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니콜라스 카 지음, 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의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흥미로운 논의를 이끌어내는 책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핸드폰을 내려놓고, 인터넷을 끊어둔 뒤, 종이책을 손에 들어야 할 것만 같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전혀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까지 바꾸고 있다'는 사실은 또다른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천재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의 'E.T'는 빗나간 예견이 될지도 모르겠다. 인류의 미래 모습이라는 'E.T'는 두뇌를 많이 사용하여 상당히 큰 뇌용량을 가진 생명체로 그려졌다. 그러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스마트폰 시대를 사는 우리를 향해 "우리는 과연 더 스마트해지고 있는가?"라는 의문을 던진다. 그리고 인터넷이 우리의 사고방식을 어떻게 더 얕고 가볍게 만드는 지를 밝혀낸다. 뇌용량이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는 진화론의 역사에 이 시대는 어쩌면 터닝포인트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스마트폰 시대에 대한 단순한 경험적 고찰이나 탐색적 연구를 넘어선다. 무엇보다 인터넷의 영향력을 신경과학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는 것이 새롭다. 이 책은 우리에게 흥미로운 논의를 이끌어내는 질문을 던져준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검색으로 원하는 정보를 빠르고 쉽게 습득할 수 있는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집중력 저하와 건망증, 깊이 생각하기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책이나 인터넷이라는 도구의 발달이 우리의 사고 영역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으며, 또 미치고 있는가? 지식을 서치하고 스킵하고 스캐닝하는 달콤함에 빠져 있는 사이에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문자의 발명이 인류의 뇌기능에, 특히 쓰기와 읽기 방식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에서부터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아이패드가 우리의 뇌기능에 미치고 있는 영향력까지 분석하며, 인터넷 정보사회가 가져온 지적 사고의 변화를 보여준다. 디지털 시대는 우리의 사고방식은 물론 읽는 방식과 글쓰기 방식까지 바꿔놓고 있음을 밝힌다. 특별히 '구글' 검색엔진의 영향력을 분석하는 글은 '변화'를 넘어 '통제'에 대한 두려움마저 갖게 한다.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클릭해야 하는 환경에 내몰려 있다"고 경고한다. '구글'로 대표되는 포털의 상업적 논리에 따라 우리의 사고방식이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디지털 기기들이 깊이 생각하고, 분석하고, 통찰하는 능력을 감소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색 능력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감정의 깊이까지 바꿔놓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스마트폰 열풍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풍경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목도할 수 있다. 사람들끼리 모여 앉아 있어도 사람들의 시선은 제각기 자신의 핸드폰에 집중되어 있을 때가 많다. 식당에서도, 거리에서도,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도 요즘은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보다,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보다 디지털 기기를 손에 든 사람들을 더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우리가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고 풍요롭게 해준다고 믿는 기기들의 사용에 관해 진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아무런 의문 없이, 별 경각심 없이 사용했던 기기들의 영향력과 그 파장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다'고 믿는 기기들에 사실은 우리가 통제당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새로운 종류의 두려움이 경고의 나팔처럼 마음에 울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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