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omohip (내 사진선생.)  

어느 서재에 가서, 에피소드들이 담뿍 담긴 그 사람의 예전 글들을 읽으며 난 나의 예전 글들을 지웠다. 아, 부끄러운 헛소리들.
오늘은 드디어 내 서재에 만명째 사람이 들어올 예정인 날이니, 신경써서 예쁜 사진을 골랐다. 라고 또 헛소리 시작.   

[번지점프를 하다]를 계속해서 도돌이해 보며 석양이 내리는 갈음이 해수욕장에서 왈츠를 추고 싶다고 생각했었을까. 그 해 겨울 엠티 장소는 나의 강력한 추천으로 갈음이해수욕장으로 정해졌다. 할아버지할머니가 계신 민박집(정말 집)의 방 한칸에 짐을 내려놓고 바다로 뛰어나가 찰박거리는 물 위에서 우리는 꿈같이 뛰어다녔다. 물론 콧노래는 쇼스타코비치의 왈츠. 

눈이 슬금슬금 내리자, 난 코맹맹이 소리로 '비겁한 변명입니다!' 라고 설경구 흉내내서 3년간 놀림거리가 되었고, 밤에는 '사치기사치기사빠뽀'놀이를 하며 온 진을 다 빼버리고, 술을 마시며 각자 써온 희곡 시놉을 검토해주거나, 배역을 하나씩 맡아 역할극을 하기도 하며 눈오는 밤을 지샜다. 무대의 조명이 꺼지고 난 후'연극이 끝나고 난 뒤'를 합창하며 분장실을 뛰쳐나올 때의 벅찬 가슴을 식히지 못했을 때였나 보다. 지금의 난 그 때 숙제로 가져갔던 내 시놉의 내용조차 기억을 못하게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찬바람이 소슬소슬 불기 시작하면 난 갈음이 바다 생각이 난다. 충만했던만큼 빠르게 소진되어버리곤 했던 나의 청춘. 나와 내가 행하는 것들만이 존재이유였던 그 시간이 그립지만,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앞으로도 수많은 날들이 기다리고 있을테니, 스산한 바람이 불면 미친듯이 설레이는 추억을 갖고 있다니, 정말 잘살았다.

그 동안 보잘것 없는 제 서재에 찾아주시고 Forgettable.이라는 온라인 존재를 잊지않아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많이 찾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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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09-10-21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뽀님~ 축하해요!

다락방 2009-10-21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28, 총 10008 방문

:)

Forgettable. 2009-10-21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고맙습니다. ^^
뭐; 보잘것없는 숫자라 자축겸 혼자 캡쳐할려고 새로고침하고있었는데, 1분 딴짓하는동안 18명에서 23명이 되어서 약간 마음 상했어요.ㅋㅋ

뷰리풀말미잘 2009-10-21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12 열 두명만 더 제꼈으면 제가 역사적인 순간을 캡쳐 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죠. ^^

축하드려요.

근데 사치기사치기사빠뽀 놀이가 뭔가요?

Arch 2009-10-21 15:54   좋아요 0 | URL
전 한분이 먼저 들어오셨더라구요. 그 분은 캡쳐 사진을 제시해 뽀와 데이트 할 기회를 달라고, 주장하라, 주장하라! 좀 무례한가? 부러워서......

Forgettable. 2009-10-21 16:13   좋아요 0 | URL
아마 그분은 만번째이지도 몰랐던 잘못들어오신 분이 아닐까요? ㅋㅋㅋㅋ

Forgettable. 2009-10-21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그거 누가 물어봐주길 은근 기다렸는지도.

엠티가서 하자고 대답할려고. ㅋㅋㅋ
여러명이서 '몸'으로 하는 놀이인데, 엄청 신나고 지쳐요. ㅎㅎ

아, 엠티에 담긴 의미에 따라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구나...

2009-10-21 2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21 2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0-21 2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09-10-21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미잘님 다음번이다..ㅎㅎ 10013
축하해요...글구 사진도 넘 예뻐요

Forgettable. 2009-10-21 16:14   좋아요 0 | URL
사진은 제 사진선생이 찍은거에요. 저 핑크패딩이 저고요^^

머큐리 2009-10-21 18:39   좋아요 0 | URL
오~ 핑크패딩의 이쁜 여성이 뽀님? ^^

Forgettable. 2009-10-21 22:11   좋아요 0 | URL
역시 머큐리님 뿐 ^^

무해한모리군 2009-10-21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19번 축하드립니다 ^^
금새 이만삼만 되실듯~

Forgettable. 2009-10-21 16:18   좋아요 0 | URL
ㅎㅎ 고맙습니다. 아마 다시 1년 더 해야 2만되지 않을까요 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10-21 17:06   좋아요 0 | URL
만번까지가 어렵지 이젠 고정고객이 있지 않습니까 금새겠지요 ㅎㅎㅎ

다락방 2009-10-21 17:13   좋아요 0 | URL
워워 휘모리님. 금새(x)-->금세(0) 오케?? ㅎㅎ
금세는 '금시에'의 준말이에요.

무해한모리군 2009-10-21 18:34   좋아요 0 | URL
전 어려서부터 맞춤법이 어렵더라구요.
사이의 준말이 아니었단 말입니까!!

2009-10-21 19:02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앗 금세가 오타고, 금새가 올바른 표기로 알고 있었는데 이제야 알았네요 ㄷㄷ
금새는 물건의 시세나 값이라고 하네요.. 덕분에 배웠단;

Forgettable. 2009-10-21 22:12   좋아요 0 | URL
금세, 금새. 음,, 나름 맞춤법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헛갈리네요.
세심한 다락방님, 으흐-

2009-10-21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사진 무척 멋있어요.. 사진 선생님 감각이 대단하신 것 같아요. 구름 색깔도 너무 예쁘고...
암튼 방문자 수 만명 넘은거 축하드려요 ㅎㅎ

Forgettable. 2009-10-21 22:15   좋아요 0 | URL
아직도 카메라에 뭐 문제만 생기면 달려간답니다. ㅎㅎ
이친구 카메라 빌려서 21살때부터 찍기 시작했는데, 뭐.. 저 날이 엄청 마법같은 날이었어요. 볼이 터질것처럼 아플 정도로 추운데도 바다를 뛰어다니면서 신나했던 기억이, 요즘처럼 쌀쌀해지면 문득문득 떠올라요.

축하 고맙습니다. 제게도 이런 날이 올줄 몰랐어요~

lazydevil 2009-10-21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만돌파에 저도 한몫했다는 뿌듯함과 생색....^^:
요즘 출사 안하시나요? 요즘 세상의 빛깔이 참 좋아서.. 잊었던 카메라 생각나네요.

Forgettable. 2009-10-22 09:21   좋아요 0 | URL
헤헤, 데빌님 고마워요!
그러게요, 요즘 참 좋은데 어디 나갈 일이 당췌 없네요. 이러다 눈치도 못채고 가을빛이 모두 다 사그러들겠어요. 휴=3

순오기 2009-10-22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로 장장 6개월의 빛고을 독서마라톤을 끝냈어요.
부담없을려고 목표는 낮게 잡아서 목표보다 무려 10,000쪽 이상을 더 기록했지요.ㅋㅋ
슬슬 서재 마실을 다녀도 될거 같아서~ ^^ 이른 아침 방문자는 오늘 17, 총 10072 방문

Forgettable. 2009-10-22 09:23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페이퍼에서 봤어요!!
매일 로그인하는 수고를 하셨는데, 상금이 턱없이 부족하긴 하더군요. ㅋㅋㅋㅋ
10,000쪽 이상이라.. 전 6개월동안 10,000쪽이나 읽었는지 모르겠네요! ㅋㅋ 순오기님 고맙습니다~ ㅎ

조선인 2009-10-22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지수 : 7860점
마이리뷰: 61편
마이리스트: 0편
마이페이퍼: 155편
오늘 22, 총 10077 방문

Forgettable. 2009-10-22 09:24   좋아요 0 | URL
흐흐, 이거 캡쳐해준 분들께 선물이라도 드리고 싶은 마음만 굴뚝같습니다 ㅎㅎ 조선인님 고마워용~

바밤바 2009-10-22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블로그가 언제 만명이 넘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네요. ㅎ 이만명은 저 보다 빨리 넘으실 듯 ㅎ

Forgettable. 2009-10-23 23:30   좋아요 0 | URL
이제 만명 채웠으니 만족합니다. ㅎㅎ

2009-11-18 0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18 08:4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