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네 인생이 어디로 가는지 다 알고 싶냐? 나는 모르고 싶다." 가만히 생각해봤다. 나도 모르고 싶을 것 같았다. 다 안다면 과연 열렬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열렬하게 산다는 건 내가 인생을 존중하는 방식이었다. 그 존중마저 없었다면 나는 험상궂은 내 삶을 진즉에 포기했을 터였다. - P273
삼애원은 입주 경쟁률이 높은 재활원은 아니었다. 제아무리 복지나 시설이 좋아도 고립된 오지 생활을 견디지 못하는 노숙자들이 많았다. 그 바람에 입소자가들고 나는 기간이 대체로 짧았다. - P276
삼애원에선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이 모든 일의 원동자가 무엇일까. 답은 모르겠지만 랑이 언니의 말은 옳았다. 이곳은 복마전이었다. - P281
"당연한 거지만 개발에 성공하면 받게 될 포상도 있었지. 주식배당과 롤라 이주민 자격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해주겠다는 거였어." - P318
"롤라에 보낸다는 건 정보 형태로 네트워크에 업로드시킨다는 얘기야. 몸을 뺀 나머지, 그러니까 한 개체의 고유한 의식, 무의식, 본성, 반사작용, 감각이나 신경 회로 같은 것들 모두." - P319
"과학은 후진이 불가능해. 그저 도착하기로 예정된 곳에 도착한 것 뿐이야." - P320
세상사가 그렇다. 일이 요행처럼 풀리면 멈추고 생각해봐야 한다. 왜 이렇게 쉬울까? - P328
생각을 해봤다. 지금껏 나를 걸고 타인의 일에 끼어든 적이 있었던가. 없었다. 그것이 일관된 내 삶의 태도였다. - P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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