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걸이 굉장하다." 내가 말했다. 이브는 거울 속의 자기 모습을 평가하듯 바라보았다. "그렇지?" "팅커가 너한테 잘해주나 봐." 이브도 담배에 불을 붙이고는 성냥을 어깨 너머로 던졌다. 그리고 벽에 기대서서 담배를 한 모금 빨아들이고 빙긋 웃었다. "팅커가 준 게 아냐." "그럼 누가 준 건데?" "내가 협탁에서 찾아낸 거야." "이런." - P151
팅커와 이브를 지금의 길에서 벗어나게 할 외적인 힘이 등장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었다. 하지만 내가 그 힘이 될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 P155
시계가 1시를 쳤을 때, 우리는 모두 현관 홀에 있었다. 이브와 팅커는 서로 손가락을 깍지 낀 모습이었다. 애정을 보여주려는 행동인 동시에, 서로 물에 빠진 상대방을 끌어올리려는 행동인 것처럼보였다. - P156
"내 짐작에 댁은 팅커의 형인 것 같네요." 이 말에 행크는 확실히 한 방 먹은 표정을 지었다. . . . "아마 그런 것 말고 달리 할 일이 있나 보죠." "아, 그거야 물론 있지, 당연히. 어쩌면 실제로 그런 일을 할 짬을 낼 수도 있을 거야. 사람을 갖고 노는 그 계집만 아니면." "그쪽도 내 친구예요." - P167
선물이 없는 생일………… 런던 출장……… 침실 개조공사……… 전체적인 그림이 점점 선명해지고 있었다. 지금 내 앞에서 방금 산 드레스를 입고 샴페인을 마시고 있는 이 아가씨는 곧 레인보룸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이런 겉모습만 보면 이브가 현기증이 날 만큼 행복하게 보일 것이다. 하지만 이브는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았다. - P188
타협을 모르고 목표를 추구하는 자세와 영원한 진리를 향한 탐구는 고귀한 이상을 지닌 젊은이들에게 확실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사람이 일상적인 것, 그러니까 현관 앞 계단에서 피우는 담배나 욕조에 몸을 담그고 먹는 생강 쿠키의 즐거움과 맛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면, 십중팔구 쓸데없는 위험 속에 몸을 담갔다고 보면 된다. - P209
미스 마크햄이 다시 말을 멈췄다. "캐서린, 캐서린이 퀴긴에 철저히 잘 맞는 사람이라는 것이 내 판단이에요. 그래서 패멀라를 대신해서 수석 사무원으로 승진시킬 사람으로 캐서린을 추천했어요."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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