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간신문에는 별로 주목할 만한 기사가 없었다. 구사나기는 종이 팩에 든 우유를 스트로로 빨아들이면서 스포츠난을 살펴 보았다. - P129
"어떤 동기가 있어. 그 동기 때문에 화가 나서 범죄를 저지르지. 그런데 한번 저지른 그 범죄 때문에 또 열이 올라 앞뒤가리지 않고 다음 범죄를 저질러. 악순환의 표본이라고 할까. 불현듯 정신을 차려 보면 최초의 동기 같은 건 어디로 가 버렸는지 흔적도 없다는 거지." - P140
선반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작업장으로 들어서는 다카코의 눈에 기계를 향해 서 있는 사카이 요시유키의 등이 보였다. 베이지색 작업복 등에 감색으로 인쇄된 ‘야지마‘라는 글자가 보였다. 자동차 회사에 납품하는 모터의 샤프트를 만든다는 것을 남편 다다아키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 무슨 모터인지는 몰랐지만. - P181
식탁에는 해산물을 중심으로 한 반찬이 올라와 있었다. 세이코는 고기반찬을 잘 만들지 않는다. 자신이 좋아하지 않아서다. 미네무라 히데카즈가 담백한 백포도주를 가져온 것도 그녀의 그런 취향을 잘 알기 때문이다. 나오키는 그의 그런 세심한 배려가 마음에 들었다. 구석구석 신경을 써 주고 섬세하다. 기술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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