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복이가 고서방의 장인 큰골 노첨지란 자가 빈틈없이 자기의 원수인 것을 알고 맘에는 곧 그 시각으로 큰골을 쫓아가고 싶었으나 급한 맘을 가라앉히고 천연스럽게 앉아 있었다. - P117

"내가 귀신이 아니라 사람이다. 네가 모함해서 죽인 박서방의 아들이다. 이놈아, 정신 차려서 똑똑히 들어라. 네 배를 가르구 간을 내서 씹구 싶지마는 드러워서 내가 고만둔다. 네 모가지만은 나를 다구. 우리 아버지께 갖다 드리겠다."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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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신비로운 언어로 서로 소통하고 감응하는데, 인간은 이런 자연의 언어를 이해할 수 없지만, 하느님은 완벽히 이해하신다는 사상은 구약성경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 P173

가시나무는 고대근동 종교와 구약성경을 꿰뚫는 상징이자 신약성경의 중요한 상징이요 유다교 라삐들과 교부들의 성찰에도 핵심적인 자리를 차지한 나무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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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간의 존재를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문서는 사망진단서다.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한때 그가 존재했다는 가장 분명하고 진실한 증거다. - P7

어찌 삶은 존재의 윤곽일 뿐이며 죽음이 그 실체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 P7

천재 IT 전문가, 케이시 김 사망,
퍼스널 AI의 아버지 죽다 - P14

그중에서도 견디기 힘든 구설은 세상사에 무지한 IT 천재가 사악한 무명 배우에게 덜미를 잡혀 불행한 결혼 생활 끝에 비참하게 죽었다는 제멋대로의 상상이었다. 그들은 근본적으로 나의 출신을 불신했고 내 결혼의 의도를 의심했다. - P15

과거의 거짓말탐지기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뇌파 탐지 신문 결과를 법정 증거로 채택한 후 거짓말은 의미가 없어졌으니까. 신문 AI 프로그램은 두 시간 후에 종료되었다. - P18

사람들은 내 안색을 살피며 말 한마디도 조심하려 애썼다. 그러나 그들의 진심어린 위로와 공감의 말조차도 가혹한 공격으로 느껴졌다. 내가 진정으로 슬퍼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사람들이 알까봐 두려웠다. - P23

나는 죽은 사람이다. 나의 몸은 나를 떠났다. 무른 살은 소각로의 불길에 녹았고 한 줌의 뼈는 바람에 날려갔다. 나의 죽음은 광케이블을 타고, 전파를 타고 온 세상에 퍼졌다. - P37

죽음에 대한 나의 유일한 주장은 그것이 소멸과 동의어가 아니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삶이 존재의 동의어가 될 수도 없다. 당신은 결코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나는 죽은 상태로 존재한다. - P38

AI가 인간의 똑똑함을 모방할 수 있다면 그 어리석음을 흉내내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그러려면 욕망과 편견이라는 인간의 근원적 부조리는 물론 엉터리 추론과 근거 없는 신념에서도 규칙을 찾아야 했다. - P54

나이는 알레그리아 최고의 권력이었고 시간을 사고파는 행위는 가상경제의 큰 축이었다. - P62

케이시는 수와 인과성이 지배하는 논리 체계 안에서 편안함을 느꼈고 반듯한 기하학적 공간에서 안정을 얻었다. 주변을 완벽히 통제해야 했고 선이나 규격, 숫자의 정연함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불안해했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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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학에서는 이렇게 특정한 징표를 사용해서 신의 뜻을 물어 죄의 유무를 가리는 고대의 재판을 ‘신성재판‘ ordeal이라 하는데, 셈족뿐 아니라 인도-게르만어계 등 고대 종교에 흔했다. - P135

고대로부터 인간 삶의 의미를 규정했던 종교의 마음으로 보면, 강은 태초의 샘에서 흘러나오는 생명수요, 우리를 먹여 살리는 고마운 존재다. 또한 우리를 치유하고, 때로 심판하는 존재다. 흐르는 강물은 정의의 상징이다. - P148

담은 고대 셈어의 공통적인 낱말이라서 고대근동 사람들은 이 낱말만큼은 통역 없이도 서로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낱말에 스며 있는 종교적 심성도 자연스레 깊이 공유했을 것이다. - P150

다무는 이렇게 사악한 것을 물리치고 치유하는 능력이 있으며 그 자체가 생명력인 신이다. 그래서인지 담이라는 어근과 이 신의 이름을 사용한 인명이 고대근동 세계에 널리 사랑받았다. 또한 피에 대한 종교적 심성이 고대근동의 다양한 신화에서 확인된다. 당연히 구약성경에도 그 흔적이 남았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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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할까 말까 하는 일이면 점도 치는 것이 좋지마는 좋든 그르든 해야 할 일에야 점이 소용 있나. 그저 하는 것이지. 하면 또 되느니." - P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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