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를 구할 수 있을까
루스 오제키 지음, 민은영 옮김 / 엘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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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현실에서, 모든 독자는 책을 읽는 동안 자기 자신을 읽는다"
(마르셀 프루스트, <되찾은 시간>, 157)



한마디로 정의할 수도, 요약할 수도, 소개할 수도 없는 소설입니다. 징그러운 괴물 같기도 하고, 투명한 꽃잎 같기도 하고, 역사 같기도 하고, 철학 같기도 하고, 결국 역사와 철학과 자연과 과학과 재해와 서사와 그리고 모든 것을 품은 문학일텐데, 작품보다 이런 작품을 잉태한 작가의 괴력에 더 놀라게 되는, 읽었다기보다 어떤 체험으로 다가오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600페이지에 달하는 시간과 공간 속에 지루할 정도로 촘촘하게 쏟아지는 잔혹한 현실을 읽어내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울수록 지루해지고, 몰입될수록 거부감이 생겼던 것은, 현실은 더 잔혹하다는 자각 때문이었습니다. 시간과 공간이 교차되며 여러 가지 서사가 겹치는데, 인생이 살아가면서 맞딱드릴 수 있는 모든 무자비한 환경(실직, 괴롭힘(왕따), 불화, 전쟁, 구타, 테러, 착취, 재난(지진과 쓰나미, 폭우), 야생(늑대), 죽음 등)이 펼쳐지고 그 속에 내던져진 인간의 야만과 고통의 상처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약자를 괴롭히는 문화, 폭력에 드러나는 야만성을 다룬 작품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책처럼 투명하게 본질을 들여다보면서도 몽환적이고, 생생한 비극과 신비한 아름다움이 이토록 조화롭게 그려진 작품이 또 있었던가 싶습니다. 


이 책의 독특한 느낌을 미리 맛보고 싶은 독자들께 다음의 문장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흥미로우면서도 지루하고, 잔혹하면서도 아름답고, 다음 내용이 궁금하여 조급하면서도 쉽게 지나칠 수 없었던 문장들 중 하나입니다. "인터넷은 시간의 환류 같은 것이어서, 지구상의 부유물 같은 이야기들을 그 궤도로 빨아들이는 것일까? 그 환류의 기억은 어떤 것일까? 그 부유물들의 반감기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 그 걷잡을 수 없는 물결은 관찰되고 나면 조그만 조각들로 부서진다. 그 조각들 하나하나가 이야기를 담고 있다. ,,, 방사선 방호복으로 완전무장한 채, 엄마 품속에서 꼬물거리는 맨 얼굴의 아기에게 방사선 측정기를 들이대는 의료진. ... 헤아릴 수 없는 다수를 대표하는 미미한 소수에 불과한 이 영상들은 소용돌이치고, 나이들고, 환류의 궤도를 한 번씩 돌 때마다 퇴화하며,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조각들로, 밝게 채색된 파편으로 천천히 분해된다"(164).






 

"유시는 시간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 그러니까, 당신과 나, 그리고 지금 존재하고 예전에 존재했고 앞으로 존재할 모든 사람을 뜻해요. 나로 말하자면, 지금 난 아키바 전자상가의 프랑스 메이드 카페에 앉아 있어요. 당신의 과거이자 나의 현재인 지금, 흘러나오는 슬픈 샹송을 들으며 이 편지를 쓰면서 내 미래 어느 즈음엔가 있을 당신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어요"(11).


도쿄에 살고 있는 이제 막 열여섯 살이 된 '나오'는 자신의 삶을 끝내기 전에 한 가지 계획을 세웁니다. "지코 할머니의 삶에 대해 내가 아는 모든 것을 프루스트의 책에 쓴 다음, 다 쓴 책을 어딘가에 두어 당신이 찾게 하겠다!"(42) 지코 할머니는 백네 살 비구니 선승으로, 나오의 증조할머니입니다.


캐나다의 조그만 섬에 남편 올리버와 함께 살고 있는 '루스'는 어느 날 해변에 밀려온 도시락 통 하나를 줍습니다. "손으로 쓴 조그만 편지 묶음 하나, 빛바랜 붉은 표지로 장정된 도톰한 책 한 권, 무광 검정색 글자판에 야광 눈금이 달린 튼튼한 골동품 손목시계 하나. 그것들 옆에는 바닷물의 부식작용으로부터 내용물을 보호한 헬로키티 도시락 통이 놓여 있었다"(21).


'루스'가 '나오'의 일기장을 읽어나가기 시작하면서도 그들은 시간과 공간은 마법처럼 연결되기 시작합니다. 왜, 어떻게 그것이 시간과 공간의 바다에 던져졌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루스가 보잘것없는 여자애의 하찮은 일기장이라고 치부해버리지 않고,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나오'(와 그 마음)를 읽기 시작했을 때, 오직 특별한 한 사람을 위한, 완전히 사적이면서도 진실한 이야기가 되어 시간을 헤치고 나아가 루스에게 닿습니다. 




"인생은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단다. 아니, 어쩌면 인생은 그저 이야기에 불과한지도 모르지. 잘 자라. 우리 예쁜 나오"(343).


인생은 이야기로 가득 차 있고, <내가 너를 구할 수 있을까>에는 많은 인생 이야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과거에서 온 나오의 이야기와 오늘의 살아가는 루스의 이야기가 계속 교차하는 가운데, 실직 후 삶의 활력을 잃어버린 아버지의 이야기, 가족들은 아무도 몰랐던 아버지의 비밀 이야기, 사랑하는 아들을 자살특공대로 잃어버린 지코 할머니의 이야기, 평화를 사랑했으나 자살특공대가 되어 삶을 마감해야 했던 지코 할머니의 아들 하루키 1번의 이야기,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나오의 이야기, 그들을 둘러싼 지진과 쓰나미, 도쿄 전력의 미흡한 대응, 환경 오염, 9.11테러와 게임처럼 즐기는 전쟁 이야기, 똑똑한 아이들을 학도병으로 끌어다가 투지를 심어준다며 날바다 괴롭히고 뼈를 부러뜨리고 기를 꺾으며 아이들을 멸시했던 군대 이야기, 그리고 다시 이 모든 것들을 둘러싼 시간과 삶과 죽음의 이야기가, 복잡해보이지만 아름다운 구조를 가진 프랙털처럼 신비롭게 펼쳐집니다.



"하지만 계속 읽겠다고 결정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당신은 나와 통하는 유시인거고 우린 함께 마법을 만들어낼 거예요!"(12)


책을 읽고 있으면 저자야말로 시간을 진정으로 이해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의 아이를 구하려는 루스의 절박함은 과거를 바꾸는 힘이 되고, 그리하여 현재가 바뀌고 미래가 바뀌는 마법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읽는다는 건 서로의 마음을 읽는다는 것이고, 서로의 마음을 읽는다는 것은 서로 연결된다는 것이고, 서로 연결된다는 것은 함께 마법을 만들어낸다는 것임을 깨닫게 해줍니다. 반대로, 우리가 시간을 이해하지 못할 때, 자기 앞에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닫지 못할 때, 서로를 읽지 못하여 서로 연결되지 못할 때, 우리는 어떤 식으로 인생을 탕진하는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시간은 우리가 느끼고 있는 것보다 무자비하며, 나와 너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야만적이며, 삶이라는 일상은 우리가 감지하는 것보다 위태함으로도 불구하고, 우리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실오라기 같이 작고 연약한 것일지라도 사랑을 포기하지 않으며, 최선을 다해 '살고자 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때, 아름다운 결말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의 문이 열리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내가 너를 구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와 의문과 무력감이 때로는 의지를 짓누르고, 생의 활력을 앗아갈지라도, 서로를 의지하는 힘으로 버티고 일어설 때, 인생은 비극을 품었을지언정 아름다운 이야기로 우리 곁에 남을 것입니다.


"남은 삶이 길지 않으니 겁쟁이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가능한 진심을 다해, 깊이 느끼며 살겠습니다. 제 생각과 감정을 엄격하게 반성하고 가능한 한 제 자신을 향상시키기 위해 애쓰겠습니다. 계속해서 글을 쓰고 공부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죽음의 순간이 오면 고결하고 지고한 노력을 멈추지 않은 인간으로 아름답게 죽겠습니다"(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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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굿즈 만들기 with 포토샵 & 일러스트레이터 - 인쇄물, 디자인 문구, 브랜드, 패키지 디자인부터 제작까지
김신애 지음 / 한빛미디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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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자마자 '굿즈'의 뜻부터 찾아보았습니다. 굿즈란, 연예인 또는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파생 상품인데 "애니메이션/게임 매니아나 아이돌 팬들이 스스로 만든 상품"을 뜻한다고 합니다. 시사상식사전을 찾아보니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만든 공식 굿즈와 팬들이 만든 비공식 굿즈가 있는데, 최근 시장에서는 비공식 굿즈가 공식 굿즈보다 더 많이 팔리기도 한다고 합니다. 요즘은 취미로 시작한 일들이 전문적인 직업으로 발전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재밌어서 하는 일인데 직업으로도 삼을 수 있다면 참 멋진 일일 것 같습니다. 


"디자인 굿즈"는 "스스로 디자인해서 만드는 모든 제작물"을 말합니다. <디자인 굿즈 만들기>는 "그래픽 디자인을 몰라도,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를 쓸 줄 몰라도 바로 배워 바로 써먹는 셀프 디자인"을 가르쳐주는 책입니다. 책의 예제에 등장하는 소스를 (회원가입이라는 비교적 단순한 절차를 거쳐) 무료로 제공해주기 때문에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초보들도 이 책에 등장하는 로고, 명함, 봉투, 행택, 쇼핑백, 포장 디자인, 티켓, 포스터, 메뉴판, 캐릭터, 텀블러, 에코백, 티셔츠, 펜 드로잉, 달력, 플래너, 노트 등을 그대로 디자인해낼 수 있습니다. 










요즘 새로 입사한 후배나 어린 친구들을 보면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의 기본 정도는 익히고 있는 경우가 많아, 세대차이를 느끼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그런 후배들을 만나면 시대에 뒤쳐지는 느낌이 들어 위기감이 확 몰려 오기도 합니다. 교회에서도 봉사를 하다 보면, 포스터와 현수막, 선물카드와 같은 것들을 직접 디자인할 수 있는 청년들이 재능기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런 청년들을 보며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의 기본이라도 익혀두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의 입문 교재를 보면, '툴' 사용법을 배우다 지치기 일쑤였습니다. 


<디자인 굿즈 만들기>는 완전 초보를 위한 길잡이 책이지만, 지루하게 '툴'(도구) 기능을 익히느라 긴 시간을 허비하지도 않고, 그림으로 쉽게 가르쳐주면서도 바로 작품을 따라 만들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 배우는 재미가 있는 책입니다. 달인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굿즈' 만들기에 도전해본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이 책을 좀 더 쉽게 활용하면서 많은 아이디어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굿즈' 특별히 관심이 없는 사람도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를 쉽게 배울 수 있는 유용한 교재입니다.










컴퓨터, 스마트폰, 카메라, 그리고 각종 앱이 생활화 되면서, 각자 자기 개성을 드러내고 나만의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일이 일상이 되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생활 디자인은 전문과 비전문가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는 활용도가 높은 프로그램이라 기초라도 배워두면 어디를 가나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취미로 시작해도 좋지만, 감각이 있다면 얼마든지 전문 영역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인쇄물, 디자인 문구, 브랜드, 패키지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첫 눈에 혹 할 만한 책입니다. 이 책과 함께라면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와 금방 친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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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셀프 트래블 - 2017-2018 최신 개정증보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21
유진선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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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건축물에 감탄하고, 박물관과 미술관을 둘러보고, 맛집과 분위기 좋은 바에서 로컬을 느끼고, 피요르드와 북극권에서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북유럽 여행. 그냥 보고, 그냥 먹고, 그냥 거리는 것보다 딱딱 포인트에 주목해 여행한다면 북유럽의 비싼 물가 따위 안중에 없이 북유럽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이해될 것이다"(북유럽에서 누려야 할 것들 中에서).


9년간 북유럽을 10번 여행했다는 저자의 조언입니다. 물가도 비싸고, 멀기도 한 북유럽을 꼭 가야만 하는 이유를 묻는다면, 전에는 오로라와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를 첫째로 꼽았습니다. 그런데 <북유럽 셀프트래블>을 보고 나서는 노르웨이의 피요르드가 첫째 이유가 되었습니다. 북유럽 여행의 전문가로 불리는 저자는 노르웨이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피요르드 유람이라고 단언합니다. 피요르드가 무엇인지 알고 계십니까? "피요르드가 생성된 시점은 지금으로부터 약 6천 년 전 빙하기로 추정된다. 여러 번의 빙하기와 간빙기를 거치며 빙하의 이동에 의해 육지가 침식되자 U자 모양의 복잡한 해안선과 빙하 지형이 만들어졌다. 즉 빙하로 인해 만들어진 좁고 깊은 만을 피요르드라고 한다." 그리고 피요르드를 여행해야 할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여행 중에는 어디론가 한적한 자연 속에서 잠시 모든 것을 잊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특히 휴식 목적에 가장 충실한 곳으로는 피요르드 지역만 한 곳이 없다"(315).









북유럽 6개국, 어디서부터 봐야 할까?


<북유럽 셀프트래블>은 북유럽의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에스토니아, 아이슬란드를 다루고 있습니다. 저자가 추천하는 루트 중에서는 '직장인들의 휴가에 맞춘 10일 이내 루트' 중에 "도시와 자연을 짧은 시간 안에 모두 보고 싶다면"을 가장 관심 있게 살펴 보았습니다. 제게 가장 현실적인 일정이기 때문입니다. <북유럽 셀프트래블>은 교통 어드바이스와 일정 어드바이스를 꼼꼼하게 챙겨줍니다. 짧은 시간 안에 나라에서 나라로, 도시에서 자연으로 이동 구간이 많기 때문에 교통과 일정 어이바이스를 꼭 꼼꼼하게 챙겨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북유럽 셀프트래블>은 북유럽에서 누려야 할 것들로, 북유럽인들에게 가장 큰 선물이라는 햇빛, 특히 핀란드인에게 여러 의미를 갖는 사우나, 한국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버스-배-버스 이동, 온갖 곳을 다 똟어 놓은 가지각색 터널, 가장 아름다운 자연 속을 달리는 관광 기차 등 어드벤처의 연속이라는 교통수단, 북유럽인의 가장 큰 자랑이자 선물이라는 자연, 북유럽의 디자인, 북유럽의 소울 푸드라는 미트볼, 청어절임, 감초, 덴마크의 자전거, 여름날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보트를 꼽습니다(30-31).









다른 해외 여행지에 비해 북유럽이 더욱 낯설게 느껴지기 때문인지 <북유럽 셀프트래블>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가이드가 더 없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화장실 사용부터 명품 쇼핑, 오로라를 잘 보기 위한 포인트까지 궁금한 점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지요. <북유럽 셀프트래블>은 그 어떤 가이드북보다 자세하고 친절한 정보를 담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입니다. 북유럽 자유여행을 계획 중에 있다면 <북유럽 셀프트래블>로 스칸 패스는 연속이 아닌 선택 사용 패스로 나온다는 것, 일정이 짧고 혼자 여행한다면 렌터카보다는 대중교통이 훨씬 저렴하다는 것, 자녀가 어리다면 등산보다는 보트 투어를 추천한다는 것, 북유럽에서는 화장실 사용에도 예외 없이 돈을 받기 때문에 아침에 숙소를 나서기 전이나 박물관, 미술관 방문 시, 식당이나 카페 이용 시에는 반드시 화장실에 들러서 조금이라고 해결하라는 것 등 깨알같은 꿀팁을 꼭 챙겨야겠습니다.









사실 본격적으로 북유럽 자유여행을 꿈꾸게 된 것은 방송('꽃보다 청춘')의 영향이 큽니다. 꽃보다 아름다운 청춘들의 자유로운 여행을 지켜보며 죽기 전에 꼭 아이슬란드에 가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니까요. 독감 때문에 출근도 못할 정도로 끙끙 앓다가 이제 겨우 회복 되는 중이면서도 <북유럽 셀프트래블>을 보니 청정한 에너지가 충전되는 기분입니다. 어느 페이지를 펴도 청정하고 청명한 기운이 가득한 북유럽입니다. 혼자 가고 싶은 여행지가 있고, 연인과 함께하고 싶은 로맨틱한 여행지가 있고, 가족들과 함께 즐기고 싶은 여행지가 있고, 또 친구들과 왁자지껄 함께하고 싶은 여행지가 있는데, 제게 북유럽은 친구들과 함께 가고 싶은 여행지입니다. '꽃보다 여행' 탓도 있겠지만, 혼자 보기 아까운 장관들이 많을 것 같고, 그곳에 가면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더 많이 생길 것 같고, 또 짱짱한 체력도 필요할 것 같고, 서로 의지할 친구가 있으면 더 반짝반짝 빛날 것 같은 여행지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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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실의 마이 베스트 레시피
문성실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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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직접 뽑은 최고의 요리 105!



어릴 때, 우리 엄마는 제 손으로 밥 해먹고 살지 말라며(그것이 엄마에게는 성공한 여자의 이미지였으므로) 큰딸인 저에게는 정말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오빠랑 남동생은 요리가 취미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음식을 요리할 줄 아는데, 저는 지금까지 끓일 줄 아는 국 하나가 없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변하여 성공한 사람들이 제대로 된 집밥을 먹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고, 집밥 하나만 잘 만들어도 전문가로 성공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여기 자신의 베스트 레시피북을 내놓은 문성실 대표도 집밥 레시피로 크게 성공한 전문가 중 한 사람입니다. <문성실의 마이 베스트 레시피>는 2004년 블로그를 시작해 12년이 넘는 시간 동안 2000개가 넘는 레시피를 공유해온 문성실 대표가 최고의 레시피라고 생각하는 105가지 레시피를 엄선한 것입니다.


<문성실 마이 베스트 레시피>는 평범한 대한민국 사람들이 평소에 가장 많이 해서 먹는 음식 레시피입니다. 감자볶음, 깍두기, 깨잎찜, 두부조림, 뚝배기 달걀찜, 배추무침 등 어찌 보면 특별할 것 없는 메뉴이지만, 문성실 대표는 "마트에 가면 손쉽게 장바구니에 넣을 수 있는 식재료"로, "어려서부터 먹었던 친근한 음식"을 쉽고 간단하게 만들어먹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단, 소박한 친근한 음식이라고 해서 그 음식이 그 음식이 아닙니다. 모든 레시피에는 문성실 대표만의 황금 노하우, 그러니까 같은 반찬이라고 해도 재료의 맛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정말 "마법 같은 포인트"가 숨어 있습니다.









"대파 마요네즈 달걀말이" 레시피만 봐도 문성실 레시피의 차별점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쉽고 간단해보이는 "대파 마요네즈 달걀말이"이지만, 흔한 달걀말이가 아닙니다. 일단 "수십 번의 테스트를 거쳐 완성한 히트 달걀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달걀말이 레시피 안에 숨어 있는 문성실 레시피의 특급 비밀은 '뜸뿍 넣은 대파'와 '마요네즈'입니다. (저는 처음 들어보는) '참치진국'도 조금 들어가는데, 마요네즈가 들어간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조합이었거든요. 저자가 가르쳐주는 '꿀팁'에 보면, "대파를 잔뜩 넣어서 달고 맛있"으며, "여러 채소를 잘게 써는 수고도 덜 수 있고 감칠맛이 나서 대파를 안 먹는 아이들도 잘 먹"는다고 합니다. 달달하면서도 촉촉한 대파 마요네즈 달걀말이 오늘 바로 시도해보세요. 









문성실 대표만의 '밥숟가락 계량법'도 초보들을 위한 유용한 꿀팁입니다. <문성실의 마이 베스트 레시피>는 요리 초보들의 마음, 요리하는 사람의 마음을 잘 알아주는 레시피북입니다. 구성만 보아도 활용도가 높은 레시피북이라는 것을 금방 알아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인터넷에 레시피를 검색하다 보면, 요리를 잘 하는 블로그가 아닌데도 상위에 노출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동생은 블로그에 올려진 레시피를 따라 했다가 종종 실패하는 경우가 있어 한 번 따라해서 좋았던 레시피이면 블로그를 즐겨찾기 해두는 것을 보았습니다. 요리 잘 하는 사람이 사랑받는 시대이고, 요리를 하는 블로거들이 많아 활동하고 있는 때에, '문성실'이라는 이름이 대표 브랜드가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음을 실감합니다! 추천하고 싶고, 선물하고 싶은 레시피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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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면 달라지는 것들 - 내 인생을 바꾼 365일 동안의 감사일기
제니스 캐플런 지음, 김은경 옮김 / 위너스북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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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바쁜 나머지 현재의 행복을 잊은 현대인들에게!



새해를 맞이하여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에 바쁜 시즌입니다. 기대와 희망 속에 거창한 계획들을 잔뜩 세워놓고 들뜬 마음으로 새해를 기다리지만,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이 달력이 바뀐다고, 계획을 더 꼼꼼하게 세운다, 다부지게 각오를 다진다고 삶이 더 나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감사하면 달라지는 것들>은 조금 다른 계획, 조금 다른 각오로 새해를 맞이한 한 저널리스트의 색다른 365일을 공개합니다. 저자는 새로운 계획대신, 1년 동안 감사를 연습하기로 결심하고, 매일 감사일기를 쓰며 자신의 일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찰했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감사하는 태도를 기를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관찰"(22)한 일종의 보고서 같은 책입니다.


그런데 1년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나든 감사하겠다고 작정한 이 '아줌마'(저자 선생님)는 저널리스트이자 <퍼레이드> 전직 편집장이었으며, 방송 출현도 다수한 방송인이고, 책도 몇 권 썼고 그 중에는 베스트셀러도 있으며, 남편은 "잘생겼고 똑똑한 데다 설거지도 마다하지 않"는 의사이며, 착하고 멋진 두 아들이 있고, 세계에서 가장 부자나라인 미국에, 그것도 맨해튼 중부에 살며, 교외에 예쁜 시골집도 가지고 있고, 가족 모두 건강하고 서로를 사랑하며, 함께 웃으며 여러 산을 하이킹하고, 해변에서 일몰을 보며 감탄을 쏟아내기도 하는 삶(37)을 살아왔고, 또 살고 있습니다. 사실 이 정도 삶이면 날마다 감사가 홍수처럼 넘쳐나야 할 것 같은데. 그런 그녀도 감사를 "연습"해야 했고, 감사를 통해 삶이 달라졌다는 감격을 쏟아내는 걸 보면, 정말이지 우리가 감사를 잃어버린 세대가 맞는 것 같습니다. 이 책에 보면, 감사를 잃어버린 "밀레니얼 세대"(18세에서 24세 젊은이들) 이야기가 나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덜 감사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들은 부모님이 캠프를 보내줘도, 자신을 위해 매일 장거리 운전을 해주어도, 대학등록금을 내주어도 부모로서 당연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 부모에게 왜 감사해야 하는지를 모르겠다고 답합니다.


<감사하면 달라지는 것들>은 '감사'의 기적을 증언하는 책입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감사하기로 결심하는 것은, 범사에 긍정적인 측면을 더 많이 보려고 노력하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인간은 흔히 기쁜 일보다는 삶의 부정적인 측면을 더 많이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기쁘고 좋은 일 보다는 걱정거리, 문젯거리를 더 많이 되새김질하는 습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감사를 연습하고 훈련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환경이나 사건이 아니라, 그 환경과 사건에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가, 다시 말해 우리의 "태도"에 따라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되기 때문입니다. "감사는 특정한 사건에 좌우되는 감정이 아니므로 변화나 역경과 상관없이 오래간다. 감사를 느끼려면 감정적으로 적극적인 관여가 필요하다. 자동으로 감사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그 감정을 느끼고 경험해야 한다"(24).


감사를 훈련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이 책은 '감사일기'를 추천합니다. 매일 '내가 오늘 감사하는 세 가지 이유'를 적어나가는 것입니다. 세 가지가 어렵다면 하루 한 가지만이라도 꾸준히 적어나가도 괜찮습니다. 감사일기는 특별한 서식이나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습관이 되면, 저자처럼, 가족에게, 나에게, 직장 동료 등 감사할 구체적 대상을 넓혀 가며 일기를 써나가는 것도 좋겠습니다. 꾸준히 써나가게 위해 예쁜 일기장을 준비하는 것도 깨알 팁입니다.

<감사하면 달라지는 것들>은 우리가 매일 감사할 때,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라고 도전합니다! 이 책은 저자의 생생한 증언뿐 아니라, 감사를 주제로 한 설문조사, 인터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조언과 과학적인 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감사의 위력을 증명해줍니다. 저자를 통해 발견한 감사의 위력, 감사할 때 달라지기 시작하는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이것이었습니다. "감사하면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교회 안에 소그룹 공동체에게 감사일기를 써서 2017년이 끝나는 날, 우리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나누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는 제안을 해두었습니다. 2017년도 다이어리는 거창한 계획과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 하루하루 감사로 채워나가고 싶습니다!


"진정한 발견은 새로운 풍경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것이다"(마르셀 프루스트,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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