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제가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이유 때문에 선생님은 데머즐을 아주 높이 평가하시지만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선생님을 제외하고 제가 존경하는 사람 모두가 데머즐을 좋게 보지 않습니다. 그래서 데머즐 개인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든 관심조차 없습니다. 하지만 선생님은 다르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저로선 그런 내용 자체를 알려 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 P10

"바로 그겁니다. 우리가 안정된 상태에서 연구를 오래할수록 붕괴를 막을 가능성은, 최소한 그 충격을 완화시킬 가능성은 그만큼 많아집니다. 바로 그것 때문에 흐름에 역행해서 에토 데머즐을 구할 필요성이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아니, 적어도 제가 원하든 원치 않든." - P14

심리역사학은 아직까지 뚜렷한 진척이 없었다! 유고 애머릴은 다양한 원칙과 가정에 근거해서 대범한 방정식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원칙과 가정을 어떻게 검증한단 말인가? 심리역사학은 아직 실험 과학이 아니었다. 심리역사학의 모든 원리와 가정은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할 테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사는 세상이랑 몇 세기라는 시간, 그리고 윤리적인 책임감을 철저하게 배제한 관찰력이 필요할 터였다. - P19

"셀던 교수님이다! 그분은 좋은 분이시다! 그분한테 손대지 마!"
셀던은 인파 사이에서 일어나는 동요를 감지했다. 개중에는 일반적인 원칙을 둘러싸고 대학 보안 요원이랑 싸움이 일어나길 원하는 학생도 있을 게 분명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해리 셀던을 좋아하는 학생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비록 셀던을 모르지만 교수랑 갈등이 생기는 자체를 바라지 않는 학생도 분명히 있을 터였다. - P24

셀던이 깊은 숨을 들이마시며 다시 말했다.
"그나마 당신한테라도 이런 말을 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소. 누구도 에토 데머즐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당신도 알고 나도 알고 에토 데머즐도 알지만 다른 사람은 전혀 모르오(적어도, 내가아는 한에서는 그렇소.)." - P30

"그래요. 지금까지 우린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전혀 없었죠. 이런 주제가 나올 거란 생각 자체도 못해 봤어요. 하지만 에토 데머즐한테는 몇 가지 단점이 있어요. 그는 천하무적이 아니에요. 에토 데머즐한테도결정적인 결점이 있고 그래서 그는 조라님으로부터 결정적인 타격을받을 수 있어요."
"진담이오?"
"물론이에요. 당신은 로봇을 이해 못해요… 에토 데머즐처럼 복잡한 로봇은 더더욱. 하지만 나는 달라요." - P32

심리역사학은 그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그 내용을 하나도 모를 때에만 의미가 있소. 그래서 내가 그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유고랑 당신밖에 없소. 유고한테 심리역사학은 일종의 직관으로 작용하오. 그는 아주 똑똑하긴 하지만 애매한 결론으로 무작정 뛰어드는 경향이 있어서 나는 그에게 경고를 던져서 그를 현실 세계로 다시 끌어내는 역할을 해 줘야 하오. 하지만 나 역시 엉뚱한 사고에 빠져들 때가 있기 때문에 그걸 입 밖으로 뱉어 내며 설명하는 과정이 나한테는 커다란 도움이 되고 있소, 설사…"
셀던이 빙그레 웃으며 계속 말했다.
"당신이 내 말을 한 마디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말이오." - P35

"그런 말씀을 하셔도 나를 설득시킬 순 없을걸요. 좋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지요. 나는 교수님이 발표하신 논문을 읽었고 주변의 수학자들한테 도움을 받아 그 내용을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그들은 그걸 황당무계하다고, 실현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더군요."
"나도 그 의견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나는 그게 실제로 개발되어서 실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만을 에토 데머즐이 기다린다는 느낌이 듭니다. 에토 데머즐이 기다릴 수 있다면 나도 기다릴 수 있죠. 교수님으로서도 내가 기다리는 편이 훨씬 유리하실 겁니다, 셀던 교수님." - P47

"그런 것 같소. 당신도 알다시피, 조라넘은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약간의 민담을 늘어놓지. 고향 니샤야 행성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는 민담, 그 민담은 이곳 트랜터에서 상당한 효과를 올리고 있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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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게 어떻다는 거예요?"
"이상한 건 내가 통화한 니샤야 사람 그 누구도 그런 민담을 전혀 모른단 사실이오." - P63

"그렇소. 그자는 예전의 트랜터 중심지, 신화가 지배하는 마이코겐 지역 출신이오. 그자가 숨기려고 애쓴 게 바로 그것이오." - P65

사실, 마이코겐 출신을 열등한 인종으로 보는 시각도 없소. 하지만 훨씬 심각한 문제가 있소. 마이코겐 출신을 그 누구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거요. 그들은 지능이 뛰어나고 교육 수준이 높으며 고상하고 문화적이며 요리 분야에서 탁월하며 자신이 사는 구역을 발전시키는 능력은 무서울 정도요. 그러나 그 누구도 그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소. 그들의 신념은 마이코겐 외부인들의 눈에 우스꽝스럽고 엉뚱하고 어이가 없을 정도로 멍청하게 보일 뿐이오. - P68

에토 데머즐은 모습을 자주 드러내지 않았다. 클레온 황제를 배알하는 정도가 거의 전부였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이유는 다양한데, 오랜 시간이 지나는 동안 거의 변하지 않는 외모가 그 가운데 하나였다. - P70

황제 폐하께서는 가끔씩 나를 놀라게 하지요. 다가오는 총회도 알고 계시고 예전 총회에서 선생이 한 연설도 기억하십니다. 심리역사학 문제에 계속적인 관심을 보이시니, 미리 말씀드리는데, 앞으로 더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선생을 부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요. 한 사람이 황제 폐하의 부르심을 두 번이나 받는다는 건 굉장한 영광이 아닐 수 없습니다. - P75

데머즐이 말했다.
"내가 원하는 건 완벽한 심리역사학이 아니에요. 일종의 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일정한 개요나 골격, 일정한 원칙 정도면 충분해요. 완벽하진 않겠지만 뜬구름 잡는 식보다는 좋을 테니까요." - P81

"그럼 너도 조라님주의를 지지하니?"
셀던이 묻자 레이치가 깊이 생각하는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며 대답했다.
"으음… 나한테도 어느 정도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 같아요. 그는 자기가 원하는 건 그저 모든 민중의 평등이라고 주장하는걸요. 그걸 나쁘다고 할 순 없지 않나요?"
"그야 물론이지… 그게 진심이라면 그게 그의 본심이고, 표를 얻기 위한 책략에 불과한 게 아니라면 말이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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