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한 통계 : Excel 활용
닐 샐카인드 지음, 김재경 옮김 / 한빛아카데미(교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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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여러분은 이 책에서 기본 통계 분야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배울 것입니다. 우선 기본적인 개념과 데이터를 체계화하고 이해하는 데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기술에 대해 배웁니다. 또한 Excel이라는 사용하기 쉽고 강력한 도구를 사용하여 통계 세계를 보다 잘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전공을 '사회학'으로 바꾸어서 대학원에 진학했을 때, 가장 당황스러웠던 부분이 '통계학'이었습니다. 거의 독학 수준으로 통계학에 접근해야 해야 했던 저에게 통계는 학위 논문으로 나아가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그러나 통계는 저에게만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아니었습니다. 학부 4년 동안 사회학을 공부하고 통계를 배운 학생들도 통계는 넘기 힘든 장벽이라는 것을 알았고, 실제로 논문자격시험에서 통계학 때문에 학부 졸업생들이 줄줄이 재시험을 보는 모습도 지켜보았습니다. 

이 책을 보고 눈이 번쩍 뜨였던 것은 (일반적으로 학위 논문을 위해 사용하는 통계 프로그램인) SPSS가 아니라 Excel을 활용하여 통계의 개념과 기본적인 통계 작업을 수행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낯선 SPSS보다 Excel에 익숙한 저에게는 훨씬 친숙하게 다가왔습니다. 








사실 처음 통계학에 입문하며 목표로 잡았던 것은 통계의 개념을 이해하여 적어도 학술 잡지에 실린 통계를 읽어낼 수 있는 수준에 이르자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초보자에게 얼마나 높은 목표였나 하는 것을 곧 깨달았지만 말입니다. Excel을 활용한 <만만한 통계>의 가장 큰 장점은 '통계'를 이해하도록 돕다는 것입니다. 통계를 왜 배워야 하며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비교적)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줍니다. 무엇보다 통계 분석의 결과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만만한 통계>를 차분히 정복한다면 (적어도) 학술 잡지에서 읽은 자료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까지 바라볼 수 있습니다!










"통계 입문 단계에서 엑셀은 간단하게 훌륭한 기능들을 수행하는 매우 강력한 도구입니다."


어떤 학문이든 기초는 개념을 잘 이해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만만한 통계>는 무엇보다 개념을 통해 '통계'란 무엇이면 '통계'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잘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높은 별점을 주고 싶은 책입니다. 통계'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굉장히 견고한 논리로 세워진 학문이기 때문에 사실 개념(용어) 자체를 이해하는 일이 그리 녹록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만만한 통계>는 입문자들이 일단 통계(개념과 활용)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며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입문용으로 훌륭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처럼 급히 통계를 이해해야 하고 당장 활용해야 하는 초보들에게도 아주 친절한 책입니다. 통계 자체가 워낙 만만치 않은 분야이기 때문에, 통계 때문에 고전해본 적이 있다면 이 책이 비교적 쉽게 와닿을 것입니다. 이 책을 일찍 만났더라면 고생을 덜 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지만, 이 책을 무기 삼아 끝내 정복하지 못한 통계 분야에 이제라도 차분하게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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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우화
류시화 지음, 블라디미르 루바로프 그림 / 연금술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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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신화와 우화의 차이는 전자가 고난을 극복해 자신과 세계를 구원하는 영웅의 이야기인 반면에, 후자는 인생의 문제에 타협하며 자신의 어리석음을 지혜라고 믿는 보편적인 인물들의 이야기이다. 우리는 영웅과 바보 둘 다를 내면에 지니고 여행한다."(뒷표지 날개 中에서)


신은 인간이 만들어가는 세상이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어떤 장소에서는 어리석은 자들이 세상을 지배하기 시작하자 두 천사를 불러 명을 내렸다. 한 천사에게는 지혜로운 영혼들을 모두 모으라고 했다. 마을과 도시들에 고루 떨어뜨려 그들이 어리석은 자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그리고 다른 천사에게는 어리석은 영혼들을 모두 자루에 담아 데려오라 했다. 그들을 지혜로운 영혼으로 바로잡아 다시 세상에 내려보내기 위해서. 

그런데 두 번째 천사가 임무를 수행하는 중에 문제가 생겼다. 어리석은 자로 가득 찬 자루가 찢어져 자루 안에 있던 영혼들이 폴란드의 헤움이라는 마을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그렇게 해서 세상의 모든 바보들이 한 장소에 모여 살게 되었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드들은 자신들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들이라고 믿는 '바보들의 마을, 헤움'에서 일어난 일들을 모은 것이다"(11). 


이 책은 마치 탈무드의 변주곡처럼 읽힙니다. 랍비가 등장하고, 선지자가 등장하고, 마을에 회당이 있고, <아흔 마리 비둘기와 동거 중인 남자> 편을 보면 탈무드'식'의 지혜를 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탈무드의 지혜를 재해석하는 느낌이 들었고, 처음 몇몇 편의 이야기들은 그 재해석에서 조롱의 느낌이 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하늘에서 내리는 나무> 이야기가 그렇습니다.

"헤움이 유명해진 이유는 그들의 특별한 지혜 때문이었다. 헤움 사람들은 모두가 현자였다. 적어도 그들 자신은 그렇게 믿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롭다고 자부했으며, 세상 사람들이 자신들을 바보라고 부르는 것에 개의치 않았다."(27) 이 부분에서, 그리고 "현자들로 구성된 의회"라는 말에서 헤움 사람들은 유대인을 비유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의 가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제부터 우리는 나무를 '비'라고 부르기로 합시다. 그리고 비는 '나무'라고 부릅시다. 자, 주위를 둘러보세요. 무엇이 보입니까? 풍부한 비가 보이지 않습니까?"(31) 헤움 사람들은 현자의 말을 듣고 가뭄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이듬 해에는 밤낮으로 쉬지 않고 비가 내리니 '비'를 '나무'라고 부르며 마음을 놓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31-32). 

사실 처음엔 <인생 우화>에 등장하는 헤움 사람들이 유대인을 풍자하고, 탈무드의 지혜를 비틀어 독자에게 교훈을 전한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읽어갈수록 저의 그런 느낌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 우화>는 우리가 지혜라고 믿는 것의 어리석음과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것 속에 담긴 지혜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것은 우리 자신의 본 모습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혜 있는 채 하지만 사실은 그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자만'이 가장 어리석은 것이라는 사실말입니다. 그러니 이 책에서 나의 어리석음을 보았다면 이 책은 성공한 책이요, 성공한 독서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마음에 가장 큰 울림을 주었던 이야기는 <정의를 구합니다> 편이었습니다. '정의
'를 구하기 위해 미국까지 건너간 헤움 사람들이 보스턴 상인 두 명에게 속아 100달러를 내고 정의를 큰 나무통으로 한가득 구입해 돌아옵니다. 그런데 막상 마을에 돌아와 그 나무통을 열어보니 정의가 있어야 할 통에 썩은 생선선이 철철 넘치게 담겨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최고 현자 하임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구입한 정의에서 악취가 나는 이유는 세상 어디에서나 정의가 부패했기 때문입니다"(46). 이야기의 힘, 이야기주는 울림이 강렬하게 느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그리고 회당에서 예배를 볼 때 설교단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는 부자들이 차지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점차 뒷자리나 구석으로 밀려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제부터 헤움에서는 모든 음식과 옷에 <최고급>이라는 상표를 붙인다. 그리고 회당의 모든 좌석은 <설교단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라고 지정한다"(47)고 선포함으로 헤움만의 정의를 세워갑니다.

<인생 우화>는 헤움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해가는 방식을 통해 우리가 삶의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정확하게 말해서 그것은 '해결'이라고 할 수도 없는 대응방안이지만 말입니다. <인생 우화>는 재미 있지만 재미 없는 책입니다. 말도 안 되게 어리석어도 어리석다고 손가락질 할 수 없고, 그들의 어리석음을 비웃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바보같은 그들의 바보같은 방식이 '스마트한' 우리보다 훨씬 지혜롭다는 사실을 이야기를 통해 나의 내면이 분명히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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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해도 재밌고 둘이 하면 더 재밌는 다른 그림 찾기
엘리자베스 골딩 지음, 리사 몰렛 외 그림 / 스몰빅라이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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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수고한 당신이 쉬어가는 시간!"


이 책은 <틀린 그림 찾기>가 아니라, <다른 그림 찾기>입니다. 놀이도 복고의 바람이 부는지 어릴 때 즐겨 했던 놀이가 취미 북으로 출간되니 반가운 마음입니다. 그런데 제가 어릴 때 즐겨 했던 놀이는 <틀린 그림 찾기>였습니다. 틀린 그림 찾기는 똑같은 그림이 두 장 주어지는데, 두 장의 사진을 비교하여 달라진 부분을 찾아내는 놀이입니다. 이에 반해, <다른 그림 찾기>는 예쁜 일러스트 퍼즐 속에 숨어 있는 "혼자만 다른 친구"를 찾아내는 게임입니다. 이 놀이 북은 책을 펼치는 순간, 난이도별로 게임이 진행됩니다. 쉬운 퍼즐에서부터 시작해서 뒤로 갈수록 어려워집니다. 퍼즐 상단에 표시되어 있는 [도전 시간]이 난이도를 알려줍니다. 책을 받자마자 금방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책을 손에서 내려놓을 수 없었는데, '의외로' 어려워 살짝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관찰력이 필요한 것이지요. 





"혼자만 다른 그림이 있어요!"


맛보기로 사진 한 장을 올려보았습니다. 혼자만 다른 컵이 보이시나요? 도전 시간은 [2분 45초]로, 비교적 난이도가 있는 퍼즐입니다. 그러나 운이 좋으면 혼자만 다른 친구가 눈에 확 들어오기도 합니다. 쉽게 찾으셨나요?
(정답은 책의 뒷면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어느 책에선가 "인생은 잘 노는 것이다"라는 글귀를 본 적이 있습니다. 한 번 사는 인생 어떤 상황이든지 이왕이면 더 즐겁게 살고 싶은데, '더' 즐겁게 사는 것에도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다른 그림 찾기>에 몰두하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숨어 있는 즐거움을 찾는 놀이 같다고 말입니다. 익숙한 것들은 경멸을 불러온다고 했던가요. 익숙하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감동 없이, 경탄 없이, 감사 없이 흘려보내는 것들이 많은데, <다른 그림 찾기>를 하다 보니 익숙한 것들 속에 숨어 있는 즐거움을 발견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그림 찾기>는 부제처럼 "혼자 해도 재밌고, 둘이 하면 더 재밌는" 놀이 북입니다. 혼자서 여유롭게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는 것도 좋지만, 게임은 언제나 함께할 때 더 신이 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으로 "다른 그림"을 누가 더 빨리 찾나 게임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그림 찾기>와 같은 나만의 취미생활, 소소한 즐거움을 통해 오늘도 오늘 분량의 즐거움을 충분히 누리려 합니다. 다른 분들도 <다른 그림 찾기>처럼 익숙해서 그냥 흘려보내는 것들 속에 숨어 있는 즐거움을 찾아내는 그런 하루를 보낼 수 있기를, 응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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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만점 두뇌계발 스도쿠 퍼즐 1 : 초급/중급 (스프링북) - 추리력.사고력.논리력.집중력 향상 숫자 퍼즐 게임 재미만점 두뇌계발 스도쿠 퍼즐 1
베이직콘텐츠연구소 지음 / 베이직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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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력, 사고력, 논리력, 집중력 향상 숫자 퍼즐 게임!

스도쿠 퍼즐을 본격적으로 즐기기 시작한 것은 호주에서 돌아온 동생에게 스도쿠 퍼즐 북을 선물 받은 후부터입니다. 짬이 날 때마다 집중하기 좋았고, 어떤 게임들은 한참을 즐기고 나면 아까운 시간을 다 죽였구나 심란하기도 했는데, 스도쿠는 퍼즐을 완성한 후의 뿌듯함이 컸습니다. 문제에 몰입하다 보면 이런저런 걱정과 잡념을 잊을 수 있어서 좋았고, 빈칸에 1부터 9까지 숫자가 반복되지 않게 빈칸을 채워가다 보면 뇌에 신선한 자극을 주었다는 느낌도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선물 받은 퍼즐 북을 다 풀고 나서 '앱'으로 스도쿠 퍼즐을 즐기니 문제가 생겼습니다. 눈에 띄게 시력이 나빠졌던 것입니다. 스도쿠 퍼즐은 역시 연필과 지우개를 들고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즐겨야 제맛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베이직북스에서 출간한 <재미만점 두뇌계발 스도쿠 퍼즐>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것은 스프링 노트로 만들어졌다는 점이었습니다. 전철이나 벤치에 앉아서도 간단하게 접어서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부드러우면서도 짱짱한 종이 재질도 마음에 듭니다. 동생에서 호주에서 구매한 스도쿠 퍼즐 북은 지우개로 지울 때마다 종이 보풀이 일어서 많이 불편했기 때문입니다. 양면으로 퍼즐이 인쇄되어 있는데, 메모를 하고 지우는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종이가 찢어지는 경우도 잦았습니다. 

<재미만점 두뇌계발 스도쿠 퍼즐>은 초급과 중급, 고급과 특급, 이렇게 2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가 만나 본 책은 1권으로, 초급과 중급 300문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저에게 초급과 중급 문제는 쉬운 편이었습니다. 초급과 중급으로 충분히 두뇌 워밍업을 하고 고급과 특급 퍼즐에도 도전해보려 합니다. 

스트레스가 많고 바쁜 생활에 쫓기다 보니,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나만의 취미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집니다. 스도쿠 퍼즐은 따로 시간을 낼 필요도 없고, 즐기기 위해 비용이 많이 들지도 않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즐길 수 있고, 스트레스 없이 몰입의 즐거움 누릴 수 있습니다.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면서도 두뇌를 계발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스마트한 세상에 오히려 뇌는 혹사당하기만 하고 점점 더 퇴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은데, 이런 느낌에 시달리는 분들에게 특별한 취미로 스도쿠 퍼즐을 추천해드립니다. 단순한 재미를 넘어 희열을 선물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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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오트버그의 관계 훈련 - 조금 다른 너와 내가 함께 살아가기
존 오트버그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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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이 안에는 사랑으로 채워지길 기다리는 '감정 탱크'가 있다"(로스 캠벨, 43).

어떤 시인은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뜨겁게 사랑하라고 노래했지만, 그렇게 상처가 두려워 사랑 앞에서 뒤로 물러나는 일이 없도록 하자고 우리를 격려했지만, 오늘도 패잔병처럼 웅크린 채 잠자리에 누워 하루 종일 관계 속에서 받았던 상처들을 꼽씹고 있는 제 모습을 봅니다. 이해하기에 지치고, 이해를 구하기에 지쳐갈 때 쯤이면, 한 번도 사랑해본 적 없는 사람처럼 모든 관계로부터 도망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심지어 신앙공동체 안에서도 다 때려쳐 버리자 싶을 때가 있습니다. 아니 오히려 신앙공동체이기 때문에 더 신물이 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혼자만의 눈물을 삼키면서도, 상처로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누군가와 관계 맺기를 포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친밀함 없이는 생존할 수 없다"(88)는 것을 본능적으로 아는 것입니다. 

전 오트버그의 <관계훈련>은 친밀함을 갈망하지만 관계로 힘들어하는 모든 이들에게 친밀함의 본질을 일깨우며,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연습을 하게 하며, 친밀함의 근원으로 우리를 초대하는 책입니다. 나의 친밀함의 지수는 어느 정도인지 나의 현재 상태를 체크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친밀함과 융합의 차이, 친밀함과 사랑의 차이, 애착을 위한 분리와 연합 등을 설명함으로 진정한 친밀함이란 무엇인지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 책을 통해 가장 큰 도움을 받은 것이 있다면, 우리를 친밀함 가운데로 초대하는 무수한 초대의 신호들을 더 잘 감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다시는 아버지에게 전화하지 않겠어"와 같은 표현들도 친밀함으로의 초대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지 가슴 아픈 초대일 뿐이라는 것이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입니다. 이 책을 읽은 뒤, 관계를 깨뜨리는 부정적인 신호라고 생각했던 표현들이 사실은 친밀함을 갈망한다는 가슴 아픈 초대라는 사실에 눈 뜨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전보다 훨씬 초대의 신호를 더 잘 알아보게 되었고, 부정적인 신호에도 훨씬 부드러운 마음으로 반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제가 경험하는 가장 놀라운 변화입니다. 또한 이전보다 더 열심으로 나의 경험들을 의미 있게 공유하고자 시간을 투자하며 관계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이 책을 읽은 효과, 즉 <관계훈련>의 놀라운 효과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 자주 우리 주님과의 더 깊은 친밀함을 갈망하게 되었다는 것이 이 책을 읽은 가장 큰 기쁨입니다. 

이 책이 우리에게 약속하는 놀라운 사실은 "한번 초대에 응하면 계속해서 또 다른 초대가 날아온다는 것"(103)입니다. <관계훈련>은 관계와 친밀함을 풍성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초대의 신호를 더 잘 알아보고 "예"로 반응할 수 있도록 돕는 책입니다. 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자들에게 먼저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과 더 친밀해지기를 원하는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이 땅은 천국으로 가득 차 있고 
모든 평범한 떨기나무는 하나님으로 불붙어 있다.
그러나 보는 사람만 신을 벗는다.
나머지는 주변에 둘러앉아 검은 딸기 열매만 따고 있을 뿐. 

- 엘리자베스 베렛 브라우닝, 106-107.






예수님을 통해 하나님은 거추장스럽고 불편한 육체를 입으셨다.
하나님이 우리가 만질 수 있고, 우리가 포옹할 수 있는 분이 되셨다. 
예수님 안에서 하나님은 "가까울수록 좋지"라고 선포하셨다.
하나님은 왜 그러셨을까?
그냥 멀리서도 얼마든지 우리를 사랑하실 수 있지 않은가. 
얼마든지 우리가 잘되게 해주실 수 있지 않은가.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는 것 이상을 원하셨다.
우리와 친밀해지기를 원하신 것이다.
친밀함의 열쇠는 경험을 나누는 것이다.
하나님은 인간의 경험을 나누기 위해 인간이 되셨다.
하나님은 우리의 경험을 온전히 경험하기 위해 온전한 인간이 되셨다.
친밀해지려면 위험을 무릅쓰고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그래서 하나님은 육신을 입으셨다.
그야말로 친밀함에 전부를 거셨다.

- 존 오트버그의 <관계훈련>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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