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읽은 나의 책들이다. ^^

104. 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문학과지성사
105. 바리에떼, 고종석, 개마고원
106. 빅머니, 이시다 이라, 오유리 역, 토파즈 
107. 토끼와 함께한 그해, 아르토 파실린나, 박광자 역, 솔
108. 므이, 이종호 저, 강도하 그림, 예담
109. 목 매달린 여우의 숲, 아르토 파실린나, 박종대 역, 솔 
110. 성공연애특강, 무라카미 류, 김자경 역, 랜덤하우스
111. 구덩이, 루이스 쌔커, 김영선 역, 창비
112. 달의 바다, 정한아, 문학동네 
113. 조대리의 트렁크, 백가흠, 창비 
114-115. 바람의 화원 1, 2, 이정명, 밀리언하우스 

<달콤한 나의 도시>는 다시 한 번 읽은 거였다. 지난번엔 연애에 초점을 맞추고 읽었으나, 이번엔 30대 여성이 현 한국에서 차지하는 자리, 위치, 방황, 불안 등등에 중점을 두고 읽었다. 첫 번째보다 더 좋았다.




<바리에떼>는 고종석이라는 보수적이면서도 마음이 따스한 남자가 풀어내는 이 사회의 여러 가지 면면이었는데, 몇 가지는 특히나 흥미로웠다. 토론을 하다보면 흔히 싸우게 되는데 고종석과 함께라면 조근조근 몇 시간이고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빅머니>는 머니에 관한 아주 재밌는 책이었다. 그 기조에 들어있는 철학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돈 놓고 돈 먹기’의 정수를 보여준다고나 할까. 난 아직도 땀 흘려 일해 번 내 적은 머니가 마켓에서 순식간에 벌어들일 수 있는 빅머니보다 소중하다.

<토끼와 함께한 그해>와 <목 매달린 여우의 숲>은 둘 다 북유럽의 차갑고도 멋진 풍경과 함께 다가온 작품들이었는데, 따스한 감성과 의외의 블랙유머 그리고 우리와 똑같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일상을 특이하지만 즐겁게 그렸다.   




<므이>는 공포영화를 못 보니, 책으로 한번 보자고 생각하고 구입해 읽었는데, 아무래도 긴장감이 떨어져 보기가 훨씬 나았다. 무서운 장면도 많았고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오싹하게 하는 음악도 없고 깜짝 놀라게 하는 대목도 책에선 그 느낌을 가질 수가 없어서 그런지 장, 단점이 있는 것 같다. 

<성공연애특강>은 공부 못하는 애들이 공부 잘하는 법 같은 책을 찾듯이 연애 좀 잘해볼까 싶어서 읽었는데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현대 일본의 연애, 결혼의 변화 같은 것이 작가의 주관적인 시선에 녹아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봐도 제목이 독자를 호도한다.

<구덩이>, 기가 막히게 재밌는 이야기이다. 청소년 대상이긴 하지만 어른이 읽어도 손색이 전혀 없다. 몇 세대에 걸친 이야기가 짤막하게 연결고리를 만들어주고 정말 ‘운’도 없는 소년이 그 모든 것을 우연찮게 하지만 우정과 의리로 풀어가는 모습은 속도 시원해지고 즐겁다.




<달의 바다>는 정말 눈물 나도록 좋았다. 따스하면서도 아프고 또 슬프면서도 유쾌한 이야기. 정말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다.




<조대리의 트렁크>, 리뷰를 써야하는데 도대체 어떻게 써야할지 난감한 책이다. 착하게 생겨가지고 이야기는 어쩜 그리 하나도 안 착한지. 그래도 초기 작품에 비하면 많이 착해진 거라니, 참. 아무튼 읽는 내내 흥미롭기도 했지만 엽기 코드가 강한 작품집이었다.

<바람의 화원>은 이번 달의 백미였다. 김홍도와 신윤복의 얘기를 정말 재밌게 풀어냈다. 간혹 구성이 느슨해 2% 부족함이 보이기도 했지만 워낙 잘 풀어낸 이야기라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롭게 읽었다.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들을 정말 원화로 미술관에 가서 다 보고 싶을 정도였다. 신윤복의 그림을 제일 많이 갖고 있는 간송미술관에 전화를 했더니 일반 전시는 하지 않는단다. 10월에 특별 전시를 하는데, 그때도 사실 신윤복의 그림을 볼 수 있을지는 모른다는 게 그곳 관계자의 설명이었다. 시간 나는 대로 늘 볼 수 있는 나머지 그림들을 보러 국립중앙박물관엘 다녀와야겠다. <진주 귀고리 소녀>와 비교를 하지만 개인적으론 <바람의 화원>이 훨씬 더 좋았다. 이야기를 기가 막히게 재밌었지만 베르메르의 그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에 말이다. 그에 반해 김홍도와 신윤복의 그림은 정말 원화로 차근차근 다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나름 알찬 독서를 한 8월이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홍수맘 2007-09-04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나의 달콤한 도시"는 저도 연애에 초점을 뒀었는데, 다시하번 읽어봐야 겠어요. 그외 <바리에떼>랑 <달의 바다>랑 <바람의 화원>이 눈에띄네요.
쩝!쩝! 입맛 다시는 중입니다.
이젠 9월이예요. 아침, 저녁 쌀쌀한 바람이 느껴집니다.
알찬 9월 되세요. ^ ^.

진달래 2007-09-05 10:12   좋아요 0 | URL
<달의 바다>와 <바람의 화원>은 정말정말 좋았어요. ^^*
쌀쌀해진 날씨, 홍수맘님도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

정의 2007-09-04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르토 파실린나의 [기발한 자살여행]도 북유럽 특유의 차가운 풍경에
사람들의 따스한 감성을 느낄 수 있었죠. 굉장히 재밌게 읽었어요.
좋은 책과 함께하는 즐거운 9월 보내세요^^

진달래 2007-09-05 10:12   좋아요 0 | URL
아, 맞아요. 그 책도 있었죠. 읽어보려고 계속 생각하던 중이었어요. ^^
감사합니다, 정의님. 님도 행복한 가을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