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클루스 제2권 - 모차르트의 악보 39 클루스 2
고든 코먼 지음, 김양미 옮김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39개의 단서를 찾아라! 
"어떤 공식에 모든 걸 끼워 맞추면 된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제작사인 드림웍스가 영화화하기로 결정한 원작이라는 것만으로도 주목받기 충분한 책이다. 총10권의 시리즈로 기획된 <39 클루스>는 "릭 리이어던이 전체 구성과 1권을 쓰고, 6명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나머지 아홉 권을 나누어 쓴다." 2권 <모차르트의 악보>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두루 인정받고 있다는 ’고든 코먼’이라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집필했다. 


그레이스 할머니는 위대한 가문의 일원끼리 서로를 물어뜯게 만드는 
이런 시합을 왜 제안한 것일까?


1권에서는 책과 도서관을 좋아하는 에이미의 지혜가 빛을 발했다면, 2권에서는 모험심이 강한 댄의 활약이 돋보인다. 볼 일 없는 아이들이었던 에이미와 댄은 갑자기 전 세계를 변화시킬 기회를 얻게 되었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경쟁자들 때문에 이 시합은 매우 위험한 여행이다. 우승을 하게 되면 세상을 지배하는 힘을 얻게 되는 시합이니 만큼 목숨까지 걸지 않으면 절대 계속할 수 없는 위험한 모험이다. 그러나 에이미와 댄은 어떤 어려움과 위험 속에서도 결코 이 여행을 포기할 수 없다. 그런데 그레이스 할머니는 위대한 가문의 일원끼리, 즉 친척끼리 서로를 물어뜯게 만드는 이런 시합을 왜 제안한 것일까?


단서를 좇아 역사적인 위인들의 삶을 탐구하는 대모험, 
전 세계를 넘나드는 보물찾기는 계속된다.

일종의 보물찾기라 할 수 있는 이 시합은, 서른아홉 개의 단서를 좇아 전 세계와 바다와 대륙을 두루 돌아다니며 펼쳐지는 ’대’ 모험이다. 에이미와 댄은 그레이스 할머니의 죽음으로 완벽한 고아가 되었지만, 자신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가문의 일원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신들을 돌보지 않는 보호자에게 맡겨져 수없이 바뀐 오페어 보모들의 손에서 자란 두 아이에게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이제 그들은 진실을 알았다. 그들은 벤저민 프랭클린,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를 비롯하여 많은 천재와 개혁을 꿈꾸는 이상주의자, 그리고 세계적인 지도자들이 그들의 친척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13).

에미니와 댄은 세계 곳곳에 숨겨진 가문의 힘의 근원을 찾아 모험을 계속 할 때마다, 세계적인 위인들이 모두 자신들과 친척이라는 사실에 거듭 놀라게 된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카일 가문의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두 번째 단서를 열어줄 열쇠, 
모차르트의 악보를 들고 빈으로 향하다.

첫 번째 여행의 단서는 벤저민 플랭클린이었고, 이제 두 번째 단서가 되어줄 모차르트의 악보를 가지고 오스트리아 빈으로 향한다. 모차르트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음악을 작곡했던 ’빈’에 그 답이 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한 팀이 되어 모차르트의 삶을 추척하는 에이미와 댄, 그리고 그들의 오페어 보모인 넬리는 위험천만한 여행을 하며, 모차르트의 누나였던 ’난네를의 일기’에 결정적인 단서가 숨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에미이와 댄은 남동생이었던 모차르트만큼 대단한 천재였고 훌률한 음악가였지만,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유명해지지 못하고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난네를의 일기’를 추척한다. 그리고 그녀의 일기장에서 세 장의 일기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드러나는 가문의 실체와 두 번째 단서!

에이미 일행은 카일 가문의 각 분파들에게 특별한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루시안 파의 유명 인사들은 대부분 세계적인 지도자, 위대한 장군, 비밀 요원, 그리고 스파이들이었어. 이런 사람들은 어떤 능력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을까? 전략, 기획 아마 그게 루시안 파의 재능일 거야!"(162). 그리고 야누스 파 사람들은 예술적인 재능을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모차르트와 같은 위대한 음악가들, 렘브란트와 피카소, 그리고 대 스타인 조나 위자드까지 야뉴스 파에 속한 예술가들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레이스 할머니는 에이미와 댄이 어느 가문에 속했는지 말해주지 않았다. 에이미와 댄은 과연 어느 분파에 속해 있을까?

사라진 나네를의 세 장의 일기장은 마리 앙투아네트도 그들과 친척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려 준다. 그리고 그들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름 옆에 그레이스 할머니가 남긴 단서를 발견한다. 첫 번째 단서는 이것이다. 

"그녀의 삶을 앗아간 단어에서 음악을 뺀다"(227).

독자는 단서를 풀어가는 에미니 일행을 통해 벤저민 플랭클린과 만나고, 모차르트의 삶을 추적하고, 역사에 묻힌 천재 음악가 ’난네를’의 존재를 알게 된 것처럼, 마리 앙투아네트와 관련된 유명한 일화까지 덤으로 알게 된다. 이것이 <39 클루스>의 모험에 숨겨진 매력이다. 그녀, 즉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을 앗아간 단어는 바로 ’케이크’이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가장 유명한 일화는 이거야. 누군가가 그녀에게 농부들이 빵이 없어서 폭동을 일으켰다고 말해주자 그녀는 이렇게 말했대. ’그럼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228).  

에이미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이 말이 부자들이 가난한 사람들의 어려운 상황을 전혀 모른다는 것의 상징이 되었고,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는 데 한 가지 요인이 되었음을 댄에게 알려준다. 결국 프랑스 혁명 때, 마리앙투와네트는 기요틴(단두대)에서 처형되었다.


시합의 우승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진 에미니와 댄, 
다음 단서를 찾아 일본의 도쿄로 향하다.

첫 번째 여행에서 찾아낸 단서는 ’솔루트’라는 성분이었다. 에이미와 댄 일행은 두 번째 여행을 통해 또다른 단서를 찾아낸다. 그들은 이 시합을 풀어갈 중요한 열쇠를 깨닫는다. "이 시합은 어떤 공식에 모든 걸 끼워 맞추면 되는 거야"(252). 또 하나, 시합의 우승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진 에이미와 댄은 모험을 통해 "우리가 정말 어떤 아이들인지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어!’(252)라고 고백한다. 

에미와 댄, 그리고 넬은 세 번째 단서를 찾아 일본의 도쿄로 향한다.

과연, 이 시합의 승자를 누가 될 것인가?
"카브라 남매에게는 돈이 있었다. 홀트 가족에겐 근육이 있었다. 이리나에게는 교활한 술책과 특수 훈련이 있었다. 앨리스테어에게는 경험에서 오는 노련함이 있었고, 조나에게는 명성이 있었다. 에이미와 댄 카일에게는 지혜말고는 별 다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들만이 두 번째 단서의 뚜껑을 열었다."(256). 


추격은 계속된다.

<39 클루스>는 네 개의 분파로 이루어진 카일 가문의 비밀과 힘의 근원을 추적하는 ’미스터리’와 단서를 먼저 차지하기 위해 쫓고 쫓기는 숨막히는 혈전이 거듭되는 ’액션’, 그리고 별 볼 일 없는 꼬마인 에이미와 댄이 용감한 도전을 계속하며 서로 협력하여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성장 소설’의 미덕을 두루 갖추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전 세계를 넘나들며 역사적 위인들의 삶을 추적하는 대모험은 <39 클루스>만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위인의 삶이 살아 숨쉬는 역사적인 장소에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추격과 모험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유적지를 답사하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오락성 모험소설이면서, 위인전을 방불케 하는 학습효과도 뛰어나다는 점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소설이다. 

(’앨리스테어 오’ 삼촌은 한국 사람인데, 전 세계에 숨겨진 힘의 근원을 찾아가는 에이미와 댄, 그들이 단서를 찾아 우리나라에도 올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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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불꼬불 한자 쉽게 끝내기 - 개정증보판
이래현 지음 / 키출판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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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스토리(뜻)와 이미지로 익히다.


중학교 2학년 때, 우리반 담임선생님은 작곡을 전공하신 음악 선생님이셨다. 그런데 선생님은 매일 아침 자습 시간에 우리반 학생들에게 특이한 미션을 주셨다. 매일 아침마다 한자 10개씩을 외우도록 한 것이다. 영어 단어도 아니고, 중요 과목도 아닌 ’한자’를 외우라니! 우리는 납득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당시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치루었던 ’연합고사’에는 한문이 겨우 4문제밖에 출제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의고사를 풀 때에도 한문 문제는 그냥 찍는 친구들이 많았다. ’포기’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만큼 배점도 낮은 과목인데, 황금같은 아침 시간에 강제적으로 ’한자’를 외우도록 하는 것은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담임선생님은 매일 시험까지 보셨다! 

결코 현명한 입시전략이라고 할 수 없고, 소문을 들으신 한문 담당 선생님도 의아하게 생각할 정도로 엉뚱한 공부였지만, 우리는 담임선생님의 특별한 지시이니 따를 수밖에 없었다. 매일 그렇게 습관처럼 한자를 외우던 우리 반에 기적이 일어났다. 중간고사에서 한문 과목의 학급 평균이 96점을 기록한 것이다! 한문 선생님은 다른 반들과 평균 차이가 너무 심하게 난다는 이유로 우리반 반평균을 깎기 위해(!) 말도 안 되게 엄격한 기준으로 주관식 문제를 다시 채점하기도 하셨다. 

지금 다시 그 담임 선생님을 만난다면 어떤 의도로 우리에게 한자 공부를 시키셨는지 여쭤보고 싶다. 선생님께서 직접 그 뜻을 밝혀주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단지 우리가 깨달은 것이 있다면, 죽어라고 해도 안 되는 과목이 있었지만 한문 공부는 ’암기’만으로 눈에 띄는 실력 향상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이다. 포기했던 과목이고 겨우 4문제가 출제되었지만, 우리는 그 4문제에서 만점을 받을 때마다 어떤 성취감과 특별한 기쁨을 맛보며 적어도 ’한자’에 대해서 만큼은 자신감을 가졌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은 것은, 그 해 1년 동안 반 강제적으로 외운 한자 실력으로 내가 평생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솔직히 중학교 3학년이 되고,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후로 한자를 따로 공부할 시간이 없었다. 국어 과목에서 필요한 한자를 외워야 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미 중학교 2학년 때 익힌 실력이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최근 들어 다시 한자 공부의 필요를 느끼고 있다. 어렸을 때 암기한 한자를 많이 잊어버리기도 했고, 주로 어른들께 명함을 받았을 때 읽지 못하는 한자가 더러 있어 당황한 경험이 몇 번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끔 모르는 한자를 찾아보려 할 때, 부수를 몰라 <옥편>을 갖고도 한참을 헤매는(!) 경우도 잦다. 

중국어를 공부하시는 아버지와 한자능력검정시험 1급을 목표로 하고 있는 동생 덕분에 우리집에는 한자 관련 학습 교재가 꽤 많은 편이다. 그런데 주로 문제지 위주의 교재라서 한자를 익힐 교본을 찾고 있었다. 옥편을 펴놓고 무작정 암기를 해보려는 무모한(!) 시도도 해봤지만 금방 지루해졌다.

<꼬불꼬불 한자 쉽게 끝내기>는 그런 내게 안성맞춤인 교재이다. 그림과 글자를 연관시킨 한자설명이 스토리와 함께 머리에 이미지로 남기 때문에 암기 효과가 정말 탁월하다. 예를 들면, "쌀(米)을 헤아려(量) 확인해 놓은 양식"이라는 설명으로 "양식 량(糧)"를 익힌다. 설명과 연관된 그림이 한 번 더 시각적인 효과를 준다. 설명 자체가 하도 탁월해서 재밌게 읽으면서 한자의 형성 원리도 깨우치고, 뜻도 이해하고, 뜻 글자인 한자의 매력에 더욱 빠져들게 된다.

저자는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공부의 신>에서처럼 이 책을 활용하여 한자를 쉽게 익힐 수 있는 비법을 전수해주는데, 정리를 하면 이렇다. 
첫째, 부수 214자의 음과 뜻을 정확히 암기한 다음, 한자 공부에 들어간다(이 책의 부록에는 부수 214를 한눈에 보며 익힐 수 있는 ’부수 214 연상이미지 브로마이드를 제공하고 있다.)
둘째, 하나 이상의 뜻을 가진 부수를 모두 암기해 두면 한자 학습에 편리하다.
셋째, 연상 작용을 활용하여 암기한다.
뿐만 아니라, ’한자하우스’(www.hanjahouse.co.kr)에 접속하면, <꼬불꼬불 한자 쉽게 끝내기>의 저자 이래현 선생님이 직접 강의한 동영상 강의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고 한다. 

<꼬불꼬불 한자 쉽게 끝내기>는 한자가 만들어진 원리에서부터 부수자(214), 한자(2000)자, 그리고 기출문제 한자어와 각 급수별(8-1급) 고유한자까지 수록하고 있어 한자를 익히며 시험에 대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60만 부를 돌파한 <꼬불꼬불 한자 쉽게 끝내기>의 저력이 느껴진다. 재밌고 알차다.

많이 잊어버린 한자를 다시 암기하고, 가끔 명함을 받을 때 읽지 못하는 한자가 없을 정도의 실력을 갖는 것이 나의 소박한 일차 목표이지만, 욕심을 낸다면 간혹 한자를 읽지 못하는 동료나 후배들에게 막힘 없이 한자를 읽고 해석해줄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이면 좋겠다. 한자능력검정시험을 준비하는 분들에게도, 그저 한자를 익히고 싶은 분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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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만나는 영어성경 : 신약편
문단열 지음 / 타임북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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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공부와 성경 묵상을 동시에! 
문단열 선생님의 전공을 제대로 살린 일석삼조의 책!



그 이름 석자만으로도 영어 교육의 권위가 느껴지는 ’문단열’ 선생님이 쓰신 책이다. 내가 문단열 선생님을 더욱 잘(!) 알게 된 것은 몇 해 전, 우리 사회에 학력 파문이 거세게 일었을 때였다. 사회 유명 인사들의 학력 파문은 사회 전반에 그야말로 커다란 파장을 몰고 왔었다. 유명 인사들에 대한 신뢰성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면서, 많은 분야에서 ’거짓’으로 학력을 위조한 인사들이 퇴출되었다. 

그때 ’학력’이 아니라, 오로지 ’실력’으로 승부하고, ’실력’으로 더욱 유명해진 영어 선생님이 바로 ’문단열’ 선생님이다. 한때 영어를 가르칠 내세울 만한 학력을 갖지 못하여 어려움도 겪었다고 들었는데, 문단열 선생님의 정직성이 학력 파문의 여파에서 더욱 빛을 발하면서 오히려 그 때문에 더욱 유명해지고 실력을 인정받게 되는 역전의 계기가 되었다.

많은 실력자들이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짓’ 학력을 내세운 잘못 때문에 퇴출의 쓴 잔을 마셔야 했을 때, 그동안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어려움과 서러움을 겪어오셨던 ’문단열’ 선생님은 그들과 비교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사회의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 나중에 그분이 목사님의 아들이라는 사실까지 덤으로(!) 알게 되면서, 하나님께서 ’문단열’ 선생님을 높여주셨구나 하는 것을 깨닫고 큰 은혜를 맛보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런 ’문단열’ 선생님이 자신의 전공(!)을 100% 살린 책을 내놓았다. 바로 타임북스에서 발간한 <매일 만나는 영어성경>이다. 이 책을 펴내면서 선생님이 ’머리말’에 쓴 글이 인상적이다. 
"어느 학도가 영문과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신학대학원에 가서 목사가 됩니다. 세월이 흐른 뒤, 그의 아들은 신학교에 가지만 결국 영어 선생님이 됩니다"(6).

신앙의 대를 잇는 뭉클한 감동과 함께 문단열 선생님의 삶을 인도하여 오신 하나님의 섭리가 느껴지면서, 이 책 안에 담긴 하나님의 섭리까지 전해져오는 듯하다. 연세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20여 년 간 다양한 곳에서 영어를 가르친 선생님이니 <매일 만나는 영어성경>은 선생님의 전공을 확실히 살린 책이라 할만하다. 더구나 "이제는 천국에 계신 아버지, 문홍지 목사께 이 책을 바칩니다"라는 선생님의 고백은, 이 책을 만들 때 얼마나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했을지 짐작하게 해준다.

내가 만난 <매일 만나는 영어성경>은 <신약편>이다. 문단열 선생님은 이 책이 ’영어 공부’와 ’성경 말씀의 본뜻을 묵상’하는 일석이조, 즉 두 마리 토끼를 잡자는 의도로 기획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그것에 하나의 유익을 더 보태고 싶다. 물론 영성이 성장하는 것도 유익이지만, 바로 성경 말씀이 영어로 쉽게 ’암기’된다는 사실이다! 많은 독자가 공감할 거라 믿는데, 설명을 따라 책을 읽다 보면 한 문장씩 끊어서 <말씀 새기기>를 하는 중에 긴 영어 문장이 쉽게 암기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말 성경과 영어성경을 대조하여 읽을 때, 말씀이 말하고자 하는 그 본래의 뜻에 더욱 정확하고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면,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마 16:24)는 말씀을 영어 성경으로 보면 이렇다. "He must deny himself and take up his cross and follow me"(Matthew 16:24). 여기 ’must’라는 단어 하나가 이 말씀에 담긴 강한 명령의 어조를 더 확실하게 보여준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책이 너무 얇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구약편>에 대한 기대치가 더욱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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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비밀편지 - 국왕의 고뇌와 통치의 기술 키워드 한국문화 2
안대회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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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어찰정치


'정치적'이라고 하면 어쩐지 권모와 술수의 냄새가 난다. 아마도 정치의식보다, 정치권력을 둘러싼 역사적인 암투를 먼저 배우고, 더 많이 들어오고, 직접 지켜보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우리 사회는 존경할 만한 정치인 한 사람이 목마르다. 온 국민이 신뢰할 만한 투명한 정치인 ’한 사람’이 출연해준다면, 흙탕물 같은 정치권을 지켜보며 부글부글 끓고 있는 뜨거운 속이 여름날의 얼음냉수를 마신 듯 시원해질 것 같은데 말이다. 

그런데 요즘 같은 사회 분위기에서 은밀히 여론을 조작하는 정치적인 ’비밀 문건’이 발견되었다고 하면 어떨까? 아마도 그 정치적 정당성을 가늠해보기도 전에 온 나라가 발칵 뒤집히고 말 것이다. '비밀'과 '조작'이라는 단어만으로도 현실 정치가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을 칠 것이고, 정치권의 투명성을 개탄하는 목소리가 들끓으리라. 더구나 최고 통치자가 관련 되어 있다면 그 정치적 파장은 국정을 도탄에 빠뜨릴 엄청난 소용돌이를 몰고 올 것이라 쉽게 예상해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 실제로 역사가 발칵 뒤집힐 만한 '비밀 문건'이 발견되었다. 여러 모로 놀라운,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역사학자들도 경악할 만한 '비밀 문건'이다. 국왕이 직접 작성한 '정치적인 비밀편지’라는 것이 놀랍고, 비밀편지를 쓴 사람이 '정조’라는 것이 놀랍고, 한 나라의 국왕이 4년 동안 한 사람에게만 350여 통의 편지를 썼다는 것이 놀랍고, 그 수신자가 '정조 독살설'에서 범인으로 지목되는 '심환지'(!)라는 것이 놀랍고, 민감한 정치적 사안이 담겨 있어 국왕이 없애라고 거듭 명령한 문건인데도 고스란히 보존되었다는 것이 놀랍고, 그것이 이제야 세상에 공개되었다는 것이 놀랍니다!

문학동네에서 펴낸 <정조의 비밀편지>는 '정조의 비밀편지'를 정밀하게 분석한 한 편의 논문으로 읽힌다. 그만큼 학술적인 가치가 돋보이는 책이다. 정조의 어찰이 세상에 공개되는 과정에서부터 역대 국왕의 어찰문화, 정치가 정조의 막후정치의 실상, 편지에 드러나 정조의 인간적인 면모, 그리고 <어찰첩>의 체계적인 문서 비평에 이르기까지 면밀하게 분석했다. 정설로 굳어진 역사적 사실은 물론, 신뢰할 만한 학자들이 주장하는 연구 가설까지 반박하는 탄탄한 고증과 학술적인 해석이 이 책에 대한 신뢰도를 높인다. 이 책은 정조 역사는 물론, 문학과 서예, 궁정문화와 생활사 같은 분야에서도 권위 있는 필독서가 되리라 확신한다.  

무엇보다 '정조의 비밀편지'는 정조의 정치 스타일과 리더십, 그리고 문학적인 자질과 인간적인 면모까지 보여주는 매우 사적이면서도 공적인 정치 행위를 담은 소중한 역사 사료이다. <정조의 비밀편지>는 '없애려' 했던 비밀편지의 존재를 통해 막후정치의 실상을 드러내고 여론 조작 혐의까지 증언해주는데도, 독자는 <정조의 비밀편지>를 읽으며 오히려 '정조'가 얼마나 훌륭한 정치가인지를 확인하게 될 것이다.  

첫째로 주목해야 할 사실은 ’어찰정치’라는 정치문화이다. 선조의 비밀편지를 접한 정조가 1794년에 선조의 어찰에 쓴 발문을 보면 비밀편지 왕래의 정치적 의미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군왕은 친밀하지 않으면 신하를 잃는다. 남들보다 현명한 신하를 사사로이 대한 까닭은 사사로이 대하지 않으면 일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성인의 은미(隱微)한 뜻은 온 세상을 진작시키고 뭇 호걸을 일어서게 한다"(39). 군주의 동양적인 미덕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어찰정치는 권모나 술수가 아니라, 정치 철학이 담긴 통치기술의 한 방편이었던 것이다.  

둘째로 놀랍고도 흥미로운 사실은 정조가 매우 정치적인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정조의 어찰을 모은 <어찰첩>은 그가 얼마나 노련한 현실 정치가였는지 잘 보여준다. 관료의 인사문제와 정치현안, 그리고 개인의 신상과 감정에 관한 문제가 주류를 이루는(73) <어찰첩>은 사적이고 은밀한 '편지'이나 본질적으로 정치문건이다. 

놀랍게도 정조의 '어찰정치'는 정보와 여론을 장악하는 정치적 수단이기도 했다. 정조는 치세 후반기에 가까운 신하에게 비밀편지를 많이 보냈는데, 공개적인 논의와는 별도로 비공식적으로 정국현안을 논의하는 사적인 통로로 대신들과 은밀한 대화를 나누었다. 친밀감을 담은 사적인 편지로 신하의 충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공식적인 절차와 비공식적인 절차를 병행함으로써 국정을 장악하고 정보를 신속하게 얻는 방안으로 활용했던 것이다. <정조의 비밀편지>의 저자는 정조가 편지왕래를 통해 궁궐 밖 세상의 정보와 여론을 환히 꿰고 통제했던 것으로 본다.

흥미로운 사실은 '바를 정(正)'를 새겨넣고 싶을 만큼 '성군'의 이미지를 가진 정조가 어찰을 통해 여론을 유리한 방향으로 형성시키고, 상소를 올리거나 중지하도록 '조정'하는(74) 막후정치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조의 비밀편지에는 국왕의 의도대로 상소가 작성되거나 중단되는 정조시대 정치의 특수한 정황이 흔하게 등장한다.

뿐만 아니라, 정조는 어찰이라는 고도의 정치적 소통방법을 고안하여, 신하들을 자기 편으로 바짝 끌어들이고 통제하고 자기 사람으로 활용했다. 특히 적대적인 위치에 있었던 '심환지'를 적극적으로 포섭한 그의 정치적 포용력과 냉철한 리더십은 '탁월함'을 뛰어 넘는 그 무엇이다. 저자의 다음과 같은 분석은 '정치가로서의 정조'의 무서운 면모를 보여준다. "정조는 특별히 노론 벽파의 심환지에게 정국 현안을 처리하면서 적당한 타협이나 부드러운 화합보다는 선명하게 모서리를 드러내어 강경하게 대처할 것을 요구했다. 노론 벽파의 당파적 성격을 그렇게 세워나감으로써 다른 당파를 견제하는 효과를 보려 한 듯하다. 시파와 벽파, 노론과 소론, 남인의 여러 당파가 각축하는 상황에서 노론 벽파의 존재 의의는 원칙에 충실하게 강경한 정치노선을 견지하는 것이라고 본 듯하다. 그처럼 정조는 벽파 신료에게 의리를 강하게 펴고, 소신 있게 자기 당파의 주장을 펼치라고 지속적으로 주문했다"(81). 

셋째로 <정조의 비밀편지>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인간 정조의 매력이 유쾌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정조는 조선시대에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편지를 직접 써서 신하와 왕래했다. 그런데 정치문건이나 비밀편지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편지는 독특한 감동과 흡인력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재밌었던 사실은 정조가 농담과 속담까지 자주 구사하면서 욕설까지 서슴지 않고, 특히 '껄껄'(呵呵)처럼 친근하고 가벼운 표현을 흔히 사용했다는 것이다(88). 요즘 세대들이 많이 사용하는 'ㅋㅋ'나 'ㅎㅎ', ㅋㄷㅋㄷ'의 원조가 아닐까 싶다.    

이 밖에도 "문학과 서예, 궁정문화와 생활사 같은 다양한 측면에서도 조명할 가치가 충분하다"(113) '정조어찰' 만큼이나, <정조의 비밀편지>라는 이 자그마한 책 안에 참으로 놀랍고 흥미로운 사실이 많이도 담겼다. 작지만 '배움'이 알뜰한 책이다. 아마도 '정조의 독살설'을 반박하는 증거가 제시되고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독자가 흥미를 가질 것이다. 나도 '정조의 독살설'을 거의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었으니 말이다.   

'역사'라면 공기관에서 가르쳐주는 지식이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나와 같은 독자의 눈에도 '정조의 비밀편지'가 가진 역사적 가치와 의의가 느껴진다. 공식적인 사료에는 담기지 않은 정조의 사생활은 물론, '은밀하게' 진행된 막후정치의 실체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역사적 실제와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비밀 통로'를 발견한 기분이다. 더구나 국왕이 직접 쓴 편지가 한 두 통도 아니고 세계도 놀랄 만한 수준의 양이 고스란히 보존되었기에, 그것만으로도 정경성이 입증되는 셈이다.   

강제적인 근대화와 열강의 간섭 속에 겨우 자리잡은 우리나라의 민주정치는 상대적으로 정치적 유산이 미약하다. 더구나 일제의 잔재 속에 '우리 역사'는 아직도 바른 뿌리를 곧게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우리 역사가 간직한 매서울 정도로 노련한 정치가와 만나는 일은, 그것도 한심한 당쟁만 일삼았다며 우리를 부끄럽게 했던 그 역사의 한 가운데서 만나는 일은 그야말로 신선하고 유쾌한 충격이었다. <정조의 비밀편지>의 저자도 이 글을 쓰며 많이 감격했던 것이 느껴진다. 어떤 대목은 책의 전반에 걸쳐 반복하여 말하여지기도 한다. 

나는 왜 '키워드 한국문화'라는 주제에 <정조의 비밀편지>가 포함되었을까 생각해보았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뽑아낸 한국문화 키워드는 '어찰정치'이다. 군왕과 신하가 가족과 같은 친밀감으로 팀워크를 이루면서도, 고도로 정밀한 정치적 리더십을 보여주는 정조의 어찰정치는 권모와 술수를 뛰어넘는 '정치'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아마도 내가 우리의 역사적 인물을 통해 '정치의식'을 배운 것은 '정조'가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 그동안 우리 역사가 강조해온 군왕의 덕(德)이 개인의 인품과 관련된 추상적인 개념이었다면, 정조가 보여주는 어찰정치는 구체적인 군왕의 덕(德)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살면서 인생의 '모델'을 갖는 일은 꿈을 키우고, 지향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일 것이다. '어찰정치'라는 독특한 우리 문화가 역사의 비밀에 부쳐지지 않고, 정치적 문화 유산으로 남아준 것이 참으로 다행이다. 뿐만 아니라, 문학적인 수준까지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한 수준의 유산이라는 것이 가슴 벅차다. <정조의 비밀편지>를 시작으로, '정조의 비밀편지'가 각계에서, 여러 각도와 여러 모양으로 재조명되어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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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혼 - 시간을 말하다
크리스토퍼 듀드니 지음, 진우기 옮김 / 예원미디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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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말하다.


꽤나 집중력을 요하는 책이다. 언제가 읽었던 과학자의 책을 읽으며, 시간은 ’없는 것’이라는 설명을 이해하기 위해 했던 노력의 두 배쯤 더 노력을 기울인 것 같다. 그러나 하나씩 끊어 읽을 때는 무엇인가 감이 잡히는 듯 하다가, 통합적으로 이해하려 하면 읽은 것들이 모래처럼 스르르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아무튼 당황스러운 책이다. 긴 사색의 고리가 끊임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어쩌면 통합적인 이해보다 사색의 고리를 하나씩 끊어서 읽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듯하다. 

’찰나에서 영원까지, 시간에 대한 모든 것을 말’하는 저자는 시간의 ’찰나’를 지루하도록 정밀하게 포착하며, ’영원’의 지평까지 탐색한다. 매우 사적인 일상에서 시작되는 작가의 ’시간’ 관찰은 겨울에서 ’봄’으로 서서히 옮겨가는 뜨락에서 시작되어 한 해 동안의 계절을 돌아 다시 눈 내리는 ’겨울’까지 이어진다. 그렇게 관찰된 사소한 에피소드를 ’문’으로 하여, 철학, 예술, 신화를 넘나들며 시간의 본질을 탐구한다. 끝끝내 통합을 이루어내지 못한 내 머릿속에 이 모든 설명들이 ’조각보’처럼 이어져 있다. 


"이것, 이 현재는 어디 있는가? 그것은 우리의 이해 속에 녹아 있고 우리가 접하기도 전에 달아나며, 존재하는 순간 사라지고 만다"(윌리엄 제임스, 39). 
잡으려는 그 순간 이미 달아나버리는 ’시간’처럼 ’시간’ 그 자체가 수수께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가의 해박함이 부러우면서도, "시간의 역설에 빠져들수록 나는 그 본질을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을 더 알게 된다"(39)는 작가의 고백이 위안이 된다.


"하지만 좀 더 엄격한 문자적 의미에서 볼 때 ’현재’라는 시간은 없다. ’지금’은 우리가 작업해야 하는 전부이고 ’지금’은 내가 시간을 접촉하고 그것을 새로이 체험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유일한 지점이다"(38-39).
과거와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관념일 뿐이고, 우리는 오직 ’찰나’를 지나는 ’지금’을 살아갈 뿐이다. 붙잡을 수 없지만 그 ’찰나’를 붙잡아야 한다는 역설이 존재한다.


"우리는 시간을 지도처럼 사용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어디 있었는지 가리킬 수 있고, 또 어디로 갈 것인지 계획할 수 있다. 우리는 시간의 지도 제작사이다"(201).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시간’의 관념은 현재의 삶에 방향을 잡아준다. 


"시간을 좀 더 확보하는 방법, 주변 세상의 속도를 감속시키는 분명한 방식은 우리가 가진 제한된 시간을 더 알차게 쓰는 것이다"(209).

언젠가 한 목사님이 시간을 활용하는 지혜를 말씀하시며, 우리가 아침에는 ’분’과 ’초’를 계산하여 생활한다는 설명을 하신 적이 있다. 대부분 아침에는 지각하지 않기 위해 ’분’을 다투고 ’초’를 다투어 시간을 쪼개 쓴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침보다 여유로운 저녁 시간은 상대적으로 ’낭비’하기 쉽다는 것이다. 그러니 시간을 잘 활용하고 싶으면 향략과 쾌락에 젖기 쉬운 ’밤 문화’가 아닌, ’아침 문화’를 활용해야 한다는 설명이었다.

’시간’에 관한 온갖 사색과 관념과 설명과 이론을 모두 이해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는 시간을 살고 있고, 그 시간에는 끝이 있다는 것이며, 그 시간을 소중하게 써야 한다는 평범한 진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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