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이 주장하는 것은 오해에 입각해서 신을 사랑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신을 사랑하고 싶거든, 신의 의도가 무엇이든간에 그를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은 의롭지 않고, 친절하지도 않고, 자비롭지도 않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신앙심을 갖추기 위한 필수 조건이었다. - P362

천상의 빛을 봄으로써 인간계에 존재하는모든 사물에는 신이 존재한다는 인식을 얻은 그는, 지옥에 존재하는모든 것에는 신이 부재한다는 것을 자각했던 것이다. - P363

정의로운 사람들은 보상을 받고 죄인들은 벌을 받는다는 이야기 속에서 살아가는 편이 아무런 정의도 존재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것보다 차라리 낫지 않을까. - P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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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닐피스크라는 이름의 사내의 이야기이고, 그가 어떻게 해서 신을 사랑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 P319

같은 반 친구들은 그를 조롱하며 툭하면 신을 들먹였지만, 닐에게는 이들의 행동을 신의 잘못으로 돌리지 않을 만큼의 분별이 있었다.
그러나 신을 비난한다는 함정에는 빠지지 않았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신을 사랑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 P320

강림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축복을 가져다주는 한편 다른 사람들에게는 재앙을 가져왔다. 이번에 나타난 천사는 나다나엘이었고, 출현 장소는 시내의 상가 밀집 지역이었다. - P321

천사 강림이 있으면 보통 모든 목격자들은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공통된 체험이 각자의 인생을 어떻게 바꿔놓았는지에 관해 토론한다. - P323

의식이 돌아왔을 때 그녀는 인생 최대의 놀라움을 경험했다. 두 개의 새로운 다리가 생겨나 있었던 것이다. 길고, 완전히 기능하는 근육질의 다리가. - P328

다리가 복원된 것은 그녀가 시험을 통과했음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을받은 것은 질의응답 시간의 일이었다. 재니스는 이 질문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불구가 된 그들의 몸도 언젠가는 원상복구될 것이라고 약속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사실 그녀가 신에게서 응분의 보답을 받았다고 한다면 여전히 고난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비난으로 비칠 수 있었고,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결국 재니스는 자신이 왜 치유되었는지 알 수 없다고 대답하는 수밖에 없었다. - P329

사라는 닐에게 마음을 바꾸라고 하지는 않았다. 신앙심이란 내부에서 오든지, 아니면 아예 오지 않든지 둘 중 하나라는 것이 그녀의 의견이었다. - P338

닐은 신에 대해 적극적인 분노를 느끼게 되었다. 사라는 그의 인생 최대의 축복이었고, 그런 그녀를 앗아간 것은 신이었다. 그런데 그런 신을 지금 와서 사랑하라고? 닐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납치범이 아내를 돌려준다는 대가로 사랑을 요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 P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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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물은 오래전 동시에 창조되었고, 현재의 생명 탄생은 예전에는 감지할 수 없었던 것들의 확장에 불과하다는 원칙. 새로 창조된 것처럼 보이지만, 이 호문쿨루스들 또한 까마득하게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것이다. 인류의 역사가시작되었을 때부터 호문쿨루스들은 자신이 태어날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며, 대대의 조상 안에 내재하고 있었다. - P239

명명학자들은 이런 이름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새로운 테크닉을 개발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 P241

"이 생물은……살아 있습니까?"
"살아 있기는 하지만 의식은 없네. 정자와 마찬가지지. 그 어떤 인공적인 과정도 임신을 대체할 수는 없어. - P257

인간의 정자로 만든 태아를 상대로 한 실험에서는 기묘한 결과를 얻었네. 다섯 세대 후의 남성 태아는 더 이상 정자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 여성 태아는 난자를 가지고 있지 않았어. 불임 세대에서 대가 끊겼지. - P258

인류라는 종에내포된 세대 수는 정해져 있고, 앞으로 다섯 세대 후에는 종말을 맞을거야. - P260

이름을 써서 살아 있는 유기 물질을 움직일 방법은 없다고 해야 할까? - P263

"여러분이 고려하고 계시는 해결법이 무엇인지는 명백합니다. 이 연구의 논리적인 귀결은 인간이라는 종의 적명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명명과학을 통해서 인류를 영속시킬 작정이시군요." - P267

어휘적인 수단을 써서 형태를 이끌어내는 것이 가능해진 지금, 더 이상 남성이 관여할 필연성은 없었던 것이다. 일단 인간 태아를 생성할 수 있는 이름이 발견된 이상 여성은 순수하게 자기들끼리만 번식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 P278

인간이 이름의 주인인가, 아니면 이름이 인간의 주인인가? - P282

"이 연구에 엄청난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다는 사실에는 자네들도 동의하겠지. 누가 아이를 가지고, 누가 가지지 않을 것인가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식견을 발휘한다면, 우리 정부는 국가의 인종적인 구성을 유지할 수 있을 거야." - P290

인간은 그 이름의 산물인 동시에 그 매개체가 될 것이다. 각 세대가 내용물인 동시에 그릇이 될 것이며, 자기 자신을 유지하는 반향 과정속의 메아리로서 기능할 것이다. - P309

독창적인 연구 논문이 간행을 위해 본지의 편집자에게 마지막으로 제출된 이래 이십오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기 때문에, 이제 당시 광범위한 논쟁의 대상이 되었던 문제를 다시 거론해도 좋을 적절한 시기가 왔다고 해도 될 것이다. 과학 탐구의 최전선이 인류의 이해력을 초월해버린 시대에 인류 과학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 말이다. - P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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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아버지가 지금 내게 어떤 질문을 하려고 해. 이것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고, 나는 온 정신을 집중해서 모든 것을 빠짐없이 기억에 새겨두려고 하고 있지. - P151

미지의 언어를 습득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그 언어를 모어로 사용하는 이와 직접 교류하는 것뿐입니다. 여기서 교류라는 건 질문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일 등을 의미합니다. 그런 것 없이언어 습득은 절대 불가능해요. - P156

저들의 문자는 단어로 분할되어 있지 않아요. 구성 단어들에 해당하는 어표를 결합해서 문장을 표기하고 있어요. 회전시키고 수정하면서 어표들을 결합시키는 거예요. 이걸 봐요. - P174

헵타포드 A‘의 어순은 완전히 자유로웠고, 조건서술문 안의 여러 구의 경우에도 마치 인간 언어의 ‘보편성‘을 조롱이라도 하는 듯 별다른 우선순위가 존재하지 않았다. 게다가 헵타포드들은 문장 중간에 여러 층위의 구를 삽입하는 일에 아무런 저항도 느끼지 않는 듯했다. - P185

우리는 정기적으로 헵타포드들에게 지구에 온 이유를 물었다. 그럴 때마다 ‘보기 위해‘ 혹은 ‘관찰하기 위해‘ 왔다고 대답했다. 사실 그들은 우리 질문에 대답하기보다는 말없이 우리를 바라보는 쪽을 선호할 때가 종종 있었다. - P186

헵타포드의 물리학 체계는 정말로 우리 것과는 반대였다. 인간이 적분학을 써서 정의하는 물리학적 속성들을 헵타포드는 기본적인 것들로 간주하는 듯했다. - P194

이것은 헵타포드가 최초의 획을 긋기도 전에 문장 전체가 어떤 식으로 구성될지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었다. - P197

광선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선택하기 전, 자신의 최종 목적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 P201

인류가 순차적인 의식 양태를 발달시킨 데 비해, 헵타포드는 동시적인 의식 양태를 발달시켰다. 우리는 사건들을 순서대로 경험하고, 원인과 결과로 그것들 사이의 관계를 지각한다. 헵타포드는 모든 사건을 한꺼번에 경험하고, 그 근원에 깔린 하나의 목적을 지각한다. - P213

"벌써 무슨 얘긴지 알고 있는데 왜 나더러 읽어달라는 거야?"
"얘기를 듣고 싶으니까!" - P220

어렸을 적 로버트가 가장 좋아하던 장난감은 그냥 앞으로 걸을 줄밖에 모르는 단순한 찰흙 인형이었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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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로운 언어를 설계하고 있다. 종래의 언어들은 이미 한계에 달한 나머지 내가 더 이상 진보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 P86

개개인은 모두 비극적인 꼭두각시 인형처럼 보인다. 개별적으로는 살아서 움직이지만, 보는 것을 스스로 포기한 그물에 결박되어 있다. 원한다면 저항할 수도 있지만, 그러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 P95

단말기로 내 주식들의 동향을 보여주는 목록을 불러낸다. 평면 디스플레이 화면을 내려다보다가 얼어붙는다.
화면이 나를 향해 외치고 있다. 강화된 마음을 가진 인간이 한 명 더 있다고 한다. - P99

레이놀즈는 평형 상태에 도달했다. 나는 경악한다. 그는 강화 루프를 돌파해냈다. 내가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정교한 공격을 막은 것이다. - P110

나는 ‘말‘을 이해하고, 그것이 작용하는 방식을 이해한다. 고로, 나는 붕괴한다. - P116

어떤 수를 0으로 나눠도 그 값이 무한대가 되는 경우는 없다. 나눗셈은 곱셈의 역이라고 정의되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수를 0으로 나누고 그다음 0을 곱하면 처음 수를 다시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무한대에 0을 곱하면 0이 되지 다른 수가 되지는 않는다. 0을 곱해서 0 이외의 값을 얻을 수 있는 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어떤 수를 0으로 나눈 결과는 글자 그대로 ‘무정의‘인 것이다. - P119

"난 어떤 수도 그 이외의 임의의 수와 동일하다는 걸 보여주는 형식체계를 발견했어. 거기 그 종이에 쓰인 건 1은 2와 같다는 증명이야. 어떤 수라도 좋으니까 두 개를 골라봐. 그것들 또한 같다는 걸 증명해 보일 테니까."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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