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1호는 왜 남대문일까


국보 이야기
이광표 지음 | 작은박물관 | 344쪽 | 1만5000원

 
최근 국보 1호를 숭례문(남대문) 말고 다른 것으로 바꾸자는 논의가 감사원으로부터 제기돼 한창 논쟁이 불붙은 바 있다. 문화재위원회가 “당분간 숭례문을 국보 1호로 유지하되, 서열로 오해될 수 있는 지정번호는 폐기한다”고 결론내려 논쟁은 마감됐다. 그러나 국보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가는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10년 동안 동아일보에서 문화재기자로 활약한 저자가 모두 307건에 달하는 국보에 얽힌 이야기를 구수한 이야기체로 정리했다. 저자는 묻는다. 왜 똑같은 조선의 4대문이었는데, 남대문은 국보 1호이고, 흥인지문(동대문)은 보물 1호냐고? 남대문은 14세기 말 건립된 것으로 현존하는 도성 건축물 중 가장 오래됐다. 반면 동대문은 경복궁 중건 직후인 1869년 지었다. 남대문은 장중하면서도 절제와 균형의 아름다움을 보이지만, 동대문은 과도한 장식과 기교에 치중했다.

조선시대 무기 모조품을 만든 뒤 바다에 빠뜨렸다가 이충무공의 유물이라고 한동안 속여 국보로까지 지정됐던 ‘가짜 총통’사건, 강도에게 강탈당했다가 회수된 국보들의 기구한 사연 등도 읽을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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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독서메모] '선물(The Present)'

진정한 행복·성공은
'현재' 속에 숨어 있다

▲ 문국현·유한킴벌리 사장
책은 우리 인생에 있어 가장 큰 선물의 하나이다. 책이 있어 우리의 인생이 풍요해지고, 우리가 행복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 시절 나의 스승은 ‘플루타르 영웅전’이었다. 대학 시절에는 ‘디일 카네기의 인생론’이 나의 스승이었다. 어른이 되고 직장인이 되어서도 내게 큰 영향을 준 스승이 수없이 많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스승이 ‘1분 경영’이었다. 스펜서 존슨과 케네츠 블랜커드가 공저한 이 책은 내가 본 책 중에서 가장 짧은 책이었지만, 처음 만난 지 20년이 지난 오늘도 변함없이 내가 언젠가는 도달해보고 싶은 리더십의 경지를 보여주는 나의 ‘스승’이다.

이 책의 저자 스펜서 존슨이 또 한 번 세계에서 가장 짧은 책 하나를 우리에게 선물하였는데 그 책 이름이 ‘선물’, 현재라는 뜻도 가지고 있는 ‘The Present’이다. 존슨은 이 책에서 정말 마법과도 같은 행복과 성공의 비결을 우리에게 선물하고 있다. 산소나 물처럼 늘 우리 주변에 있어 그 소중함을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현재’ 속에 숨겨져 있는 행복과 위대한 성공의 비밀을 우리에게 ‘선물’해주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 소년은 우리들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어려서는 늘 행복해했고, 무엇이든지 자신이 하는 일에 흠뻑 빠져들었다.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있었다. 그러나 젊은이로, 어른으로 성장해 가면서, 사랑과 일에서 여러 번 좌절을 맛보며 불행해지고 만다.

다행히도 ‘노인’과의 대화와 조언 속에서 소년은 인생의 참 지혜를 하나씩 배우게 되고, 참된 행복과 마음의 평화를 되찾아가면서 오늘 ‘현재’에 몰입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을 받는 것임을 터득하게 된다.

행복과 성공을 원한다면 누구나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인 ‘현재’에 몰입하여야 한다. 쓰라린 과거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계기로 삼고 미래에서 멋진 모습을 계획하고 행동함으로써 언제나 새로운 희망이 샘솟게 해야 한다.

나아가 그 ‘소중한 선물’인 ‘현재’를 끊임없이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데 열심일 때, 그리고 자기의 이익을 넘어서 소명감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이 행복과 성공을 달성하도록 돕는 삶을 살 때 진정한 행복이 우리와 함께함을 존슨은 짧은 우화를 통해 깨닫게 하고 있다. 모든 젊은이들과 아직도 행복의 길을 찾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꼭 드리고 싶은 ‘선물’이다.

문국현·유한킴벌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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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의 탐험대, 김유신을 만나다

한국사 탐험대 송종호· 최준식 동글 |이용규·박은희 동 그림|웅진주니어
테마한국사(총40권) 테마한국사편찬의원회 지음|한솔교육

어린이 역사 교양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통사가 아닌 주제사로 우리 역사를 다룬 책들이 나왔다. 연대기 순으로 서술하는 통사의 지루함 대신, 역사 읽기의 ‘재미’를 선사하겠다는 의도다.

10권으로 이어질 ‘한국사 탐험대’ 시리즈의 첫번째 주제는 국가다. 조금은 막연하고 어렵게 다가오는 주제를, 저자는 2002년 월드컵때 전국을 메아리치게 한 ‘대한민국’이란 국호를 내세워 옛나라 탐방의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지수, 광현, 혜리, 재현, 영찬 등 5명의 탐험대원이 손잡고 떠난 첫 여행지는 고조선의 도성인 왕검성. ‘범금팔조’를 근거로 죄인을 심판하는 고조선의 재판정을 지켜본 탐험대는 이어 통일신라의 어전회의에 참가해 삼국통일의 영웅 김춘추와 김유신을 탐구하고, 고려의 황도 개경에서 강감찬 장군을 만난 뒤, 고종의 대한제국 황제 즉위식에도 참석한다. 역사 속 모든 나라를 들여다보진 않는다. 국가의 의미를 짚어볼 만한 중요한 역사적 장면을 중심으로 다뤘다. 시리즈는 문화, 교통통신, 과학, 음식, 전쟁, 가족, 주거, 의학으로 이어진다.

한솔교육이 출간한 ‘역사와의 즐거운 만남-테마 한국사’는 우리 역사의 큰 흐름을 40개의 주제로 풀어냈다. ‘석기시대 사람들’로 시작해 ‘천 년 도읍 경주’ ‘승리한 전쟁 임진왜란’

‘꽃피는 서민문화’ ‘아리랑 아리랑’ 등 중요한 사건, 인물, 생활, 문화 등 권마다 테마를 달리해 짜임새 있게 기획했다.

다양한 시각적 자료를 동원한 입체적인 편집과 디자인 또한 역사에 대한 아이들의 흥미를 끌어당긴다. 그중에서도 신라의 도읍 경주를 당시의 모습으로 생생하게 재현한 대형 세밀화, 임진왜란을 거북선 등 조선군의 무기 분석과 일본군의 침입경로를 중심으로 상세하게 소개한 그래픽은 단연 돋보인다.


이밖에 역사적 인물에 대한 가상 인터뷰, 주요 사건이 벌어진 현장 답사, 우리 역사를 그 무렵 세계사와 나란히 보여주는 ‘역사는 지금’ 코너 등 책 곳곳에 볼거리, 읽을거리를 잔뜩 숨겨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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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성실'을 어떻게 설명할까


아름다운 가치사전
채인선 글ㅣ강은정 그림ㅣ한울림어린이

도대체 어른에게 인사하는 법이 없고, 제 먹을 것만 챙기는가 하면, 1분1초도 힘든 일은 견디지 못하는 자녀가 있다면 이 책을 활용해볼 일이다. ‘내 짝꿍 최영대’의 작가 채인선이 두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의문점, 이를테면 ‘배려, 성실, 인내심 같은 개념을 어떻게 설명할까?’ 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7년간 기록하고 가다듬었다. 제목 그대로 어린이들이 성장기에 꼭 배우고 익혀야 할 24가지 가치와 덕목을 피부에 와닿게 풀이한다.

그 뜻풀이가 색다르고 재미있다. ‘관용’이란 ‘내 그림 숙제를 동생이 망쳐놓았을 때 무조건 화를 내지는 않는 것’이다. ‘믿음’이란 ‘엄마가 우리를 야단칠 때 우리가 미워서 그러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것’. ‘배려’란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손전화를 꺼두는 것’, ‘밥 먹을 때 할머니께서 잘 드시는 음식을 할머니 가까이 놓아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유머’의 뜻풀이도 귀엽다. ‘추운 것을 싫어하는 할머니께서 ‘봄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자 동생이 고양이 봄이를 데려와 할머니께 드리는 것.’ 이밖에도 감사, 겸손, 공평, 사랑, 신중, 이해심, 자신감, 양심, 행복에 관해 사진과 그림을 곁들여 소개한다. 집집마다 자기들만의 ‘가치사전’을 만들어보는 것도 의미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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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생이 莊子의 ‘나비의 꿈’을 술술~


플라톤이 들려주는 이데아 이야기
서정욱 지음 | 자음과모음 | 128쪽 | 9700원
작은 철학자(전54권) 김진락 등 글 | 이담 등 그림 | 바라미디어 | 58만원


주인공 소녀 ‘설록홈’은 친구 ‘류팡’과 함께 ‘철학수사대’를 만든다. ‘이데아의 유령’에게서 “정의(正義)가 무엇인지 찾아 봐라”는 정체불명의 이메일을 받은 뒤 이데아의 세계로 떠난다. ‘동굴의 방’에 들어가 눈에 보이는 것들이 허상이라는 것을 깨닫고,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을 만나 이데아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지저귀는 새, 아름다운 풍경, 맛있는 빵….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모두 가짜야! 캄캄한 이데아의 세계에선 선(善)의 불빛이 있어야 진짜가 보이는 거지.” ‘지혜·용기·절제를 갖춘 사람들의 나라가 정의로운 사회’라는 이상국가론(理想國家論)도 알게 된다.

‘플라톤이 들려주는 이데아 이야기’는 분명 초등학생 3~4학년을 대상으로 한 100쪽 남짓한 책이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어가는 동안 이데아·정의·이상국가라는 플라톤 철학의 정수를 쉽게 맛볼 수 있다. 정말 놀라운 것은 이 책이 모두 100권으로 이뤄진 시리즈의 첫 번째라는 점. 내년까지 완간되는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 이야기’ 시리즈는 한 권에 동서양의 철학자 한 명씩, 모두 100명의 핵심 사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풀이하는 시리즈다. 원효·이황·이이·정약용 등 한국편 20권, 공자·맹자·주희·왕수인·마오쩌둥 등 동양편 20권, 소크라테스·데카르트·칸트·헤겔·마르크스·니체·그람시·하이데거·푸코·들뢰즈 등 서양편 60권으로 구성됐다. 강영계(건국대)·김선욱(숭실대)·최영진(성균관대) 교수 등 강단 철학자들이 정색하고 쓴 어린이 책이다.


모두 120권으로 계획돼 1차분 54권이 출간된 ‘작은 철학자’ 시리즈는 아예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철학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이다. 에스키모 설화를 바탕으로 꾸며진 ‘내가 세상에서 제일 커’를 보자. 반짝이는 별보다 달이 더 밝고, 그 달빛은 호수가 모두 안고 있다. 호수는 생쥐의 눈망울 속에 들어 있고, 그 생쥐는 부엉이의 먹이가 되는데 이 부엉이가 아무리 날아도 끝없는 하늘 위의 수많은 별들로 다가설 수 없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먹이사슬과 무한한 우주, 순환론으로 생각의 나래를 펼치는 것.

그림에는 송영방, 김을, 안드레아 페키아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합류했다. 이미 지난 4월 볼로냐 국제 아동도서전에서 호평받아 프랑스 바이야르 등 외국 출판사와 계약을 맺었다. 아직 낱권으로 팔지 않는다는 것이 단점이다.

청소년이 아닌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철학도서 시리즈의 출간은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 전문가들은 모든 학문의 근원인 철학이야말로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힘과 지혜를 키워준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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