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를 구하는 경제학 - 경제학 고전에 공동체의 행복을 묻다
조형근.김종배 지음 / 반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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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공정한가..?

때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철학 서적이 우리나라의 서점가를 강타한 때가 있었다.. 유행이 한참 지난 지금에서야 이제 읽어 보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 책을 한 권 읽으려면 너무나 에너지가 많이 소모될 것 같아서 선뜻 손에 잡지는 못하고 있다.. 사실상 철학에 관한 배경지식이 없으면 어처구니 없이 어려울 것이 틀림없는 책을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읽은 이유는 모두들 알고 있는 것처럼 책의 제목에서 나타내듯이 우리의 사회가.. 결국은 세계가 정의롭지 못한데 따르는 고민을 반영했을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몇장 읽다가 내팽겨쳐 두었을 것 같다.. 대충 훑어 봐도 쉽지 않은 책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신자유주의가 주류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 하고 있을 때 현실과는 동떨어져 보이는 인문학이고 경제학이 무슨 필요가 있을까 생각이 들기는 한다..

뭐라도 좀 알아야 반박을 하지.. 아니.. 최소한 꿈틀이라도 하지..

나 자신도 경제학은 대학에서 한학기 교양수업을 들은게 전부이고 가끔씩 경제학에 대한 책을 읽는게 전부다.. 그렇기 때문에 보고 듣는 경제에 대한 얘기들에 대해 비판적으로 들을 수 있는 소양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저 나오는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뭔가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도대체 그게 뭔지..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도 없고.. 모두의 얘기들과 다른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고 간혹 있다고 하더라도 비주류 중의 비주류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정당한 조명을 받지도 못한다.. 그래도 숨통을 좀 트이기 위해서.. 그리고 조금은 반박을 해보고 싶어서 이런 책을 보고 생각이라도 정리를 해 봐야 한다..

애덤 스미스에서 마르셀 모스까지.. 비주류 경제학자들을 본다..

​애덤 스미스는 고전경제학의 아버지이니만큼 비주류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이 책은 경제를 잘 몰라도 들어봤을법한 경제학자들과 일반적인 상식으로 봤을 때도 처음 들어 볼 법한 8명의 경제학자들을 8장에 걸쳐서 소개하고 있다.. 소개하는 관점은 신자유주의가 인용하고 있는 경제학자들의 태도가 옳은 것인지.. 또한 신자유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경제학자들의 아이디어는 무엇인지를 보고 있다.. 예를 들면 주류 경제학자들이 항상 얘기하는 애덤 스미스가 어떻게 오해를 받고 있는지도 설명해 주고 있고.. 마르크스가 자본가를 비판한 것뿐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면도 있었다는 것들이다.. 경제학을 깊이 읽을 수 없는 일반적인 사람들을 위해서 오해를 받고 있는 경제학자들은 오해를 풀어 주고 잘 모른 경제학자들의 관점을 설명해 주고 있다..

난 칼 폴라니가 좋다..

8명의 경제학자들에 대해 읽으면서 당연히 생각해 왔던 경제와 사회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내가 가장 마음에 든 사람은 칼 폴라니(Karl Polanyi, 1986~196​4, 터키)이다.. 칼 폴라티를 다룬 장의 부제가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이다.. 이 말이 듣고 싶었다.. 흔히 '노동시장'이라는 말을 아무런 비판도 없이 쓴다.. 언어는 사회를 지배하는 담론을 표현하는 것이고 그 담론은 결국은 구성원들의 의식을 지배한다고 생각을 해 보면 우리는 모두 부지불식간에 우리 자신을 상품으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런 개인의 상품화는 결국은 모든 개인의 가치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것들로 바꾸어서 내보여야 하고 그런 것들을 '스펙'이라는 말로 포장되어 상품설명서처럼 나를 표현하는 도구로 사용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치로 표현할 수 없는 나'는 사실상 현재의 사회에서 쓸모없는 것들로 폄하되고 있다.. 이 책에서 써 있듯이.. 우리의 부모님은 우리를 팔기 위해서 낳은 것이 아니다..

쉽게 읽을 수 있으니 좋다..

이 책은 '김종배의 사사톡(사사로운 토크)'이라는 지금은 없어진 팟캐스트에서 방송한 내용을 책으로 옮긴 것이다.. ​저자 서문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고'등학교에서 얻은 약간의 기초 지식이 있고 잘 해야 '맨큐의 경제학' 정도를 공부했을 사람들'을 위해서 썼다고 한다.. 나는 '맨큐의 경제학'은 이름만 들어 봤지 어떻게 생긴 책인지도 잘 모르지만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사실상 '맨큐의 경제학'을 몰라도 읽을 수 있으니 책을 집어들 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대담 형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대화를 훔쳐보는 것처럼 친근하게 읽을 수 있고.. 공저자인 김종배씨는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의 상태로 자신의 상태를 설정하고 자세히 물어보기 때문에 (중간중간 잡담도 많이 들어간다.. 이것도 괜찮다.. 어차피 우리도 대화할 때 그러니까..) 더더욱 편하다..

이 책을 읽는다고 나의 경제생활이 좋아질 리는 만무하다.. 이 책 한 권 읽었다고 유식한 사람들 사이에 끼여서 대화라도 할라 치면 알량한 지식으로 엄청나게 까일 것도 ​틀림없다.. 우리는 그저 삶에 찌든 일반 서민들일 뿐이니까..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지금의 사회가 많이 답답하지만 도대체 그 답답함의 원인이 뭔지 잘 모르겠는 사람들은 사회를 보는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사회를 경제학적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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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두 번째 재즈 음반 12장 - 보컬 당신의 재즈 음반 12장
황덕호 지음 / 포노(PHONO)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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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황덕호 재즈평론가

도서 : 당신의 두 번째 재즈 음반 12장​

일시 : 2014년 10월 2일

​장소 : 서교문화예술센터

즈를 듣기 시작한지 2개월여.. 처음 샀던 12장의 음반을 십수회씩 듣고 이제 슬슬 재즈에 익숙해 지고 있다.. 그리고 그 후에 20장 가량의 음반을 또 샀고.. 또 15장 정도를 주문해 놓았으니 이제 곧 대략 50장의 음반을 가지게 된다.. ​천 장의 앨범을 사기로 마음먹었는데 이제 겨우 1/20의 앨범을 샀으니 한참 남았다.. 황덕호 평론가의 '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장'에서 추천한 12장의 앨범이 나를 재즈에 입문하게 해 주고 푹 빠지게 해 주었으니 새로 나온 책을 사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이미 내 두 번째 12장의 앨범은 아니지만.. 안 그래도 연주음악 중심의 음반만을 듣고 보컬 음반을 거의 듣지 않아서 불안해 하고 있던 차에 보컬 위주의 음반을 추천해 주는 이 책은 나의 가려운 곳을 딱 긁어 주는 책이다.. 아무래도 나의 재즈 라이프는 황덕호 선생을 따라 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책에서 추천하는 음반들은 물론 나를 재즈 보컬의 세계로 인도해 줄 것을 기대할 수 있지만.. 되도록 스트리밍이나 MP3를 듣지 않고 음반을 사서 음악을 듣기로 한 나에게 이번 책은 첫 번째 책보다 훨씬 더 곤란하게 만들었는데.. 첫 번째 책의 음반 12장도 겨우겨우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구했는데.. 이번 앨범의 앨범들은 책을 구매하기 전에 미리 구해서 들어 보고 저자와의 대화에 참석해 보려고 했는데 아무리 구하려고 해도 쉽게 구할 수가 없었다.. ​결국은 해외주문을 해야 할 것 같은데 그럴 경우 가격이 훨씬 세지기 때문에 일단 구할 수 있는 몇개의 음반만을 주문한 상태.. 우리나라의 음반 시장이 확실히 너무 협소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운좋게 알라딘에서 저자와의 대화 자리에 초대받을 수 있어서 친구들과 함께 출장을 다녀 온 후 바로 홍대입구로 향했다..​

 

바로 이 책이 오늘의 주제.. 집에 오니 예약 주문한 책이 경비실에 맡겨져 있었다.. 기쁜 마음으로 책을 찾아 바로 비닐로 책을 쌌다..

 


 

서교동에 있는 서교예술실험센터.. 홍대 주변에는 확실히 마음에 드는 공간이 많다..



좀 허접하게 프래카드가 붙어 있긴 하지만 이 책이 첫 번째 책이다.. 재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기보다는 재즈에 있어서 명반이라고 할 수 있는 음반 12개를 자세히 소개하면서 재즈를 좋아하게 만드는 책이다.. 각종 이론서보다는 이런 종류의 책이 재즈를 좋아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훨씬 더 좋은 것 같다..



강연장 내부의 모습.. 원래 강연장으로 쓰이는 곳은 아니었기 때문에 강연장의 분위기 물씬 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가까이서 얼굴을 맞대고 강연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황덕호 선생이 쓴 세 권의 책.. 이 책들은 포노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다..

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장.. 악기와 편성..

당신의 두 번재 재즈 음반 12장.. 보컬 ..

재즈,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음악.. -에릭 홉스봄 지음- 번역..

찾아 보니 이전에도 돋을새김 출판사라는 곳에서 '그 남자의 재즈일기' 1,2편이 나와 있다.. 이것도 기회가 되면 구해서 읽어봐야 하겠다..



강연장은 원래 각종 행사로 쓰이는 곳인 것 같다.. 벽에 분어 있는 각종 포스터..

 


황덕호 : 음악평론가

재즈에 관한 글을 쓰며 살고 있다.. 1992년부터 1995년까지 음반사의 마케팅 담당자로 일하면서 여러 잡지에 재즈에 관련된 글을 쓰기 시작했다.. 1999년부터 현재까지 KBS 클래식 FM(93.1Mhz)에서 <재즈 수첩>을 진행하고 있으며 2004년부터 지금껏 재즈 음반 전문매장 '애프터아워즈'(www.afterhours.co.kr)를 운영해 왔다.. <<당신의 첫 번째 재즈 음반 12장_악가와 편선>>,<<그 남자의 재즈일기 1,2>>를 썼고 <<재즈,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음악>>(에릭 홉스봄),<<재즈: 기원에서부터 오늘날까지>>(개리 기딘스, 스콧 도보>>,<<빌 에번스: 재즈의 초상>>(피터 페팅거) 등을 번역했다..

- 이상 책 앞 날개에서 -


 

⁠강연은 책에 소개된 음반을 들어 보면서 재즈의 정의, 각 보컬들의 특성 등을 전반적으로 설명..하려 했으나 사실 시간이 너무 짧아서 두 명의 노래를 몇 곡 들어 보고 재즈에 관한 잠깐의 얘기를 하는데 그치고 말았다.. 시간이 길어서 많은 얘기를 나눴으면 하는 아쉬움이 컸지만.. 재즈라는 음악이..(어떤 음악이라고 그렇지 않겠느냐만..) 워낙 방대해서 주어진 90분의 시간 동안에는 많은 얘기를 나눌 수는 없었다.. 이날 들은 냇 킹 콜의 음악들은 귀에 익숙했지만 그저 보통의 팝 음악이라고 들었던 음악들이어서 훨씬 다가가기 편안한 느낌이었다.. 다이나 워싱턴 역시 이름만 들어 봤지 음악을 들어 본 적이 없었는데 일단 한 번 들어 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었다..

말씀은 조용하고 차분하게 하는 편이고 재즈에 관해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내용이 살짝살짝 내비쳤다.. ​무엇보다 왠지 재즈를 듣는다고 하면 편견을 갖게 되는 음악에 대한 자부심으로 인한 고고함이 엿보이지 않아서 좋았다.. 클래식이나 재즈나 롹액롤을 심취해서 듣는 사람들이 자기들이 좋아하는 음악장르 외에 다른 장르들은 하위장르라고 폄하하면서 무시하는 경향을 가끔 보이는데 그런 태도는 질색이기 때문이다..

책에 관해서는.. 어차피 음반을 들으면서 ​찬찬히 읽어 봐야 하는 책이기 때문에 또 열심히 음반을 구해 봐야 하겠지만.. 대충 훑어 본 바에 의하면 그동안 내가 재즈를 들으면서 궁금해 했던 점들에 대한 대답이 많이 들어 있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 특히, 내 생각에는 첫번째 책보다 이 책을 먼저 읽는 것이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이유는 첫 번째 책은 우선 재즈의 두번째 책보다 시대적으로 봤을 때 대체적으로 후대의 음반을 담고 있으며 재즈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익숙하지 않을 비밥이라든지 쿨재즈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컬 음반이 2장밖에 없어서 음악을 많이 들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적응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는 반면에 두번째 음반은 오히려 재즈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이 더 많이 들어 있고 보컬 위주의 책이라 좀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다음 세 번째 재즈 음반 12장도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각 재즈의 세부장르를 대표하는 음반을 소개하는 컨셉으로 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그 사이에는 내가 음반도 많이 샀을테고 재즈에 대해 더 많이 들었을 것이기 때문에 나의 세 번째 12장의 음반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지만.. 세 번째 책도 기대된다..

재즈를 처음 듣는 사람에게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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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야할 재즈음반들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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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Now He Sings, Now He Sobs
칙 코리아 (Chick Corea) 노래 / Blue Note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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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ktra / 198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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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men McRae / Sbme Special Mkts.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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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 Torme / Collectables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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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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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요나스 요나손의 여전한 블랙코미디..
전작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읽기 시작하면서 신작이 나와 있는 것을 알고 바로 책을 주문했다.. 전작이 꽤 읽을만했기 때문에 다음 작품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전작보다 짜임새는 더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여전히 온통 우연에 의해 스토리가 진행이 된다든지 어처구니없이 세계를 누비는 천재 주인공이 등장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하지만 뜬금없이 전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전작의 노인보다는 훨씬 개연성이 있는(그래봐야 여전히 엉망진창이긴 마찬가지이지만..) 놈베코라는 남아공 출신의 여자가 훨씬 매력적으로 보인다..
 
남아공의 빈민가 여성.. 스웨덴을 구하다..
놈베코는 남아공의 흑인소녀이다.. 게다가 공동변소의 오물수거인이다.. 물론 수십년전 얘기이므로.. 당시에는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으로 흑인은 인간취급을 받지 못했던 때의 이야기이다.. 가장 밑바닥의 밑바닥 삶을 사는 이 여자아이는 책읽기를 무엇보다 좋아하고.. 모든 것을 독학으로 깨우치고 결국 핵폭탄을 만드는 걸 돕기까지 한다.. 그러고 보니 전작에서도 노인도 핵폭탄을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었는데 이 여자도 마찬가지이다.. 작가가 핵에 대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아마도 가장 극단적인 위험이라는 면에서 핵을 주요 소재로 쓰는 것 같기는 하다.. 우여곡절 끝에 스웨덴으로 흘러 들어간 이 여자아이는 친구들의 농간으로 핵폭탄을 하나 짊어지고 가게 되고 그것을 없애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게 된다..
 
스웨덴의 무존재 남성.. 남아공 여성에게 사랑을 느끼다..
또 한 명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홀예르2.. 스웨덴의 남자아이지만..아버지의 이상한 집착으로 형동생이 구별되지 않는 홀예르1과 쌍동이로 태어나 이름도 같은 이름을 갖게 되고.. 하지만 모든 존재는 멍청한 공화주의자인 홀예르1이 갖게 되고 홀예르2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평생을 살다가 스웨덴으로 흘러 들어온 놈베코와 만나게 된다.. 그리고 서로에게 사랑에 빠지게 된 후 함께 살게 되고.. 핵폭탄을 없앨 방법을 함께 연구하게 된다.. 그리고 그 핵폭탄은 수십년을 공식적으로는 비핵국가인 스웨덴에 숨겨져 있게 된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과 함께..
 
여전한 교차 편집..
처음에는 놈베코의 이야기와 홀예르들의 아버지 일들부터 홀예르들의 이야기로 스토리가 교차편집되어 있다.. 전작에서 과거와 현재가 교차편집되었다고 하면.. 이 작품에서는 동시대의 다른 장소가 교차편집이 된다.. 결국 두 사람이 만날 것임을 눈치챈 독자로서는 빨리 두 사람이 만나서 이야기가 진행될 것을 기대하기 때문에 열심히 읽을 수밖에 없다.. 사실 이런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하지만 상관이 있을 수밖에 없는..) 두 사람의 교차 편집은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든지 '댄 브라운'이 속도감을 주거나 미스터리를 좀더 정교하게 하기 위해 많이 쓰는 수법으로 특이한 건 아니다.. 특히 영화같은 느낌을 많이 주기 때문에 전작처럼 영화화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니면.. 애초에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책을 썼을 수도..
 
좀더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다..
워낙 전작을 바로 직전에 읽었기 때문에 책에 대한 느낌이 아무래도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더 재미있어 졌고.. 좀 더 이해하기 쉽다.. 그리고 전작을 읽느라 이미 요나스 요나손의 스타일에 익숙해 졌기 때문에 처음 전작을 읽을 때 느꼈던 어리둥절함이 없었고.. 그렇기 때문에 훨씬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전작을 재밌게 읽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도 분명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강력 추천..
마찬가지로 전작이 재미없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도 재미없을 것이다..
아직 전작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냥 아무 생각없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원한다면 강력 추천한다.. 하지만 뭔가 깊이 있는 읽기를 원하는 사람은 썩 만족하지는 않을 것 같다..
 
두가지 좀 마음에 안 드는 것..
번역에서 다른 사람의 말을 인용할 때 '~란다.'라든지 '~했단다.'라는 표현이 너무 많이 나오는데 좀 거슬린다.. 현재 거의 쓰지 않는 표현이라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아무래도 한글 제목도 잘못 정한 것 같다.. 전작의 영어 제목은 'The 100-year-old Man Who Climbed Out the Window and Disappeared'를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으로 잘 지은 것 같은데 이 책의 영어 제목은 'The Girl Who Saved the King Of Sweden'으로.. '스웨덴 국왕을 구한 소녀'인데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라고 지어 버렸다.. 제목은 상황에 맞게 변형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제목이 저리 되니 '이 여자는 글을 읽을 줄 모르는 까막눈인데 셈은 기가 막히게 잘 해서 그 능력으로 뭔가 활약을 하나 보다'는 오해를 하고 책을 읽게 된다.. 도대체 원문의 어떤 단어를 '까막눈이'라고 번역한 건지도 궁금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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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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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있음..)
오랜만에 베스트셀러를 손에 쥐다..
원래 베스트셀러는 잘 읽지 않는다.. 읽더라도 몇년 지난 후에 읽는 편이다.. 베스트셀러를 읽는다는게 일종의 유행에 편승하는 것같은 기분 때문에 사실 이 책은 내가 지금 시점에서 읽을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1. 요새 단숨에 끝까지 읽기 힘든 너무 어려운 책들만 읽고 있었고..
2. 음악마저도 익숙하지 않은 재즈만 들어서 머리를 좀 식히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다가..​
3. 마치 일본 소설같은 표지에 사실은 스웨덴 소설이라는데 약간 호기심도 끌렸고..
4. 등산동호회에 다른 친구가 아주 재미있다는 글을 올려서..
(5.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타임머신이 나오는 소설이라고 착각한 면도 컸다..)
특이한 제목을 가진.. 책을 읽게 되었다..
쉽다.. 술술 읽을 수 있다..
일단 이 책은 그동안 어렵게 읽었던 책들에 비하면 너무나도 쉽게 읽을 수 있어서 그게 제일 좋았다.. 책을 읽다 보면 언젠가는 끝을 맺어야 하는데 읽으면서 자료 찾고.. 또 머릿속에 집어 넣어야 하는 책들은 사실 몇페이지 읽기도 어렵기 때문에 읽다 보면 한권을 다 읽는데 몇달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한권의 책을 읽는 뿌듯함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그런면에서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소설을 선택한 것은..)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책 속에 굉장히 어려울 것 같은 세계사​의 지식이 들어가 있어서.. 게다가 책 말미에는 연표까지 있어서 얼핏 보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책일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사전 지식이 전혀 없어도 크게 문제가 없이 읽을 수 있다.. 게다가 중간에 김일성과 김정일까지 등장하니 우리나라 독자로서는 굉장히 친근하게 읽을 수 있다..
특이한 교차 편집..
주인공의 삶을 100세 이후에 벌어지는 사건과 그 이전 거의 100년에 이르는 기간의 삶으로 나누어서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상 두개의 이야기가 교차하면서 진행이 된다.. 사실 내가 보기엔 그 교차가 어떤 유기적인 구성을 지니고 움직인다고 보긴 힘들긴 하지만 마지막에 가서는 현재에 사건을 벌이는 노인의 캐릭터가 이해가 되고 만나는 지점이 있어 전체적으로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다..
어떤 내용인데..?
​두개의 이야기다.. 하나는 억세게 운이 좋은 초인적으로 머리가 뛰어나다고 볼 수밖에 없는.. 한 노인의 일대기이다.. 이 노인은 핵폭탄도 만들고 러시아에도 핵을 만들고 강제노역도 하고.. 뭐.. 이런저런 역사적 사건에 끼여든다.. 심지어는 북한에 가서 김정일과 김일성까지도 만난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봤다면 딱 그 캐릭터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포레스트 검프가 멍청한 상태에서 자기도 모르게 역사에 개입했다면 이 노인은 자기의 의지를 가지고.. 하지만 굉장히 시크한 태도로 개입하는 편이다.. 그리고 무슨 대단한 정의감이라든지 역사의식보다는 그저 자신의 이익과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개입할 뿐이다..
​또 하나는 100세가 되는 생일에 양로원을 탈출하여 어찌저찌하다가 두명을 살해하고 많은 돈을 얻게 되고.. 그러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함께 도망다니기도 하고 나중에는 어처구니 없이 해결되는 그런 얘기이다..
개연성은 전혀 없다..
이 책은 뭐.. 그냥 블랙코미디이다.. 전혀 개연성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다.. 전혀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일들만 주구장창 일어난다.. 그게 나쁘다고 지적하는 건 아니다.. 어차피 인생이란게 원인과 결과가 명확한 일들이 오히려 더 적은 편이니까.. 하지만 모든 면에서 이렇게 운이 좋게 풀리는.. 게다가 뭐든 혼자서 익힐 수 있을 정도의(심지어는 핵 제조법까지..) 지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이 세상에 있을 리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그냥 동화다.. 대단한 역사의식도 없다.. 그저 내가 보기에는 역사상의 중요 인물들을 조롱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건 또 그 나름대로 재미가 있다.. 역사가 위인들의 대단한 결단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아주 사소한 원인에 의해서 움직인다는 것도 그럴싸한 얘기이다..
추천은 하는 거야? 마는 거야.?
​이 책은 인문학 책도.. 철학 책도.. 역사 책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책 속에서 뭔가 대단한 인생의 진리를 발견하고 싶은 사람은 이 책 읽어 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그냥 운 좋은 사람이 최고다~라는 생각만 하게 할 테니까..
​하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조금은 두꺼운 소설책을 읽고 싶은 사람에게는 강력 추천할 수 있을 것 같긴 하다.. 그래도 대단한 웃음을 주는 책은 또 아니다.. 제목에서 밝혔듯이.. 블랙코미디니까.. 예를 들어 오지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하는 믿기힘든 어처구니없는 얘기를 할 때 주변에서 신기해 하면서 듣는 것 같은 그런 기분으로 읽으면 좋을 책이다..
번역에 대해서 한 마디만..
이 책을 번역한 사람은 임호경이라는 전문번역가이다.. 이 사람이 번역한 책은 예전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카산드라의 거울'을 읽은 적이 있었는데.. 좀 보기 힘들 정도로 번역이 되어 있어서 읽으면서도 도대체 뜻을 알기 쉽지 않을 정도로 힘들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 책은 훨씬 번역이 잘되어 있는 것 같다.. 물론 내가 원어를 읽을 수 없으니 알 수는 없지만.. 읽기에 훨씬 편했던 것은 사실이다..
한가지 궁금한 점은.. 이 책의 작가는 스웨덴 사람이고.. 이 책의 번역가는 약력을 보니 불어를 전문적으로 번역하는 것 같은데.. 그럼.. 이 책은 불어로 번역된 것을 다시 한국어로 번역한 중역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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