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많이 마시고 고기많이 먹고 들어온 날의 주정은 다름아닌... 집밥 먹기다. 아내가 깨어 있다면 밥차리라고 호통을 치거나, 라면을 끓여 달라고 땡깡을 부린다. 신랑 배가 짜구나는 걸 아는 아내는 현명하게도 무시하지만 술 취한 나는 기어이 뭐든 먹고 만다.
오늘은 수박과 '오 감자'라는 이름의 스낵.(대용량)
포트넘 앤 메이슨의 GINGER TEA가 생각났다. 과자를 와구와구 먹다가 말이다.
'참 진저티.... ' 하고는 얼마전 선물 받은 홍차 틴을 찾았다.
물을 끓이고 홍차 티팟을 준비하려다가 귀찮아서 주저 앉았다.
결국 준비 돼있는 녹차 다기에 우린다.
처음 있는 일.
홍차에는 골든 룰이라는 게 있는데, 그 룰대로 우려내면 최상이 맛을 낼수 있다는황금 레시피.
먼저 티팟을 예열하고 예열한 티팟에 차를 넣고 적절한 온도의 물을 적절한 높이에서 붓고, 적당한 시간 동안 차를 우린다음. 예열된 2번 티팟에 마지막 한방울까지 따라내면 그것이 퍼팩트한 홍차!
오늘은 조선 식 녹차 다관에 우리는 것이니 처음부터 꽝.
근데, 그게 무슨 차이일까?? 새삼 의문. 그래도 그동안 홍차를 마실 때는 꿋꿋이 골든룰을 지켜 냈었지. 강박이라 할지도 모르겠지만 그 또한 즐거운 일이었다.
지금까지 쓴글이 무색하게, 진저티는 녹차베이스네... (포트넘에서 녹차가 나오다니...)
어쨌든 지금 차마시고 과자 먹고 있다.
잘까?, 그제 자아지 하고는 조르바 새벽 네 시까지 읽고 잔 걸 기억하는 나는 차라리 달리기를 한 판 하고 오는 건 어때?, 하고 생각을 하고 있다.
일단 차부터 마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