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난 건 우리 때문이 아니라 당신 때문이었죠. 우리가 가까워지거나 사랑에 빠질 가망은 애초에 없었어요. 그러니까 우린 대략 서로 반대편이 되도록 결정되어 있었던 거죠. 우린 첫 순간부터 당신의 꼭두각시가 된 기분이었어요. 에미 당신이 막 체스판에 올려놓은 말 같았다고나 할까요. 다만 우린 그 ‘게임‘ 을 이해할 수없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도 이해할 수 없어요. - P249

‘가정의 평화‘ 는 형용모순이에요. 서로 배타적인 개념이 짝을 이룬것이라고요. - P252

라이케씨, 당신은 손으로 잡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만질 수 없고, 따라서 실재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당신은제 아내의 환상이 만들어낸 존재일 뿐이지요. 한없는 행복감, 세상과의 절연 상태에 기인하는 몽롱함, 글로 지은 사랑의 유토피아…… 이런 것들이 만들어낸 환상 말입니다. - P311

이메일을 매개로 한 환상의 사랑, 끊임없이 고조되는 감정,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그리움, 가라앉을 줄 모르는 열정, 이 모든 것이 현실에서의 만남이라는 하나의 진짜 목표, 지고의 목표를 향하고 있지만, 목표 실현은 번번이 미뤄지고 만남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실제 만남은 종착지도 없고 만료 기한도 없이 오로지 머릿속에서만 완벽하게 누릴 수 있는 세속적인 행복을 깨뜨릴 테니까요.
저로서는 그걸 막을 힘이 없습니다. - P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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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제 안에 있으면서 저와 늘 동행하는 제2의 목소리 같은 존재입니다. 당신은 저의 독백을 대화로 바꿔놓았습니다. 당신은 제 내면을 풍부하게 해주는 존재입니다. 당신은 꼬치꼬치 캐묻고,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고, 신랄하게 야유하고, 저와 맞서 싸웁니다. 저는 당신의 재치와 매력, 생기에 감사하고 그 속된 마음 조차 고맙게 여깁니다. - P132

(당신이 이렇게 빨리 저를 당신의 가장 친한 친구에게 넘기려하다니, 마음이 조금 상하는군요. 당신의 질투가 그리워요!) -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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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5일
제목: 구독 취소
정기구독을 취소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이메일로 취소 신청을 해도 되겠지요? 그럼, 이만 줄입니다. E. 로트너. - P9

오예! 제가 당신에게 상처를 주었군요. 그러려던 건 아니었어요. 당신이 견뎌낼 거라 생각했어요. 제가 너무 앞서갔나봐요.
반성하러 골방에 틀어박혀야겠어요. 안녕히 주무세요. 에미. - P43

당신은 저에게 순수한 놀이 상대예요. 연애 감정을 되살려주는 중개인인 셈이지요. 저는 당신을 통해 제게 모자라는 부분을 채울 수 있어요.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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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작곡가 바그너는 음악이야말로 인간의 창조적 노력가운데 가장 으뜸의 형태라고 생각했다. 따라서 종합예술을 창조하려는 노력에 음악이 필수적인 요건이라고 여겼다. 그로피우스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건축이 가장 중요한 예술 형태라 주장하며 "모든 창조적 활동의 궁극적 목표는 건축이다"라고 말했다.
독일어로 집을 건축하다‘ 또는 ‘건축을 위한 집‘이라는 뜻의 ‘바우하우스(Bauhaus)‘라는 이름도 여기에서 유래했다. - P289

실이었다. 그로피우스는 적을 많이 두었지만, 개중 가장 악독하고 강인한 적은 아돌프 히틀러였다. 한때 예술가이자 『나의 투쟁(Mein Kampf)』이라는 책을 쓴 작가이기도 했던 히틀러는 이제 현대미술과 지식인들을 증오했다. 바우하우스를 혐오한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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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커서도, 너무 작아서도 안 돼. 두 손에 딱 잡힐 만큼의 크기, 그게 좋은 공이지. 물론 어깨는 조금많이 벌려도 좋아. 하지만 자기 두 손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공이거나 아니면 두 손을 쓸 필요도 없이 한 손에 움큼들어오는 공은 그다지 좋은 공이 아니란다. - P263

너무 무거워서도, 너무 가벼워서도 안 돼. 공을 들었을 때 내가 이 공을 들고 있구나, 하는 느낌, 그 정도의 느낌이 이상적인 무게지. 그 공을 드느라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면 절대 좋은 공이라 할 수 없고, 또 반대로공을 들었는지 안 들었는지, 그래서 잃어버려도 느낄 수 없을정도로 가벼운 공이라면 그것 역시 안 좋은 공이야.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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