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십 대의 성경은 늘 나를 넘어뜨리는 걸림돌이요 한때 내가 알았다고 생각한 하나님과 나 사이를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일 뿐이었다. - P25

성경은 믿음의 위기가 빚어낸 작품이다. 성경에 있는 설화와 잠언, 시의 상당 부분이 구전으로 내려왔다는 데는 이견이 별로 없다. - P45

그리스도인들이 흔히 오해하는 바와 달리, 이스라엘의 기원을 말하는 이야기는 우주의 탄생이나 인류의 진화 같은 21세기 과학의 문제에 답하기 위해 쓰여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이야기는 하나님의 본성이나 하나님과 창조물의 관계처럼 당시 사람들이 초미의 관심을 두었던 문제에 답하고 있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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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그 사람은 하나님이
단 한 가지 의미만 담긴 이야기를 쓰셨다고 믿는 거니?
내 생각엔 한 가지로만 해석될 수 있는 이야기는 흥미도 또 오랫동안 기억할 만한 가치도 없단다." - P11

마법의 책을 가진 소녀가 있었다.
다른 책들처럼 소녀의 책에도 왕과 왕비가 나오고 농부와 전사, 거인과 바다 괴물이 등장하고 위험천만한 여행기가 실려 있었다. 다만 소녀의 책은 읽는 사람마다 이야기 속에 흠뻑 빠져들어 마치 자신이 아슬아슬하고 놀라운 이야기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만들어 버리는 ‘마법‘을 지녔다는 점에서 특별했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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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경주였다.
‘빨리‘가 아니라 ‘천천히‘가 터져 나오는. - P276

콜리가 다리를 내려 곧게 앉았다.
"시간이 서로 다르게 흘러간다는 이론에 대해서는 연재가 말해줬어요.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런 것이라고요. 제가 투데이와 함께 달릴 때 느꼈던 시간이 접힌 듯한 현상은 실제라고요. 생명은 저마다 삶의 시간이 다른 것 같아요." - P283

슬픔을 겪은 많은 사람들의 시간은 어떻게 흐르는 것일까. 사실은 모두 멈춰 있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지구에 고여버린 시간의 세계가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그 시간들을 흐르게 하기 위해서는 도대체 무엇을 해야 할까. - P285

"살아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 행복한 순간이에요. 살아 있다는건 호흡을 한다는 건데, 호흡은 진동으로 느낄 수 있어요. 그 진동이 큰 순간이 행복한 순간이에요." - P302

세상에는 원래 이유가 없었어. 인간들이 이유를 가져다 붙인 거지. 그러니까 순서를 따지자면 이유 없이 생겨난 게 먼저야. - P313

타인의 이해를 포기하면 모든게 편해졌다. 관계에 기대를 걸지 않기 때문에 상처받지 않았다. - 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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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는 입만 꾹 닫았다. 보경에게 설명하고, 그로 인해 위로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은혜도 자신이 왜 이러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 P185

"그리움이 어떤 건지 설명을 부탁해도 될까요?"
.
.
"기억을 하나씩 포기하는 거야."
보경은 콜리가 아닌 주방에 난 창을 쳐다보며 말했다.
"문득문득 생각나지만 그때마다 절대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인정하는 거야. 그래서 마음에 가지고 있는 덩어리를 하나씩 떼어내는 거지. 다 사라질 때까지." - P204

"그리운 시절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현재에서 행복함을 느끼는 거야." - P205

너도 나도 알아서 잘 살아갈 수 있는데, 반드시 도움이 필요한 것도 아닌데, 그렇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처럼, 도움받지 못하면 살아가지 못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자기들 멋대로 생각하는 게 꼴 보기가 싫다. - P215

우주는 자신이 품을 수 있는 것만 탄생시켰다. 이 땅에 존재하는 것들은 모두가 각자 살아갈 힘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을, ‘정상의 사람들은 모르는 듯했다. - P221

"행복만이 유일하게 과거를 이길 수 있어요." - P233

"조금 다른 연습을 하던데요."
"예?"
"가장 느리게 뛰는 연습요." -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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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은 인생의 2막이란 원래 아무도 모르게 찾아오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보경이 보기에는 시대의 흐름에 탑승하지 못한 예견된 추락일 뿐이었다. 길거리에 어느 순간 모습을 드러낸 휴머노이드를 보고도 자신과는 엮이지 않을 거라는 안일한 생각이도태의 씨앗이 된 게 분명했다. - P74

민주의 말처럼 휴머노이드의 사적인 거래가 불법이기는 했으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잘하는 게 불법거래가 아니었던가.
.
.
단속은 했지만 실제로 불법거래 판매자나 구매자를 처벌한 경우는 몇 되지 않았다. - P94

콜리의 판단과 균형을 담당하는 모든 부분이 정상이라는 뜻이었고 이는 낙마의 이유가 기계적 결함이 아니라는 말이기도 했다. 연재가 고개를 돌려 콜리를 쳐다봤다. - P104

연재는 타인의 삶이 자신의 삶과 다르다는 걸 깨달아가는 것이, 그리고 그 상황을 수긍하고 몸을 맞추는 것이 성장이라고 믿었다. 때때로 타인의 삶을 인정하는 과정은 폭력적이었다. - P113

인간 역시 이따금씩 인간 취급을받지 못할 때가 있었으나 언제나 회생 가능했다. 하지만 말은 말취급을 받지 못하면 살아갈 수 없었다. 달릴 수 없는 말은 지구에서 살아갈 이유를 얻지 못했다.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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