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무님 서재이미지 바꾸셨네요? 근데, 그게 뭐에요?

sudan 2006-05-07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크게 해서 보니.. 크크. 멋진데요?

sudan 2006-05-07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님 보시면, 남의 서재에서 뭐하나 하시겠다. ^^

Fox in the snow 2006-05-08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제목만 보고 자전거 바구니에 바케트빵 싣고 다니고, 노천카페에 앉아 에스프레소 마시는 이야기인줄 알았어요. (창피~)그래도 치니님이 주신 별네개짜리니 읽어보고 싶네요.

치니 2006-05-08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여주신 님 , 맞아요 전에 홍세화씨의 [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같은 객관적 타자의 시선으로는, 저도 프랑스의 정책이나 시민의식 따위 중 부러운것이 꽤 많았어요. 그런데 , 누구든 그게 자기 일이면 속 타고 흠이 더 크게 보이고 재미없나봐요, 이 작가의 통렬한 비판을 보면. ^-^

나무님, 음, 읽기가 안 수월해요, 사실. 번역 때문인건지, 아니면 원래 그사람이 그렇게 쓰는 스타일인지, 아니면 제가 무식해선지... 어떤 줄은 몇번씩 읽어야 이해가 되곤 했어요. 남의 다리 긁는 기분 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한 집중력을 요합니당.^-^

수단님, 마음껏 놀아주세요 ~ 업데이트도 없는 분이, 이렇게라도 인사 주시면 감사할 따름, ^-^

Fox in the snow님, 그러게요 제목이 은근 그런 분위기, 맞죠? 저만 그런거 아닌거죠? 뭐 보다 원활한 세일즈를 위해 그런거 같긴 하지만...그래도 고집스럽게 내용에 맞는 제목을 지어줬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창피하시긴요 ^-^ 읽어보시고 또 멋진 리뷰 써주셨음 좋겠다.

치니 2006-05-08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참 나무님 !
이거 읽어보시면, [나무]라는 닉네임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해보시게 될지도. ^-^

blowup 2006-05-10 0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길한걸요. 별 의미 없는 닉네임이긴 하지만...

치니 2006-05-10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불길할 거 없어요, 나무님.
작가가 책 속에서 인간과는 감히 비교도 할 수 없는 나무에 대해,
매우 섬세하고 멋진 표현을 많이 해서요,
닉네임이 나무시니까... 더욱 공감하시지 않으려나 생각했던거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