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밤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30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김석환 옮김 / 해문출판사 / 198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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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추리물은 애거서 크리스티가 76세의 나이에 쓰고
그녀가 꼽는 베스트 10에 드는 작품이라고 한다.

그런데 보통 추리물과는 다른 스타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 탓에 처음에는 좀 지루하기도 했다. 추리물이라고 하면 일단 살인이 벌어지고(살인을 기다리기까지 한단 말이지...) 그 살인범을 쫓아가는 수순을 밟아야 하지 않는가. 그리고 그 살인을 저지른 범인을 탐정과 함께 쫓는 그 재미도 쏠쏠하지 않은가 말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처음부터 그런 불행의 냄새만 슬금슬금 풍기지, 실제 살인이 벌어지는 건 한참 후의 일이다. 그러니까 일상적으로 봐오던 추리물이라기보다는 소설 같은 느낌으로 읽혔다. 언젠가 불행이 벌어지고야 말 그런 소설이었다. 물론 추리물답게 처음부터 작가가 그 불행의 씨앗을 제공하는 의도는 독자들을 다른 곳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수단이다.

게다가 ‘나’라는 주인공이 이야기를 끌어가는 탓에 범인이 누구인지 찾기가 쉽지 않다. 주인공의 시선으로 사건을 보게 마련이니까. 하지만 범인의 고백 후에는 스토리 전개가 빨라진다. 그리고 범인이 어린 시절부터 의식적이든 무의식 반사로 저질렀든 살인행위로부터 그 범죄 심리가 꽤 공감이 간다.

부유함이라는 온실 속에서 자란 이름난 유산 상속자 엘리와 갖가지 직업을 전전하며 젊은 날을 보내던 나는 어느 날 ‘집시의 뜰’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다. 엘리의 가족들 몰래 결혼을 하고 저주를 받았다는 ‘집시의 뜰’을 사서 그곳에 전망 좋은 집을 짓고 신혼의 달콤함을 즐긴다. 하지만 이야기 전반에 걸친 불행이 스멀스멀 기어와 결국 엘리는 둑고 이어지는 또 다른 살인들...

이 추리물의 제목인 <끝없는 밤>은 엘리가 자주 부르던 노래에 나온다.

매일 아침, 그리고 매일 밤
어떤 이들은 달콤한 기쁨을 향해 가고,
어떤 이들은 달콤한 기쁨을 향해 가고,
혹은 끝없는 밤을 향해 간다네...

사랑에 빠지면 사람은 누구나 상대에 대해서 ‘다 안다고’ 여긴다.
그게 얼마나 큰 오해인지... 이 소설은 경종을 울린다.

사랑에 빠진 당신,
상대를 다 안다고 착각하지 마라...
더구나 상대가 “나를 다 안다고 생각해?”라고 물으면,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 내 앞에 보는 당신이면 돼요.”
이와 같은 대답이 얼마나 큰 불행을 불러오는지 당신은 모른다.
적어도 이 추리물에서는 그렇다~!
흥미로운 소설 같은 추리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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