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내가 모르는 어떤 도시나 나라를 발견하는 최고의 방법인가 하는 의문이다. 사실은 정반대다. 모든 것이-또한 수많은 작가들의 경험이 그런 느낌을 더욱 굳혀주는데-, 어떤 곳에 얘기하는 최고의 방법은 바로 자기 집에 머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다" (15)
"문제는 모르는 곳을 알게 됨으로써 무엇을 얻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잦은 방문은 열린 정신을 가진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유익할 터이기에 말이다. 요는 그런 방문이 직접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느냐 아니면 신체적 이동이 아닌 다른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이 더 현명한 일이냐 하는 데 있는 것이다."(16)
"그로므로 이 책은 내가 방콕 여행자라고 부르는 에세이스트를 위한 책인 셈이다. ...이 여행자는 모든 문화가 결국 자기에게 귀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그는 위험을 감수할 생각도 없는데다 자신의 탐구 대상과 적정 거리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에서, 신체적 이동과 정신적 이동을 분리시킬 줄 알고 자신의 이동을 최대한 제한하고자 하는 사람일 뿐이다. 따라서 이 책이 관심을 두는 대상은 다른 누구보다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들을 세세하게 묘사한 자전 작가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17)
"이 책은 ...가보지 않은 곳에 대해 말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사회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에 관해 성찰하는 책이긴 하지만, 그러나 그런 실천적 조언을 제공하는 것 외에도 이 책은 문학과 문학이 묘사하는 세계-특히 문학이 수용하는 장소들-의 관계에 대해 성찰한다는 야심 또한 품고 있다"(18)
"설교란 것은 설교자에게 불가능한 책임을 지워 주는, 청중과 얼굴과 얼굴을 맞댄 채 되풀이해서 일어나는 이상한 교류입니다. 만일 우리가 이 교류에서 '대화'라는 특성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인다면 설교를 듣는 회중도 그만큼 부담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아챌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설교의 본질에 대한 일치된 견해가 없기 때문에 설교자마다 제각기 나름의 자유를 행사하고 있고, 때로는 아주 특이한 개념을 갖고 있는 것이 이상하고도 엄연한 사실입니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저 너머에서 오는 소식이 있을 때에는 그것을 큰 소리로 말하고 또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들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저 너머에서 오는 메시지는 반드시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전달해야 한다는 말입니다."(13-4)
"이 모임집은 지난 수십 년에 걸쳐 내 사상이 발전하고 성숙하는 과정에서 쓴 글들을 담고 있습니다. 나는 구약 연구와 해석학 분야의 최근 저술에 주의를 기울이려고 애썼으며, 미국 사회가 제국으로 변모하면서 야기된 교회의 위기를 논하는 일에 이제까지 관여해왔습니다. 설교자는 우리가 처한 현 상황을 다루는 주요 학문들에 대해 가능한 많은 교육을 받아야만 합니다. 그럼에도, 결국에는 성경 본문이 그 어느 것보다도 더 적실하고 흥미로우며 설득력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14)
"신학은 문화의 모태와 그 모태 안에서 종교가 차지하는 의미와 역할 사이를 매개한다. 문화에 대한 고전주의자의 관념은 규범적이었다. 이를테면 적어도 하나의 보편적이고 영속적인 문화가 의당히 있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그 문화에 대한 소양이 없는 이들은, 그들이 젊은이들이거나 보통 사람들이거나 원주민들이거나 미개인들이거나 간에, 그 문화의 규범과 이상을 동졍했을지도 모른다.
고전주의자들의 문화 관념 외에 경험에 근거를 둔 문화 관념도 있다. 문화는 삶의 방법을 알려주는 의미와 가치의 집합이다. 문화는 오랫동안 변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을 수도 있다. 문화는 느린 발전이나 빠른 해체의 과정에 있을 수도 있다.
고전주의자의 문화 관념이 우세할 때 신학은 하나의 영원한 성취로 여겨지며, 그때 우리는 신학의 본질에 대해 담론한다. 문화를 경험적으로 생각하게 되면 신학은 진행 중인 과정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그럴 때 우리는 신학의 방법에 대해 기술한다.
방법은 멍청한 사람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소심하게 따르는 일련의 규칙들이 아니다. 방법은 협동적인 창조성을 끌어내기 위한 하나의 틀이다. 방법은 신학자들이 자기들의 다양한 과제를 이행하려고 노력할 때 그들에 의해 수행되는 다양한 일단의 작용들을 개괄해 줄 것이다. 현 시대의 방법은 현대 과학, 현대 학문, 현대 철학의 맥락에서, 그리고 역사성, 집단의 실천성, 공동 책임성의 맥락에서 그러한 과제들을 고려하게 될 것이다."(`15-6)
"이 강연의 목적은 종교를 형성시키는 인간의 본성 안에 있는 다양한 요소들에 관하여 간결한 분석을 제공하고, 지식의 변화와 함께 불가피하게 생겨나는 종교의 변화를 보여주려는 것이다. 특별히 이 강연을 통해서 세계 속에 안정된 질서를 제공하는 영속적인 요소들, 즉 그것을 떠나서는 변화하는 세계 전체가 존재할 수 없는 요소들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기반으로 하는 종교의 토대에 대해 주목하고자 한다"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