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홈즈2]를 기다린지 근 2년이 지났다. 함께 [셜록홈즈]를 보고 2에서는 '브래드 피트가 모리아티래!!!'라며 루머를 갖고 함께 흥분하던 나의 친구와는 더 이상 볼 수 없는 사이가 되었다. 최근 [셜록홈즈2]의 개봉 소식에 난 봐야지, 봐야지, 를 반복했지만 결국 보지 않았다. 안보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게 되었다. 함께 보자고 약속했던 사람이 이제 없어서만은 아니다.
그에 반해 영화 [밀레니엄]을 같이 보기로 한 사람과는 함께 영화를 볼 수 있었다. 그 사람은 내게 [밀레니엄] 1부에서 3부까지 무려 6권을 한꺼번에 서프라이즈로 보내주었고, 난 나의 우울한 시절을 [밀레니엄]에 빠져서 보낼 수 있었다. 이런 하드코어는 싫다고 징징거리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독서였다. 지루한 설명이나 심히 하드코어한 부분은 적절하게 속독 or 패스해줬고, 오래간만에 해리포터를 보는 긴장감으로 독서할 수 있었다.
사실 영화를 보며 가장 흥분했던 건 데이빗 핀처에게 미안하지만 영화와는 좀 상관없이 마지막 장면에서 에*님의 페이퍼가 겹쳐졌던 부분이다. 영화를 함께 봤던 사람의 흥분 또한 고스란히 느껴져 웃을 수밖에 없었다. 영화를 본 소감으로는 "또 한번 데이빗 핀처에게 미안하지만 오프닝의 강렬함 빼고는 남는게 없는 영화" 라는 것이다. 난 데이빗 핀처의 열렬한 팬인데 이제 그것을 과거형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 죽은 아티스트의 작품들을 감상하며 남은 것이 하나둘 사라져가는 기분도 짜증나지만, 좋아했던 감독의 몰락을 바라보는 것도 못지않게 허무하다. 슬픈 일이다. 새롭게 좋아하는 감독을 찾는 일이 힘든 일이라 그렇다.
영화의 모든 점수는 리즈베트에게 주는 것에 동의하고, 그분과 난 와인을 마셨다. 편의점 투어로 싼 와인을 득템한 뒤 스테이크랑 맛있게 먹었다. 취하진 않은 줄 알았는데 배가 너무 부르고 몸이 뜨거워지며 집에 가고싶어졌다. 그분과 만나면 항상 많이 먹지만, 그렇다고 한참을 걸어도 소화가 되지 않아 집으로 향한 적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집에 도착하니 소화가 되었고, 그분과 나는 각자의 집에서 2차로 술을 또 마셨다. [빅피처]를 또 선물 받았고 난 이제 빚을 갚을래야 갚을 수도 없게 되어 그냥 주면 넙죽 감사하게 받고 말아버린다. 몰라, 마음의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 파산이다 이젠.
* 몸이 안좋다는 핑계로 할머니댁에 내려가지 않았지만 알콜로 학대하였기에 딱히 푹 쉬었다고 볼 수는 없는 연휴였다. 5일이나 쉬었지만 하루도 제대로 기억을 하는 날이 없다. 역시 만취 연휴가 진리.
* 할 얘기가 좀 있어서 쓰기 시작했는데, 결국 또 수다만 이렇게...... -_- 오늘 밤엔 안산으로 면접을 보러 간다. 두근두근. 은 아니고, 어떻게든 잘 좀 풀렸으면 하는 마음이다.
* 언제 4만명이 넘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