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드가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그는 조용히 있다가 말했다. "돌아가야지요, 전하. 왕비가 기다릴 텐데요."
"내 아내는 ‘다른자‘에게나 잡혀가지." 로버트는 불퉁하게 중얼거렸지만, 온 길을 돌아서 걷기 시작했다. 발걸음이 무거웠다. "그리고 그놈의 ‘전하‘ 소리를 한 번만 더 들으면 자네 머리를 창에 꿰어버리겠어. 우린 서로 그것보다는 더한 사이 아닌가.", - P61

"그 아들은 이어리와 이어리의 수입 전체를 이어받을 걸세." 로버트는퉁명스럽게 말했다. "거기까지만이야."
이 말에는 네드도 놀랐다. 그는 흠칫 놀라서 걸음을 멈추고 왕을 돌아보았다. 말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아린 가문은 언제나 동부의 관리자였습니다. 그 칭호는 영지와 함께 가는 겁니다."
"나이가 차면 그 영예를 다시 찾을 수도 있겠지. 난 올해와 내년을 생각해야 해. 여섯 살짜리는 전쟁 지도자가 못 돼, 네드." - P63

로버트는 미소 지었다. "에다드 스타크 공, 그대를 왕의 수관으로 임명하려 하네."
네드는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 제안이 놀랍지는 않았다. 로버트가 이렇게 멀리까지 올 이유가 달리 있겠는가? 왕의 수관은 칠왕국에서 둘째가는 권력자였다. - P65

에다드 스타크는 잠시 끔찍한 예감에 사로잡혔다. 그가 있을 곳은 이곳북부였다. 그는 사방에 선 석상들을 보고, 지하묘지의 싸늘한 정적을 깊이 들이마셨다. 그는 죽은 자들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 모두가 듣고있었다. 그리고 겨울이 오고 있었다. - P66

존의 숙부는 어깨 너머로 연회장 반대쪽 끝에 높이 놓인 탁자를 돌아보았다. "우리 형님은 오늘 밤에 별로 흥겨워 보이지 않는다만."
존도 알아차린 바였다. 서자는 여러 가지를 알아차리고, 사람들이 숨긴진실을 읽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 존의 아버지는 빈틈없이 예의를 차렸지만, 어딘가 존이 이전에 거의 보지 못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 P72

"내가 충고좀 할까, 서자. 절대 네가 무엇인지 잊지 말아라. 세상이 잊을 리 없으니까. 그걸 네 강점으로 삼아라. 그러면 그게 네 약점이 될 수 없을 거다. 그걸 네 갑옷으로 삼으면, 널 해치는 데 쓰이지도 않을 거다." - P77

를"이 점을 기억해라, 꼬마야. 모든 난쟁이는 서자일지 몰라도, 모든 서자가 난쟁이가 될 필요는 없다는 걸."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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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는 킹스랜딩에서 달아나고 아홉 달 후에 드래곤스톤에서 격렬한여름 폭풍이 그 섬 요새를 찢어발길 듯 위협하는 가운데 태어났다. 그 폭풍은 끔찍했다고 했다. 타르가르옌 함대는 정박한 채로 부서졌고, 난간에서 뜯겨 나간 거대한 돌덩이들이 협의 격류 속에 처박혔다. 어머니는 대니를 낳다가 죽었고, 비세리스는 그 일로 영영 그녀를 용서하지 않았다. - P43

처음에는 마지스터와 집정관과 대상인들이 타르가르옌의 마지막 후손들을 자기네 집과 식탁에 기꺼이 맞아들였지만, 세월이 흐르고 찬탈자가 계속 철왕좌에 앉아 있자 열려 있던 문들이 닫히고 그들의 삶은 점점 초라해졌다. 몇 해가 지나면서 그들은 마지막으로 남은 보물까지 팔아야 했고, 이제는 어머니의 왕관을 팔아 얻은 동전마저 사라졌다. 펜토스의 뒷골목과 싸구려 술집들에서는 대니의 오빠를 "거지 왕"이라고 불렀다. 자신을 뭐라고 부르는지는 알고 싶지 않았다. - P44

대너리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언제나 나이가 차면 비세리스와 혼인할 줄알았다. 정복자 아에곤이 누이들을 신부로 삼은 이후 몇 세기 동안 타르가르옌은 남매끼리 결혼했다. 비세리스는 혈통을 순수하게 지켜야 한다고 수없이 말했다. 그들의 혈통은 왕의 혈통이며, 옛 발리리아의 황금 피요, 드래곤의 피라고 했다. 드래곤은 길짐승과 짝을 짓지 않으며, 타르가르옌은 열등한 인간과 피를 섞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 비세리스는 그녀를 낯선 야만인에게 팔아넘기기로 획책했다. - P45

비세리스가 말했다. "얼마나 긴지 보여? 도트락인은 전투에서 지면 치욕스러움에 땋은 머리를 자르지 온 세상이 그 수치를 알게 말이야. 칼 드로고는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어. 드로고는 드래곤 군주 아에곤처럼 강하고, 넌 저자의 비가 될 거야."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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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돌아가야 합니다." 주위 숲이 어둑어둑해지자 개러드가 독촉했다. "그 야인(Wildling)들은 죽었습니다."
"죽은 자들이 무섭나?" 웨이마르 로이스 경(Ser)이 웃음의 흔적만 띠고 물었다. - P7

"바라테온 가문의 로버트 1세, 안달인과 로인인과 최초인들의 왕, 칠왕국의 주인이자 이 땅의 수호자의 이름 아래, 윈터펠의 영주이자 북부의 관리자 스타크 가문의 에다드가 그대에게 죽음을 선고하노라." - P23

브랜은 생각해보았다. "사람이 겁에 질려서도 용감할 수 있나요?"
"사람이 용감해질 수 있는 순간은 두려울 때뿐이다." 아버지가 말했다. - P24

"이렇게 오랜 세월이 지나서 이 땅에 다이어울프가 들어오다니…"
거마장 헐렌이 중얼거렸다. "마음에 안 드는군."
"이건 징조야." 조리가 말했다.
브랜의 아버지는 얼굴을 찌푸렸다. "이건 죽은 짐승일 뿐이네, 조리." 그러나 아버지도 당혹한 얼굴이었다. - P27

네드는 ‘얼음‘을 들어 올리고 그 서늘한 강철 칼날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앞으로 더 나빠지기만 하겠지. 내가 휘하 가문들을 불러 모아 ‘장벽 너머의 왕‘을 영원히 처리하러 북으로 진격할 수밖에 없는 날이 올지도 몰라요."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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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너는 남쪽으로 여행을 계속한다. 무향민 지하학자 통키와 정체를 알 수 없는 호아가 너의 동행이다. 너는 이제 호아가 인간이 아니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별로 개의치 않는다. 엄밀히 말하자면 너도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 P312

너는 알고 있다. 이번 계절은그들이 예상하고 대비한 것보다 훨씬, 그보다 훨씬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다. 그렇지만 너도 그들의 착각을 이용해 이득을 보는 것을그만둘 생각은 없다. - P318

"네가 너무 많아."
호아가 이상한 말을 해서 너는 재빨리 화제를 바꾼다. 이제까지 통키가 네 정체를 몰랐다 하더라도 그 대화를 들으면 알아차릴 테니까.
하지만 네가 너무 많다니, 사람을 뜻하는 건가? 아니, 그건 말이 안 된다. 그럼 로가? 로가들이 한곳에 모여 있다고? 그건 더더욱 말이 안 된다. 펄크럼은 유메네스와 함께 사라졌다. - P321

모두를 쓰임새에 따라 판별하라. 지도자와 용감한 자,
다산(多産) 능력을 지닌 자와 손재주가 좋은 자, 현명한 자와 위험한 자,
그리고 그들 모두를 지킬 몇 명의 완력꾼.
- 첫번째 석판, 생존」 제9절 -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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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학자는 사람들이 오로진에 대해 그나마동정심을 느낄 때 떠올리는 것들의 총체다. 이상하고, 난해하고, 속을 알 수가 없고, 평범한 사람들은 모르는 신비한 지식을 갖고 있고, 불쾌하고 혼란스럽다. - P246

일주일이 지나고 몇 달이 지나고 펄크럼의 일상에 익숙해지자 다마야는 나이 많은 오로진들이 발산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다. 그것은 자제력이다. 그들은 자신의 힘을 어떻게 다룰지 알고 있다. - P263

"아직 우리한테 악수도 청하지 않았지요, 지도자 아사엘? 당신은 처음 만났을 때 우리 눈을 쳐다보지도 않았어요. 심지어 어제 알라배스터가 이미 지적했는데도 아직도 나한테 안심차도 권하지 않았습니다. 제7대학에서 온 학자들한테도 똑같이 대하나요? 알리아의 수도관을 수리하러 온 지공학자들한테도 그래요? 당신네 완력꾼들 조합 대표한테는요?" - P289

시엔은 계속 기다린다. 아사엘이 한숨을 내쉰다.
"원하는 게 뭡니까? 사과를 받고 싶나요? 그렇다면 사과드리죠. 하지만 이걸 알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오로진과 사업에 대해 논하기는커녕 실제로 마주치는 경우도 드뭅니다. 그리고…" 그녀가 두 손을 펼친다. "우리가 불편함을 느끼는건… 이해할 만하지 않나요?" - P289

사람이다. 오벨리스크의 수정기둥 한가운데 사람이 박혀 있다. 꼭 호박 속에 갇힌 벌레처럼. 넓게 펼쳐진 팔다리는 꼼짝도 않고, 머리카락은 허공에서 언 눈보라처럼 수정 속에서 흩날린다. 얼굴은 잘보이지 않지만 시엔의 상상 속에서 눈은 커다랗게 뜨여 있고 입은 비명을 지르듯 벌어져 있다.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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