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그 삶과 음악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1
제러미 시프먼 지음, 임선근 옮김 / 포노(PHONO)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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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흔해서 오히려 잘 모르는 모차르트

​클래식을 처음 들으려고 한다고 생각해 보자. 참 많은 작곡가들이 있고, 많은 음악이 있고, 많은 연주가 있다. 그 중에서 어떤 사람의 음악을 처음 들을 확률이 가장 높을까? 아마도 모차르트 아니면 베토벤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 같다. 그만큼 모차르트는 베토벤과 더불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클래식 작곡자이다. 모차르트가 사랑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음악이 훌륭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3살에 클라비어를 연주, 5살에 교향곡을 작곡할 정도의 천재성, 빈 음악의 전성기를 이끈 화려한 경력, 거기에 안타까운 죽음까지, 삶 자체가 영웅신화의 모습을 그대로 따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말 많이 아는 것 같지만 영화와 단편적인 에피소드 위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한번쯤 모차르트의 삶을 제대로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모차르트와 손윗동서였던 요제프 랑에 Joseph Lange가 그린 모차르트의 초상화 미완성본. 모차르트의 아내 콘스탄체가 가장 모차르트와 닮았다고 평가했다.

 

 

원서의 표지. 낙소스 Naxos는 홍콩의 레이블로 잘 알려지지 않은 연주자들의 연주 위주로 녹음을 해서 음반의 가격을 낮추고 각종 특이한 시리즈물을 발매해서 성공을 거둔 음반사이다.

간주곡과 부록과 CD, 모차르트에 대해서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짜임새

​본 내용도 좋지만 이 책의 진가를 느낄 수 있는 건 그 외의 부분이다. 각 장의 사이마다 '간주곡'이라는 해설 부분이 있어서 본 내용에서 다루면 늘어질 모차르트의 음악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또한 부록으로 모차르트 당시의 역사적 상황과 용어 설명, 인물 색인, 연표를 책의 뒤에 실어 놨는데, 이게 그저 형식적인 것이 아니라 꽤 공이 들어 있어서 관련된 지식을 정리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역시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책에 붙어 있는 CD 2장이다. 찾아 보니 이 책은 낙소스 레이블에서 만든 같은 이름의 시리즈를 번역한 책이다. 낙소스가 음반 레이블이니만큼 실려 있는 음악도 좋고, 읽다가 궁금한 곡들은 바로 들어 볼 수 있다는 것도 좋다.

 

제레미 시프먼 Jeremy Siepmann. 미국 출신의 작가, 음악가, 교수. 영국에서 활동하며 클래식 음악가들의 전기 등의 클래식 안내서를 많이 썼다.

 

 

 

불쌍한 살리에리, 피터 셰퍼 나쁜 놈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모차르트 하면 생각나는 또 한 사람은 살리에리 Antonio Salieri이다. 영화 아마데우스의 영향이 굉장히 큰데, ​만약 하늘에서 살리에리가 지금의 상황을 본다면 정말 억울할 것 같기는 하다. 당시 살리에리는 빈의 궁정악장이었고, 모차르트와는 상대도 되지 않을 정도로 명성을 누렸던 사람이다. 후대에 평가가 완전히 역전되긴 하지만 모차르트를 독살하거나 그의 재능을 시기할 이유가 별로 없었는데도 2인자 컴플렉스를 살리에리 증후군이라는 심리학 용어가 나올 정도로 자신의 삶보다는 모차르트와 비교되서 이름이 오르내리기만 한다.

이게 다 나중에 영화로 만들어 져서 큰 인기를 끌었던 피터 셰퍼 Peter Shaffer의 '아마데우스' 때문인데, 좋아하는 극작가이긴 하지만 ​만약에 우리나라였다면 살리에리의 후손에게 고소를 당할게 뻔해 보인다. 하지만 당시에도 살리에리 독살설은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베토벤의 제자 중에 한 명이 살리에리가 노환으로 누워 있을 때 정말 독살을 한 것이 맞느냐고 물었다고 하는 것을 보니 상당히 퍼져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사회적 지위의 차이도 너무 많이 나고, 살리에리는 모차르트의 아들에게 음악을 가르치기도 했다고 하니 개연성이 없어 보인다.

 

살리에리를 '천재를 괴롭혀 죽게 한 나쁜 놈'으로 만들어 버린 영화 아마데우스. 영화자체는 재미와 작품성을 둘다 잡아서 남우주연상 등 아카데미를 휩쓸었다. 두 주연배우가 다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었는데, 상을 받은 건 누구일까요?

 

이 책은 읽기 쉽고 관련한 자료가 풍부하다. ​두껍지 않아서 읽는데 부담이 없고,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도 좋다. 집에서 CD 꽂아 놓고 들으면서 읽기에도 좋다. 모차르트와 그의 음악에 대해서 알고 싶으면 이만한 책이 없는 것 같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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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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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F 소설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마션

The Martian

 

​SF의 신기원을 이루었다고 하니

어렸을 때부터 ​​SF 소설을 굉장히 많이 읽었다. 초등학교 때 아이작 아시모프를 읽었고 학교 도서관에 있었던(별로 많지 않았던) ​SF 소설을 거의 다 읽었던 것 같다. 영화도 ​SF를 좋아하고. 그러니 마션을 읽지 않을 수 없었다. 읽기 전부터 워낙 유명했기 때문에 크게 기대를 했다. ​SF를 읽을 때는 내부적인 세계관이 얼마나 잘 짜여져 있는가, 또한 그것을 개연성 있게 잘 표현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 같다.

 

아이작 아시모프 Isaac Asimov ​(1920. 1. 2. ~ 1992. 4. 6.)

러시아 출신의 미국 SF 소설의 거장​. 로봇공학의 3원칙을 소설 속에서 구현했고, 대표작으로는 '로봇' 시리즈와 '파운데이션' 시리즈가 있다. 작가인 앤디 위어가 8살 때 아시모프의 소설을 읽었다고 한다.

 

화성에 홀로 남겨진 우주인

마크 와트니는 식물학자이자 기계공학자로 화성탐사선인 아레스3호에 마지막 대원이다. 화성에서 임무를 하던 중 예상 이상의 모래폭풍으로 귀환명령을 받았지만 사고를 당한다. 다른 대원들은 와트니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지구로 귀환하는 탐사선을 타고 떠나 버리고 결국 와트니는 화성에 혼자 남겨지게 된다. 다음 탐사선이 올 때까지는 앞으로 4년. 동료들과 지구의 관제센터에서는 와트니가 죽었다고 알고 있으니, 우선은 살아 남아야 하고 그 다음에는 지구와 연락을 해야 하고 또 돌아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 책은 화성에 홀로 남은 마크 와트니가 지구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앤디 위어​ Andy Weir (1972. 6. 2. ~ ) 2009년에 개인 웹사이트에 소설 마션을 연재했고 독자들의 요구에 의해 자비출판한 후에 2014년에 정식출판을 하여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

 

​엄청난 지식으로 개연성을 얻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 일단 작가의 엄청난 지식에 압도된다. ​우주항공에 대한 지식이 워낙 방대해서 작가가 우주공학을 전공한 건 아닌가 하고 이력을 살펴 봤지만 딱히 우주에 대한 지식을 전공할만한 이력은 없었다. 결국 우주공학에 대한 엄청난 매니아인 것 같다. '덕후 중에 최고는 양덕'이라는 말이 있는데 정말 대단하다. 이렇게 엄청난 지식을 소설 속에 쏟아 놓았기 때문에 소설을 읽으면 현실감이 엄청나다. 마치 화성에서 실제로 조난을 당해 본 사람인 것처럼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위험을 만들어 놓고 주인공을 마구 굴린다. 게다가 와트니의 공돌이적인 측면도 잘 나타나는데, 삶에 필요한 공기, 물, 식량의 양을 계산해서 조절을 하고 외부활동을 하면서도 모든 것을 철저하게 계산하고 움직인다. 물론 그 계산들은 예상외의 사고나 예측을 실패해서 항상 들어 맞는 것은 아니다.

낙천적인 캐릭터, 응원하게 된다​

주인공의 캐릭터 역시 굉장히 사랑스럽다. 처음 시작부터 욕으로 일지를 쓰기 시작한 와트니는 어떤 경우에도 절망하지 않고 위험에 처해도 어떻게든 살아 남기 위해서 모든 지혜와 지식을 총동원한다. 읽다 보면 주인공을 응원하게 되고 주인공이 굉장히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와트니는 위트도 넘치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70년대 드라마를 투덜대면서도 열심히 보고 들을 음악이 디스코밖에 없다는데 절망하기도 한다. 정말 USB에 음악을 담아서 보내 주고 싶을 정도다.

 

마션은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었다 화성에 혼자 남아있게 된다면 도대체 어떤 기분일까?​

 

주인공에 비해 너무 평면적인 나머지 인물들

​주인공인 와트니는 정말 멋진 캐릭터인 반면에 나머지 캐릭터들은 너무나도 뻔해서 캐릭터가 잘 살아 있지 못하다. 전 지구인들이 거의 아무런 갈등이 없이 와트니를 구출해 내기 위해 모든 자원과 인력을 총동원한다. 심지어는 미국과 적대적일 수밖에 없는 중국까지 그다지 대단해 보이지 않는 조건을 달고 수년간 개발해 놓은 발사체를 미국에 양도하기까지 한다. 와트니의 사랑스러움에 비해서 나머지 인물들은 너무나도 평면적이고 비슷해서 그다지 구별을 하지 않아도 상관이 없을 정도이고 그때그때 급조해서 인물들을 집어 넣은 느낌이 난다.(이 소설이 원래 웹사이트에 연재했던 소설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무리는 아닌 것 같다.)

플롯을 방해하는 지식의 나열, 떨어지는 긴장감

이 책은 우주에 대한 지식으로 개연성을 확보했지만 사실 좀 너무 과하다는 생각도 든다. 정말 자세하게 우주선과 화성에 대한 설명을 하는데 사실 좀 읽다 보면 그냥 스윽 지나가게 된다. 너무 많다. 기술에 대한 얘기가 전체의 1/3은 될 것 같은데 기본지식이 없는 사람은 그냥 휙휙 지나갈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리고 와트니는 위기를 너무 쉽게 헤쳐 나간다. 물론 소설 속의 주인공은 생고생을 했겠지만 그 고생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어떤 위험이 생겨도 한두 페이지면 바로 해결이 되어 버리고 식량을 넣은 우주선이 폭파되니 갑자기 중국에서 지원을 해 준다. 모든 문제의 해결이 너무 쉽게 해결되어서 긴장감이 너무 떨어지는 것 같다.

조금 단점은 있지만 그래도 ​SF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어서 후회할 소설은 아니다. SF매니아라면 추천한다.

​SF를 좋아하지 않아도 읽을만은 하다. 하지만 중간중간 나오는 기술적인 설명은 조금 지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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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양자론 - 개정판 뉴턴 하이라이트 Newton Highlight 2
일본 뉴턴프레스 엮음, 와다 스미오 감수 / 아이뉴턴(뉴턴코리아)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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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양자론

 

Quantum Mechanics

 

 

양자 얽힘이 궁금했다

​얼마전 얽힘에 대한 증거가 나왔다는 기사가 떴다. 물리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과학과는 관련이 멀긴 하지만 예전부터 상대성 이론이라든지 '자론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이 있어서 얕은 상식 수준에서 알고 있긴 했지만 양자 얽힘이 실재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야말로 대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어렴풋이 알고 있던 양자론에 대해서 조금 깊이 알고 싶다는 생각에 양자론에 관한 책을 몇권 사서 읽기로 생각했다.

 

막스 플랑크 Max Karl Ernst Ludwig Planck (1858. 4. 23. ~ 1947. 10. 4.)

독일의 물리학자, 최초로 '양자'의 개념을 만들어 냈으며 플랑크 상수를 발견했다. 1918년 양자역학의 기초를 마련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 수상.

 

월간 뉴턴의 기사를 한권의 책으로 정리

어렸을 때부터 월간 뉴턴은 가끔씩 사서 보곤 했고 지금은 매월 사서 읽고 있다. ​이 책을 사서 보는 이유는 내가 인문학 쪽의 전공을 했고 주로 읽는 책들이 인문 쪽의 책들이기 때문에 자연과학에 대해서 너무 무지해선 안되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자연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잡지를 잘 알고 있을테지만 뉴턴의 가장 좋은 점은 다양한 그래픽으로 일반 사람들이 조금만 신경을 써서 읽으면 다루고 있는 주제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책은 뉴턴 하이라이트 시리즈 중의 한 권으로 잡지의 장점들은 이 책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이 책은 원래부터 단행본으로 기획이 되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잡지에 나와 있는 주제 중에서 양자론에 관한 것만을 따로 모아서 재편집한 것이기 때문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Albert Einstein (1879. 3. 14. ~ 1955. 4. 18.)

독일의 물리학자. 상대성이론을 광량자설을 발표한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 1921년 양자역학의 발전에 영향을 끼친 광전효과에 대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 수상.(상대성이론으로 노벨상을 받지 않았음.)

 

읽기 편하고 알기 쉽다

​확실히 글로만 읽을 때와는 다르게 눈으로 보면서 책을 읽는 건 굉장히 이해하기 쉽다. 더구나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서 그려 놓은 그래픽은 어떻게 생각하면 일상의 상식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는 원자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양자론이 물리학이긴 해도 코펜하겐 해석, 다중 세계 해석 등 관측되고 있는 현상을 해석할 때는 보통 사람의 상식을 넘어가서 거의 판타지나 상상의 수준으로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이전에는 그 개념을 이해하는 것 자체가 너무 어려웠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대충 어떤 개념인지 잡을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코펜하겐 해석에 대해서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니 큰 성과였고, 평행우주이론이 어째서 나왔는지 알지 못했었는데 그 이론적 바탕이 다중 세계 해석에서 나온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닐스 보어 Niels Henrik David Bohr (1885. 10. 7. ~ 1962. 11. 18.)

덴마크의 물리학자. 러더퍼드의 원자모형에 양자론적인 발상을 추가한 원자 모형을 고안해냈다. 1992년 원자 구조와 복사에너지의 발견으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다. 코펜하겐 해석의 중심 인물.

 

아인슈타인과 보어의 흥미진진한 논쟁

​현대 물리학에 있어서 아인슈타인은 정말 신적인 존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상대성이론을 생각해 내고 발전시켜서 우주를 해석하는데 크나큰 공헌을 했는데 사실 이런저런 이론적인 실수도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입자의 존재가 확률로만 설명할 수 있다는 코펜하겐 분석에 대해서 인정하지 못하고 보어와 오랫동안 학문적인 논쟁을 벌였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는 그 논쟁이 양자론을 발전시키는데 큰 공헌을 했다고 하니 그것도 흥미진진하다. 결국 아인슈타인은 죽을 때까지 양자론의 확률성을 인정하지 못한 것 같고 양자론은 미시 세계를 보는 주류 이론으로 자리잡았으니 어떻게 보면 아인슈타인보다 보어가 더 천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인슈타인과 보어.

보어는 코펜하겐 해석의 중심 인물이었고 아인슈타인은 코펜하겐 해석을 인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끊임없이 토론을 하였다.​

 

약간의 단점과 개인적인 아쉬움

​책 자체가 잡지의 기사를 재편집한 것이기 때문에 내용에 있어서 겹치는 부분이 많다. 기사 자체가 완결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므로 기본적인 개념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있는데, 그 설명이 반복이 되기 때문에 약간 지면을 낭비한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다. 하지만 거꾸로 반복되는 설명 덕분에 계속해서 다시 생각할 수 있다고 하면 오히려 좋은 점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건 단점은 아니지만 결국 이 책에서는 '양자 얽힘'에 대한 정보는 거의 얻을 수 없었다. 양자 얽힘이 발생하는 이론적인 근거를 알고 싶었는데 그 부분이 충족되지 않은 건 아쉬운 점이다. 그리고 사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내가 양자론에 대해서 얼마나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인슈타인이 보어의 해석을 반박하기 위해서 고안해 낸 사고 실험장치인 광자 상자. 광자의 에너지와 시각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 고안해 냈지만 보어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으로 아인슈타인의 주장을 물리쳤다. 참 아이러니하다.​

 

양자론에 대해서 관심이 있고 상식선에서 알고 싶다면 당연히 추천한다. 내 생각에는 양자론의 기본적인 개념을 잡는데는 이 책만한 책은 없을 것 같은 생각이다. 그리고 이 책 말고 다른 책을 읽을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다. 물론 나는 더 깊이 이해하고 싶기 때문에 다른 책을 읽을 것이고 이해한 것을 다시 한 번 검증해 볼 생각이다.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양자 얽힘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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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의 탄생 - 사라진 암호에서 21세기의 도형문까지 처음 만나는 문자 이야기
탕누어 지음, 김태성 옮김 / 김영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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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한자의 역사를 다룬다..

한자에 대해서는 원래 크게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었다. 그저 대학교에 다닐 때 갑자기 꽂혀서 몇개월 동안 쓰는 글자 중에 모든 글자를 한자로 썼던 적이 있었는데 결국은 나중에 가독성도 떨어지고 글씨를 잘 쓰지 못하기 때문에 포기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9개월전부터 시작한 취미 덕분에 한자에 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고 한자 공부를 좀 제대로 해야겠다는 생각에 몇권 책을 보다가 어디서 알았는지 이 책을 알게 되어 읽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으로 인해서 한자 공부를 하려고 했던 원래의 목표는 전혀 달성하지 못했다. ​이 책은 한자공부를 위한 책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한자를 한자 한자 흥미롭게 보는 방법을 나름 알게 되었고 글자에 대한 관심은 무척이나 높아졌다.

 

탕누어 ​唐諾 (1958~ ), 대만의 문화평론가.

문학평론가의 눈으로 본 한자의 탄생..

지은이는 탕누어 唐諾, 탕누어는 필명이고 본명은 셰차이쥔 謝材俊으로 대만의 문화비평가라고 한다. 주로 갑골문에 있는 한자들을 살펴 보면서 한자가 발생한 연원을 추리해서 밝히면서 한자가 탄생할 당시의 사회상에 대해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풀어내면서 우리가 평소에 그냥 쉽게 지나쳐갔을 한자들을 새롭게 볼 수 있도록 도와 준다. 그런 한자들 중에는 지금 우리가 많이 사용하고 있는 한자들도 있지만 생활상의 변경으로 인해서 잊혀지고 만 한자들도 있다. 그런 한자들은 상상력을 보태서 어떤 의미였을가 자세히 생각해 보기도 하고 읽는 사람들이 추리해 볼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 두기도 한다. 이런 과정들은 마치 하나의 암호를 풀어나가는 과정처럼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무척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하나의 글자를 소중하게 생각하게 만든다..

한자의 갯수는 너무나 많다. 무려 수십만자나 된다고 하는데 하나하나 외워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글자 수천개만을 익혀서 사용하게 되고 그나마도 한글전용이 된 이후로는 거의 한자를 알지 못해도 살아가는데 거의 불편함이 없기 때문에 한자를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 하지만 '한자의 탄생'을 읽으면서 한 개의 글자가 탄생한 배경에 대해 생각을 해 보게 되고 그 의미를 반추하다 보니 글자 하나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다. 특히나 소리글자(책에는 병음문자라고 되어 있다.)에 비해서 뜻을 온전히 지키고 있는 한자를 보면 그 당시의 생활상이 그대로 화석화되어 남겨져 있다는 사실에 그동안 사실 익히기 쉬운 한글의 우수성에 비해서 무지막지하게 암기를 강요하는 한자에 대해 가지고 있던 거부감을 많이 없앨 수 있었다. (나는 한자를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기본적으로 한글전용론자이다.)

 

이런 식으로 글자를 하나씩 적으면서 책을 읽었다.

갑골문에 대한 관심이 부쩍~!

갑골문은 굉장히 직관적인 글자이다. 모든 상형자가 그렇듯이 사물의 형태를 노골적으로 문자로 옮겨 놓았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정말 쉽다. 그리고 그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재미도 있다. 안그래도 요새 갑골문을 많이 공부하고 있는 나에게는 정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이 책에서 새로이 알게 된 것은 갑골문은 한자의 가장 초기 형태이긴 하지만 이미 갑골문에 한자를 만드는 원리 중에 후기에 속하는 형성문자가 많기 때문에 한자 발생 초기의 문자는 아니라는 것이다.(한자는 상형~지사~회의~형성~전주, 가차의 순서로 문자가 만들어 졌다고 할 때..) 언뜻 생각할 때 갑골문의 글자는 거의 상형문자일 것이라고 생각해 왔던 것과는 다른 점이다.

 

갑골문.. 갑골문은 흔히 거북의 등에 새겼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거북의 등은 너무 딱딱해서 글을 새기기 어렵고 실제는 부드러운 배딱지에 새겼다고 한다.​

 

인문학 책이라고 보기엔 좀..

한자에 대해서 재미있게 읽다 보면 여러가지 인문적 지식을 중간중간 인용하고 있다. 인용자체는 문제가 아닌데 사실 좀 뜬금없이 삽입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내용과 잘 어우러지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마치 '나는 이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야'라는 느낌을 독자에게 강조하기 위해서 사용한 것 같은 현학적인 자세가 보인다. 전체적인 맥락하고 왠지 따로 논다는 생각이 들어서 영 어색하다. 한자를 사용하는 사람으로서 한자에 대한 자부심은 이해를 하겠는데 그렇다고 해서 다른 나라의 글자에 대해서 문화적으로 낮게 평가하는 것 같은 태도는 조금 불편하기도 하다. 좋은 면이 있든 어쨌든 한자는 세상에서 가장 배우기 어려운 문자인 것은 틀림없기 때문에 실용성에 있어서는 최악의 글자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지금 세계에서 한자 외에 상형문자를 실제로 실생활에 사용하는 문자가 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한자에 대한 관심이 없더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대체적으로 인문학이나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좋아할 만해 보인다. 읽을 때 중간중간 나오는 작가가 인문학적으로 아는 척한 부분은 읽지 않고 넘겨도 좋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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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 / 이마고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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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소설이 아니다.. 책의 제목은 알레고리가 아니다..

아무런 사전 정보없이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이 책을 소설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도 그냥 제목만 봤을 때는 소설책이라고 생각을 했다.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소설 중에 마르셀 에메라는 프랑스 작가가 쓴 '벽을 통과하는 사나이'같은 느낌을 가지고 있었는데 다른 사람한테 들어 보니 소설이 아니었다. 일단 제목이 독특해서 어던 책인지 궁금하던 차에 구입해서 읽기 시작했다. 책 제목만 보면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라는 말이 어떤 상징이나 은유가 아닌 생각을 하기 쉽지만 이 책은 신경정신과 의사인 올리버 색스(Oliver Sacks, 1933~ )가 자신의 임상경험을 쓴 책으로 실제로 자신의 아내를 모자로 착각했던 환자에 관한 이야기가 책 제목이다.

 

저자 올리버 색스 Oliver Sacks.. 영국의 신경학 전문의..​

다양한 임상경험을 흥미롭게 서술한다.

책은 상실, 과잉, 이행, 단순함의 세계라는 네 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고 각각의 주제에 맞는 20여개의 환자에 대해서 서술하고 있다. ​각 장의 시작은 간단한 신경학적인 용어 설명으로 독자가 각각의 사례에 접근하기 전에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을 간단하게 제시하고 그 후 특이한 증상의 환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임상경험이라고 하니까 좀 딱딱한 느낌이 들 수 있지만 글쓴이는 마치 소설을 쓰듯이 글을 써 내려가기 때문에 어렵지 않고 각각의 환자들의 이야기는 일반 사람들이 잘 만나기 힘든 사람들의 경험을 보여 주고 있어서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

환자에 대한 따뜻한 시각..

​신경정신학이라든지 정신과 의사들이 실험(혹은 관찰)을 한 기록을 보면 많은 경우 관찰의 대상이 되는 사람을 사람으로 본다기 보다는 일종의 기계처럼 봐서 어떠한 자극을 입력하고 그 후에 나타나는 대상의 반응을 출력하듯이 관찰하는 것처럼 굉장히 비인간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 유명한 스탠리 밀그램의 '명령에 대한 복종'에 관한 실험이라든지 자신의 딸을 상자에 가두고 반응에 대한 실험을 했던 스키너같은 사람을 보면 굉장히 비인간적이라서 이런 직업을 가진 사람은 따뜻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어 보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올리버 색스가 ​환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시종일관 따뜻함을 유지하고 있어서 보는 동안 그런 불편함은 없었다. (비록 책을 쓰느라 그랬을지는 모르지만) 에피소드에 나오는 환자들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유지하면서 환자를 증상이 있는 샘플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으로 보려는 노력을 한다.

 

영국에서는 동명의 연극으로 올려지기도 했다고 한다.​

일상적이지 않은 사람들을 보는 흥미..

사실 나처럼 일상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신경정신과 환자를 만나볼 일은 흔하지 않기 때문에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사례들이 흥미진진하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런 걸 보면서 재미있어 하면 되나..하는 약간의 미안한 감도 들긴 했지만 워낙 사례들이 재미있어서 쉽고 빠르게 읽어 나갈 수 있었다.

1945년에 기억이 고정되어 있는 퇴역군인을 다루고 있는 '길잃은 뱃사람'이라는 에피소드는 정말 슬프다. ​이전에 20대에 정신이 고정되어서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거울을 보면서 늙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보고는 눈물을 흘리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SF단편을 읽은 적이 있는데 상상만 해도 끔찍했었다. 그런데 그런 일이 실제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역시 끔찍하다.

​서번트 증후군으로 소수를 빨리 찾아낼 수 있는 두 쌍둥이의 형제의 이야기는 굉장히 코믹하다. 일단은 쌍둥이 형제가 둘다 자폐를 겪교 있는 것도 신기하고(그렇다면 자폐는 선천적인 것일까?) 6자리 소수를 찾으면서 놀고 있는 두 형제에게 8자리 소수를 제시해서 교란하는 의사와 깜짝 놀라 당황하는 두 쌍둥이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비춰진다. 어쩌면 두 사람의 머릿속에서는 인간이 풀어내지 못한 소수를 발견해 내는 알고리즘이 들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 외에도 각각의 에피소드들이 후일담까지 곁들여서 있어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윤리적 문제.. 그리고 약간 읽기 어려운 점..

​인간의 뇌를 탐구하는 것은 인류의 오랜 숙제이지만 살아있는 인간의 뇌를 실험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윤리적인 문제 때문에 정상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뇌 연구는 결국은 선천적인 이유나 사고로 인해서 뇌의 한 부분의 기능이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들을 통해 연구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하나의 예를 찾더라도 그것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똑같은 손상을 입은 뇌를 가진 사람을 찾아야 하는데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책을 읽는 동안 아무래도 뇌에 대한 전문적인 용어들이 많이 듣는 용어들과 달라서 읽기 힘들었는데 예를 들어 '이마엽'이라는 말이 자주 나와서 이게 뭔지 잘 몰랐었는데 나중에 찾아 보니 '전두엽'의 다른 말이었다. 아마도 한자로 되어 있는 용어를 한글로 바꾼 것 같은데 별다른 설명이 없으니 멈칫하면서 읽게 되었다. 하긴 전두엽이라는 말이 익숙하긴 해도 머릿속에서나 익숙하지 정말 어떤 부분인지 형태적으로 알지도 못하고 무슨 기능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크게 상관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재미있고 흥미롭고 어렵지 않다. 그리고 책이 살짝 두꺼운 감은 있지만 짧은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긴 호흡으로 읽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부담감도 덜하다. 꼭 신경정신학에 관심이 없더라도 교양삼아 즐겁게 읽을만한 책이므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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