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

그러나 뜨거운 가슴에 들뜨는 존재.

그저 하는 일이라곤 하루하루 연명하는

어두운 포유동물. 빗질할 줄 아는

존재라고

공평하고 냉정하게 생각해볼 때...

 

노동의 결과로

서서히 만들어진 것이 인간이며,

상사이며, 부하인 존재.

세월의 도표는 상사의 명패에

빠짐없이 투시되지만.

까마득한 그 옛날부터

백성의 굶주린 방정식에 대해

상사의 눈은 반만 열려 있음을 고려해볼 때...

 

인간이 때로 생각에 잠겨

울고 싶어하며, 자신을 하나의 물건처럼

쉽사리 내팽개치고

훌륭한 목수도 되고, 땀 흘리고, 죽이고

그러고도 노래하고, 밥 먹고, 단추 채운다는 것을

어렵잖게 이해한다고 할 때...

 

인간이 진정

하나의 동물이기는 하나, 고개를 돌릴 때

그의 슬픔이 내 뇌리에 박힌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인간이 가진 물건, 변소,

절망, 자신의 잔인한 하루를 마감하면서,

그 하루를 지우는 존재임을 생각해볼 때...

 

내가 사랑함을 알고,

사랑하기에 미워하는데도,

인간은 내게 무관심하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할 때...

 

인간의 모든 서류를 살펴볼 때,

아주 조그맣게 태어났음을 증명하는 서류까지

안경을 써가며 볼 때...

 

손짓을 하자 내게

온다.

나는 감동에 겨워 그를 얼싸안는다.

어쩌겠는가? 그저 감동, 감동에 겨울 뿐...

 

 

세사르 바에흐, <인간은 슬퍼하고 기침하는 존재>

 

 

 

 

 

 

 

 

나는 이 부분이 제일 좋다.

 

 

인간이 진정

하나의 동물이기는 하나, 고개를 돌릴 때

그의 슬픔이 내 뇌리에 박힌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그래서 내가 산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07-04-30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을 하나의 물건처럼 쉽사리 내팽개치고 ....그러고도 노래하고, 밥 먹고,
단추 채운다는 것을..'
'절망, 자신의 잔인한 하루를 마감하면서'

네꼬 2007-04-30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신 님 /

'손짓을 하자 내게
온다.
나는 감동에 겨워 그를 얼싸안는다
어쩌겠는가? 그저 감동, 감동에 겨울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