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도는 독성 화학물질이나 고엽제를 아무리 살포해도 끄떡도 하지 않았다. 엘니도의 식물들과 공생 세균들은 대다수의 독성물질을 분석해서 스스로의 물질대사를 재프로그래밍하는 방법으로 해당 독을 무해한 물질로 바꿔놓거나, 아예 영양분으로 변화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 P276

그 어떤 두려움도 굶주림을 이길 수는 없다. 그 어떤 인내도 굶주림을 불식할 수는 없다. 굶주림이 있는 곳에서 역겨움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미신이나 신념, 그리고 당신들이 아마 원칙이라고 부르는 것들조차도, 바람에 날리는 겨보다도 못하다. - P282

나는 그가 제2의 조국을 지키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했는지, 또 그가 완성한 후 무단 반출했다는 도구가 무엇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내게는 그럴 권한이 없었기 때문이다. - P285

현재 엘니도의 식물들을 프로그래밍해서 새로운 유전자를 발현시키고, 생물학적 통신망을 활용하는 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적어도 12명은 있는데, 그런 지식이 있다면 자기 영토를 확보하는 건 식은 죽 먹기죠."
" 숲의 정령들을 자유자재로 부리는 은밀하고 주술적인 힘을 가진 것이나 마찬가지겠군요?" - P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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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릿속에는 작고 검은 <보석> 하나가 들어 있고, 그 보석은 거기서 내가 되는 법을 배우고 있다는 얘기를 부모님한테 들은 것은 6살 때의 일이었다. - P241

보석이 떠올리는 생각이 내가 떠올리는 생각과 어긋나는 경우, 교사는 생각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이곳저곳을 수정했고, 보석의 생각이 나와 똑같아지도록 변화시킴으로써 보석 전체를 조금씩 재구축했다.
무슨 이유에서? 내가 더 이상 나일 수 없게 되면, 보석이 나를 대신해 주기 위해서다. - P241

나는 진짜로 나일까, 아니면 내가 되는 법을 배우고 있는 조그만 보석일까. - P242

애당초 ‘나‘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20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인격체가 되어 있는 마당에,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라는 것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 - P256

가능한 해석은 단 하나뿐이었다. 나는 <전환>해 버렸다. 저절로 내 뇌는 아직도 살아 있는데도 보석이 내 몸을 차지한 것이다. 망상하고 있었던 최악의 사태가 모두 현실이 돼버렸다. - P258

아아, 최소한 히스테릭한 웃음이라도 터뜨릴 수 있었다면 얼마나좋았을까. 내가 보석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에.
<교사>가 고장 나서, 더 이상 유기뇌와 나를 동기화시킬 수 없게 됐던 것이다. 나는 갑자기 무력해진 것이 아니었다. - P260

도둑 소굴을 의미하는 엘니도 데 라드로네스 El Nido de Ladrones는 서부 아마존 저지대에 자리 잡은 너비 5만 제곱킬로미터의 타원형에 가까운 지역이었고, 콜롬비아와 페루 국경에 걸쳐 있었다. -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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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는 지옥 따위는 자신과는 상관이 없고 근거도 없는 공갈 협박에 불과하다고 믿고 있는 죄인들에게 자기 죄를 뉘우칠 강력한 세속적인 동기를 제공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의인들 역시 이 반박할 수 없는 하나님의 지원과 칭찬에 고무받고 평소의 다짐을 한층 더 공고히 할 것이기 때문이다. - P181

SVC가 질 점막이나 전립선이나 세정관상피의 세포들을 감염시켰을 경우, 감염된 세포들은 콘돔의 주재료인 각종 고무를 분해하도록 특별히 설계된 몇십 종류의 효소를 제조하고 분비한다. - P190

SVD는 숙주 세포로 하여금 혈관벽 구조 안정화에 필수적인 단백질의 분해를 촉진하는 효소를 강제적으로 분비하도록 한다. 그 결과 SVD에 감염된 환자는 전신에서 대량 출혈을 일으킨다. - P192

신종 전염병의 뉴스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별개의 죽음들로 간주되는 단계를 겨우 벗어나기 시작하고 있었다. 보건 당국에서도 이미 조사에 나섰지만, 모든 데이터를 수집할 여유는 아직 없었으므로 당연히 섣부른 발표에 나서는 것을 주저하고 있었다. 어차피 때는 이미 늦었다. - P197

어딘가의 전염병 학자가 간통자와 동성애자들만 죽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해도, 그 사실은 아직 보도기관까지 전달된 것 같지는 않았다. - P198

넌 자기가 하는 일이 옳다고 정말로 믿고 있는 것 같진 않아. 자기가 한 선택인데도 전혀 확신을 가질 수가 없어서, 단지 네가 옳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려는 일념으로 너와는 다른 선택을 한 사람들 머리 위에 유황과 지옥불을 쏟아부어 줄 하나님을 필요로 했던 거야. - P202

"...마치 액체 질소로 뇌를 꽁꽁 얼린 다음에, 그걸 다시 산산조각낸 느낌이었어!" - P211

대뇌 임플란트 기술은 원래는 비즈니스 종사자나 여행자들에게 즉각적인 외국어 능력을 부여하기 위해 개발되었지만, 판매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던 탓에 결국 어떤 엔터테인먼트 재벌에 인수되었다. - P213

삽입된 임플란트는 뇌 안으로 진입한 다음 나노머신 대군을 방출해서 목적하는 신경계를 찾아내고, 그것들과 결합한 후 미리 정해둔 시간(1시간이든 무한대든 원하는 대로 설정 가능하다) 동안만 활성화됨으로써 목적한 작업을 수행한다. - P224

나는 내가 진심으로 앤더슨을 죽이고 싶어 한다는 유쾌하지 않은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고, 설령 그런 생각이 아무리 혐오스럽다고 해도 나 자신에게 충실하려면 죽이는 수밖에 없었다. 그외의 행동은 위선이고 자기 기만에 지나지 않는다. - P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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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부신 아침 햇살이 쏟아지는 애틀랜타의 거리에서 십여 명의 어린아이들이 놀고 있었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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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나의 양팔을 붙잡고 진정시켰다. "지금부터가 힘들어요. 네트워크가 안정될 때까지는 이런 식의 충동이 솟구치거나 온갖 감정에 사로잡히는 일이 빈번히 일어날 겁니다. 당신은 차분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뭐든 깊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의뇌 덕택에 당신이 익숙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경험할 수 있지만... 그걸 제어하는 건 여전히 당신이니까요." - P106

나는 4,000명의 가상 뇌 제공자들로부터 그들의 최소 공통분모에 해당하는 취향을 물려받는 대신에, 최대한으로 잡다한 미적 감각을 이어받았던 것이다. 수술을 받은 지 벌써 열홀이나 지났지만, 나 자신의 독자적인 제한 인자나 취향은 아예 나타나지 않았다. - P109

두라니는 신중한 어조로 말했다. "당신이 원한다면 의뇌를 완전히 끌 수도 있어요. 수술할 필요는 전혀 없고, 단지 스위치를 끄기만 하면 다시 예전 상태로 돌아갈 거예요." - P111

네트워크는 나를 양성애자로 바꿔놓았다. 나는 일찌감치 내 성욕을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된 가장 마초적인 제공자보다 훨씬 더 낮은 위치에 고정시켜 두었지만, 이성애자인지 양성애자인지를 선택하려고 하자 모든 것이 유동적으로 바뀌어 버렸다. - P123

언제든 머릿속의 버튼 몇 개의 위치를 움직이기만 하면 그런 감정들을 사라져 버릴 수 있게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줄리아에 대한 내 감정이 진짜라고 어떻게 주장할 수 있단 말인가? - P132

결코 바뀌지 않는 일이 하나 있다. 돌연변이를 일으킨 S 중독자가 현실을 뒤섞기 시작하면, 사태를 정상화하기 위해서 그 <소용돌이>속으로 파견되는 사람은 언제나 나다. - P143

개략적으로 말해서 나는 말이 안 될 정도로 불변한 존재이며, 여러 평행세계에 사는 ‘나‘들은 대다수 사람의 경우보다 훨씬 더 서로를 닮았다고 한다. - P143

S는 사용자에게 자기 분신이 살고 있는 어떤 평행세계에서도 해당 분신의 삶을 대리 체험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 쌍방이 대뇌생리학적으로 충분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면, S 사용자는 분신에 대해 기생적인 공명 링크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149

밧줄이 풀리면 다른 세계들로 전이하며 토막 날 가능성 역시 증대하므로, 신속한 행동이 관건이다.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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