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처럼 자신을 스치는 세상을 외면한 채, 가만히 앉아 인생을 낭비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목소리를 내어 생각을 전할 각오가 되어 있었다. - P41

"한양 전체에 괘서가 붙었어요."
슬비의 말에, 퍼뜩 괘서 앞에 몰려든 사람들과 포도군사들이 떠올라 눈썹을 추켜세웠다.
"세자저하께서 혜민서 여인들을 죽였다고요." - P53

정수 의녀는 무언가를 알고 있었다. 확실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죽을 각오를 하고 진실을 감추려 하고 있었다. 어쩌면 내게도 말하지 않을 것이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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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계는 또한 깊이 있는 사유나 치밀한 논리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그에게 어둡고 진지한 상념은 섬세하고 간드러진 감상만큼이나 맞지 않았다. - P89

"좋소, 여러분. 이제 그만 여기서 모두 헤어집시다! 더는 이포악한 진나라를 위해 땀 흘릴 까닭도 없거니와, 간다 해도 돌아올 기약 없는 게 이 길이오. 차라리 우리 모두 진작 달아나 각기 살길을 찾는 게 더 낫겠소이다."
유계가 장검을 짚어 건들거리는 몸을 바로잡으며 장정들에게 그렇게 소리쳤다. -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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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에 들어가는 이들 앞에는 피로 얼룩진 길이 놓여 있다. 피바람이 불것이야. 너희가 피를 흘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우리에게 의술을 가르쳐준 스승들은 그렇게 속삭였었다. - P13

"궁에서는 공적인 발언을 할 때만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다. 내밀한 말은 속삭여야 하는 법. 궁에서는 모든 이가 귀를 기울이고 있음을 명심하거라. 모두가 누군가의 첩자 노릇을 하고 있어."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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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이 널리 빠르게 퍼져 나가는 것은 그 말이 정말로 듣고 싶고 또한 남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기 때문입니다. - P36

그런 게 바로 유계였다. 미심쩍은 데가 있으면 상소리로 어깃장을 놓고, 빈정거림과 놀림으로 상대의 부아를 건드리다가도, 한번 의심이 풀리고 옳다는 생각이 들면 말 잘 듣는 어린아이처럼 고분고분 그 말에 따라 주었다. - P36

"짐은 너 부소에게 짐에게서 비롯되어 만세를 이어 갈 황통을 넘기노라. 너는 군대를 몽염에게 맡기고 함양으로 돌아와서 나의 영구를 맞아 장사 지내라...." - P60

그리하여 조고와 호해, 이사 세 사람에 의해 역사상 유례가 드문 큰 바꿔치기가 꾸며지고 이루어졌다. 없는 시황제의 조서를 뒤늦게 만들어 내 호해를 먼저 태자로 세우고, 맏아들 부소에게 미리 내린 조서는 새로 씌었다.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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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8년 2월
"따라오거라. 질문은 일절 하지 말고."
난신 의원이 속삭였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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