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셀프 트래블 - 2019-2020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한혜원.김미정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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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의 모든 것, 도쿄 셀프트래블!

엄마와 첫 일본 여행을 계획하며 당연하다(!)는 듯이 '온천 명소'를 다녀왔습니다. 엄마와 가는 여행이니 그래야 하는 줄 알았고, 엄마가 당연히 좋아하실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여행을 가서 알게 된 사실은 우리 엄마의 여행 취향은 '도시 탐험'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부산 해운대를 가도 저는 한가한 계절이 좋은데, 엄마는 사람반, 물반이라고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시기를 선호하신다는 걸 제가 깜빡했던 것입니다. '일본'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도쿄'를 떠올리는 엄마를 위해 도쿄 여행을 한번 다녀와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도쿄가 매우 매우 복잡한 도시라는 점입니다. 어딜 가나 명소일 것 같고, 어느 집을 골라도 맛집일 것 같은, 그렇게 선택지가 많고 넓은 여행지일수록 코스를 짜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도쿄가 저에게 가르쳐주었습니다.

<도쿄 셀프트래블>은 이런 초보 여행자들의 고민을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가이드북입니다. 일정별, 콘셉트별로 도쿄를 즐길 수 있도록 모델 코스를 제공하고, 구역별로 한 구역씩 어떻게 여행 계획을 짜고 그 지역을 즐길 수 있는지 친절하게 안내해줍니다. <도쿄 셀프트래블>이 제공하는 도쿄 전도와 휴대용 맵북을 활용하면 동선까지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나만의 코스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는데 <도쿄 셀프트래블>을 통해 도쿄를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쉽게 일본의 음식들을 즐길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제가 즐겨 먹는 메뉴 중 하나가 '돈가츠'입니다. "서양 음식인 포크 커틀릿이 일본에 정착하며 태어난 음식이 바로 돈카츠"인데, "카츠는 일본어로 '이긴다는 의미의 카츠와 발음이 같아서 일본 수험생들이 시험 전에 자주 먹는 음식"이라는 설명이 재밌습니다(30).

일본 소설을 즐겨 읽어서 그런지, 가보지도 않은 신주쿠, 시부야, 롯폰기, 긴자, 우에노와 같은 지역 이름이 매우 친숙하고 반갑게 느껴집니다. 도쿄 근교에 있는 요코하마, 하코네도 반갑고요. 신주쿠부터 하루에 한 지역씩 정복(!)하여 가는 여행도 재밌겠고, 아니면 <도쿄 셀프트래블>을 들고 소설 속 그 장소를 찾아가 보는 것도 흥미로운 여행이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사실 <도쿄 셀프트래블>을 보니 도쿄는 어디에 떨어뜨려놔도 그곳이 곧 명소이고, 그곳이 곧 맛집일 것 같아 그냥 시간이 나는대로 발길이 닿는대로 여행을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다니다 보면, "하와이의 3대 햄버거 중 하나로 유명하다는 쿠아아이나의 도쿄 지점 중 하나"를 만날 수도 있고, "단팥빵 하나를 맛보자고 긴 줄이 늘어서 있는 기이한 광경을 목결할 수"도 있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 세계를 현실에 구현해 놓은 미술관"을 만날 수도 있는 곳이 도쿄니까요. 그렇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다시 되새겨보면, <도쿄 셀프트래블>로 도쿄를 미리 공부하고 떠나야 할 필요가 있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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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7일 완성 손글씨
유제이캘리(정유진) 지음 / 진서원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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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손글씨, 책으로 듣는 수업!

제가 일하는 건물에 손글씨를 교정하는 학원이 있습니다. 손글씨에 관심을 갖고 보니 돈을 내고 학원에 다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취미로 예쁜 손글씨를 배우고자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부끄러운 악필을 교정하고자 하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그중에는 타고난 악필(?)도 있지만, 글씨를 써볼 일이 많지 않아 글씨 쓰는 것을 어려워하는 어르신들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왕초보 7일 완성 손글씨>에 관심을 가진 것은 교회 안에서 글씨 쓰는 것을 어려워하는 어르신을 어떻게 도울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왕초보 7일 완성 손글씨>는 '유제이 서체'로 유명한 유제이캘리 선생님의 유제이 손글씨 수업을 책으로 옮겨 놓은 것입니다. "유제이 서체는 꺾임이 없이 깔끔한 직선으로만 이루어져 있어 단정하고 궁서체와는 달리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유제이 서체는 깔끔한 직선으로 한글을 쓰는 특징을 살리면서도 "발랄하고 예쁜 느낌으로 왕초보에게 딱인 글씨체"입니다(6).

그런데 유제이 서체는 반듯한 정자체(?)가 아니기 때문에, 예쁜 손글씨를 배우려는 것이 아니라 악필을 교정하려는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을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놀이하듯 따라 하다 보니 선을 긋는 것 자체가 재미있어지면서 일단 글씨를 쓰는 일이 신중해지고 즐거워졌습니다. 전에는 마음속에 생각한 모양이 있어도 막상 손으로 쓰면 이상하게 마음과 다른 모양이 되곤 했습니다. 그런데 <왕초보 7일 완성 손글씨>로 연습을 해보니 선을 그을 때 '자제'? '절제'? 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글씨 균형이 많이 좋아졌다고 할까요? ^^ 손글씨 속성 교정 교재로 강력 추천합니다!

유제이캘리가 추천하는 펜이 따로 있습니다. 초보자가 쓰기 가장 좋은 펜은 '지그 캘리그라피펜'이라고 하는데 아직 구입하지 못해서 저는 일단 네임펜으로 연습해보고 있습니다. 지그 캘리그라피펜으로 연습을 하면 글씨가 금방 좋아진다고 하니 꼭 구입을 해서 연습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왕초보 7일 완성 손글씨>는 그런 것에 얽매이지 않고도 스트레스 없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교재입니다. 집중해서 연습을 하면 몰입의 즐거움이 있고, 그냥 심심할 때 한 페이지씩 펴서 따라 써봐도 재밌습니다. 사실 손글씨를 쓸 일이 별로 없는 데도 글씨가 자꾸 쓰고 싶어지는 마법이 일어납니다. <왕초보 7일 완성 손글씨>는 단순히 악필을 교정하는 책이 아닙니다. 전문 캘리를 연습하는 부담스러운 책도 아닙니다. 개성 있고 예쁜 손글씨를 연습할 수 있는 놀이 북 같은 교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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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왕 공룡 랭킹 슈퍼 대백과 과학 학습 도감 최강왕 시리즈 9
히라야마 렌 감수 / 글송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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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최강자는 누구인가?

인기 공룡, 최강 공룡, 거대 공룡, 미니 공룡, 스피드 공룡, 지능 공룡, 물어뜯기 공룡, 뿔 공룡, 발톱 공룡, 엄니 공룡, 꼬리 공룡, 볏 공룡, 부리 공룡, 박치기 공룡, 갑옷 공룡, 깃털 공룡, 최강 하늘 생물, 최강 바다 생물, 공룡 외 생물, 고생대 괴강 생물, 신생대 최강 생물, 주제별로 랭킹을 가려본다면 진정한 최강자는 누구일까요?

저는 책의 차례를 보자마자, 인기 공룡, 물어뜯기 공룡, 박치기 공룡, 깃털 공룡 랭킹이 가장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잠깐만 깃털 공룡이라고요? 깃털을 가진 공룡이 있다는 말인가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이라, 가장 먼저 깃털 공룡 랭킹을 찾아보았습니다. 과연 깃털을 가진 공룡이 있었더라고요. 깃털 공룡 랭킹 1위는 '날개를 가진 공중 레이서' 미크로랍토르입니다. 앞다리와 뒷다리는 물론, 꼬리까지 온 몸에 빳빳한 깃털이 달려 있는 미크로랍토르는 '작은 악탈자'라는 학명을 가진 '새'와 닮은 공룡이었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랭킹 2위 '유티라누스', 랭킹 3위 '에오시놉테릭스'였습니다. 동물의 털에 가까운 깃털이 난 공룡을 처음 보았기 때문입니다. <최강왕 공룡 랭킹 슈퍼 대박과>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왜 그동안 깃털 공룡의 존재를 몰랐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깃털 공룡은 "연구자들이 화석을 보고 상상한 것"이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도마뱀이나 악어를 참고했기 때문에 공룡의 몸은 비닐로 덮여 있다고 상상했다. 하지만 1996년에 중국 랴오닝성에서 깃털 흔적이 있는 화석을 발견하면서 현재는 다양한 공룡이 새처럼 깃털로 덮여 있었을 거라고 추측하게 되었다"(14).

인기 공룡 1위는 티라노사우루스입니다. 티라노사우루스는 물어뜯기 공룡 랭킹도 1위이고, 화려한 외모와 특별한 무기로 파워나 공격면에서도 최강인 최강 공룡 1위이기도 합니다. 역시 공룡은 강한 것이 매력인가 봅니다. 여러 모로 최강인 티라노사우루스가 가장 인기 공룡인 것을 보면 말입니다.

<최강왕 공룡 랭킹 슈퍼 대백과>는 이렇게 랭킹 대결을 통해 아이들이 공룡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도록 구성된 책입니다. 분야별 랭킹 대결을 통해 공룡을 만나니, 그동안 이름이 어려워서인지 생각만큼 금방 친해지지 못했던 공룡들과 많이 친해진 느낌이 듭니다. 공룡의 모습과 능력치 들이 인간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을 보면, 역으로 인간의 상상력이 재구성된 공룡의 모습 안에 많이 투영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최강왕 공룡 랭킹 슈퍼 대백과>는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면 정말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책입니다.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공룡 친구와 더 친해지고 공룡에 관한 지식을 뽑낼 것을 생각하니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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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다! 포토샵 & 일러스트레이터 CC 2019 된다! 업무 능력 향상 200%
박길현.이연화 지음 / 이지스퍼블리싱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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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초보 8일 완성 입문서, 된다! 포토샵 & 일러스트레이터

교회 사역을 하다 보면, 주보에서부터 행사 현수막, 배너, 초대장, 그리고 전도지, 프로그램 전단지, 교회학교 어린이 이름표 등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를 활용해서 해야 일이 많습니다. 전문 디자인 업체에 맡기기에는 비용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비효율적이라 독학으로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개척교회 상황이라 더듬더듬하더라도 독학으로 혼자 해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실질적인 스킬을 쌓는 것보다 더 우선해야 할 일은 좋은 교재를 찾는 것입니다. 독학은 좋은 교재를 찾는 싸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된다! 포토샵 & 일러스트레이터>는 지금까지 본 교재 중에 활용도가 가장 높고, 초보 입장에서 굉장히 유용한 교재였습니다.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트를 기본부터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교재는 기초가 탄탄하게 쌓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과정이 지루하고 지난합니다. 가장 단순한 작업 하나를 하기 위해서도 굉장히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지루한 싸움을 해야 한다고나 할까요. 차근히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는 데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급한 일이 있을 땐 아무리 두꺼운 책을 가지고 있어도 초보들은 참고하여 활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된다! 포토샵 & 일러스트레이터>는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와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속성 과외 같은 교재입니다. 전체적인 개념을 다 이해하기 못해도 당장 필요한 결과물들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공부 시간은 절약하되, 원하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기능은 확실하게 익힐 수 있도록 해주면서 말입니다. 예를 들어, 명함을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지 싶을 때는 명함 만들기 부분만 따로 봐도 바로 실전에 응용 가능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트가 많이 활용되는 트렌드를 분석하여 독학자의 필요를 제대로 저격하고 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입니다. 포토샵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사진 보정부터 블로그 꾸미기, 카드 뉴스, 배너, 이벤트 페이지 만들기는 물론 일러스트레이터를 활용한 로고, 명함, 스티커, 라벨, 포스터, 청첩장, 초보운전 스티커까지 작품 세계가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활용도가 아주 높습니다. 그러면서도 초보들이 놓치기 쉬운 고급 기술(정보)도 꼼꼼하게 챙겨주고 있어 퀄리티도 챙길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대박 조짐이 보이는 교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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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만나다
모리 에토 지음, 김난주 옮김 / 무소의뿔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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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세월도 있다. 사람은 산 시간만큼 과거에서 반드시 멀어지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흘러야 비로소 돌아갈 수 있는 장소도 있다. 맞닿은 손끝의 따스한 열기를 느끼면서 그렇게 생각했다"(매듭, 155).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것이 인생이라고 했던가요.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는 것, 누구나 당연하게 알고 있을 것만 같은 이 사실이 회한으로 사무쳐 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헤어지고 난 후에야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그 인연이 나에게 정말 소중했음을 깨닫게 된다든지, 다시 만나지 못하게 된 후에야 뒤늦게 그 사람의 진심 혹은 나의 진심을 깨닫고 후회하게 되는 순간이지요.

그런데 모리 에토의 최신작 <다시, 만나다>는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다는 이 단순한 공식(사고)을 살짝 비틀어 인생이 경험하는 만남과 헤어짐은 그보다 훨씬 다이내믹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작가는 이러한 사실을 "나이를 먹는다는 건 같은 사람을 몇 번이든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다시, 만나다, 39)라는 한 줄 문장으로 풀어냅니다. 여기서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말 그대로 단순히 늙어가거나 시간(세월)이 흘러가는 것뿐 아니라, 죽음 저 이후의 생(生)까지 확대됩니다.

"지난 8개월 동안 아무리 회한에 찬 밤을 지냈어도, 폭주하는 외로움에 통곡하는 때가 있었어도, 아침에 눈을 뜨면 언제나 떠오르는 것은 아야의 웃는 얼굴이었다. 나와 교스케 옆에서 깔깔거리고 웃던 엄마이자 아내의 모습이었다"(파란 하늘, 244).

총 6편의 단편을 담고 있는데, <다시, 만나다>는 단순히 일 때문에 인연을 맺게 된 일러스트 작가와 편집자가 우연히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서로의 인생(변화)을 지켜보는 증인이 되는 이야기입니다. <순무와 셀러리와 다시마 샐러드>는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던 한 여인이 혼잡한 길거리에서 누군가와 부딪혀 넘어진 단순한 사고 때문에 우연히 백화점 지하에 들렀다가 '순무와 셀러리와 다시마 샐러드'를 사온 날의 이야기입니다. 가볍게 사온 반찬거리 하나 때문에 백화점 직원과 한참 실랑이를 벌인 후, 자신이 오늘 살인범과 부딪혀 넘어졌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모두가 평온한 일상을 연기하고 있지만, 인연과 인연이 얽히고 설키며 운수 나쁜 날이라고 운수 좋은 날이라고 할 수 없는 위태로운 일상이 그려집니다. <마마>는 어렸을 때 돌아가신 '마마'가 남편과 아내의 기억 속에서 새롭게 부활하는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입니다. 만남과 헤어짐은 누군가의 기억(상상) 속에서 누군가의 기억 속으로 공유될 수 있는 것일까요?

<매듭>은 초등학교 때 풀어내지 못한 어두운 기억을 다시 만난 반상회에서 풀어내는 이야기입니다. 그때의 그 꼬맹이들은 15년이 지난 후에야 다시 만나 비로소 서로의 진심을 알게 되고, 과거로부터 해방됩니다. <꼬리등>은 이 생에서 저 생으로 만남과 헤어짐, 다시 만남을 반복하는 어떤 인연을 보여줍니다.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다시 만남은 그렇게 초월적입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같은 사람을 몇 번이든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이고, 그것이 이 생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파란 하늘>은 아내를 잃고 자책으로 괴로워하던 남자가 큰 사고를 당할 뻔한 현장에서 죽은 아내가 자신과 아들을 구해주었음을 깨닫고 자책에서 벗어나 새로운 빛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그것은 실제였을까요? 환영이었을까요?

"거미집처럼 금이 좍좍 간 눈부신 파랑.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을 만큼 망가진 것, 소실된 것은 두 번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이킬 수 없지만, 저 균열들 사이로 빛을 찾으며 살아갈 수는 있을지도 모른다"(파란 하늘, 245).

만남과 헤어짐, 다시 만나고 또 헤어짐을 반복하는 6편의 이야기는 그것이 가벼운 만남이든, 중요한 만남이든, 우연한 만남이든, 한 번 이어진 인연은 헤어졌다고 끊어지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헤어짐이 꼭 아프고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도 더불어 말입니다. 그것을 깨달을 때 우리는 누군가와의 만남을 두려워하지 않고 마음을 열 수 있을 것입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까라는 속담도 있듯이, 헤어짐이 두려워 만남을 거부하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지요. <다시, 만나다>는 잔잔한 이야기 속에 따스한 위로와 뜨거운 열정과 아름다운 슬픔이 녹아 있는 책입니다. 마치 평범해 보이지만 격렬한 우리 인생과 닮았다고나 할까요. 이야기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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