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탐구 생활 - 제14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55
김선정 지음, 김민준 그림 / 문학동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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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을 맞이한 석이는 학원에나 다니라는 아빠 말을 따르는 대신 장대한 계획을 세운다. 신 나게 놀고 잠도 자고 경비를 마련해 무인도로 떠나고 유명해진 다음 스타를 만난다는 것. 석이는 우연히 아이돌 팬클럽 운영자인 아저씨를 알게 되어 스타를 만나기도 하고, 아빠 만두 가게에서 일하고 번 돈으로 경비를 마련해 동생 호와 함께 작은 섬으로 떠난다. 그곳은 칠금도로, 만두 가게에서 일하는 한수 형네 할머니가 사시는 곳이다. 가는 길, 배에서 잘못 내리는 바람에 만난 반 친구 경성이까지 합세해 세 아이가 모험을 시작한다.

 

일단 큰소리부터 치고 수습하느라 애먹는 석이, 겁은 좀 있지만 매사에 야무진 호, 까칠한 것 같지만 속은 순한 경성이 등 세 아이는 이야기를 힘 있게 끌고 간다는 점에서 믿음직한 주인공이다. 이들을 가로막는 아빠와 부추기는 한수 형, 아이들을 귀찮아하면서도 친손자처럼 대해주는 할머니 등 어른들도 실제 모험에는 일체 간섭하지 않았다. 어린이가 모험을 떠날 때 있을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들, 이를테면 교통편과 묵을 곳 등을 얼버무리지 않고 오히려 세밀하게 묘사함으로써 거짓말 같은 모험을 ‘실제 사건’으로 만든 작가의 뚝심도 보기 좋다. 떠나기 전까지 약간 지루한 부분을 지나가고 나면 모처럼 숨통이 트이는 모험, 살이 까져 피가 나고 쫓기고 고립되고 성취하는 모험을 함께할 수 있다. 유머와 감동을 눈치 채려면 고학년 어린이들이 읽어야 하겠고, 이야기를 따라 가는 것으로 충분하다면 중학년 어린이들도 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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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3-11-10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꼬님 글 덕분에 갑자기 떠올랐어요. 방학동안의 특별한 모험을 꿈꾸었던 어린 시절이 제게도 있었다는 걸요! ^^

네꼬 2013-11-10 20:09   좋아요 0 | URL
저로 말할 것 같으면, 모험이라면 질색하던 어린이. 어려서부터 불편한 거 딱 질색이었어요. ㅋㅋ 근데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그런 걸 즐겨서 귀엽고 기특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