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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희망 ㅣ 유재현 온더로드 6
유재현 지음 / 그린비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넘의 세상은 점점 빨라지기만 한다.
내가 아무리 내 페이스대로 살려고 발버둥을 쳐도
어느 틈엔가 나도 세상과 함께 뛰고 있는 걸 느끼곤 한다.
헉헉대며...
게다가 이젠 조금이라도 공을 들이고 기다리는 걸 못하겠다.
그렇게 끼여 살다보니 이젠 누구보다도 더 인내심이 없다.
더구나 남보다 늦었다는 생각에,
더 빨리 더 많이 뛰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마음만은 천천히, 내 페이스대로 살고 싶다.
그런 참에 보게 된 <느린 희망>, "정모양"의 선물로 받은 책이다.
받자마자, 천천히 다 살펴보았다.
사진, 짧은 글 그리고 쿠바에 대한 설명까지도...
그리고 처음부터 다시 찬찬히 다 살펴보았다.
어떻게 보면 척박해 보이는 환경,
정치적인 이유로 고립을 당하는 나라,
객관이라는 이름으로 보면 무척 가난한 나라에서 살고 있는 가난한 사람들.
하지만 사진과 짧은 글들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맘이 따스해지고, 미소가 지어진다.
어디서나 나라에, 사람들에 신뢰를 갖고 사는 사람들,
고대와 현대가 묘하게 공존하는 나라,
근대와 현대가 뒤죽박죽 섞여있는 사회,
그 안에서 정열적인 음악과 노래 한 자락으로 춤을 추고 즐거운 사람들.
정열의 색채가 깔려있고 씨가 냄새가 스며있는 쿠바라는 나라가
이 책에선 웬지 모를 잔잔한 슬픔과 정겨운 따스함이 함께 배어나온다.
자연스레 구멍 뚫린 티셔츠와 낡은 청바지도 어찌나 그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지,
그것이 비싼 명품이나 일부러 유행따라 찢은 최신 옷들보다도 훨씬 멋져보였다.
맨발의 어린 소년들의 모습도 정겹고 엉덩이가 한편 살짝 보이는
어린 소녀들의 뒷모습도 이보다 더 멋질 수는 없을 것이다.
막연한 이미지였던 쿠바라는 나라,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궁금해졌다...
정치, 음악, 영화... 그들의 생각과 일상적인 삶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