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존 맥쿼리는 1919년 스코틀랜드 렌프류에서 태어났으며, 1936년부터 43년까지 글래스고 대학에서 수학했다. 이후 군목 생활을 하고, 1948년부터 53년까지는 교구사제로 성직을 수행했으며, 53년부터는 다시 모교인 글래스고 대학에서 신학을 가르치며 신학자의 길을 걷는다. 1957년 3월부터는 미국 뉴욕 유니온신학교에 초빙되어 불트만의 신학을 가르쳤는데, 미국 신학계에 불트만 신학을 전문적으로 가르친 첫번째 경우로 평가받는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그는 1962년 유니온 신학교의 조직신학 교수로 부임했으며 1970년까지 그곳에서 철학적 신학을 가르쳤다. 이 기간 그는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을 영역하는데, 지금까지도 그의 영역본은 영미군에서 널리 읽힌다.
1970년에는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 옥스퍼드 대학에서 교수로 정년퇴직할 때까지 활동했으며, 동시에 사제로도 활동했다.
2.맥쿼리의 철학적 신학은 그의 <기독교신학의 원리>(이하 원리)에서 함축적으로 다루고지고 있다. 그에게 있어 철학은 신학적 이해의 매우 중요한 도구이며, 철학 없는 신학은 불가능함을 누누이 강조했다. <원리>의 서문에서 그는 자신이 영향을 받은 5명의 학자들을 밝히는데, 첫번째는 하이데거이며, 두번째는 개신교 신학자인 칼 바르트와 에밀 브루너와 카톨릭 신학자인 칼 라너, 세번 째는 앞서 언급한 루돌프 불트만이다. 그에게 있어 하이데거는 자신을 포함한 20세기 철학적 신학의 형성에 자극을 준 결정적 인물이며, 라너는 이 하이데거의 철학을 신학과 연계지어 이해할 수 있게끔 도움을 준 인물이다. 불트만은 이러한 '철학적 신학'과 성서 이해를 연결시키는데 도움을 준 주요한 안내자이며, 바르트와 브루너는 기독교의 원초적 메시지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 스승들이다.
3.<원리>는 1부 철학적 신학, 2부 상징신학, 3부 응용신학 총 3부 21장 90절로 구성되어 있다. 그에게 있어 신학은 "신앙과 이성의 관계"를 서술하는 학문이며 그 바탕에는 종교적 신앙에 의한 참여와 반성이 이루어지는 삶이 자리잡고 있다. 신앙과 이성, 혹은 이성과 계시의 상관관계를 신학의 주요 주제로 다루었다는 점에서 그는 틸리히와 비교될 수 있으나, 맥쿼리는 하이데거의 실존문제를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의 신학방법에 사용했다고 볼 수 있다. 그가 보기에, 삶이라는 터에서 이성과 신앙의 균형을 잃을 때 한편으로는 자기도착적 이기주의로, 한편으로는 자기포기적 신비주의로 빠질 위험이 있다. 신학은 이 두 양극의 긴장과 균형을 도모해야하며, 그 속에서 기독교의 메시지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
4.20세기 기독교 신학사에서 맥쿼리의 공헌은 영미권에 당대 독일에서 진행되었던 심도깊은 철학적, 신학적 작업들을 온전히 소개했다는 점에 있다. 하지만 좀 더 작은 범주, 즉 자신이 속해있던 성공회라는 교파 내에서 그는 상대적으로 전례학 쪽으로만 관심이 기울어져있던 성공회 신학에 신학적 깊이를 부여한 이로 평가받을 수 있다. <원리>는 그러한 맥쿼리의 신학방법과 그 깊이를 엿볼 수 있게해주는 핵심저작이다.
덧.맥쿼리의 또 다른 대표저작으로는 <20세기 종교적 사유>가 꼽히는데, <기독교 신학의 원리>와 마찬가지로 한글로는 번역되지 않았다. 현재 한국에 소개된 맥쿼리의 저작은 그가 옥스퍼드 핸슨강연의 강의내용을 담은 <하이데거와 기독교>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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