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부이치치 부부의 한계를 껴안는 결혼
닉 부이치치.카나에 부이지치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다른 건 다 해도 결혼은 못할 것 같았다"(13).

팔다리가 없이 태어난 닉 부이치치가 팔다리가 없는 몸으로 세상에 전한 또 하나의 희망은 그의 아름다운 결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내가 결혼할 거라는 확신은 없었어도, 닉 부이치치가 결혼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적이 없습니다. 그의 인생에 간섭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은 그만큼 강력하고 놀라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팔다리 없이 태어난 닉 부이치치는 "결혼이 가슴 꿈이었다"고 털어놓습니다. 희망을 전하는 세계적인 강사이며, 수영, 스케이트보드, 드럼 연주, 서핑을 즐기고, 컴퓨터로 세계인과 소통하는 등 멀쩡한(?) 사람도 도전해보지 못한 상상할 수 없는 생활을 즐기면서도, 그럼에도, 다른 건 다 해도 결혼은 못할 것 같았답니다.

이 책은 그런 닉 부이치치에게 다가온 기적 같은 사랑과, 달콤 쌉싸름한 신혼을 지나 서로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껴안으며 부부가 하나가 되는 여정을 담은 책입니다. 무엇보다도 감동적인 사실은 이 모두가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닉 부이치치 부부는 기적 같은 사랑도, 그리고 결혼도 '현실'이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사랑받고 싶은가?
하나님이 당신 마음속에 그 열정을 심어 주신 이유와 목적이 있다.
그러니 끝까지 포기하지 마라"(316).

이 책을 통해 닉 부이치치 부부는 두 가지를 강조하는데, 그 하나가 바로 마음의 빗장을 닫아걸지 않는 한 진정으로 원하는 사람에게 사랑은 반드시 찾아온다는 사실입니다. 닉 부이치치 부부는 자신들이 바로 그 산증인이라고 소개합니다. 진정으로 원했던 짝을 만나고 보니 짝사랑과 실연을 거듭했던 지난 아픔들조차 모두 이 사랑을 위한 밑거름이었음을 고백합니다. 그 아픔들 덕택에 사랑이 찾아왔을 때, 그것이 진짜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고 말입니다.

이것은 "왕자와 신데렐라처럼 완벽해야 사랑을 할 자격이 있다"(75)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위로이기도 합니다. 누구보다 닉 부이치치 자신이 자신의 부족함 때문에 좌절하고 사랑을 포기하기도 했으니까요. 하나님께서 닉 부이치치 부부를 통해 우리에게 강력하게 전하시는 메시지는 "원하는 사랑을 찾을 수 있다고 믿으라"(317)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하나님을 닮는 일임을, 그것보다 하나님을 더 기쁘시게 하는 일은 없음을 다시 한 번 깨닫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사랑을 포기하며 산지 오래인데, 사랑할 시기(?)는 이미 지났다고 마음을 닫고 산지 오래인데 나조차도 당황스러울 정도로 닉 부이치부부는 제 마음의 빗장을 강력하게 열어제쳐 놓았습니다. 현실적으로(!) 설마 하는 의심은 여전히 남지만, '혹시 하나님의 메시지인가' 싶어 책을 읽는 내내 살짝 설레였네요^^;






"예수 안에서 매일 더 사랑하는 게 진짜 기적이다"(291).

닉 부이치치 부부가 두 번째로 강조하는 메시지는 결혼은 현실이라는 사실입니다. 사랑은 어느 날 기적처럼 왔지만, 그런 기적 같은 사랑도 어느 날 기적처럼 완성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두 사람의 결혼을 생활을 흔든 가장 큰 변화는 아이를 낳은 뒤 찾아오는 육아 스트레스였습니다. 아이가 태어나자 그동안 살아온 방식을 완전히 뜯어고쳐야 했으며, 서로의 신경이 극도로 날카로워졌다고 고백합니다(257).

<닉 부이치치 부부의 한계를 껴안는 결혼>은 서로를 찾기까지 닉 부이치치 부부가 겪은 시련의 시간부터, 사랑의 확인, 결혼 결정을 위한 분별, 청혼과 결혼식 준비, 그리고 일상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육아까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사랑을 키어온 과정을 진솔하게  나누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닉 부이치치가 전하는 결혼생활의 지혜가 특별나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많은 이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일지도 모릅니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시기에는 대부분 부부의 사랑이 시험대 위에 놓인다. 하지만 그 위기 속에서 오히려 사랑의 연합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 서로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고, 자기 이익보다 가정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순간순간 되새기며 끝까지 서로를 섬기라"(317).

그럼에도 이 책이 우리에게 전하는 감동은 우리가 '알고만' 있는 사랑을, 열심히 하나님의 뜻에 귀를 기울이며 뜻과 정성과 마음을 다해 서로에게 '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여전히 자라는 중이라는 사실입니다. 이 책은 행복하려고 한 결혼이 불행으로 치닫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줍니다. 어쩌면 행복하려고 결혼하는 것 자체가 잘못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결혼은 행복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하게 해주려고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특별히 결혼을 앞둔 모든 청년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진짜 사랑을 찾는 지혜, 행복한 신혼을 열어가는 지혜가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흔해 빠진 사랑타령이 오히려 지옥을 만들어내고 있는 요즘, 그저 사랑이라는 감정에 퐁당 빠져들 생각만 하지 말고, "무엇이 옳은 사랑인지"(107) 한 번쯤 깊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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