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런다 안그런다 하면서도 내 편한 일신에 굳이 메스를 들이대기 싫으니까,

아이가 떨어져 있으면서 표현 하지 않는 것들,

알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그렇게 표현 하지 않으면 병 된다 라고 누군가 충고를 해주어도,

나중에 아주 무거운 상처로 남을 지 모른다고 애정 어린 우려를 나타내도,

그러니 어떻게 해야 하나 깊이 고심해보지 않았다.

고심한다고 나아질 거 같지 않아서 , 라고 늘 자위했지만,

사실 그냥 돌아다보지 않았다고 해야 맞다.

당장 현실에서 뚝딱 픽스할 것이 아니면 별로 손을 안대고 놔두는게 내 오랜 습성이며,

아이는 그에 맞춰 자라나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일요일 아침, 여느때처럼 평화롭게 놀고 평화롭게 잠들었다 깨어난 그 순간,

여느때처럼 과학 관련 공상 따위나 하고 있을 줄 알았던 그 순간,

30분여 말똥히 천장을 바라보다 눈물이 한개씩 뚝뚝 떨어지는 아이의 얼굴을 마주하니,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다.

무조건 다시 노력해보라고 졸라대는 아이에게 하는 달램은,

열마디면 열마디가 다 허접한 변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노력해도 안돼,

노력해서 될거였음 벌써 되었지,

라고 몇번이나 대답해주었지만, 아이에게서 돌아오는 대답도 같을 수 밖에.

노력이란 그런게 아니잖아, 한번 해서 안되면 두번 하는거잖아. 그말이 정답.

난 노력하기 싫다고 대답했어야 했다.

난 니 불행이 좀 담보 잡히더라도, 함께 살지 않는 행복을 쫓아온 나쁜 엄마다라고 인정하는게 나았을 수도 있다.

그말이 그애 맘을 당장 베더라도,

나중에는 오히려 더 이해가 될지도 모르니까.

 

내 아버지 어머니가 평생을 서로간의 몰이해를 무시하고 견뎌내는 모습에 질린 나머지,

나만은 그러지 않겠다고 하면서,

나는 아이에게 평생을 노력조차 안하고 자기 멋대로 사는 , 그래서 아이 마음을 무시하는 모습으로 질리게 한다.

이런 우리 삼대 이야기,

5월은 가족의 달이라는데,

남들은 재미없겠지.

 

가만히 놔두어도 골치 아파 죽겠는 가족들간의 끝없는 갈등 이야기, 해마다 5월이면 다시 끓여내어야 하는 맛간 된장찌개 같아서, 아주 곰내가 난다.

5월아, 빨리 좀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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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0 0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06-05-10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예 , 알라딘에서는 다른 데와 달리 누군가 짐작하는대로 그냥 두어도 마음이 편안해요. 알라디너들이 점잖아서인가. ^-^;;
일요일에 있었던 일 때문에 마음이 아무래도 자꾸 묵지근 내려 앉아서, 어제 하릴없이 하소연이었죠 뭐.
하늘이 , 바람이 , 햇살이, 묵묵히 일상을 끌어나가기에는 내버려두지 않는다고 핑계를 대고 싶은 날들이네요 , 정말.
아무말 없이 술, 저도 하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