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장째 편지지의 중간쯤까지 써내려갔을 때 글씨를 틀리게썼다. 대충 넘기려고 틀린 부분을 덮어 썼지만 도리어 지저분해지고 말았다. 이즈미 소노코는 얼굴을 찌푸리며 편지지를 뜯어내 꾹꾹 뭉쳐서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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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간신문에는 별로 주목할 만한 기사가 없었다. 구사나기는 종이 팩에 든 우유를 스트로로 빨아들이면서 스포츠난을 살펴 보았다. - P129

"어떤 동기가 있어. 그 동기 때문에 화가 나서 범죄를 저지르지. 그런데 한번 저지른 그 범죄 때문에 또 열이 올라 앞뒤가리지 않고 다음 범죄를 저질러. 악순환의 표본이라고 할까. 불현듯 정신을 차려 보면 최초의 동기 같은 건 어디로 가 버렸는지 흔적도 없다는 거지." - P140

선반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작업장으로 들어서는 다카코의 눈에 기계를 향해 서 있는 사카이 요시유키의 등이 보였다. 베이지색 작업복 등에 감색으로 인쇄된 ‘야지마‘라는 글자가 보였다. 자동차 회사에 납품하는 모터의 샤프트를 만든다는 것을 남편 다다아키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 무슨 모터인지는 몰랐지만. - P181

식탁에는 해산물을 중심으로 한 반찬이 올라와 있었다. 세이코는 고기반찬을 잘 만들지 않는다. 자신이 좋아하지 않아서다. 미네무라 히데카즈가 담백한 백포도주를 가져온 것도 그녀의 그런 취향을 잘 알기 때문이다. 나오키는 그의 그런 세심한 배려가 마음에 들었다. 구석구석 신경을 써 주고 섬세하다. 기술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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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벽돌담이 저택의 주위를 빙 둘러 있지만 그걸 넘는 건 아무 문제도 아니었다. 남자는 차를 타고 왔다. 집에서 사용하는 경트럭이다. 짐칸에 오르니 가볍게 담에 발을 걸칠 수 있었다. 그렇게 안으로 뛰어내렸다. - P9

범인 사카기 노부히코는 이렇게 말했어. 그녀와 자신은 하나가 될 운명이라고, 그건 십칠 년 전에 정해진 일이라고. - P29

나가이 기요미는 노란 정장을 입고 있었다. 레몬처럼 선명한 노란색, 기요미가 좋아하는 색이다. 커피숍은 넓으면서도붐볐지만 그 선명한 색채 덕분에 호소다니 다다오는 바로 그녀를 알아보았다.
다. - P69

우연이 일어났을 때, 혹시 그게 필연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보는 것이 과학 세계의 상식이야.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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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백정에 인물이 있다니 그 인물을 무엇하오?"
하고 이급제를 돌아보니 이급제는 거나한 술기운에 "할 것이 없으면 도적질이라도 하지요. 백정의 집에 기걸한 인물이 난다면 대적 노릇을 할밖에 수 없을 것이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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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티누스는 성서 본문이 문자적으로 전하는 이야기가 역사적으로 의문의 여지 없이 진실인 한 감추어진 의미 역시 진리라고 이야기한다. - P149

성서의 모든 문자를 상징으로보면 볼수록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어떠한 해석이 적절한가? 그리고 그 해석이 적절한지를 판단할 수 있는 권한은 누가 갖고 있는가? 혹은 모든 해석이 동일하게 참된가? 무수한 해석의 소용돌이 가운데 어떻게 길을 찾을 수 있을까? - P152

창세기가 철학자나 신학자가 아닌 목자와 농부들을 위해 쓰였다면 평범한 사람들도 창세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그리고 여전히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루터는 생각했다.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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