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종의 길 - '주님은 나의 최고봉' 오스왈드 챔버스 전기 오스왈드 챔버스 시리즈 17
데이빗 맥캐스랜드 지음, 스데반 황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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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을 위한 우리의 훈련은 너무 가볍다. 오늘날 사역자들은 3년을 위해 30년을 준비하는 자세가 아니라 3시간을 훈련하여 30년 동안 일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185).

 
오직 주인을 위해 '찢겨진 빵과 부어진 포도주'가 된 사람, 오스왈드 챔버스!

위대한 사역자의 인생과 교훈을 조망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가를 생각해본다. 위인들의 삶은 그 자체로 하나님의 메시지가 되기 때문이다. '결국'을 알 수 없어 괴로운 오늘의 시련이 위대한 사역자의 발걸음에 대입될 때, 내 삶에서는 보이지 않던 하나님의 손길이 감지되기 시작한다. 그 자신은 한 발 한 발 불확실성 속을 내딛었지만, 그 발걸음이 그를 어디로 인도했고 어떤 위대한 결과를 가져왔는지 이미 알고 있는 우리는 걸음 걸음마다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세심한 손길과 위대한 계획을 본다.

날카로운 지성과 투명한 영성이 빚어내는 메시지에 비해,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은 삶에 관한 '일화'가 많이 알려진 것이 없기에 더욱 그 삶이 궁금했다. 작품이 좋으면 그것을 빚어낸 '사람'이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가르침은 처음 알게 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내 삶을 이끌어주고, 사역의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되어주고 있다. 그러니 그분의 전기를 읽는 기쁨이야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전기는 '장례식 장면'에서 시작한다. "왜" 하나님께서 챔버스 목사님과 같이 귀한 분을 43세라는 젊은 나이에 데려가셨는가라는 우리 모두의 의문을 대변하듯이 말이다. 어쩌면 저자는 챔버스 목사님의 죽음마저도 철저한 순종의 길이었음을 보여주고자 의도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순종의 길>은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이 걸어간 길이 비전의 길이 아니라, 순종의 길이었음을 말한다. 그는 목표는 오직 한 가지, "주인을 위해 '찢겨진 빵과 부어진 포도주'가 되는 것"(22)이었음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순종의 길>의 저자는 묻는다. 장례식으로 챔버스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이 끝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지 않았을까. 어떻게 보면 오스왈드 챔버스는 1차 세계대전 중에 사망한 수십 수백만의 영국 사람들 중 한 사람이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세대가 바뀌었는데도 오늘날 우리는 왜 그의 이름을 알고 있고, 그의 글을 읽고 있을까. 그가 언급한 메시지가 마치 오늘 신문을 읽는 것처럼 생생하게 들리는 이유는 무엇인가(23-24). <순종의 길>은 바로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이다.

그 '사람'의 성품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전기를 읽는 즐거움일 것이다. <순종의 길>은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숨겨진 매력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미술과 시를 사랑하는 예술적인 감각이 풍부했고, 극장과 소설과 같은 문화를 즐기는 여유가 있으며, 누구보다 지적이며, 재능이 많고, 적극적이고, 유머감각이 있고, 정확하고, 깊은 생각을 하는 하나님의 사람이었던 면모는 챔버스 목사님이 얼마나 멋진 '사람'이었나를 알게 해준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은혜는, 챔버스 목사님도 하나님과 함께 걷는 동안 때로는 갈등했고, 고갈되었고, 물질적 어려움을 겪었고, 어렸을 때부터 품어온 꿈을 어렵게 포기해야 했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길을 알고자 씨름했고, 인내해야 했고, 때로는 자신도 오류에 빠질 수 있음을 뼈저리게 깨달아야 했고, 쉼을 필요로 하기도 했고, 비꼬는 가시 돋친 말도 들어야 했고, 뜨거운 헌신으로 시작한 믿음의 여정이 자아 절망이라는 잿더미로 끝나버린 적도 있고(109), 모함과 부풀려진 온갖 소문으로 상처받고, 수근거림을 견뎌야 했고, 오해를 받고 고립되었으며 사람들에게 외면도 받았고(117), 자신의 힘으로 다스릴 수 없는 무서운 교만이 숨어 있음을 고백하는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발견하는 일이었다. 주님을 위해서라면 억울한 일도 당하라 했던 챔버스의 가르침이 얼마나 뜨거운 것이었는지 마음에 생생하게 살아난다.

"언제나 성경의 진리를 매일의 삶에 적용하는 데 초점을 두었던"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가르침은 오늘 우리가 성경의 가르침과 얼마나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는지 적나라 하게 보여준다. 하나님의 일에 '효율성'의 잣대를 사용하고 있는가.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큰 효과를 내야 한다는 개념인 '효과성'은 챔버스와는 거리가 먼 개념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방법은 언제나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아낌없이 헌신하며 전부 쓰임 받는 것'이었다"(239).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온통 들끊고 있는가. "미래에 대한 챔버스의 자세는 간단했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다음 일을 행하라." 지금 가장 가깝게 해야 할 일이 무엇이 있을까? 낮잠을 자는 것이다. 그는 담요를 두르고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284). 하나님과의 교제가 아니라, 하나님을 위한 일 때문에 분주한가. "오늘날 주 예수 그리스도의 가장 큰 원수는 성경이 요구하지 않는 어떤 실천들을 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그 실천들은 세상의 제도로부터 영입된 것으로 끊임없는 에너지와 활동을 요구하지만, 그 안에는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생명력 있는 교제는 없다"(300-301).

언제나 챔버스 목사님 앞에 서면 벌거벗겨지듯 숨겨진 내면의 죄악이 드러나는 경험을 한다. 짧은 한마디지만 '영적인 체하는 지적 게으름'(161-162), '훈련을 너무 가벼이 여기는 자세'(185)에 대한 경고는 서슬퍼런 칼처럼 가슴에 파고들었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가르침은 깊고 고상하지만, 그의 가르침을 따르면 삶은 훨씬 단순하고 명료해진다. '순종'이라는 오직 하나의 길만 남기 때문이다. 번제처럼 주님께 드려져야 할 '찢어진 빵과 부어진 포도주'가 되어야 한다는 오직 나의 목표만 남기 때문이다.  

 

 

 

   

대학생 시절과 이집트의 사막 전쟁 가운데 가장 어려운 일을 도맡아 했던 때의 챔버스 목사님의 사진이다. 오른 편의 사진은 피곤으로 상하고 흡사 할아버지 처럼 깊은 주름이 패인 모습은 43세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2년새 달라진 모습이라고 하는데, 이 사진을 보고 너무 놀라고 가슴이 아파 왈칵 눈물을 쏟을 뻔했다. 얼마나 헌신된 삶을 살았는지 이 한 장의 사진이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평생 존경할 수 있는 한 사람을 만나고, 그 생애에 깊이 감동 받을 수 있다면, 그것 자체로 인생의 크나큰 자양분이며, 더할 수 없는 은혜라고 생각한다. <순종의 길>을 읽으며 평생 마음에 품고 살 수 있는 한 사람을 얻어 행복하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과 같은 목회자가 이 시대에 열 분만 더 나온다면, 세상은 어떻게 변화될까.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이 있기까지 많은 믿음의 동역자가 있었고, 그 스스로도 좋은 믿음의 동역자였던 것처럼,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생애와 가르침은 내게도 동역의 푯대가 되어주리라 믿는다.

"예수님께서 주님의 제자들에게 하신 가장 위대한 말씀은 '버리라'는 것이다. 제자로 부름을 받을 때 우리는 주님의 말씀에 삶을 걸고 주만 온전히 신뢰해야 한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모험을 하게 하실 때 그 순간을 놓치지 말고 잡으라." - [오스왈드 챔버스의 산상수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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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 : 저승편 세트 - 전3권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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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롭지 못한 세상에서 지금껏 선량하게 살아오신 당신들께 이 책을 바칩니다!"

 
인간은 어떻게 해서 '사후세계'에 대한 관념을 갖게 되었을까? 재밌는 것은,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았느냐가 다음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인류의 보편적인 믿음이라는 것이다. <갈매기의 꿈>에서 리처드 버크가 "우리는 이 세계에서 배운 것을 통해 다음 세계를 선택한다"고 했던 것처럼 말이다. 천국이든 극락이든, 지옥이든, 환생이든 사후세계에 대한 믿음은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에게 스스로의 행동을 제어하는 장치 역할을 한다. 이 생이 다가 아니라는 믿음이 오늘 착한 씨 하나를 더 심도록 하고, 비록 이 땅에서는 형통한 삶을 산 악인이라고 해도 죽어서는 심판을 받으리라는 믿음이 오늘의 억울함을 견디게 한다. 한마디로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는 것이다. 어쩌면 사후세계를 부정하고 죽으면 모든 것이 '끝'이라 믿고 싶은 마음은 '제멋대로' 살고 싶은 욕망의 다른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신과 함께> '저승편'의 이야기는 인과응보 사상을 바탕으로 한 전형적인 '권선징악'이다. 그런데 그 포멧이 신선하다! 네트즌 사이에 쟁쟁한 입소문이 돌 정도로, 속되게 말해 "먹히는" 이야기이다. 한국의 전통신화를 바탕으로 하고 현대 사회를 에둘러 풍자하면서 고전적인 권선징악을 "재해석"하는 힘이 있다. 모르던 교훈도 아닌데 뜨끔하게 되는 날카로움이 있고, 익숙한 테마인데도 함께 눈물 흘리지 않을 수 없는 감동이 있고, 요란하거나 과격하지 않으면서도 무엇보다 "신선한" 재미가 있다!

<신과 함께> '저승편'은 '더블플롯'으로 구성되어 있다. 메인 줄기는 죽어 저승에 가게 된 '김자홍'이라는 자가 저승의 국선 변호사인 '진기한'과 함께 49일 동안 일곱 개의 "근대화"된 지옥을 지나며 일곱 번 재판을 받는 이야기이다. 서브 줄기는 억울한 사연으로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원귀'와 그를 추격하는 저승삼차사(강림도령, 월직차사 이덕춘, 일직차사 해원맥)의 이야기이다. 이렇게 '저승'과 '이승'이 교차되는 동안 눈에 보이지 않으나 우리 삶을 이끌고 있는 한국의 전통신화가 '오늘' 우리의 삶 가운데 살아난다.

이 책은 "정의롭지 못한 세상에서 지금껏 선량하게 살아온" 모든 소시민이라 할 수 있다. 주인공 김자홍은 이런 사람이다. "평생을 남에게 서운한 소리 한마디 못하고 손해만 보고 살아온 무골호인. 직장에서 얻은 과로와 술병으로 이승에서의 짧은 생을 마감하고, 저승삼차사를 따라 저승길에 오른다." 그러한 김자홍을 돕는 변호사 '진기한'은 그를 지옥에서 건져주는 '구세주'와 같은 인물이다. 독자는 주인공이 일곱 개의 지옥을 건너는 동안 저절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혹시 "나쁜 놈"이라면, 이 책이 제법 무서울 것이다! 그러나 비록 이 땅에서는 가진 것 없이, 내세울 것 없이, 하루하루 고단하게 살아가는 소시민이지만 남 해코지 하지 않고 착실하게 사는 사람들이라면 위로를 얻고 '안심'할 수 있는 '착한 책'이다. 혹시 읽으며서 조금이라도 불쾌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면, 속히 자신을 점검하라!


"저승에서 심판을 받게 돼요. 당신이 직접 심판할 필요도 없고, 해서도 안 되요!"(163)

이 책이 전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교훈은, 사람들의 잘못을 직접 심판하지 말라는 것이다. 실재하건 실재하지 않건, '사후세계'의 존재는 인간이 그렇게 염원하는 대로, 진정한 '정의'가 살아 있고, 아름다운 '선'이 다스리는 세계라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인류가 잊지 말아야 할, 그리고 포기하지 말아야 할 믿음이 아닐까.
 

백 마디의 설교보다 더 진하게 가슴을 울리는 이 책은 (좀 거창하게 표현을 하자면) 종교와 문화와 세대를 초월하여 모든 층의 독자층를 사로잡을 수 있는 이야기의 힘을 가졌다. 입소문으로라도 밀어주고 싶은 만화가이고 만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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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의 문장 1 - 고대와 현대, 시공을 뛰어넘은 로맨스의 고전
호소카와 치에코.호소카와 후민 글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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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순정만화도 이 밑으로 줄을 서야 한다! 


"30년 간 왕위에서 내려오지 않은 순정 만화계의 전설"이라니 일단 읽어보고 볼 일입니다. 모든 학문마다 '역사'가 있고, 그래서 우리는 어떤 학문에 정통하고자 할 때에 그 학문이 시작된 배경과 역사부터 공부를 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교수님은 어떤 학문과 이론이든 그 '첫' 시작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후진들이 선배들보다 젊고 기력이 좋아, 학문을 닦음에 따라 큰 인물이 될 수 있으므로 가히 두렵다"는 "후생가외"라는 말도 있지만, 후학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것을 처음 시작한 사람 밑으로 줄을 설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순정 만화계의 전설이라는 <왕가의 문장>은 그 '첫' 시작과 같은 책입니다. 연도를 따질 수는 없지만, 그 '어떤' 순정 만화도 이 밑으로 줄을 서야 할 듯합니다. 다시 말해, 완성도와 작품 수준이 <왕가의 문장>을 뛰어넘는 순정 만화라 해도 이 전설 앞에서는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30년 간 왕위에서 내려오지 않은 순정 만화계의 전설"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런 책은 경의를 표하는 마음으로 별다섯을 주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랜덤하우스에서 이번에 발간한 <왕가의 문장>이 그 첫 번째 정식 한국어판이고, 그동안 한국의 독자들에게 읽혀져 왔던 것은 무수한 '해적판'이었다고 합니다. 순정 만화계의 전설을 '이제야' 만나게 된 것이 못내 아쉽기는 하지만, 해적판이 아닌 정식판으로 읽고 있는다는 떳떳함은 또다른 기쁨입니다. 나름 순정만화계를 평정하고 있다는 수많은 고수들이 <왕가의 문장>에 보내는 환호와 탄성이 귀가 아플 정도입니다. "내 인생의 책"으로 꼽기를 주저하지 않는 독자, "평생 원서를 끼고 살 줄 알았는데, 오래 살고 볼 일"이라는 한 독자의 한줄 평이 이 책의 인기와 매력을 실감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의문부호 하나! 작가의 프로필에 보면, 1976년부터 <프린세스>에 <왕가의 문장>을 연재. <왕가의 문장>은 현재도 연재 중! 도대체 "현재도 연재 중"이라는 말이 무슨 뜻일까요? 1976년에 연재를 개시한 만화의 이야기가 2011년 3월을 지나고 있는 현재에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인가요? 30년이 넘게 이야기를 이끌어오고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이제 1권을 읽은 저에게는 30년이 넘도록 이야기가 결말이 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 놀랍습니다! (도대체 캐롤의 사랑은 누구와 이어지는 걸까요?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지미? 아니면 3천 년 전 고대 이집트의 왕이었던 멤피스? 그것도 아니면 제3의 인물? 궁금해서 미칠 지경입니다!) 작가도 작가이지만, 성질 급한 저에게는 도대체 어떤 결말이 날지 알 수 없는 이야기에 30년 넘게 귀 기울이고 있는 독자들도 대단해보입니다. 

 



 
 

이제 1권을 읽었지만, <왕가의 문장>은 순정 만화의 전설, 로맨스의 최고봉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미국 재벌, 고대 이집트, 고고학, 고대의 저주, 사랑의 판타지, 시공간을 넘나드는 모험 등 굉장히 '스펙타클' 하면서도 '블링블링' 하고 '스위트'한 '로열 러브 스토리'를 보여줍니다. 이미 비슷한 순정 만화를 많이 읽은 독자들에게는 그다지 신선하고 놀랍게 다가오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많은 순정 만화가 <왕의 문장>을 보고 배웠구나" 하고 느껴질 만큼, 순정 만화의 '정석'은 물론, '선구'적인 면모도 보여집니다. '까도남', '차도남'이라는 유행어를 전혀 모를 1976년에 탄생한 '멤피스'라는 인물은 고독한 나쁜 남자의 전형입니다! '냉혈한' 멤피스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불꽃 같은 사랑이, 간신히 잠재워둔, 그리하여 조용히 잠자고 있던 나의 감성에 불을 지르네요!!! 나쁜 남자의 블랙홀은 언제나 치명적입니다! 

 

 

한 번 잡으면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다는 <왕가의 문장>은 아직도 연재가 계속되고 있고, 50권 이상의 단행본이 출간되었며, 우리나라에서는 랜덤하우스에서 현재 2권까지 출시를 하였으니, 성질 급한 독자는 뒷 이야기가 궁금하여 병을 얻을지도 모른다는 경고를 해주고 싶습니다. 이 책은 지능적으로 독자를 '고문'하는 책입니다! 궁금해서 미치게 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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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위대한 명연설
에드워드 험프리 지음, 홍선영 옮김 / 베이직북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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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 위대한 명연설을 만나다!
 

옛말에 "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고 했다. 말이라는 것이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 말의 힘이 어느 정도인고 하니, 고려의 서희라는 인물은 거란의 적장 소손녕과 '말'로 담판을 벌여 '강동 육주'를 획득했다는 전설 같은 국사가 이를 증명하기도 한다. 외교적인 속사정은 따로 있겠지만, 어찌되었든 '말' 한마디로 영토를 넓힌 것만은 틀림 없는 사실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의 힘이 가장 폭발적인 동력을 일으키는 것은 대중을 상대로 하는 '연설'이 아닌가 싶다. 세상을 움직이는 숨은 힘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술이고, 그 강력한 기술 중 하나가 바로 '연설'이라는 형태로 나타는 말의 힘이라고 볼 수 있다. 세계적인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스티븐 잡스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의 프리젠테이션 능력이 크게 한몫 했기 때문이며, 예수를 비롯한 위대한 성인들도 바로 말과 연설의 힘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였다. 명연설이 만들어내는 폭발력을 능가할 수 있는 힘이 과연 있을까.

나에게 처음 '명연설'의 가치를 발견하도록 해준 것은 학부 때 들었던 '케뮤이케이션'이라는 과목이었다. 직업상(?) 연설(?)의 기술을 익힐 필요가 있었던 우리들에게 '명연설'은 신선한 자극 그 자체였다. 교수님이 직접 선정하여 보여주셨던 기록 영상과 명연설문의 감동이 지금도 가슴 깊은 곳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울림을 만들어내었던 것은 1963년, 워싱턴 DC, 링컨 추모관에서 있었던 에서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님의 "I have a dream!(나에겐 꿈이 있습니다)"이라는 유명한 연설이었다. 그 목소리에 담긴 이상이 그 자리에 모인 청중에게는 물론 미국 전역으로 울려퍼지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I have a dream!"이라는 외침이 만들어내는 감동은 강렬했다. 이 외에 또 기억에 남는 것은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연설문이었다. 글로 만나는 연설이었지만 힘이 있었고, 글로 읽어도 감지할 수 있을 만큼 뜨거운 애국심과 굳센 신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베이직북스에서 발간한 <위대한 명연설>은 한 권쯤 소장하고 싶었던 책이다. 문서, 동영상, 음성 파일 형태로 명연설에 관한 자료를 열심히 찾아 헤매던 나에게는 반가운 책이 아닐 수 없다. <위대한 명연설>은 "지난 4세기에 걸쳐 등장한 영어로 된 가장 위대하고 유려한 연설 41편"을 담은 것이다. '영어로 된" 가장 위대하고 유려한 연설문을 모았으니, 다음 편에서는 도산 안청호 선생의 연설문 같은 우리의 것도 모아졌으면 하는 바램이 생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명연설'은 글이 아닌 '말'의 형태로 전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글로 만나는 연설은 아무래도 감동에 있어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또한 그 연설이 가진 감동은 연설의 배경(사회적이고, 정치적이고, 문화적인)과 그것을 듣는 청중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제대로 이해하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명연설의 맛은 현장에서, 직접 들어야 제대로 알 수 있는 것이다. 다행히 베이직북스의 <위대한 명연설>은 '글' 만나는 '연설'의 한계와 간극을 메우기 위해 많은 애를 써주었다. 현장의 감동을 느껴볼 수 있도록 음성(또는 영상) 파일 자료를 제공하고 있으며(웹하드), 또한 연설자의 생애, 연설의 배경 및 의의, 그 연설의 특징 등을 간력하게 짚어주고 있다.

글로 만나는 명연설은 그 연설이 가진 탁월함이 무엇인지 분석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청중을 열광시킨 케뮤니케이션 능력은 물론, 명문장의 위력, 시대를 움직였던 철학과 사고(사상)는 무엇이었는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더십' 개발에 있어서도 연설의 기술은 간과할 수 없는 능력일 것이다. 연설은 곧 설득의 기술이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기 때문이다. 위인전을 읽는 것처럼, 관심을 가지고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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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니콜라스 카 지음, 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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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의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흥미로운 논의를 이끌어내는 책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핸드폰을 내려놓고, 인터넷을 끊어둔 뒤, 종이책을 손에 들어야 할 것만 같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혀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까지 바꾸고 있다'는 사실은 또다른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천재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E.T'는 빗나간 예견이 될지도 모르겠다. 인류의 미래 모습이라는 'E.T'는 두뇌를 많이 사용하여 상당히 큰 뇌용량을 가진 생명체로 그려졌다. 그러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스마트폰 시대를 사는 우리를 향해 "우리는 과연 더 스마트해지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던진다. 그리고 인터넷이 우리의 사고방식을 어떻게 더 얕고 가볍게 만드는 지를 밝혀낸다. 뇌용량이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는 진화론의 역사에 이 시대는 어쩌면 터닝포인트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스마트폰 시대에 대한 단순한 경험적 고찰이나 탐색적 연구를 넘어선다. 무엇보다 인터넷의 영향력을 신경과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는 것이 새롭다. 이 책은 우리에게 흥미로운 논의를 이끌어내는 질문을 던져준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검색으로 원하는 정보를 빠르고 쉽게 습득할 수 있는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집중력 저하와 건망증, 깊이 생각하기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책이나 인터넷이라는 도구의 발달이 우리의 사고 영역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으며, 또 미치고 있는가? 지식을 서치하고 스킵하고 스캐닝하는 달콤함에 빠져 있는 사이에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문자의 발명이 인류의 뇌기능에, 특히 쓰기와 읽기 방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에서부터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아이패드가 우리의 뇌기능에 미치고 있는 영향력까지 분석하며, 인터넷 정보사회가 가져온 지적 사고의 변화를 보여준다. 디지털 시대는 우리의 사고방식은 물론 읽는 방식과 글쓰기 방식까지 바꿔놓고 있음을 밝힌다. 특별히 '구글' 검색엔진의 영향력을 분석하는 글은 '변화'를 넘어 '통제'에 대한 두려움마저 갖게 한다.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클릭해야 하는 환경에 내몰려 있다"고 경고한다. '구글'로 대표되는 포털의 상업적 논리에 따라 우리의 사고방식이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디지털 기기들이 깊이 생각하고, 분석하고, 통찰하는 능력을 감소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색 능력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감정의 깊이까지 바꿔놓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스마트폰 열풍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풍경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목도할 수 있다. 사람들끼리 모여 앉아 있어도 사람들의 시선은 제각기 자신의 핸드폰에 집중되어 있을 때가 많다. 식당에서도, 거리에서도,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도 요즘은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보다,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보다 디지털 기기를 손에 든 사람들을 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우리가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고 풍요롭게 해준다고 믿는 기기들의 사용에 관해 진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아무런 의문 없이, 별 경각심 없이 사용했던 기기들의 영향력과 그 파장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다'고 믿는 기기들에 사실은 우리가 통제당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새로운 종류의 두려움이 경고의 나팔처럼 마음에 울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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