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포스터 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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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스포일러가 있으니 스포일러에 민감한 사람은 보지 말 것..

어느날 날아온 유언장 한 장으로 40년 전을 반추하다..

토니 웹스터는 60세가 넘은 이혼한 노인이다. 평범하게 살아 오고 평범하게 이혼하고 평범하게 혼자 살고 있는 노인에게 40년전에 잠깐 사귀었던 여자인 베로니카의 어머니인 사라 포드 부인으로부터 500파운드의 어정쩡한 금액과 함께 학창시절 친구였던 에이드리언 핀의 일기장이 유산으로 남겨진다. 에이드리언은 토니와 사귀었던 베로니카와 사귀겠다고 토니에게 편지를 보낸 후 얼마후 자살한 친구다. 자신에게 남겨진 에이드리언의 일기를 받고 싶었지만 베로니카는 토니에게 일기장을 건네 주지는 않고 일기의 일부분만 복사햐여 보여 준다. 아무리 귀찮게 하고 여러가지 방법을 사용해도 일기를 주지 않는다. 대신 토니가 에이드리언에게 썼던 편지를 역시 복사해서 보여준다. 그리고 한 40대 남성을 보여 주고 그 후에 토니는 40년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게 되고 기억을 더듬게 된다.

지적허세와 함께 사랑에 대해 미흡했던 어린 시절..

토니와 이름을 거론할 필요가 없는 두 친구는 지적 허세가 가득한 친구들이다. 어느날 전학 온 에이드리언이 그들의 패거리에 합류하는데 에이드리언은 허세가 아니라 정말 지적인 친구이다. 토니는 회상하는 내내 토니에 대해서 상당히 선망하는 태도를 취한다. 비록 친구이기는 하지만 한차원 높은 친구.. 데미안같은 느낌이 드는 친구이다. 그들은 사실 무슨 말인지 잘 알지도 못할 말들을 지껄이며 (읽는 나도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마치 지성인인체 한다. 대학에 들어간 후에 토니는 베로니카와 사귀게 되지만 성관계를 맺지 못해서 전전긍긍한다. 그리고 베로니카의 집에 한 차례 방문한 뒤 시덥잖은 이유로 헤어지면서 베로니카와 성관계를 갖게 된다. 후에 캠브리지에 다니던 에이드리언은 베로니카와 만나게 되고 토니에게 약간의 미안한 마음으로 허락을 구하는 듯한 편지를 보내고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토니는 쿨하게 받아들이는 내용의 편지를 쓴다. 그리고 얼마 후 에이드리언은 자살하게 되지만 왜 자살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1부는 조작된 기억의 기록이다..

​이 책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40년 전의 얘기이다. 그리고 2부는 현재의 얘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에서는 2부의 내용을 먼저 적었다. 실제로 이 책은 시간적으로 보면 2부가 시작하는 부분이 제일 먼저이고 포드 부인이 유언장을 받은 후에 1부의 내용을 회상하고 그 회상 이후에 베로니카로부터 에이드리언의 일기장을 받으려고 노력하면서 과거의 일을 알아가는 토니의 모습의 차례로 되어 있다. 시간의 순서를 강조하는 이유는 1부의 내용이 실제 있었던 일이 아니라 회상이기 때문이다.

무려 40년 후에 토니는 유언장 하나로 인해서 과거의 에이드리언과 베로니카에 대해서 회상을 하게 되고 많은 에피소드를 적게 된다. 회상을 하는 시점이 큰 문제가 되는데 무려 40년전의 일들이다. 1부를 보면 학생과 교사의 대화까지 자세하게 묘사를 하고 있다. 과연 그 묘사들이 정확한 것일까? 토니는 자신이 쿨하게 에이드리언과 베로니카의 고나계를 인정하는 편지를 썼다고 기억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그 편지의 내용은 완전히 잘못 기억하고 있었다. 완벽한 저주를 퍼붓는 내용의 편지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억이 불명확한 60대 노인의 40년전 기억이 명확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다시 말해서 1부는 토니의 상상이 만들어낸 기억일 것이라 생각한다.

예를 들자면 정말 에이드리언이 지적인 사람이었을까? 에이드리언은 캠브리지에 ​입학한 수재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다. 우리는 많은 멍청한 사람들이 그저 들입다 공부만 해서 좋은 학교에 가는 예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베로니카와의 일들 역시 어느 하나 정확한 기억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1부의 내용은 순전히 토니의 기억일 뿐이다. 실례로 토니는 그 기억을 어느 누구하고도 비교해서 검증하지 않는다. 친했던 다른 두 친구와도 연락하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1부는 2부의 현실상황에 맞추어서 토니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거의 창장해 낸 과거가 아닐까 생각한다.

역사는 부정확한 기억이 불충분한 문서와 만나는 지점에서 벌어지는 확신이다..​

이 대사는 에이드리언이 역사 교사와 나누는 대화에서 나오는 대사인데 이 책 전체의 주제를 관통하고 있다. 실제로 토니가 베로니카로부터 얻을 수 있는 문서는 에이드리언의 일기의 일부분과 자신이 에이드리언에게 보낸 편지, 그리고 사라 포드 부인의 유언장 뿐이다. 그 세가지의 문서를 가지고 정확하지 않은 기억으로 과거를 재현해 낸다. 하지만 그 기억은 완벽하게 조작이 되어 있었다는 것이 에이드리언에게 보낸 편지에서 밝혀 진다. 작가인 줄리언 반스는 역사에 대해 굉장히 냉소적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작가는 독자에게 '정말 네가 알고 있는 역사가 사실이냐?'고 묻고 있는 것 같다.실제로 이 책을 다 일고 나서도 도대체 에이드리언이 왜 죽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그 일기장에는 무슨 내용이 씌여 있는지, 사라 포드 부인이 도대체 왜 토니에게 미안해 하고 있으며 일기장과 500파운드의 유산을 남겨 놓았는지같은 중요한 내용도 알 수 없다. 그저 추측할 뿐이다.

하지만 위의 물음에 대해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비록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역사가 왜곡이 되어 있을 수도 있고 완전히 잘못 알고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왜곡되고 잘못된 역사라도 지금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이 아닌 역사도 역사이다. 물론 '사실로서의 역사'를 알고 있다면 훨씬 좋겠지만 이미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 그것은 '진실로서의 역사'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 사실을 알아내고 싶어하는 역사가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반드시 사실로서의 역사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제목은 아무리 생각해도 낚시질밖에 안된다..

이 책의 원제는 'The Sense Of an Ending'이다.. '결말의 느낌'이라고 기계적으로 번역할 수 있고 그렇게 번역해도 대충 맞겠지만 뉘앙스상으로는 '마지막에 가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한글 제목인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는 너무 서스펜스 소설의 느낌을 주어 마지막 반전을 강조하는 듯한 느낌이다. 결국은 책을 읽는 내내 마지막 반전만을 추측하면서 읽기 때문에 중간중간에 있는 소설상의 재미를 못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1부와 2부의 구조가 거의 완벽하게 겹쳐지는 느낌이라든지 수업시간에 나누는 대화들이 사실은 2부의 내용이라든지, 중간중간 나오는 꼴같잖은 10대의 허세같은 세세한 부분을 지나치게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다.

다 읽고 나니 베스트셀러였다는 것을 알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읽었을 것 같다. 안 읽은 사람이라면 대체적으로 추천하는데 이 책을 읽을 때는 다른건 몰라도 앞의 수업시간 내용을 잘 기억하면서 읽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나오는 지적인 허세에 해당하는 내용들은 그냥 슬쩍 지나가면서 읽어도 된다. 그냥 그렇구나~정도로 읽어야지 그 뜻을 자세히 새기면서 읽으려고 하면 소설이 너무 지루해져서 읽기 힘들다. 그리고 이 책은 미스터리물이 아니다. 물론 마지막 충격적인 대반전이 있기는 하지만 그 반전은 우리가 추측한 것들이 사실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치이지 반전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그것만 기대하다가는 중간의 중요한 부분을 다 놓칠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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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언브로큰 - 전2권 - 모든 기적은 삶에 있다
로라 힐렌브랜드 지음, 신승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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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히 스포일러가 있으니 내용을 알기 원하지 않는 사람은 읽지 마세요.

 

올림픽 대표선수.. 전쟁포로가 되다..

루이스 잠펠리니는 미국의 최연소 올림픽 국가대표선수였다. 어릴 때는 많이 불량했던 루이스는 육상 중장거리 선수였던 형 피터의 지도와 도움으로 1,500미터 경기에서 미국에서 이후 수십년간 깨어지지 않을 기록을 세우고 전향한지 얼마 되지 않은 5,000미터 경기에서 국가대표로 선발이 되어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 출전한다. 그러나 얼마 후 일본의 공습으로 미국이 태평양 전쟁에 참가하게 되고 폭격기인 B-24에 장교로서 탑승해 폭격주준기를 조종하게 된다. 전쟁에 참가하여 전공을 올리던 루이스는 행방불명된 동료를 찾으러 가던 중 비행기의 이상으로 조종사였던 러셀 앨런 필립스, 병장인 프랜시스 맥나라마와 함께 조난을 당하게 되고 46일간의 악전고투 끝에 일본군의 포로가 되고 포로수용소에서의 850일간의 포로생활을 시작한다.

 

<기관포에 맞아 뚫린 슈퍼맨 호의 측면 구멍으로 들여다 보고 있는 루이스>

 

소설.? 논픽션.?

책보다는 영화에 대한 소식이 먼저 들려 왔다. 안젤리나 졸리가 감독한 동명의 영화가 개봉한다는 얘기며 일본에서 영화의 내용을 문제삼아서 안젤리나 졸리의 입국을 보이콧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도 했다. 대략의 내용은 어떤 건지 미디어를 통해서 알고 있었고 사실 이런 식의 책이나 영화의 플롯 진행이 어떻게 될지는 충분히 예측이 가능했다. 그런데 책을 읽기 시작하는데 뭔가 다른 점이 있다. 책을 읽기 전에는 당연히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인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소설이라기보다는 르포에 가까운 것 같다. 작가인 로라 힐렌브랜드는 이 책을 쓰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인터뷰를 하고 자료를 모았다. 그리고 책 속에서도 취재의 과정을 숨기지 않았다. 책을 읽는 내내 기본적인 스토리에서 벗어나는 취재과정에서의 경험을 함께 적고 있다.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각 권의 말미에는 내용에 상응하는 인터뷰 기록이 적혀 있고 소설책같지 않은 각주도 많이 달려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완전히 논픽션이나 르포라고 할 수 없는 것은 단순히 취재의 내용만을 기록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취재한 내용의 중간중간에 등장인물들의 심리상태나 전혀 정보가 없을 것 같은 내용까지 작가의 상상력으로 살을 붙여 놓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흔히 건조한 문장 때문에 지루해지기 쉬운 르포를 보는 것과는 달리 구성이 좋기 때문에 일반적인 소설을 읽는 것처럼 흡입력도 좋아서 읽는데 지루하지 않다.

 

<예상대로 역시 여자였다. 작가인 로라 힐렌브랜드>​

 

약간 떨어지는 긴장감, 하지만 자세한 묘사는 압권..

​작가에 대한 정보는 전혀 없다. 구태여 찾아 보지도 않았다. 이름을 보니 여자일 것 같고 책의 표지날개를 보니 '시비스킷:신대륙의 전설'이라는 비슷한 소설을 썼던 것 같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같은 내용의 말 이야기 영화 포스터를 본 것 같다. 당연히 이 작가의 책은 처음 읽는다. 기본적으로 구할 수 있는 모든 자료를 취재해서 쓴 책이기 때문에 정말 자세하다. 어떻게 이런 것까지 내용에 들어갈까 하는 내용까지도 들어가 있다. 특히 책 속에 들어 있는 사진들을 보면 주인공인 루이스 잠페리니의 엄청난 수집벽이 이렇게나 자세한 내용을 쓸 수 있었던 바탕이 되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런 자료들을 바탕으로 작가는 루이스의 어린 시절과 육상선수가 되어 올림픽에 나가는 과정, 군에 입대하고 포로가 되어 수용소에서 당했던 일들까지를 잡다한 에피소드까지 자세하게 쓴다. 그렇기 때문에 책을 읽는 내내 이미 60년이 넘게 지난 일들이지만 모든 광경들이 눈에 잡힐 것같이 머리속에서 그려진다.

이렇게 그림을 그리듯 자세한 내용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약간의 단점이기도 한데 너무 자세하기 때문에 스토리를 따라가며 읽는 사람에게는 아무래도 긴장감이 좀 떨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책에 몰입을 하려고 하면 주변의 이야기와 메인 스토리와는 약간 벗어나 보이는 에피소그가 자리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성작가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수용소에서의 인간관계와 심리에 대한 묘사는 굉장히 뛰어난데 반해 올림픽 장면이라든지 전투장면은 조금 긴장감이 떨어지는 면이 있다. 그래서 1권의 초반부 육상선수로 활약하는 장면과 전투장면에서 책 읽는 걸 포기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 2권으로 넘어가면 1권과는 달리 훨씬 몰입해서 읽을 수 있다. 특히 루이스를 집중적으로 괴롭히던 무츠히로 와타나베와 만난 장면부터는 끝까지 쉬지 않고 읽을 정도로 몰입감이 강하다.

 

<조만간 개봉하는 영화 언브로큰, 일본 극우세력이 감독인 안젤리나 졸리를 악마라고 하면서 입국금지까지 요청하고 있는 중이다>

 

영웅으로 만들지 않아 불편하지 않다.

원래부터 유명인사였던 루이스는 ​실종부터 귀환까지 언론의 조명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실화이기 때문에 더욱 기가 막힌 루이스의 경험은 전쟁영웅을 만들어 내기 딱 좋은 소재이다. 하지만 루이스가 포로수용소에서 했던 행동을 보면 영웅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루이스는 온갖 고난을 겪으면서 서서히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파괴당해 가는 경험을 하게 되고 그것을 일부러 멋지게 치장하려고 하지 않는다. 루이스는 폭력에 의해서 정신이 파멸될 지경에 이르고 영웅이라기보다는 일반적인 사람이 행동할 법한 비굴한 행동도 하게 된다. 몇개의 영웅적인 계획을 시도하려고 하긴 하지만 그것은 정의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였다. 후기를 보면 주인공인 루이스가 오히려 자신에 대해서 미화했던 언론의 보도를 바로 잡아 주었다고 했으니 작가로서도 주인공을 영웅적으로 그리는 부담감을 떨쳐 버릴 수 있었을 것 같다.

 

<포로수용소에서 루이스를 괴롭혔던 무츠히토 와타나베. 내 생각에는 끝까지 반성하지 않은 것 같다.>

 

용서하는 것이 정말 최선일까?

책의 마지막을 보면 정말 뜬금없어 보이지만 전쟁에 대한 잊을 수 없는 기억 때문에 폭주하던 루이스는 종교의 힘으로 괴로웠던 기억을 이기게 되고 결국은 자신을 가장 괴롭히던 무츠리호 와타나베까지 용서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게 과연 바람직했었던 것인가는 나로서는 조금 의문이다. 결국 무츠히로 와타나베는 전범중에서도 7번째에 이름이 거명될 정도로 중한 범죄자였지만 2003년까지 부유하게 살고 죽기전까지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반성하지는 않은 것 같다. 그리고 당시 냉전상황에서 선택할 여지가 없었던 미국은 결국 전후 일본을 복구하게 되고 동북아시아의 맹주가 되도록 도와 일본이 독일처럼 철저하게 자기 반성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버렸다. 그 결과 일본은 지금 새로이 극우적인 성향을 나타내며 군사대국으로 가려는 욕망을 감추지 않고 있다. 철저한 응징과 반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같은 시기에 친일파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없이 넘어가서 지금까지 해결되지 못한 문제로 사회분열의 단초를 제공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생각하면 철저한 자기반성이 없는 용서 혹은 소극적인 방치가 결국에는 역사를 바로잡지 못하는 큰 잘못을 제공하는 것 같다. 함부로 죄를 벌하는 것이 잘못이라면 함부로 죄를 용서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말년의 루이스. 빌리 그레이엄의 설교에 감화를 받은 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한 후 사회사업에 힘쓰고 후에 올림픽 성화주자로도 나선다. 2014년 2월에 97세로 사망.>

 

책의 제목이 언브로큰(Unbroken)이다. ​루이스의 정신이 전쟁의 참상 이후에도 부숴지지 않았다는 뜻일테지..

 

책이 참 재미있다. 위에서 쓴 것처럼 초반에는 약간 책장 넘기기 힘들 수 있는데 믿고서 첫 책의 절반 가량을 읽고 나면 그 후는 쭉쭉 읽어 나갈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사람들이라면 당시의 상황에 대한 이해가 빠르기 때문에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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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여행 - 하루 10분 일주일 에코 도서관 1
자크 르 고프 지음, 안수연 옮김 / 에코리브르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정말 하루 10분이면 된다..

개정 도서정가제 직전에 워낙 책을 많이 사서 요즘 책 읽는데 열을 올리는 중이다. 조금은 두꺼운 책을 읽다가 머리 좀 식힐겸 편하게 읽으려고 얇은 책 한 권 집어든 것이 이 책이다. ​역사는 워낙 관심분야라서 책을 많이 읽어야 하지만 대부분 두껍고 쉽게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 책들이 많아서 선뜻 손이 가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다지 큰 부담감없이 읽기 시작했고, 제목처럼 한시간 남짓 한 시간에 읽을 수 있었다.

중세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 본다..

보통 유럽에서의 중세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느끼는 감정은 교회가 사회전반을 지배해서 신 중심의 가치관이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에 인간 개개인의 삶은 퍽퍽했던 어두운 시대 정도로 생각하기 마련이다. 반면에 저자는 카톨릭의 영향을 많이 받으면서 성장한 배경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중세시대를 상당히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키워드를 중심으로 질문에 대한 답변의 형식으로 차근차근 설명을 하고 있다. 중세의 정의부터 기사와 왕, 카톨릭과 민중들의 삶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중세가 굉장히 행복하고 바람직한 사회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어두운 면도 설명을 하면서 균형감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중요한 주제는 다 다루지만 깊이는 부족하다..

중세라고 했을 때 떠오를만한 중요한 주제는 다 다루고 있고 의외로 읽다 보면 조금씩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한다. ​읽다 보면 중세에 대해서 생각을 할 때에 빠뜨리는 부분들도 나오기 때문에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특히 중세의 중요한 흥미요소인 왕과 기사, 교회에 관한 내용뿐만 아니라 민중들의 생활상도 보여 준다.

하지만 그 많은 주제를 심도있게 다루기에는 책이 너무 얇다.​ 그렇기 때문에 그야말로 주제를 살짝살짝 건드리고 간다고 하는게 좋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수박겉핥기 식의 책이라고 폄하할 생각은 없다. 얇고 읽기 쉬운 책은 그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확실히 책을 끝까지 읽다 보면 중세에 대한 대강의 그림을 머릿속으로 그려볼 수 있다.

편하게 읽고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는 징검다리같은 책..

​이 책은 형식이나 내용으로 봤을 때 애초에 10대 초중반 정도의 학생을 대상으로 쓴 책인 것 같다. 하지만 프랑스(혹은 유럽)의 10대 초중반은 유럽의 중세에 익숙하기 때문에 쉽게 읽어 나갈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야 그렇지 않을테니 어쩌면 하나하나 생각하면서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중세에 대해서 대략적으로 훑어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꽤 좋은 책일 것 같다. 이해하기도 쉽고 얇아서 부담도 없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중세에 대한 몇가지 중요한 주제가 무엇인지를 알고 흥미가 생긴다면 좀더 깊이 있는 책으로 넘어가면 될 것 같다. 중고생이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하지만 중세에 대해서 깊이 있게 알고 싶은 사람은 읽을 필요 없다. 주제를 살짝 건드리고만 가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유럽의 중세는 적게 잡아도 1,000년이다. ​1,000년의 시간을 100페이지에 담고 있으니 10년이 한 페이지인가? 이 책을 읽다가 역사라는게 참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 속을 살아간 사람들에게는 하루하루가 책 한권이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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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두 번째 재즈 음반 12장 - 보컬 당신의 재즈 음반 12장
황덕호 지음 / 포노(PHONO)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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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책으로 재즈를 시작했다..

​처음 재즈를 듣기 시작했을 때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할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그 때 우연히 알게 된 책이 황덕호 선생의 '당신의 첫번째 재즈 음반 12장'이었다. 재즈를 처음 듣는 입장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음반을 추천해 달라고 해서 들어 봤지만 재즈라는 음악이 하도 넓어서 도대체 어디서 시작을 해야 할 지 모를 때에 그책은 나에게 정말 가뭄에 단비같은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도 좋았던 건 뭘 들어야 할지 몰랐던 때에 일단 12장만큼은 안심하고 사서 들으면서 재즈에 대해서 익숙해지고 취미를 붙일 수가 있었다. 그 후 4개월여.. 꽤 많은 음반을 사고 들었다.. 하지만 첫 번째 책에서 추천했던 음반들이 대부분 밥 계열의 재즈라서 (나중에 안 얘기지만 다른 재즈 애호가들과는 좀 다르게) 비밥이나 하드밥 계열의 재즈를 먼저 좋아하게 되었다.

두 번째 책으로 재즈 보컬로 넓혀 가는 중​..

왠지 너무나 재즈에 대해서 편식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하고 있을 때 두 번째 책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구매하고 ​출판사가 주최하는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저자와의 대화 행사에도 다녀 왔다. 첫 번째 음반이 2개의 음반을 제외하고는 모두 연주곡 중심이었다면 이번 두 번째 음반은 12개의 음반이 모두 보컬 음반들이다. 특히 재즈라고 하면 절대로 빠지지 않아야 할 것 같지만 첫 번째 책에서 빠져 있던 냇 킹 콜, 루이 암스트롱으로 시작해서 3대 여자 보컬이라고 하는 빌리 할리데이(는 사실 첫 번째 책에 있었다), 사라 본, 다이나 워싱턴의 음반 뿐만 아니라 목소리의 마술사 바비 맥퍼린의 음반까지 총망라하고 있기 때문에 재즈 보컬의 정수를 구경할 수 있다.

<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장.. 주로 밥 계열의 음반을 다루었다..>​

 

 

 

음반 하나하나를 듣다 보면 조금 더 이해하게 되는 재즈..

​집에 재즈에 대한 다른 책이 약 5권 정도 있다. 재즈를 듣기 시작하면서 재즈 전반에 대해서 알기 위해서 구입한 것들인데 대부분 책의 구성이 비슷하다. 기본적인 재즈의 이론을 설명하고 재즈의 역사와 장르를 차례차례 설명을 한다. 그 후에 마지막으로 추천할만한 재즈 명반을 소개해 주고 있는 식이다. 그런데 이 재즈라는 음악이 그냥 듣기에는 편해도 전반적으로 알고 가려면 만만치 않게 어려운 점이 많아서 일단 처음에 나온 기본 이론부터 이해가 쉽지 않아 이것저것 찾아 가면서 읽다 보니 책이 쉽게 넘어가질 않는다. 꼭 공부를 하는 것같은 느낌이 든다.

다른 책들에 비해서 이 책의 장점은 뚜렷하다. ​크게 공부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저자가 소개를 하는  음반들을 하나하나 들으면서 설명을 듣다 보면 재즈라는 음악에 대해 자연스럽게 익숙해지고 체득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설명하고 있는 음반의 배치도 저자의 의도에 맞게 설명하고자 하는대로 배치를 한 것 같다. 보통 이런 형식의 책들은 아무 장이나 한 장을 펼치고 읽는 것이 좋은 경우다 많은데 이 책은 그렇지 않고 책을 읽는 순서도 되도록이면 앞에서부터 읽는 것이 좋다.

책의 장점이 있다는 것은 그 이유로 단점도 파생한다는 것인데 실제 음반으로 재즈를 설명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전반적인 재즈를 이해하는데는 일반적으로 감상 수준에서는 부족함이 없지만 조금은 듬성듬성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어서 다른 책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하지만 그런 의욕이 생기게 하는 것만으로도 책 한 권이 가지는 가치는 충분하기 때문에 크게 단점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저자와의 대화에서의 황덕호 선생.. 시간이 짧아서 앞부분 몇개의 앨범밖에 듣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여전히 음반 구하기는 어렵다..

음악을 다시 열심히 듣기로 결심하고 나서 되도록이면 음악을 MP3로 듣기보다는 음반으로 듣자고 마음을 먹었다. 우연히 그 시기가 재즈를 듣기 시작한 시기와 겹쳐서 벌써 꽤 많은 음반을 사기 시작했다. 하지만 첫 번째 책을 사고 그 안에 있는 12장의 음반을 살 때도 음반을 구하기가 어려워서 해외 구매대행까지 해 가면서 한달이 넘게 걸렸는데, 이 책에 있는 12장의 음반은 좀더 어렵다. 책을 산지 꽤 되었는데도 아직 3장의 음반을 사질 못했다. 주문은 했지만 재고가 없다고 하니.. 게다가 이 책은 앞에서부터 읽는게 좋은데 두번째 다이나 워싱턴의 음반을 아직 구하지 못해서(물론 다이나 워싱턴의 다른 음반은 가지고 있어서 대충 들어 볼 수는 있다) 진도가 안나가는 걸 이러다가는 영영 책을 못 읽을 것 같아서 없는 건 넘겨가면서 음반 한 번 듣고, 해당 내용 한 번 읽는 식으로 읽었다.

그렇다고 해서 책을 쓸 때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구하기 쉬운 음반만 가지고 쓰라고 할 수는 없으니 이건 책을 쓴 사람의 잘못은 아니다. 덕분에 그동안 귀찮아서 손을 대지 않았던 해외직구를 이번 기회에 시도해 봐야 할 것 같다. 음악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해외직구에 대한 의욕까지 불타오르게 하다니.. 이 얼마나 인생에 도움을 주는 책인가..?(물론 이 두 문장은 농담이다.)

<12장의 음반을 살 여건이 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각 음반에서 몇 곡씩 뽑아 놓은 컴필레이션 음반도 발매중이다.>​

여전히 재즈를 처음 듣는 사람들에게 강력히 추천할 수 있는 책..

​재즈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재즈에 대해서 쉽게 접근하는데 큰 도움을 주는 책이다. 강력하게 추천한다. 특히 음반을 하나하나 사면서 책을 읽으면 그 재미가 더 있을 것 같다. 어차피 거의 모든 음악이 MP3로 소비되고 있기도 하고 편리성으로는 따질 수가 없지만 명반이라고 불리워지는 재즈 음반 24장(내년쯤이면 세번 째 책이 나올지도 모르니 36장 정도 되지 않을까?)이 집안 어디엔가 꽂혀 있는 것도 참 그럴싸한 일이 아닐까 싶다. 물론 소개되어 있는 음반들의 대표곡들을 한곡씩 뽑아 만든 음반도 있으니 12장의 음반을 다 살 형편이나 마음이 없는 사람은 그걸 사서 들어도 될 것 같다. 물론 인터넷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들어도 좋고.. 하지만 음악을 듣지 않으면서 이 책을 읽는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책의 절반 이상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첫 번째 책이나 두 번째 책이나 어느 책을 읽든지 순서는 상관없어 보이는데 첫 번째 책을 먼저 읽으면 비밥이나 하드밥 계열의 재즈를 좋아하게 될 것 같고, 두 번째 책을 먼저 읽으면 보컬 재즈를 좋아하게 될 것 같다. 이건 내 생각엔 그냥 운이다.

개인적으로는 재즈를 전혀 듣지 않았던 내가 이 두 권의 책을 읽고 나서 재즈에 깊이 빠지게 되어서 고마운 책이다.​

재즈를 처음 듣는 사람들과 어느 정도 들은 사람들에게는 강력하게 추천한다. 재즈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는 사람들도 교양 삼아 읽을만하지만 재즈에 대한 체계적이론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확실히 조금 부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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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반세계의 끝
노먼 레브레히트 지음, 장호연 옮김 / 마티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우연히 주문하게 된 책 한 권..

​원래는 다른 책을 주문하려고 했다. 물론 클래식 음악에 관한 책이었지만 이 책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어쩌다가 잘못 주문하게 되었고 집에 배달되었다. 원래대로라면 반품을 하든지 해야 하지만.. 뭐, 이것도 인연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고이 모셔 놓고 있다가 요새 음악에 대해 이것저것 생각을 하게 되어 슬쩍 들춰 봤더니, 오호.. 이것 참 흥미진진한 책이어서 손에 들고 다니면서 읽게 되었다.

* 이 강아지의 이름은 니퍼 Nipper​라고 하는데 죽은 주인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축음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죽은 주인의 동생이 그 모습을 그림으로 남겨서 음반사 전체의 상징처럼 되었다고 한다.

마치 무협소설을 읽는 것 같은 음악의 역사..​

이 책은 정확하게 말하면 클래식의 역사에 관한 책이 아니다. 소리를 녹음할 수 있는 매체인 음반이 나타나고부터 흔히 메이저 음반사라고 하는 회사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의 협력과 경쟁, 그리고 스타 클래식 음악가들을 초빙하여 계약을 맺고 음반을 만들고 판매하는 과정을 자세히 설명한 책이다. 즉 산업화되어 성장하고 최전성기를 맞이했다가 결국은 거의 존재의미가 사라져 버린 것 같은 클래식 음악과 관련 음반 산업에 대한 역사책이다. 그게 무슨 재미가 있을까 하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작가인 노먼 레브레히트 Norman Lebrecht는 이름 자체는 상당히 독일인같은 이름이지만 영국사람으로 문화평론가이자 소설가라고 한다. 이 소설가라는 점이 참 중요한데 무슨무슨 상까지 받을 정도로 어느 정도 필력을 인정받은 작가인 것 같다. 그래서 마치 클래식 음반의 역사를 무협소설을 쓰듯이 흥미진진하게 써내려가고 있다. 특히, 음반시장을 내부에서 가까이 볼 수 있는 위치에 있기도 하고 책을 위해서 많은 취재를 했기 때문에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사실상 지금은 누구의 관심도 끌기 쉽지 않은 음반업계 내부의 일들을 적고 있다.

* 20세기의 대표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Herbert Von Karajan, 오케스트라 전체를 휘어잡는 엄청난 카리스마로 딱 떨어지는 클래식을 했다고 한다. 가장 많은 음반을 팔기도 했지만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다섯번이나 녹음했을 정도로 팔리는 음악만을 했기 때문에 클래식 음악이 발전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되었다는 평가가 근래들어 많은 것 같다. 전형적인 독재자 스타일의 지휘자..

클래식 음반.. 예술과 산업의 위험한 줄타기..

이 책은 처음 음반 녹음을 시작했던 클래식 연주자였던 빌헬름 켐프와 슈나벨로부터 시작해서 부터 시작해서 전설의 테너 카루소를 거쳐 베를린과 빈 필의 독재자였던 카라얀, 그리고 마지막 마에스트로라고 할만한 클라우디오 아바도까지 정말 수많은 유명한 연주자와 교향악단과 지휘자들을 다루고 있다. 그런데 그 예술가들을 음악적으로(도 분명히 다루기는 한다..)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음악을 녹음할 수 있도록 음반작업을 지휘했던 프로듀서들, 녹음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어떻게 음반작업이 바뀌게 되었고 3분짜리 싱글 LP에서 긴 음악을 녹음할 수 있는 LP, 그 후에 CD, MP3가 나오면서 클래식 음반이 어떻게 쇠락해 갔는지를 보여 준다. 또한 메이저 음반사들이 탄생하고 유명 음악가과 독점 계약하기 위해서 어떻게 접촉을 했는지 히트 음반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방법을 썼는지, 심지어는 유명한 음악가들을 초빙해 놓고 어떻게 엉망진창인 음반을 만들어 놓았는지까지 업계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라면 잘 알 수 없는 속사정을 재미있게 풀어 놓았다.

* 내 개인적으로 클래식 음악의 멸망을 상징하는 인물로 기억에 남아 있는 바네사 메이 Vanessa Mae​ 전자바이올린을 들고 수영복을 입고 연주하는 모습이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바네사 메이가 첫 음반을 냈던 시기에 당대 최고의 첼리스트 중에 한 명이었던 로스트로포비치가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냈는데(나도 샀다) 판매량에서 바네사 메이에게 완패를 당했다. 로스트로포비치의 음반이 생각보다 실망스러웠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하긴.. 요즘 걸그룹들이 일단 노출을 심하게 한 후에 이슈를 불러 모으고 활동을 시작하는 것하고 다를게 없어 보이긴 한다.

100대 명반뿐만 아니라 20대 똥반까지 소개하다니..

노먼 레브레히트는 비록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인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절대로 클래식 음악을 옹호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철저하게 호불호를 표시하면서 이 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냉정하게 보인다. 게다가 책의 절반을 할애해서 '역사의 이정표가 된 불멸의 음반 100'이라는 타이틀로 명반을 소개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그 뒤에 '똥반(물론 번역상 그렇게 붙였겠지만..)'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세상에 나오지 말았어야 할 최악의 음반 20'​개를 선정한 것도 정말 재미있다. 그리고 다른 책에서 그냥 몇줄로 음반을 소개한 것과는 달리 음반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때로는 찬사로 때로는 악평으로 음반을 평가하고 있다. 정말 내 스타일에 딱 맞는 타입의 책이다.

음악외적인 부분은 그저 흥미롭기만 할 뿐..

이 책이 재미있긴 한데 좀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 클래식 음악가들은 어느 정도 알고 있는데다가 그들의 역사에 대해서도 조금은 알고 있어서 즐겁게 읽을 수 있긴 하지만 메이저 음반사의 프로듀서라든지 사장이라든지 하는 사람들의 얘기는 재미있기는 한데 인물이 워낙 많이 등장하기도 하고 전혀 모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흐름만 간신히 파악을 할 수 있는 것은 이 책을 읽을 때 흥미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사실 음악가를 아는 것도 만만치 않은데 음반산업 종사자까지 신경쓰기는 쉽지 않은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음악(특히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읽어 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특히 클래식 음악을 좀 오래 들어서 20세기의 주요한 지휘자라든지 연주자에 대해서 좀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훨씬 흫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음악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그다지 재미있게 읽기는 힘들 것 같다. 특히 도대체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이름이 주욱 나열되기만 하는 느낌을 받을 테니 정말 지루한 책이 될 수도 있다.

음악매니아에게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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