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함께하는 1년
리처드 포스터 지음, 줄리아 롤러 엮음, 서진희 옮김 / 아드폰테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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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하나님과 1년 365일 동행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에 대한 답입니다.

 

 

교회 안에 치유 프로그램이나 성경을 지식적으로 연구하는 프로그램은 많은데 영성 훈련을 위한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적은 듯합니다. 어찌 보면, '영성'이라는 말조차 낡은 것으로 느껴질 정도로 현대인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주제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교회마다 각종 프로그램이 넘쳐나는데, 문제는 많은 성도가 일정 '과정'을 이수하고 나면 교육을 마친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 목사님은 우리 목사님은 교육과 훈련을 구분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몸에 익을 때까지 교육을 '반복'하는 것이 훈련이라고 하십니다. 우리는 신앙생활에도 훈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자주 잊습니다. 교육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는데, 훈련의 중요성은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영성이란, 행동으로 옮겨질 때까지, 자연스러운 일상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을 때까지 교육받고, 반복하는 훈련을 통해 길러지고, 깊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나님과 함께하는 1년>은 하나님(그리스도)과 동행하는 생활 습관을 기르는 영성 훈련 교본 같은 책입니다. 이 책은 '성경 인물들이 실천했던 영적 훈련'이라는 한 가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합니다(16). 금식, 기도, 성경연구, 섬김, 순종, 홀로 거함, 고백, 예배, 묵상, 인도, 침묵, 순결, 희생, 교제, 축제 등 다양한 영적 훈련의 주제들 365일 동안 훈련하도록 꾸며져 있습니다. 날짜별로 훈련 주제와 관련된 성경말씀을 읽고, "그에 따른 해설이나 실제적인 적용, 그 외에 인용문, 기도, 관련 묵상 글"을 짧막하게 수록해놓았습니다. 하루에 읽어야 할 분량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깊은 묵상을 요하는 글들이고, 지식적인 배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실제적인 적용을 해보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저자는 "영적 훈련은 하나님께로부터 능력을 받아 우리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것들을 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의도적으로 쏟아 붓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은혜 안에서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맹렬한 노력을 쏟아 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말씀을 들으며 내 안에 영적 성장을 위한 갈망이 얼마나 있는지, 이를 위해 '맹렬한 노력'을 쏟아 부었는지 돌아보며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은혜로 사는 삶이라고 해서 '거저 얻어지는' 은혜만을 바라왔던 신앙 자세를 회개했습니다.

 

<하나님과 함께하는 1년>은 무엇보다 성경적 가르침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모든 영성 훈련은 성경을 바탕으로 한다는 근본 정신 위에 "성경말씀을 묵상하고 영적으로 훈련하는 것은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으로 들어가는 최고의 수단"이라고 말합니다. 빨리 배우고, 빨리 익히고, 빨리 결과를 보기 원하는 현대인들에게 1년 동안 그리스도와 동행하는 생활 습관을 익히는 훈련은 지루하고 따분한 과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요셉을 쓰시기 위해 13년간 훈련하시고, 모세를 출애굽의 기도자로 세우시기 위해 40년간 훈련하시고, 이스라엘 백성도 광야에서 40년간 훈련하신 하나님의 인내를 생각하면, 하나님과 동행하는 생활 습관을 기르는데 1년이라는 훈련 과정은 결코 길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이 책의 훈련 과정이 '365일'로 구성된 것은 이 책의 가르침이 평생의 삶의 습관이 되어야 한다는 뜻을 담은 것인 듯합니다.

 

요즘 우리 사회는 스펙 쌓기, 자기계발에 혈안이 되어 있는 듯합니다. 문제는 세상 지식은 제한적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배운 것이 내일 쓸모없는 지식이 될 수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그 안에 생명이 없다는 것입니다. <하난미과 함께하는 1년>은 이 책에 담긴 훈련의 목적에 대해 이렇게 밝힙니다. "우리의 목적은 성경에 담긴 생명이 우리 삶에, 더 나아가 세상에 스며들게 하려는 것입니다"(9). 영성 훈련의 거장 리처드 포스터의 안내를 따라 스스로를 훈련하다 보면,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거하실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매일 경험적으로 깨닫게 될 것"이라고 약속합니다. 모든 상황에서 그리스도인답게 반응하는 삶을 꿈꾸며, 이 책의 가르침을 따라 느리더라도 한 걸음씩 전진할 수 있기를 소원합니다.

 

"영적 훈련의 유일한 목적은 하나님 앞에 우리 자신을 들고 나아가는 것이다. 그것이 전부이고 그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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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여행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 한 손엔 차표를, 한 손엔 시집을
윤용인 지음 / 에르디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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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세상은 나를 향해 아우성을 친다. 더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는 채찍질에 하루도 마음이 조용할 날이 없다. 나는 매일 세상의 요란함으로부터, 나를 노예 삼고 있는 생존의 고리로부터, 놓아주려 하지 않는 일상으로부터 벗어나는 꿈을 꾼다. 그러나 물리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조용한 시간과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다. 어쩌다 조용한 장소를 만나도 잡념만 가득해질 뿐이다. 고독해지고 싶은데, 병적인 외로움만 깊어 간다. 뾰족한 산꼭대기 위로 끝없이 바위를 밀어 올려야 하는 저주받은 시지푸스처럼, 죽어라 산꼭대기로 밀어올린 바위가 다시 밑으로 떨어진 그 잠깐의 시간이 찾오면 똑같은 질문이 다시 나를 괴롭힌다. '나는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 어차피 다시 굴러떨어질 바위를 왜 다시 밀어 올려야 하지?' 그리고 다시 나를 노예 삼고 있는 세상과 마주할 때의 패배감이란.

 

토마스 아퀴나스는 "모든 영혼 안에는 행복과 의미 있는 삶을 향한 목마름이 있다"고 했다. 천천히 걷는 걸음으로 내 안에 있는 그 목마름을 조용히 음미해보고 싶을 때가 있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 '이 세상 어디 쉴 곳이 있나?'라는 아우성을 잠재울 수 있는, 내 안으로 떠나는 고독한 시간, 그런 여행의 시간이 못견디게 그리울 때가 있다. <시가 있는 여행>의 저자는 "감상은 때때로 무의식적으로 찾아오지만, 여행자는 가끔 그 감상을 인위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방법 중 하나가 시를 들고 떠나는 여행이고, 여행지에서 시집을 들었을 때 여행자는 시인이 된다고 말한다.

 

시집을 들고 떠나는 여행은 고독한 여행이었고, 낯선 세상에서 더 낯설게 느껴지는 나의 내면과 마주하는 시간이었다. 비워짐과 동시에 채워짐의 과정. 나를 비워냄으로써 새롭게 채워지는 시간이었다. 묶은 땅을 기경하듯, 내 마음 밭에 떨어진 상한 씨앗, 나쁜 씨앗을 골라내고, 탐스럽고 싱그럽게 열매 맺을 생각의 고운 씨, 시의 맑을 씨를 마음 밭에 다시 심는 작업의 시간이었다. <시가 있는 여행>은 그 구성이 독특하다. 여행의 감상을 잔잔하게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고, 시가 있고, 여행 정보가 있다. 철로의 서정을 느낄 수 있는 곳 항동, 생명의 소음이 있는 곳 광장 시장, 그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튀김 녹두전, 모둠 해물, 마약 김밥, 운동을 넘은 치유의 길, 제주 올레, 하늘에서 가까운 낙산 마을 이야기가 1장을 구성한다. <시가 있는 여행>은 여행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무엇인가를 묵상하게 하는 힘이 있다. 스마트폰, 컴퓨터 등등 시창각적 기계 문명의 발달로 상상력의 영역에 있는 것들이 시각화되면서 그 기능을 점점 잃어가는 듯한 상상력이 다시 되살아는 느낌이다. 무엇이든 빨리 배우고, 빨리 익히고, 빨리 결과를 보고 세상의 속도가 앗아간 우리의 인내심을 다시 찾는 느낌이다.

 

<시가 있는 여행>은 느린 발걸음으로 떠나는 여행이다. 천천히 걷는 걸음으로, 소나무를 음미하며 타인을 타인으로 인정하는 법을 배우고, 그림자가 쉬어간다는 곳(식영정)에서 고즈넉한 운치도 맛보고, 순환하는 자연의 봄을 느끼며 절망의 끝에서 찾아오는 인생의 봄을 찾고, 풀처럼 힘을 주지 않고 사는 법도 배우고, 갈대밭에서는 순응하는 삶도 배운다. 천천히 음미하는 일들이 지루하게 느껴지는 세상에서 <시가 있는 여행>은 소리 없는 반란이다. (저자가 인용한 보들레르의 시구처럼) "우리들을 비참한 일상으로부터 해방시켜 줄 이 알 수 없는 열병", 그 여행의 힘이 함께 떠나자고 힘껏 나를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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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 눈을 감은 인간 - 상대의 양면성을 꿰뚫어 보는 힘
리사 맥클라우드 지음, 조연수 옮김 / 토네이도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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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법적 사고를 타파하라!

 

 

2011년 <워싱턴 포스트>가 선정한 '이 시대 리더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비즈니스 북 5권'에 포함된 책이라고 해서 관심은 갔지만, 재밌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재밌다! 생각보다 몰입해서 읽었고, 팀원들과 식사를 할 때마다 이 책 이야기를 했다. 이 책에서 배운 것들을 들려주려고 말이다.

 

'한쪽 눈을 감은 인간'이라는 것은 한마디로 '반쪽짜리 성공'만을 바라보는 사람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 책은 '내가 원하는 것만을 얻어내는 성공'은 결과적으로 승리가 아니라, 실패임을 가르쳐준다. 저자는 "A를 위해 B를 희생시켜야 한다는 잘못된 믿음과 인식"을 경계한다.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는 우리의 삶과 일을 절름발이 관계로 이끈다. <한쪽 눈을 감은 인간>이 제시하는 대안은 이것이다. A와 B를 동시에 바라봄으로써 더 큰 C를 창출하는 관계를 모색하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진실의 삼각형'(the triangle of truth)이라고 부른다(35).

 

'진실의 삼각형'(the triangle of truth)은 직선의 양 끝에 서 있는 상대와 당신이 서로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어 하나의 지점을 바라보는 것, 즉 '삼각형'의 구도를 이루는 것을 말한다. 상대와 내가 함께 바라보는 그 꼭지점이 바로 나와 상대의 '비전'이며, 협상이나 협의를 통해서 서로의 의견을 양보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진실과 상대의 진실이 만나 '더 높은 수준의 해결책을 이끌어내는 자'가 곧 탁월한 리더이다. <한쪽 눈을 감은 인간>은 나만 옳다는 생각, 나의 의견을 관철시키고야 말겠다는 불굴의 의지, 나의 성공이 곧 우리의 성공이라는 믿는 우리의 상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책을 읽어갈수록 바로 내가 '한쪽 눈을 감은 인간'이구나 하는 고백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자는 이렇게 '한쪽 눈을 감은' 우리의 상태를 인지하고, '상대의 양면성을 꿰뚫어 보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특별히 이 과정에서 낙관주의와 비관주의를 경계한다. 흔히 낙관주의는 좋은 것, 비관주의는 나쁜 것이라는 이분법적 사고 아래 나도 가급적이면 낙관주의자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살아야겠다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은 대책 없는 낙관주의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처음으로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저자의 설명이 재밌어서 몇 가지만 그대로 옮겨보면 이렇다. 비관주의자들은 현실을 직시하지 않는 낙관주의자들에게 지치기 시작한다. 동시에 낙관주이자들도 비관주의자들을 '모든 사람의 진을 빼놓는 투덜이 스머프 집단'이라고 비난하며 짜증을 내기 시작한다. 낙관주의자들이 김칫국부터 마시는 것을 예방하고, 비관주의자들이 모든 음식에 초를 치고 다니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바로 이 프로젝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68). 저자는 진실의 삼각형을 활용하기에 앞서 희망과 낙관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너무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각을 가지면 현실을 외면하게 되기 때문이다.

 

진실의 삼격형을 통해 A를 위해 B를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둘을 통합하여 C라는 '더 높은 수준의 해결책'을 이끌어내려면 끔찍한 현재와 미래를 하나로 묶어내는 데 성공해야 한다. 우리(리더)가 직면하는 이중성은 '현실'과 '희망'이다. 현실과 희망을 결합한다는 것은, 더 나은 결정을 내린다는 의미이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낙관 아니면 비관으로 갈라지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다고 단언한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낙관과 비관 사이에서 선택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단순한!) 사실이다. 그런데 문제는 "짜증나는 사람들을 상대할 때" 우리는 쉽게 이분법적 사고의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이분법적 사고에 더욱 쉽게 빠져버린다. 이분법적 사고에 빠지는 것은 곧 '한쪽 눈을 감은 인간'이 된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내 의견과 상대의 의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는 강박은 우리의 인간관계를 제자리걸음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의 발목을 자꾸 잡고 늘어지는 것은, 서로 치열하게 다투고 있는 두 논점의 옳고 그름이 아니다. 상대의 생각과 우리의 생각이 양립할 수 없다는 고정관념이다"(226).

 

우리(리더)의 눈은 나의 의견이나 너의 의견이 아니라, 눈을 들어 삼각형의 정상을 향해 있어야 한다. 성공이란 단순히 목표를 이루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과 화합해 뭔가 더 의미 있는 일을 해내는 것이다. 성공을 바라보는 더 큰 관점, 그것이 바로 세상을 바꿔놓는 힘이다. 그러므로 리더는 삼격형의 양 끝과 가장 높은 꼭짓점을 모두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일상과 미래상을 하나로 통합할 줄 아는 사람, 그가 바로 (탁월한) 리더!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진실의 삼각형을 이루어낼 수 있을까? 저자는 승부를 뒤집는 두 가지 법칙을 소개한다. 하나는 두려움에 앞서 사랑을 선택하는 것이다. 우리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두려움이 아니라, 사랑이 되면 가장 근본적이고, 본질적으로 동화되기 어려운 이중성을 하나로 연결하는 데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다른 법칙은 '그리고'의 법칙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단점이 있고, '그리고' 모든 사람에게는 장점이 있다는 인식! 현실 '그리고' 궁극적 희망의 확고한 결합!", 이것이 바로 '그리고'의 법칙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한 가지 예를 들면, 우리는 '그러므로'라는 덫(함정)에 걸려 있다. 우리는 자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고 우리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의 것보다 우선하려고 할 때 '그러므로'라는 덫에 빠지고 만다. 예를 들면, 이렇다. '그녀는 항상 사소한 일에만 신경을 쓴다. 그러므로 그녀는 큰 그림을 볼 줄 모르는 사람이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교훈은, 또한 리더는 상대방의 사고방식을 깨우치는 데도 탁월해야 하는데, 이때 효과적인 방법이 '훌륭한 질문'과 '소소한 이야기'라고 한다. "훌륭한 질문은 우리의 사고력에 호소하고, 소소한 이야기는 우리의 감정에 호소한다. 하나는 두뇌와 관련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마음과 관련된 것이다.  질문은, 더 큰 진실을 스스로 찾아보고자 하는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그 진실을 오해 기억하다록 하는 것은 소소한 이야기들이다"(238).

 

<한쪽 눈을 감은 인간>은 수학적인 공식이나 과학적인 체계를 자랑하는 '화려한 이론'은 아니다. 체계적인 경영이론을 기대했다면, 그녀의 이야기는 동화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한쪽 눈을 감은 인간> 안에는 놀랍도록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가 있다. 흔한 이야기지만 깊이 공감하게 되는 상황이 있고, 감춰진 이면을 꿰뚫어보는 (내 마음을 읽어내는) 예리한 눈이 있다. <한쪽 눈을 감은 인간>이 보여주는 통찰력은 일(사업)적인 관계 뿐만 아니라, 관계와 관계 속에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풀어주는 만능 열쇠로 작용할 듯하다. 한 번 더 읽으며 마음에 새기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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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다이어트 도시락 - 34kg을 감량한 이경영 박사의
이경영 글, 최승주 요리 / 조선앤북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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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으면서 하는 건강 다이어트!

 

내 기억이 맞다면 <기적의 다이어트 도시락>의 저자 이경영 박사는 '기적 감량'의 주인공으로 대중매체의 집중적인 관심이 쏟아졌던 최초의 인물이다. 그녀 이후 폭풍 감량자를 소개하는 방송이 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6개월만에 반쪽짜리 몸매가 된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입을 다물지 못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공부 때문에 돌볼새가 없었던 몸이었지만, 의사의 진단에 충격을 받고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에 돌입했다고 들었다. 어떻게 다이어트에 성공했는지 들으며 과연 명문대생 답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음식을 조절하며 생활 속에서 작은 습관을 하나씩 바꿔나가는 다이어트가 그때 생각해도 참으로 지혜롭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밥을 먹으면 바로 자리에 앉지 않고, 웬만한 거리는 걸어서 다니고, 계단을 이용한 생활 다이어트를 이경영 박사에게서 처음 배웠다.

 

다이어트를 한 번쯤 시도해보았거나 다이어트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먹는 것'이야말로 다이어트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이라는 사실에 다들 공감할 것이다. 감량이 목표라면 운동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다이어트 전문가들의 한결같이 말한다. 조절 없이 감량 없다고. 그런데 문제는 TV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오로지 다이어트에만 집중된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사회(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외식'이라는 커다란 산이 버티고 서 있다. 이 거대한 산을 넘어가지 못하면 아무리 결심을 단단히 하고, 각오를 새롭게 다져도 다이어트는 요원한 일이 되고 만다. <기적의 다이어트 도시락>은 바로 그 거대한 산을 뛰어넘을 수 있는 비법을 전한다. 그 비법은 바로 '도시락.'

 

 


 

다이어트 식단의 관건은 저칼로리, 저나트륨 식단! 다이어트를 위한 식단이라고 하면 닭가슴살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포만감은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맛이 주는 즐거움까지 같이 얻기는 힘들다. 저칼로리, 저나트륨 식단도 맛이 주는 즐거움은 덜하지 모르지만, 적어도 다양한 음식을 섭취할 수 있다는 자유(?) 한가지만으로도 음식 조절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이 줄어든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기적의 다이어트 도시락>은 "상대적으로 저칼로리 식단으로 알려진 한식의 다이어트 효과를 높이려면 나트륨 함량을 걷어내야" 하는데, "이 책에서는 짜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도시락 반찬이 될 수 있는 메뉴" 72개의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다. 150-500kcal까지 칼로리별 도시락 레시피를 소개하며, 여기에 더하여 "건강과 맛을 높이고 칼로리와 나트륨을 낮출 수 있는 재미있는 팁"까지 담아주어 '맛있게'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일주일 추천 식단을 보면 간식까지 챙겨주는 꼼꼼함이 돋보인다.


 

  

인터넷이 발달하다 보니 책이 아니더라도 다이어트를 위한 식단은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기적의 다이어트 도시락>만의 가장 큰 차별점이 있다면, "고도 비만, 상체 비만, 하체 비만, 저근육형 비만 등 한국인을 대표하는 여섯 가지 체형별 문제점을 해결해줄 상차림 전략과 운동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체형에 따라 식이요법 원칙이 다르고 운동 전략이 다르다. 그러니 체형에 따라 식단도 달라져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체형별로 맞춤 다이어트를 하면, 살이 빠지는 부분만 계속 빠지고 아무리 다이어트를 해도 살이 쪄 있는 부분은 변화가 없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이 상승한다.

 

 

 

 

 

<기적의 도시락 다이어트>는 일석삼조의 책이다. 건강하게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식단과 레시피를 익힐 수 있어서 좋고, 다이어트가 아니더라도 건강한 반찬을 만들 수 있는 요리책을 하나 갖게 되는 셈이라 좋고, 건강까지 챙기면서 도시락을 쌀 수 있는 노하우를 배울 수 있으니 일석삼조가 아닌가! 소개된 레시피 중에 동태전이나 베이컨과 같이 다이어트를 위해 멀리해야 할 것만 같은 재료도 있어 의아했다. 그러나 베이컨과 같은 경우 입맛을 달래기 위해 아주 가끔씩 조리에 사용하면서도 칼로리를 낮출 수 있는 노하우가 소개되고 있어, 꼭 다이어트를 목표로 하지 않아도 요리 상식과 건강하게 맛을 내는 비법까지 배울 수 있으니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사실 매일 도시락을 싸는 것도 일이라 이것조차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레시피를 보니 생각보다 간단해서 일단 안심이 된다. 밥과 반찬을 싸는 도시락뿐 아니라, '현미채소김밥', '닭고기토르티야랩', '호밀빵샌드위치', '불고기샌드위치' 같은 레시피도 있어 다이어트를 하며 군것질 하는 기분을 낼 수도 있고, 외출(나들이)이나 놀이를 갈 때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겠다. <기적의 다이어트 도시락>의 저자인 이경영 박사의 집은 애기를 봐주시는 50대 이모까지 7kg 이상을 감량하는 등, 그 집 여자들이 다 날씬해져 이웃들도 신기해한다고 전한다. 가족이 고루 과체중이라면 식단에 문제가 있겠구나 하는 당연한 생각을 처음으로 해본다. 한 집안의 식단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아진다. 다이어트에 상관 없이 요리책을 찾는 독자가 있다면, 이 책을 추천해주어야겠다. 이제 방법은 알았고, 실천만이 남았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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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품은 달 1
정은궐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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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들다.

 

 

중, 고등학교 시절 책상 밑에 숨겨 두고 몰래 몰래 읽었던 소설이 있었다. 선생님께 발각되어 책이 압수되지 않도록 극도로 조심해야 했지만, 수업 시간에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소설이 있었다. 이름하여, '하이틴 로맨스.' 주인공들이 운명처럼 만나고, 오해와 갈등 속에 서로의 마음을 속이다, 드디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되는 그 클라이맥스와 만나기 위해 우리는 숨도 쉬지 않고 달리듯이 읽었다. 그렇게 선생님 몰래 친구들과 돌려보며 사랑의 환상에 젖어 가슴이 두근대던 시절이 있었다.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이후 같은 작가의 소설인데 그보다 더 재밌는 소설이 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내게로 왔다. <해를 품은 달>, 독자들 사이에 불길처럼 번지는 소설이라 했다. 그런데도 오래 미뤄두고 읽지 못했다. 드라마로 방영이 되고, 첫 회부터 시청률 고공행진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는 기사가 여기 저기서 쏟아져 나오고 나서야 겨우 손에 들었다. 아마도 '조선'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실제 역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완전한 허구라는 것 때문에 '가벼운' 책이라는 선입견이 내게 있었던 듯하다. '이산'처럼 인물을 재해석하여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주거나, '뿌리 깊은 나무'처럼 역사를 매개로 현실 정치를 비판하는 사극처럼 '무엇인가 교훈적인' 가르침, 의미있는 책읽기에 시간을 투자하고 싶다는 허세가 (읽기도 전에) 이 책을 가벼이 여기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런 감정을 가지고 책을 읽어본 적이 언제인지, <해를 품은 달> 이 책을 읽는 내내 나의 가슴은 두근대었다. 등장인물을 상상하며 괜히 혼자 설레였고,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사랑에 아파하는 주인공들의 대화 한 마디 한 마디에 내 가슴도 같이 울렁이며 요동치었다. 군주의 위엄을 품은 세자이면서 잘 생기기까지 한 순정남 훤, 자수보다 책을 더 사랑하는 총명하고 기품 있는 연우 낭자, 그 자체로 판타지가 되는 초절정 천재 꽃미남 염, 가장 강한 사나이지만 나도 모르게 계속 안아주고 싶게 만드는 천하제일 검 운, 이 책을 읽으며 흘린 눈물은 모두 그를 위한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은 가여운 남자 양명군, 미워할 수 없는 민화공주, '사랑했으므로 행복하였네라' 노래하는 시린 설의 사랑까지, 어떤 청춘의 사랑 하나도 눈부시지 않은 것이 없다. <해를 품은 달>은 아름다운 로맨스 소설이지만, 미스테리를 추적해들어가는 긴장감이 재미를 더한다. 성리학을 사회 지도 이념으로 삼은 조선의 궁궐에 존재했던 소격서와 성수청의 존재도 흥미롭다. 그리고 조선에 외척이 득세할 수밖에 없었던 제도의 허점도 처음으로 보였다.

 

사랑을 게임이나 놀이로 여기는 세태 속에 오랫만에 두근거리며 읽을 수 있는 로맨스 소설을 만나 반가웠다. 드라마까지 이슈 몰이를 하고 있는데, 원작이 가진 스토리의 탄탄함이 가장 큰 힘이 아닐까 한다. 기품 있는 사랑, 이런 사랑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잃어버린 꿈 하나 다시 찾게 해주는 아름다운 로맨스, 이들의 사랑 이야기가 당분간 나를 잠못들게 할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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