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

여기저기서 어린 날

우리와 놀아주던 돌들이

얼굴을 가리고 박혀 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에

찬찬히 깨어진 금들이 보인다

성긴 눈 날린다.

땅 어디에 내려앉지 못하고

눈 뜨고 떨며 한없이 떠다니는

몇 송이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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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1-10 2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하는 시..가..
제가 좋아하는 님 .. 실론티 님의 서재에.. 향기 깊은 페이퍼위에 올리여져 있어..서...
기분... 좋아요 ^_____________^

비연 2004-01-11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운영하는 커뮤니티의 첫 화면에 올려진 詩인데..여기서 보게 되다니 참 좋네요^^ 황동규 님의 詩는 일상적인 것을 얘기하면서도 깊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른 詩들도 둘러보니 제가 즐겨 감상하는 詩들과 많이 일치하는군요...기쁨^^**

ceylontea 2004-01-11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좋아해주시니.. 좋네요...
저도.. 이번 기회에.. 시 한편씩 적으니. 좋더라구요.

즐거운 편지 2004-01-13 1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까지도 서재 때문에 리듬이 깨져버렸는데.. 그림책사냥 다니던 일이 흐지부지... 알라딘에서 붙잡혀있으니까요.^^ 이젠 마음까지 흔들어 놓는군요. 서재들마다 '시'들이 걸려있으니.. 많이 무뎌졌다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는지... 향기 가득 채우고 갑니다~~~

ceylontea 2004-01-13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동안 시를 너무 잊고 지냈었는데.... 이렇게 알라딘에 시를 한편 한편 올리고, 어떤 시를 올릴까 생각하다보니... 시도 더 읽고 싶어지고... 참 좋더라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