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계획은 황제가 되는 거야. 나는 아무것도 없는 자네한테 자금을 댔어. 아무것도 없는 자네한테 인력을 제공했어. 여기 와이에 커다란 조직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배경을 제공했어. 마음만 먹는다면 나는 내가 지금까지 제공한 걸 모두 철회할 수 있어." - P229

앤도린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사건 내용을 너무나 잘 아는 사람한테서만 나올 수 있는 어투였다.
"나는 그때 그 아이를 두 번째로 보았지만 그 모습은 이 머리에 각인되었어. 10년이 지나고 뒷굽을 높이고 콧수염을 깎았다고 나를 속여넘길 수 있을 것 같나? 자네가 데려온 플랜쳇은 레이치야, 해리 셀던의 양아들." - P234

황제 폐하가 절대적인 통치자로 군림하는 공간은 딱 한 곳이고 그곳은 바로 황궁 구역이기 때문이오. 여기에서는 황제 폐하의 말씀이 법이고 그 밑에 겹겹이 쌓여 있는 신하는 황제 폐하의 말씀만 따라야 하오. 그런 분한테 황궁 정원에 관해서 내린 결정을 취소하라고 부탁드리는 건 그분이 신성하게 여기는 유일한 영역을 손상시키는 행위가 될것이오. - P242

그런데 그곳에서, 소스라치게 놀란 신하들이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앞에, 반원형 계단 위에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뭉개진 클레온 1세 황제의 시신이 있었다. 황제의 화려한 의상은 완전히 산산조각이 난 상태였다. 주변을 에워싼 공포에 질린 얼굴을 멍청하게 둘러보며 한쪽 벽에 웅크리고 있는 사람은 멘델 그루버였다. - P265

셀던이 한숨을 내쉬었다.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미안하구나. 하지만 쉽지가 않아. 내 손을 보렴. 여기저기에 반점이 생기고 있어. 이제 주름이 생기게 되겠지. 체술 같은 것도 더 이상 할 수가 없어. 어린애가 살짝 밀어도 무릎을 꿇을 판이라고."
"그건 다른 예순 살 노인도 똑같은 거 아닌가요? 하지만 최소한 아버님은 두뇌 기능이 예전처럼 왕성하잖아요. 아버님 입으로 중요한 건 바로 그거라고 얼마나 많이 말씀하셨어요?" - P272

자네와 나는 그런 운이 안 따를 수도 있네."
마넬라는 눈살을 찡그렸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총리 각하?"
셀던은 목청을 가다듬었다.
"자네가 글렙 앤도린을 죽였기 때문에 우주총이 바닥에 떨어진 거고 그래서 멘델 그루버가 그걸로 클레온을 죽일 수 있었다는 주장이 나올수 있어. 그렇게 되면 자네는 암살 사건에 대해 상당한 책임을 떠안을 수밖에 없을 뿐 아니라 심지어 사전에 그렇게 하기로 모의했다는 혐의까지 받을 수도 있어." - P275

"총리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제안. 그들은 나를 원치 않아. 나를 배제하길 원할 거야. 하지만 문제는 황궁 전역에 나를 지지하는 사람이 있고, 더욱 중요한 건, 외부 행성 주민들이 나를 괜찮게 여기고 있다는 사실이야. 그 말은 제국 경비대가 나를 처형시키지 않고 그냥 밀어내기만 해도 일정한 부담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지. 하지만 내가 스스로 사임하면서 트랜터와 제국 전체를 위해 군부 정권이 들어서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한다면 내가 실제로 그들을 도와주는 셈이 되는 거야. 그렇지 않겠나?" - P276

"이유가 무언지 궁금하오, 도스, 마넬라를 그렇게 싫어하는 이유가 뭐요? 마넬라는 우리 목숨을 구했소. 마넬라가 재빨리 움직이지 않았다면 레이치와 나는 죽었을 거요."
도스가 날카롭게 반박했다.
"그래요, 해리. 그건 나도 누구보다 잘 알아요. 만일 그 여자가 거기에 없었다면 나도 당신이 살해되는 걸 막을 방법이 없었을 거예요. 내가 보기에 당신은 내가 그걸 고맙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군요. 하지만 그 여자를 볼 때마다 나는 내가 잘못한 게 떠올라서 견딜 수가 없어요. 그러는 게 이성적인 태도는 아니라는 것도 알아요… 설명할 수 없다는 것도 그러니까 나한테 그 여자를 좋아하라고 말하지마요, 해리. 불가능하니까." - P283

"내 말이 맞아. 우리가 어떻게 해야 당신 어머니가 기분을 푸실까?"
"꾹 참고 기다리면 어머니도 풀어지실 거야."
하지만 도스 베나빌리는 풀어지지 않았다.
결혼하고 2년이 지난 다음에 완다가 태어났다. 도스는 레이치와 마넬라가 기대한 이상으로 손녀딸을 귀여워했지만 완다 엄마는 레이치 엄마한테 여전히 ‘그 여자‘로 남아 있었다. - P287

최근 들어서 애머릴은 파운데이션 설립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제국과 동떨어진 곳에 독자적으로 고립시킨 파운데이션을 만들어서 다가오는 암흑기에 인류의 문명을 지켜내 훨씬 바람직한 새로운 제국으로 발돋움할 씨앗을 뿌려 놓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셀던은 그럴 경우에 생길 다양한 결과를 직접 연구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셀던한테는 시간이 없었다. 젊음도 없었다. 비참했다. 마음은 아직도 청춘이지만 서른 살 때에 넘쳐흐르던 탄력성과 창조성은 없었다. 이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해질 게 분명했다. - P291

"완다는 당신 의자에 올라가 앉아서 어쩌면 당신이 잔치를 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슬퍼했어요. 그러다가 잠이 들었는지, 갑자기 아무 생각도 안 떠오르고 두 남자가 (여자가 아닌 게 확실한데) 말하는 장면만 보이더래요." - P294

선생님은 평범한 사람, 말하자면 멍청한 사람을 다루는 능력이 특히 부족하십니다. 옆으로 빠져나가거나 돌아가는 능력이 부족하세요. 정부를 장악한 멍청이를 만나면 선생님은 너무나 솔직하게 말씀하시기 때문에 프로젝트 전체는 물론 선생님의 목숨까지 위험에 빠질 수 있습니다. - P302

"재미있게 놀고 있니, 완다?"
"네. 하지만 저 방엔 들어가지 마세요."
"왜, 완다? 저건 내가 쓰는 방이란다. 할아버지가 일하는 연구실"
"내가 나쁜 꿈을 꾼 곳이 바로 저 방이에요." - P312

"저는 장군님한테 바람직하다고 느껴지는 것만 권해 드릴 뿐입니다. 장군님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해리 셀던에 대한 말을 되풀이 하는 것처럼 말인가?"
"그자는 아주 위험한 인물입니다, 장군님."
"자네는 계속 그렇게 말하지만 나는 그렇게 보지 않아. 그자는 대학교수일 뿐이야."
헨더 린이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총리였습니다. - P319

"문제는 심리역사학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장군의 두 눈이 튀어나올 기세로 크게 뜨였다.
"그렇다면 셀던이란 작자가 점쟁이란 말인가?"
"흔한 점쟁이랑 다릅니다. 과학적으로 예측하는 겁니다."
"믿을 수 없어."
"그렇습니다, 믿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셀던은 그것 때문에 이곳 트랜터, 그리고 외부 행성 일부에서 숭배를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심리역사학은 실제로 미래를 예측하거나 사람들이 그렇다고 믿는 자체로 정권을 뒤집을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 P321

해리 셀던은 개인적인 숭배를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자와 심리역사학이 하나처럼 여기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노골적으로 제거할 경우에 심리역사학 자체에 대한 신뢰성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습니다. 우리한테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가 나타나는 겁니다. - P324

"도대체 무슨 일이야? 여기에서…
도스가 대령한테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아! 내 소개를 드리지요. 나는 도스 베나빌리 박사라고 합니다, 해리 셀던 교수의 아내이고요. 중요한 업무 때문에 대령님을 만나러 왔습니다. 저 네 사람이 나를 막으려고 하다가 두 사람이 심하게 다쳤습니다. 네 사람을 보내고 내가 하는 말을 들어 보세요. 대령님을 해칠 의도는 없습니다." - P333

어쨌든 내가 당신한테 접근한 이유는 우리 남편한테 아무런 해도 가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예요. 극적으로 표현한다면, 우리 남편은 위험을 무릅쓰고 장군의 우리에 자기 발로 들어왔고 나는 우리 남편이 다치지 않기를 원해요. - P335

테나르 장군은 해리 셀던을 휘둥그런 눈으로 쳐다보더니, 자신이 앉아 있는 책상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톡톡 치며 말했다.
"30년. 3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보여 줄 게 하나도 없다는 말이오?"
"실제로는 28년입니다, 장군." - P338

마음이 불편한 헨더 린은 초조함이 살짝 드러난 얼굴로 다시 말했다.
"방금 말씀드렸듯이, 우리는 심리역사학을 원하지만 셀던은 제거하려고 했습니다. 어차피 그자는 쓸모가 없으니까요. 자세히 살펴보면 살펴볼수록 그자는 과거의 행적에 기대서 먹고 사는 늙은 학자에 불과합니다. 지난 30년 동안 심리역사학 하나에 매달렸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셀던 대신 새로운 인물을 그 자리에 앉히면 심리역사학 개발이 훨씬 빨라질 가능성이 많습니다." - P345

"나는 전혀 위험하지 않았소."
"내가 보는 눈은 당신이랑 달라요. 지금까지 당신을 죽이려는 시도가 두 번이나 있었어요. 그런데 세 번째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뭔가요?"
"당시에는 내가 총리였소. 암살할 가치가 충분했을 것이오. 하지만 다 늙은 수학자를 누가 죽이려고 하겠소?"
"내가 찾아내서 막으려는 게 바로 그거예요. 이곳 프로젝트에 있는 사람부터 탐문하는 방식으로 시작해야 하겠어요."
"안 되오. 연구원들만 괴롭히게 될 거요. 그 사람들을 건들지 마시오."
"그것만큼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어요. 해리, 내 임무는 당신을 지키는 것이고 지난 28년 동안 그렇게 해 왔어요. 이제 와서 나를 막을 순 없어요." - 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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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 말을 믿지 않소. 하지만 나한테도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있고 그대가 심리역사학이란 걸 가지고 트랜터에 처음 온 당시의 모습도 기억하오."
"그렇다면 당시에 제가 그건 현실에 적용할 수 없는 수학적인 이론에 불과하다고 설명한 내용도 분명히 기억하실 겁니다, 폐하."
"그래, 그렇게 말했지. 아직도 그렇게 말하고 있소?"
"네, 폐하." - P112

나는 심리역사학이 장난감에 불과하다는 그대의 말을 믿지 않소. 데머즐이 그대와 계속 연락을 취하고 있으니 말이오. 그대는 내가 그런 것도 모르는 멍청이라고 생각하오? 데머즐은 그대한테 무언가를 바라고 있소. 그가 그대한테 바라는 건 바로 심리역사학이오. 나 역시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그것을 바라고 있소. - P113

"그래, 자네 부친이 자네를 보낸 이유가 무엇인가, 젊은이?"
레이치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제가 선생님한테 뭔가 불리한 내용을 찾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에토 데머즐을 열렬하게 지지하시거든요."
"그런데 자네는 그렇지 않나?"
"그렇습니다, 선생님. 저는 다알 출신이거든요."
"그건 나도 알고 있네, 젊은이, 하지만 그 의미가 무엇인가?"
"저 역시 억압을 받았으며 그래서 선생님 편에 서서 선생님을 돕고 싶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우리 아버지께는 알리지 않고." - P117

조라넘이 목청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다시 물어보지. 나를 어떤 식으로 도울 수 있겠나, 젊은이?"
"선생님이 믿지 않을 정도로 중요한 사실을 알려 드릴 수 있어요."
.
.
.
"좋아요, 그렇다면 잘 들으세요. 에토 데머즐이란 인물은 인간이 아닙니다. 로봇이에요."
"뭐?"
조라넘이 깜짝 놀라며 물었다.
레이치는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로봇은 기계 인간입니다. 인간이 아니라 기계." - P118

그래, 젊은이, 전설은 그렇다 치고, 자네가 에토 데머즐이 로봇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뭔가? 로봇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에토 데머즐의 어떤 점 때문에 자네는 그자가 로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자가 그렇게 말했나?",
.
.
.
"에토 데머즐의 독특한 특징 때문입니다. 데머즐은 변하질 않습니다.
나이를 먹지 않습니다. 어떤 감정도 보이질 않습니다. 그를 보면 쇳덩이로 만든 것처럼 보이는 특징이 많습니다."
.
.
.
"좋아, 그자가 로봇이라고 하지, 젊은이. 하지만 그게 자네랑 무슨 상관인가? 그게 자네에게 중요한 문제인가?"
그래서 레이치가 대답했다.
"당연히 중요하지요. 저는 인간입니다. 저는 로봇에게 제국의 운명을맡기고 싶지 않습니다." - P120

"나는 그대의 장단에 넘어가지 않소, 셀던, 그대는 8년 동안 심리역사학을 연구하고 있소. 총리는 조라넘을 법적으로 처리하면 안 된다고 나한테 주장하오.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무엇이오?"
셀던은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폐, 폐하! 없습니다."
.
.
.
"좋소. 그럼 어떻게 해야 하겠소?"
"폐하께서 가만히 계시는 게 좋습니다. 총리 각하도 가만히 계시는게 좋습니다. 정부는 조라님이 마음대로 하도록 허용해야 합니다."
"그러는 게 무슨 효과가 있겠소?"
셀던은 목소리에 가득한 좌절감을 억누르려고 애쓰며 이렇게 대답했다.
"조금만 기다리면 드러날 겁니다." - P128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첫 번째 질문은 바로 이랬다.
"총리 각하, 각하는 로봇인가요?"
데머즐은 차분하게 쳐다보기만 해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그러다가빙그레 미소를 머금었다.
.
.
.
데머즐은 웃음이 가라앉길 기다린 다음에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이렇게 말했다.
"제가 그런 질문까지 대답해야 합니까? 꼭 그래야 할 필요가 있습니까?" - P134

마이코겐으로 돌아간다는 건 사실상 조라넘한테 자살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그자는 자살을 할 타입이 아닙니다. 니샤야를 선택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그건 이성적인 선택이긴 하지만 영웅적인 선택은 아닙니다. 니샤야에 피난을 간 사람이 제국을 장악할 만한 운동을 전개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러면 그 추종자들도 흩어질 게 분명합니다. 신성한 열정을 지닌 순교자라면 따르겠지만 누가 보더라도 확실한 겁쟁이를 따를 순 없을 테니까요."
"놀랍군! 어떻게 그런 생각까지 했소, 셀던?" - P139

셀던은 이동하면서 빙그레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은 당면한 문제로 마음을 돌리는 순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총리가 된 지 벌써 10년이었다. 셀던이 그 자리를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그루버가 안다면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이 산처럼 높이 올라갈 것 같았다. 아, 다양하게 발전한 심리역사학 기법이 지금 셀던의 눈앞에 견디기 힘든 딜레마를 제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과연 그루버가 이해할 수 있을까? - P147

셀던이 총리 집무실에서 심리역사학 연구실로 이어진 정원을 꾸준히 오가는 사이에 드디어 심리역사학이 미래를 예측하는 경지까지 오른 지금 해리 셀던은 평화로운 시기가 끝날 수도 있다는 불길한 가능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 P153

"그렇죠, 하지만 이번엔 훨씬 구체적이에요. 중심부에서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어요."
"트랜터에서?"
"아니면 주변부에서요. 여기에서 내전 같은 나쁜 상황이 일어나거나 주변부의 외부 행성이 이탈하기 시작할 거예요."
"그런 가능성은 심리역사학이 없어도 지적할 수 있어."
"재미있는 건 그 두 개가 서로 배타적으로 보인다는 사실이에요. 이것 아니면 저것이란 식으로 두 가지 모두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어요. 여기요! 보세요! 선생님이 만드신 방정식이잖아요. 자세히 보세요!" - P158

"그렇소. 하지만 세계주의자들은 제국이 존재한다는 걸 보여 주는 모든 증거는 환상이거나 의도적인 사기라고 주장했소. 제국 사절단이나 관리라는 사람도 모두가 헬리콘 사람인데 뭔가 이기적인 목적 때문에 연극을 하는 거라고 말이오. 이성적인 사고를 완벽하게 거부한거요." - P165

"해리, 내 생각을 말해 주죠. 심리역사학이 트랜터에서 끔찍한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을 지적하고 조라넘주의자가 여전히 남아 있다면 말이죠, 그 끔찍한 사태라는 건 조라넘주의자들이 황제의 암살을 꾸미는 음모로 나타날 가능성이 많아요." - P167

"우리가 새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는데, 대장, 그건 실수야. 사회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어."
"당연하지요! 내가 노리는 게 바로 그거예요."
나마티가 의자에서 몸을 살짝 꿈틀거려 억지로 분노를 삭이며 덧붙였다. - P170

"아니에요. 일상적인 차원에서 볼 때 아버지보다 깨끗한 사람은 없어요. 하지만 꼭 그래야 할 때에는 카드를 충분히 속일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아버지시라고요. 아버지가 심리역사학으로 하고 싶은 게 바로 그런거 아닌가요?"
그러자 셀던이 슬픈 어조로 대답했다.
"아직까지는 심리역사학으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어." - P183

레이치가 본론으로 돌아오며 다시 물었다.
"그럼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제 네가 나설 차례란다, 레이치. 나한테는 확실한 증거가 필요해.
네가 그걸 찾아오면 좋겠어. 물론 너희 엄마를 보낼 수도 있지만 너희엄마는 어떤 경우에도 내 곁을 떠나지 않으려고 할 거야. 하지만 나 자신은 이 시점에 황궁을 떠날 수가 없어. 너희 엄마와 나 다음으로 내가믿는 사람은 바로 너야. 실제로는 너희 엄마랑 나 자신보다 더. 너는 아직 아주 젊고 튼튼한 데다 헬리콘 체술 실력이 예전의 나보다 뛰어나. 그리고 똑똑하지. - P192

나마티는 제국에서는 물론 조직 내에서도 가장 똑똑한 친구는 아니야. 통찰력이 아주 날카로운 것도 아니고 이성적인 사고 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지. 옆에서 끊임없이 만류해야 돼… 하지만 저 친구한테는우리 누구한테도 없는 추진력이 있어. - P211

"대표 정원사를 새로 임명한다는 건, 앤도린, 행정부서 장관을 새로 임명하는 것과 같아. 새로운 총리나 새로운 황제가 생겨난 것과 비슷한 상황이 펼쳐지는 거라고 새로 임명된 대표 정원사가 주변을 자기 측근으로 채우려고 할 거야. 썩은 나무토막처럼 보이는 건 모두 잘라 내고신임 정원사를 수백 명은 뽑을 게 분명하다고." - P216

나마티가 한 손을 들어 올렸다.
"좋아. 좋아. 진정해. 나쁜 의도는 없으니까.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지 않겠어? 조라넘을 누가 죽였지? 10년 전에 우리의 희망을 꺾은게 누구지? 바로 그 수학자야. 지금 심리역사학이라는 엉뚱한 논리로 제국을 통치하는 바로 그자 말이야. 클레온은 아무것도 아니야. 우리가 없애야 할 상대는 해리 셀던이야. 우리가 지금까지 기간 시설을 망가뜨린 이유 역시 해리 셀던을 곤경에 몰아넣기 위한 거라고. 그로 인한 모든 불만이 지금 그자한테 몰리고 있어. 그자의 비효율성과 무능함 때문으로 모든 문제가 일어나는 중이라고 해석되고 있단 말이야."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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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제가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이유 때문에 선생님은 데머즐을 아주 높이 평가하시지만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선생님을 제외하고 제가 존경하는 사람 모두가 데머즐을 좋게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데머즐 개인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든 관심조차 없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다르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저로선 그런 내용 자체를 알려 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 P10

"바로 그겁니다. 우리가 안정된 상태에서 연구를 오래할수록 붕괴를 막을 가능성은, 최소한 그 충격을 완화시킬 가능성은 그만큼 많아집니다. 바로 그것 때문에 흐름에 역행해서 에토 데머즐을 구할 필요성이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아니, 적어도 제가 원하든 원치 않든." - P14

심리역사학은 아직까지 뚜렷한 진척이 없었다! 유고 애머릴은 다양한 원칙과 가정에 근거해서 대범한 방정식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원칙과 가정을 어떻게 검증한단 말인가? 심리역사학은 아직 실험 과학이 아니었다. 심리역사학의 모든 원리와 가정은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할 테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사는 세상이랑 몇 세기라는 시간, 그리고 윤리적인 책임감을 철저하게 배제한 관찰력이 필요할 터였다. - P19

"셀던 교수님이다! 그분은 좋은 분이시다! 그분한테 손대지 마!"
셀던은 인파 사이에서 일어나는 동요를 감지했다. 개중에는 일반적인 원칙을 둘러싸고 대학 보안 요원이랑 싸움이 일어나길 원하는 학생도 있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해리 셀던을 좋아하는 학생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비록 셀던을 모르지만 교수랑 갈등이 생기는 자체를 바라지 않는 학생도 분명히 있을 터였다. - P24

셀던이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다시 말했다.
"그나마 당신한테라도 이런 말을 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소. 누구도 에토 데머즐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당신도 알고 나도 알고 에토 데머즐도 알지만 다른 사람은 전혀 모르오(적어도, 내가아는 한에서는 그렇소.)." - P30

"그래요. 지금까지 우린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전혀 없었죠. 이런 주제가 나올 거란 생각 자체도 못해 봤어요. 하지만 에토 데머즐한테는 몇 가지 단점이 있어요. 그는 천하무적이 아니에요. 에토 데머즐한테도결정적인 결점이 있고 그래서 그는 조라님으로부터 결정적인 타격을받을 수 있어요."
"진담이오?"
"물론이에요. 당신은 로봇을 이해 못해요… 에토 데머즐처럼 복잡한 로봇은 더더욱. 하지만 나는 달라요." - P32

심리역사학은 그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그 내용을 하나도 모를 때에만 의미가 있소. 그래서 내가 그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유고랑 당신밖에 없소. 유고한테 심리역사학은 일종의 직관으로 작용하오. 그는 아주 똑똑하긴 하지만 애매한 결론으로 무작정 뛰어드는 경향이 있어서 나는 그에게 경고를 던져서 그를 현실 세계로 다시 끌어내는 역할을 해 줘야 하오. 하지만 나 역시 엉뚱한 사고에 빠져들 때가 있기 때문에 그걸 입 밖으로 뱉어 내며 설명하는 과정이 나한테는 커다란 도움이 되고 있소, 설사…"
셀던이 빙그레 웃으며 계속 말했다.
"당신이 내 말을 한 마디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말이오." - P35

"그런 말씀을 하셔도 나를 설득시킬 순 없을걸요. 좋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지요. 나는 교수님이 발표하신 논문을 읽었고 주변의 수학자들한테 도움을 받아 그 내용을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그들은 그걸 황당무계하다고, 실현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더군요."
"나도 그 의견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나는 그게 실제로 개발되어서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만을 에토 데머즐이 기다린다는 느낌이 듭니다. 에토 데머즐이 기다릴 수 있다면 나도 기다릴 수 있죠. 교수님으로서도 내가 기다리는 편이 훨씬 유리하실 겁니다, 셀던 교수님." - P47

"그런 것 같소. 당신도 알다시피, 조라넘은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약간의 민담을 늘어놓지. 고향 니샤야 행성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는 민담, 그 민담은 이곳 트랜터에서 상당한 효과를 올리고 있소.
.
.
.
"하지만 그게 어떻다는 거예요?"
"이상한 건 내가 통화한 니샤야 사람 그 누구도 그런 민담을 전혀 모른단 사실이오." - P63

"그렇소. 그자는 예전의 트랜터 중심지, 신화가 지배하는 마이코겐 지역 출신이오. 그자가 숨기려고 애쓴 게 바로 그것이오." - P65

사실, 마이코겐 출신을 열등한 인종으로 보는 시각도 없소. 하지만 훨씬 심각한 문제가 있소. 마이코겐 출신을 그 누구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거요. 그들은 지능이 뛰어나고 교육 수준이 높으며 고상하고 문화적이며 요리 분야에서 탁월하며 자신이 사는 구역을 발전시키는 능력은 무서울 정도요. 그러나 그 누구도 그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소. 그들의 신념은 마이코겐 외부인들의 눈에 우스꽝스럽고 엉뚱하고 어이가 없을 정도로 멍청하게 보일 뿐이오. - P68

에토 데머즐은 모습을 자주 드러내지 않았다. 클레온 황제를 배알하는 정도가 거의 전부였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이유는 다양한데, 오랜 시간이 지나는 동안 거의 변하지 않는 외모가 그 가운데 하나였다. - P70

황제 폐하께서는 가끔씩 나를 놀라게 하지요. 다가오는 총회도 알고 계시고 예전 총회에서 선생이 한 연설도 기억하십니다. 심리역사학 문제에 계속적인 관심을 보이시니, 미리 말씀드리는데, 앞으로 더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선생을 부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요. 한 사람이 황제 폐하의 부르심을 두 번이나 받는다는 건 굉장한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 P75

데머즐이 말했다.
"내가 원하는 건 완벽한 심리역사학이 아니에요. 일종의 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일정한 개요나 골격, 일정한 원칙 정도면 충분해요. 완벽하진 않겠지만 뜬구름 잡는 식보다는 좋을 테니까요." - P81

"그럼 너도 조라님주의를 지지하니?"
셀던이 묻자 레이치가 깊이 생각하는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
"으음… 나한테도 어느 정도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 같아요. 그는 자기가 원하는 건 그저 모든 민중의 평등이라고 주장하는걸요. 그걸 나쁘다고 할 순 없지 않나요?"
"그야 물론이지… 그게 진심이라면 그게 그의 본심이고, 표를 얻기 위한 책략에 불과한 게 아니라면 말이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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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시 말씀드리지만, 셀던 선생님, 선생님께서 가까이 지내시는 데머즐이 아주 커다란 곤경에 처했습니다."
유고 애머릴이 ‘가까이 지낸다‘는 말을 살짝 강조하면서 말했다. 혐오감이 또렷하게 묻어 나오는 어투였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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