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각사 (무선)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시리즈 3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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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나는 가시와기가 처음 만났던 날 나에게 한 말이 기억났다. 우리들이 갑자기 잔학해지는 것은 화창한 봄날의 오후, 잘 깎인 잔디밭 위에서 나무 사이로 새어 나온 햇빛이 여기저기 비치는 모습을 무심코 바라보고 있을 때 같은 그러한 순간이라고 했던 그 말이(276).

 


"화창한 봄날의 오후, 잘 깎인 잔디밭 위에서" 천천히 음미하며 읽으면 좋을 그런 소설입니다. 화창하지만 쓸쓸한 오후의 햇살 속에서 말입니다. "일본 근현대 문학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힌다"는 <금각사>에 관심을 가진 것은 "미시마 유키오"라는 작가 때문입니다. 무혐의로 일단락 된 일을 다시 거론해서 미안하지만, 미시마 유키오는 신경숙 작가가 표절했다고 논란이 일었던 그 작품(우국)의 작가입니다. 표절 논란이 일었던 그 대 여섯 줄만으로도 상당히 강렬한 인상을 받았던 터라 기회가 되면 한 번 꼭 그의 작품을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그 미시마 유키오라는 작가가 노벨문학상 후보에 세 차례나 거론되었고, '작가들의 작가'로 불린다는 건 나중에 안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가 '탐미주의' 작가라는 것도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미시마의 작품만이 아니라 일본 근현대 문학 중에서도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377)이라는 <금각사>는 자꾸만 소리내어 읽게 되는 소설입니다. 주제의식이나 스토리와 상관 없이 문장의 아름다움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을 느끼게 되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자꾸만 소리내어 읽어보았던 몇 문장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물론, 잘된 번역된 한몫했으리라 생각됩니다. (다만, 그가 말년에 급작스럽게 극단적 천황주의자가 되어 충격적으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이 작가에 대한 신비감과 흥미를 다소 감소시키고 말았습니다. 마치 <금각사>라는 작품처럼, 그의 작품이 아름다울수록 그에 대비되는 그의 인생이 더욱 추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아버지의 고향은 햇빛이 유별나게 눈부신 곳이었다. 하지만 1년 중 11월이나 12월 무렵에는 구름 한 점 없어 보이는 쾌청한 날씨에도 하루에 네뎃 차례나 소나기가 지나갔다. 변하기 쉬운 내 성격은 그 땅에서 형성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5월의 저녁 무렵이면 학교에서 돌아와 숙부 집 2층에 있는 공부방에서 건너편의 산을 바라보곤 했다. 산록으로 덮인 산 중턱이 석양을 받아서 벌판 한복판에 금병품을 세워놓은 것처럼 보였다. 그것을 볼 때마다 나는 금각을 상상했다(8-9).

- 하여튼 나는 두 종류의 세계에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다. 아직 이토록 젊지만 보기 흉하고 완고하게 생긴 이미 속에서, 아버지가 관장하는 죽음의 세계와 젊은이들이 속한 삶의 세계가 전쟁을 매개로 연결되고 있음을 느꼈다. 나는 그 이름새가 되리라(35-36).




남에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점이 유일한 긍지였기 때문에 무엇인가 남들을 이해시키겠다는 표현의 충동을 느끼지 못했다. 남들 눈에 띄는 것들이 나에게는 숙명적으로 부여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고독은 자꾸만 살쪄갔다. 마치 돼지처럼(16-17).

<금각사>는 한 청춘의 비극적 성장소설 같은 책입니다. 주인공은 말더듬이로 태어나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자기혐오에 빠져 사는 '미조구치'입니다. "말할 필요도 없이 말더듬 증세는 나와 외부 세계 사이에 하나의 장애로 작용했다. 첫 발음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 첫 발음이 나의 내부와 외부 세계 사이를 가로막는 문의 자물쇠 같은 것이었으나 자물쇠는 순순히 열린 적이 없었다"(10-11).

작은 절의 주지인 아버지로부터 "금각처럼 아름다운 것은 이 세상에 없다'(34)는 말을 듣고 미(美)와 금각에 집착하지만, 끝내 외부 세계와의 소통을 이루어내지 못한 미조구치는 금각을 불태우는 극단적 행동을 취하게 됩니다. <금각사>는 국보를 불태운 "실제 방화 사건을 약 5년에 걸쳐서 면밀히 취재하여 쓴" 소설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시사 소설의 외형을 갖춘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미시마의 의도는 사찰의 도제승이 방화를 하게 된 심리 상태의 규명이 아니라 이 작품 속에서 자신의 내면세계를 투영하는 데 있었"(395)다는 것이 역자의 해설입니다.



어째서 노출된 창자는 처참한 것일까? 어째서 인간의 내부를 보면 끔찍해서 눈을 가려야만 하는가? 어째서 흐르는 피는 남들에게 충격을 줄까? 어째서 인간의 내장이 추한 것일까?(86)

<금각사>는 아름다운 언어로 그려내는 추한 현실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습니다. 아름다워서 더 추하고, 추해서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소설이라고나 할까요. 무라카미 하루키 류의 소설을 재미있게 읽은 독자라면 이 책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이 왜 유명한지 이유를 모르겠다는 독자들에게는 이 작품도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작품 해설을 통해 알게 된, 이 책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주인공의 친구 쓰루카와와 가시와기를 주인공의 화신으로 인식하고 읽어보라는 것입니다. "티 없이 맑으면서도 연약한 쓰루카와는 소년 시절의 미시마 자신을 대변하며, 인식의 세계를 대표하는 가시와기는 20대의 미시마와 흡사하다. 그리고 인식의 세계에서 행위의 세계로 탈출하려고 발버둥 치는 미조구치에게서는, 30대에 들어서 육체미 운도에 열중하며 새로운 삶을 개척하려는 미시마의 자기 개조 노력을 엿볼 수 있다"(396).

실속 없이 바쁜 우리가 가볍게 읽어내기에는 쉽게 공감할 수 없는 정서이고 기묘한 집념이지만, 우리 내면에 흐르는 의식의 흐름과 존재의 불안, 우리 삶에서 벌어지는 천박한 연극과 파멸에 놀라며 음미해볼 만한 작품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작품 해설을 먼저 읽고 이 책을 읽는 것도 독서의 한 방법이 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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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 부이치치 부부의 한계를 껴안는 결혼
닉 부이치치.카나에 부이지치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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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다 해도 결혼은 못할 것 같았다"(13).

팔다리가 없이 태어난 닉 부이치치가 팔다리가 없는 몸으로 세상에 전한 또 하나의 희망은 그의 아름다운 결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내가 결혼할 거라는 확신은 없었어도, 닉 부이치치가 결혼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적이 없습니다. 그의 인생에 간섭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은 그만큼 강력하고 놀라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팔다리 없이 태어난 닉 부이치치는 "결혼이 가슴 꿈이었다"고 털어놓습니다. 희망을 전하는 세계적인 강사이며, 수영, 스케이트보드, 드럼 연주, 서핑을 즐기고, 컴퓨터로 세계인과 소통하는 등 멀쩡한(?) 사람도 도전해보지 못한 상상할 수 없는 생활을 즐기면서도, 그럼에도, 다른 건 다 해도 결혼은 못할 것 같았답니다.

이 책은 그런 닉 부이치치에게 다가온 기적 같은 사랑과, 달콤 쌉싸름한 신혼을 지나 서로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껴안으며 부부가 하나가 되는 여정을 담은 책입니다. 무엇보다도 감동적인 사실은 이 모두가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닉 부이치치 부부는 기적 같은 사랑도, 그리고 결혼도 '현실'이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사랑받고 싶은가?
하나님이 당신 마음속에 그 열정을 심어 주신 이유와 목적이 있다.
그러니 끝까지 포기하지 마라"(316).

이 책을 통해 닉 부이치치 부부는 두 가지를 강조하는데, 그 하나가 바로 마음의 빗장을 닫아걸지 않는 한 진정으로 원하는 사람에게 사랑은 반드시 찾아온다는 사실입니다. 닉 부이치치 부부는 자신들이 바로 그 산증인이라고 소개합니다. 진정으로 원했던 짝을 만나고 보니 짝사랑과 실연을 거듭했던 지난 아픔들조차 모두 이 사랑을 위한 밑거름이었음을 고백합니다. 그 아픔들 덕택에 사랑이 찾아왔을 때, 그것이 진짜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고 말입니다.

이것은 "왕자와 신데렐라처럼 완벽해야 사랑을 할 자격이 있다"(75)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위로이기도 합니다. 누구보다 닉 부이치치 자신이 자신의 부족함 때문에 좌절하고 사랑을 포기하기도 했으니까요. 하나님께서 닉 부이치치 부부를 통해 우리에게 강력하게 전하시는 메시지는 "원하는 사랑을 찾을 수 있다고 믿으라"(317)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하나님을 닮는 일임을, 그것보다 하나님을 더 기쁘시게 하는 일은 없음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사랑을 포기하며 산지 오래인데, 사랑할 시기(?)는 이미 지났다고 마음을 닫고 산지 오래인데 나조차도 당황스러울 정도로 닉 부이치부부는 제 마음의 빗장을 강력하게 열어제쳐 놓았습니다. 현실적으로(!) 설마 하는 의심은 여전히 남지만, '혹시 하나님의 메시지인가' 싶어 책을 읽는 내내 살짝 설레였네요^^;






"예수 안에서 매일 더 사랑하는 게 진짜 기적이다"(291).

닉 부이치치 부부가 두 번째로 강조하는 메시지는 결혼은 현실이라는 사실입니다. 사랑은 어느 날 기적처럼 왔지만, 그런 기적 같은 사랑도 어느 날 기적처럼 완성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두 사람의 결혼을 생활을 흔든 가장 큰 변화는 아이를 낳은 뒤 찾아오는 육아 스트레스였습니다. 아이가 태어나자 그동안 살아온 방식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했으며, 서로의 신경이 극도로 날카로워졌다고 고백합니다(257).

<닉 부이치치 부부의 한계를 껴안는 결혼>은 서로를 찾기까지 닉 부이치치 부부가 겪은 시련의 시간부터, 사랑의 확인, 결혼 결정을 위한 분별, 청혼과 결혼식 준비, 그리고 일상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육아까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사랑을 키어온 과정을 진솔하게  나누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닉 부이치치가 전하는 결혼생활의 지혜가 특별나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많은 이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일지도 모릅니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시기에는 대부분 부부의 사랑이 시험대 위에 놓인다. 하지만 그 위기 속에서 오히려 사랑의 연합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서로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고, 자기 이익보다 가정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순간순간 되새기며 끝까지 서로를 섬기라"(317).

그럼에도 이 책이 우리에게 전하는 감동은 우리가 '알고만' 있는 사랑을, 열심히 하나님의 뜻에 귀를 기울이며 뜻과 정성과 마음을 다해 서로에게 '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여전히 자라는 중이라는 사실입니다. 이 책은 행복하려고 한 결혼이 불행으로 치닫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줍니다. 어쩌면 행복하려고 결혼하는 것 자체가 잘못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결혼은 행복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게 해주려고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특별히 결혼을 앞둔 모든 청년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진짜 사랑을 찾는 지혜, 행복한 신혼을 열어가는 지혜가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흔해 빠진 사랑타령이 오히려 지옥을 만들어내고 있는 요즘, 그저 사랑이라는 감정에 퐁당 빠져들 생각만 하지 말고, "무엇이 옳은 사랑인지"(107) 한 번쯤 깊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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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작은 예수 서서평 - 천천히 평온하게
백춘성 지음 / 두란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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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평은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시신마저 의학용으로 기부하며
조선을 위해 죽은 하나님의 딸이었다."

원수는 물에 새기로, 은혜는 돌에 새기라 했습니다. 그러나 원수는 돌에 새기고, 은혜는 물에 새기는 우리입니다. <조선의 작은 역사 서서평>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은혜가 있음을 일깨워주는 책입니다. 독일계 미국인으로 1912년 조선에 들어와 일생을 헌신한 의료 선교사 이야기이지만, 서서평 선교사에게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빚진 자'입니다. 그녀가 뿌린 교육과 구제와 복음의 씨는 서서평 선교사가 돌보았던 이웃 한 사람, 한 사람은 물론 천대받던 대한민국 여성들의 삶을 바꾸었고, 가정을 바꾸었고, 그렇게 우리 사회를 바꾸며 퍼져나가 지금까지 귀한 열매를 맺어오고 있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은혜를 추적한 책입니다.

다음의 고백은 그 한 예입니다. "가장 미개하고 낙후됐던 섬(추자도)인데, 사람들이 문화에 대해 개방적이고 깨어 있어서 지금은 교육 수준이 어느 섬보다도 높다. 상수도와 자가 발전 시설도 어느 섬보다도 먼저 갖췄고, 유능한 지도층 인사들이 많이 배출된 것에 대해 자부심이 높다. 섬사람들은 이 모든 것이 다 기독교 덕택이라고 알고 있다"(129). 여기서 말하는 "기독교"는 자신의 삶으로 예수의 사랑을 증거한 서서평 선교사의 다른 이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일 나 먹기 위해 오늘 굶는 사람을 본 척 만 척할 수 없으며,
옷장에 옷을 넣어두고 추위에 오들오들 떨고 있는 사람을 버려둘 수는 없다고 했다"(146).

<조선의 작은 예수 서서평>이 전하는 가장 큰 감동은, 이 파란(?) 눈의 선교사가 복음을 위해, 그리고 조선을 위해 철저히 그리스도인으로 살았고, 조선인으로 살았다는 것입니다. 동료 선교사들과 자신이 도운 학생들에게 서서평 선교사가 미움을 받았다는 아이러니한 사실이 바로 그 반증입니다. 성격이 급하고 과격하며 엄격했던 탓도 있다고 하지만, 14명의 아이들을 입양해 키우고, 오갈 데 없는 과부 38명을 자신의 집에 거두고, 늘 남자 검정 고무신을 신고 다니며, 월급뿐만 아니라 자신의 지식, 몸, 시간, 일생까지 남김 없는 그녀의 헌신이 그들에게 찔림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선교사들 중에도 선교보다는 치부에 관심이 많은 이가 있었나 봅니다. "기아에 허덕이며 눈물겹게 살아가는 모습은 외면"하고 자신의 안위를 먼저 챙겼던 선교사들에게 서서평의 삶은 소리없는 질책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직접적으로 은혜를 입은 학생들 중에서도 서서평 선교사를 미워한 이가 있었던 것은 왜일까요? 표면적으로는 그녀의 성격 탓이라고 하지만, 서서평의 도움으로 어려움에서 벗어나고 보니 자신들도 누릴 수 있는 것은 좀 누리면서 여유롭게 살고 싶은데, 자신의 동족을 위해 끝까지 헌신을 다하는 서서평의 보며 양심의 찔림을 받았기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서서평 선교사가 운명했을 때 남은 소유물이라고는 낡은 담요 반 장과 지갑 안의 27전, 부엌의 강냉이가루 2홉이 전부였으며, 통장 잔고 역시 0원이었다고 합니다(146). 서서평 선교사 이야기는 진한 감동을 주지만, 또 한편으로는 불편함을 주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마땅히 이렇게 살아야 함을 알면서도 그렇게 살지 못하는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기 때문이며, 외면해서는 안 되는 현실을 외면한 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내 신앙 양심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신앙 양심에 찔림을 받았지만, 우리가 먼저 할 일은 이처럼 귀한 은혜를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서서평'이라는 이름을 처음 알았다는 것이 송구스러울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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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낭.나트랑 셀프 트래블 - 호이안.후에, 2017~2018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33
한동철.이은영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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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자유여행, 복잡한 도시를 떠나 여유로운 중부지방의 매력에 흠뻑 빠져보자!"



<다낭 나트랑 셀프트래블>은 베트남 여행지 중에서도 중부지방, 즉 다낭, 나트랑에 대한 여행 정보만을 집중 수록한 가이드북입니다. 여기에 다낭 자유여행자들을 위해 인근 호이안과 후에의 여행정보를 더했습니다. 그러니까 베트남 중부지방을 여행하는 방법은 지역적으로 볼 때 크게 "다낭 & 호이안 & 후에"와 "나트랑"으로 구분지어 생각하면 편한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다낭 해변을 여행하고자 하는 자유여행자들은 다낭의 넓은 해변과 고급스런 리조트에서 충분한 휴식을 즐기고 나서, 베트남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는 '호이안'을 함께 여행하면 좋을 듯합니다. 호이안을 여행하기 된다면 전통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는 '호이안 월드타운 산책'을 꼭 해보고 싶습니다.


요즘 자유여행을 떠나는 여행자들은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앱'을 더 선호할지 몰라도, 저는 상상출판의 셀프트래블 같은 가이드북을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미리 공부도 하고 현지에도 챙겨갈 수 있어 더 안심이 된다고나 할까요. 다낭을 찾는 여행객이 많아지면서 호텔과 현지 여행사의 수가 더 많아지고 그만큼 정보가 넘쳐난다고 합니다. 문제는 '너무 많은', 그리고 '불확실한' 정보까지 넘쳐난다는 것이지요. "대한민국 최초", "세계 최초의" 다낭 가이드북을 세상에 내놓았던 저자들도 이런 애로사항을 털어놓습니다. 이 책은 개정판이면서 2017-2018 최신판인데, 저자는 지난 책과 마찬가지로 여기에 실린 "모든 볼거리, 숙소, 레스토랑은 직접 발로 찾아가 확인한 곳"이며, "최고로 정확한 지도를 만들기 위해 확인하고 또 확인"했으며,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는 정보도 '최대한 객관성 있게 쓰려고 노력"했다고 밝힙니다. 이것이 바로 다낭, 나트랑 자유여행자들에게 상상출판의 셀프트래블을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다낭(&호이안&후에), 나트랑 자유여행자가 알아야 할 정보들



★ 최적의 여행시기는?

베트남 중부 지방은 일 년의 대부분이 온화하다고 합니다.

다낭 해변을 즐기는 거이 목적이라면 건기인 2-9월 중순이 가장 좋은데,

다낭, 나트랑 모두 비교적 날씨가 신선하면서도 맑은 2-5월을 가장 좋은 시기로 꼽습니다.

문제는 언제나 최적의 여행시기에는 전 세계에서 몰려온 여행객들로 호텔 방을 구하기가 어렵고 가격도 높아진다는 것이겠지요.



★ 비자? 단기 여행시 비자 필요 없다.

한국인의 경우 15일간 무비자로 체류할 수 있으며,

입국시에도 출입국 카드를 작성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출입국 카드 작성 은근히 신경쓰이는데 이것 하나만으로도 훨씬 홀가분하게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항공권 예약

한국과 베트남 국적기 외에도 많은 저가항공이 매일 인천-다낭 직항 편을 운항하고 있는데,

다낭까지 비행시간은 5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합니다.

단, 대부분 저녁-자정 사이에 다낭 국제공항에 도착한다는 것!


★ 숙소 예약

요즘은 다양한 호텔 예약사이트가 편리하긴 하지만 ,

자체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할 경우 각종 혜택을 주기도 한답니다. 부지런해야겠습니다.

게스트하우스급 숙소는 직접 현지에서 문의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다고.


★ 환전

한국에서 베트남 동으로 환전할 수 있으나 환전수수료가 높은 편이니,

달러로 환전한 뒤 현지에서 다시 베트남 동으로 환전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랍니다.

★ 참고 (1만 동 = 약 497원/2017년 3월 기준)

고액권 달러의 환율이 좋은 편이라는 것도 밑줄 쫙!


★ 주의 / 공항 출국장에는 24시간 ATM 외에 은행과 사설 환전소가 있으나,

인천-다낭 직항편이 주로 도착하는 밤에는 사설 환전소만 운영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연착 등의 이유로 도착이 늦어질 경우 이곳도 문을 닫을 가능성이 있으며,

또 서설 환전소가 오픈한 경우에도 환율은 무척 좋지 않으므로,

꼭 필요한 돈 외에는 되도록 호텔의 환전서비스를 이용할 것을 권합니다.

단, 대부분의 택시 기사가 달러를 받으므로 (보통 1달러 = 2만 동으로 계산)

환전할 곳이 없는 경우를 대비하여 소액 달러를 미리 챙기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 현금

공항과 호텔 시내 곳곳에 24시간 ATM기가 있어 국제 현금카드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베트남에서는 EXK 카드가 있어 부담 없이 현금카드를 이용하기 좋다고 합니다.

현재 신한, 하나, 우리, 씨티은행에서 해당 카드를 발급한다고 하니 참조.

부분의 저렴한 현지 레스토랑이나 여행사, 택시를 이용할 경우에는

현금을 사용해야 하니 현금 준비는 필수.


★ 짐 꾸리기

돈(달런, 신용카드, 현금카드), 여권, 항공권 외에 수영복, 선크림, 모자를 추천합니다.

수건과 치약, 칫솔은 모든 수준의 숙소에 갖춰져 있지만, 치약 칫솔의 질이 좋지 못하다는 것.

비누 외에 샴푸, 린스, 목욕용품은 저가 숙소의 경우 구비하지 않은 곳도 많다는 것 참조.

특별히 저자가 추천하는 아이템은 ★ 가벼운 우산과 물티슈!

우기에 여행하지 않더라도 가벼우 우산을 챙기면 양산 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

물티슈는 손으로 먹는 음식이 많기 때문.

이외헤 호이안의 저녁을 즐기고 싶다면 모기 퇴치제가 필요하다고!


★ 교통

다낭 공항에는 공항버스가 없으므로 택시나 호텔의 픽업서비스를 받아야 한다고.

그래도 다낭 시 저체가 넓지 않아서 다낭 안의 리조트라면 어디든 약 1만 원(20만 동)의 요금으로

20분 내에 도착할 수 있다고(호이안의 경우 40만 동 정도).


기차는 버스보다 느리지만 안정적이고 저렴하므로 많은 현지인들이 이용하는데,

현지 여행사에서 수수료를 내고 끊는 것보다 시간과 좌석타입을 지정할 수 있는

기차 예약사이트에 도전해보기를 권함.


베트남은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버스가무척 발달했는데,

전국적으로 가장 유명한 버스는 신카페 여행사에서 운영하는 오픈투어버스라고!

출발 3일 전까지만 인터넷 예약이 가능하고, 그 이후로는 직접 전화나 메일로 예약해야 한다고.


기차는 장거리 여행 시에는 잘 이용되지 않으며,

기차보다, 베트남 전역을 잇는 여러 여행사의 투어버스가 더 빠르고 쾌적하다는 것.

단, 다낭 - 후에 구간은 하이반 고개의 절경을 볼 수 있어서 인기라는 것!

열차표는 직접 기차역에서 구입하는 것이 저렴 한데,

아침이나 저녁 시간대의 좌석은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미리 예매하는 것이 좋다고!

 









"다람쥐 똥 커피(콘삭 커피)는 사오지 마세요!"


이 책을 보며 베트남이 세계 커피 생산량 2위 국가라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그래서인지 베트남 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온 지인들이 선물로 가장 많이 건네주는 것이 바로 '커피'인데요, 그중에서도 '다람쥐표 커피'(콘삭 커피), 일명 '다람쥐 똥 커피'가 기념품으로 인기라고 합니다. 그러나 "베트남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싼 콘삭 커피는 위즐 커피(족제비 똥 커피)를 일컫는 경우"가 많으며, "다람쥐가 좋아하는 헤이즐넛 향을 첨가했다는 이유로 이름과 다람쥐 모양 로고가 붙"여졌을 뿐, 소위 '다람쥐 똥 커피'라는 것은 없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입니다. "가격도 비쌀 이유가 없으니 바가지 쓰는 일은 없도록 하자"(25).

<다낭, 나트랑 셀프트래블>은 대부분 3성급 이상의 숙소를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3성급 이상의 숙소만 소개하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통해 본 숙소들은 모두 럭셔리하고 분위기가 있는데, 단연 눈에 띄는 숙소는 화려함과 럭셔리의 대명사, 독특한 디자이의 레스토랑으로 유며한 "인터콘티넨털 다낭"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꼭 한 번 체험해보고 싶은 숙소는 나트랑의 '랄리아나 닌반 베이'입니다. '무인도가 연상되는 해변의 아름다운 오두막집'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입니다. 6월쯤에는 나에게 다낭, 나트랑 셀프여행을 선물하고 싶은데 계획대로 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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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뻔뻔하게 살기로 했다 - 더 이상 괜찮은 척 하지 않겠다. 심리학으로 배우는 자존감을 위한 21가지 연습
데이비드 시버리 지음, 김정한 옮김 / 홍익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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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기 위해 먼저 할 일,
나는 뻔뻔하게 살기로 했다!

 

"나는 뻔뻔하게 살기로 했다? '광란에 가까운 이기주의(174)가 범람하는 요즘, 나는 뻔뻔한 사람들 때문에 지쳐가고 있었는데, 역시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는 나도 뻔뻔해지는 것이 답이었을까?" 이 책을 읽기 전에 제가 했던 생각입니다. 모든 책이 그러하겠지만, 이 책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책에서 말하는 "뻔뻔함"이란 무엇인가를 알아야겠지요? 이 책이 말하는 뻔뻔함은 한마디로 "자기 존중"입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말하는 "자기 존중"은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살기"입니다. "그러나 주위의 부정적인 사람 때문에 내가 온전한 자기를 잃어버린다면, 나는 물론이고 타인의 세계까지 완전히 상실하게 되는 셈이다. 자기 존중의 세계로 나아가는 일은 무엇보다 먼저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뻔뻔하게 무장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120).


뻔뻔하기 살기 훈련은 그러니까 자기 자신을 '건강하게' 사랑하는 훈련인 셈입니다. 뻔뻔하게 살아야 한다고 하면, '나만'을 위해 멋대로 살라거나, 남은 짓밟아버려도 좋다는 뜻으로 오해할 수도 있는데, 우리가 모르는 것이 있습니다. 나만을 위해 남을 짓밟은 것은 결코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런 난폭한 태도는 이웃이나 친구뿐 아니라, 결국 나 자신까지도 잃어버리게 되는 함정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렇다고 자기를 희생하는 삶을 살라는 메시지도 아닙니다. 이 책이 더 분명히 경고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이기주의가 자신 존중이 아니듯이, 본의의 자발적인 의사와 상관없는 자기희생 역시 자기 존중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자기 존중과 자기희생은 분명히 다르다. 거절을 못해 자기희생을 일삼다가는 자기 인생은 물론 본인이 그토록 원만하게 지키려고 했던 인간관계를 망칠 수 있다는 역설을 기억하라"(48).  



저자는 "자존감은 나로부터 시작되어 타인에게 전파되고 흡수되는 따뜻한 자기애에서 비롯된다"(175)고 말합니다. 이 문장의 포인트,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포인트는 '나로부터'에 있는 듯합니다. 예수님이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처럼 말입니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려면 먼저 내 몸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진정한 자존감이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타인의 희생을 요구하는 이기주의가 아니라 자신을 배려할 줄 알기에 타인을 먼저 배려하고, 스스로를 사랑하기에 타인도 사랑할 줄 아는 것을 말한다"(14-15).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어쩌면 현대인은 '광란에 가까운 이기주의'와 '콤플렉스에 가까운 착한 아이' 사이에 끼어 고통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책은 그 둘 사이에서 진정한 자기 사랑법을 가르쳐줌으로 인간관계의 균형을 잡아주는 책입니다. 단, 광란에 가까운 이기주의자보다는 콤플레스에 가까운 착한 아이 성향의 사람들에게 더 중점을 두고 있는 책입니다. 어차피 광란에 가까운 이기주의자들은 이 책에 관심을 갖지 않을 듯하고, 콤플렉스에 가까운 착한 아이 성향의 사람들이 이 책(제목)을 더 반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에피소드 형식이라 훨씬 더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다만, 자신을 건강하게 사랑하기 위한 '나다움'이 다소 모호해지면 "스스로를 사랑하기에 타인도 사랑도 사랑할 줄 아는" 단계까지 나아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족 같은 우려가 찜찜하게 남아 있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남의 눈, 남의 말, 남의 생각에 지쳐가는 현대인들에게 충분한 위로와 변화를 위한 행동을 확실히 촉구한다는 의미에서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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