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 부모가 아이를 크게 키운다
이원숙 지음 / 동아일보사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얼마전 정명화 첼리스트의 공연을 보면서 그녀의 세련된 무대 매너와 겸손한 모습, 공연 내내 악보없이 연주하는 천재적인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 그리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요즘 자의반 타의반으로 자녀교육서를 많이 읽어서인지 웬만한 책은 식상하다는 생각으로 중도에 읽기를 포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은 첫장을 넘기는 순간부터 눈을 뗄수가 없었다. 자녀교육 관련 책은 전문가의 이론적인 설명보다는 직접 실천하고, 느끼고, 시행착오를 겪은 생생한 경험담이 더욱 와 닿는다는 사실이 이 책을 통해서 증명 되었다.

7남매 모두 세계적인 음악가와 교수, 의사, 사업가로 키웠다니 이원숙 여사가 참으로 존경스럽다. 그 당시에 이화여전을 나온 엘리트이기는 하지만  6.25전쟁을 겪으면서 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그 와중에 피아노를 들여놓고 레슨을 시켰다는 그녀의 의욕과 교육열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준비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는 여유있는 육아방법이 그동안 끊임없이 조바심을 냈던 나를 부끄럽게 한다.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으로 키워내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과연 내 아이들이 어떤 일에 행복을 느낄까 하는 생각을 하다 보면 멍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피아노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던 아이들이 피아노를 싫어하면 다른 악기로 바꾸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그저 줄곳 피아노만 치게 했던 내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딸애가 하고 싶어하는 바이올린을 당장 가르쳐야 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결혼하고 임신하기전 1년은 참으로 길었다. 그 기간동안  건강한 아이를 낳을수만 있다면 큰 행복이겠다는 기도만 했지, 정작 아이를 낳게 된다면 어떤 아이로 키워야 겠다는 철학이 없었다. 지금 이순간 까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 하는 문제에 대해 생각을 했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절대로 하지 않아야 겠다고 맹세한 '첫째 어떤 일이 있어도 아이들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고, 둘째 아이들의 실수를 야단치지 않는 것이며, 셋째가 칭찬거리가 아닌 것을 함부로 칭찬하지 않는 것이다' 에 대해 앞으로의 교육관으로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가지 안에는 믿음, 자긍심, 겸손을 겸비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부모의 큰 뜻이 내포되어 있다. 그 외에도 가족의 우애를 강조한 점, 7남매에게 똑같이 쏟았던 열정과 엄마의 사랑을 똑같이 받고 자랐다는 생각을 갖게 해주는 중점주의 교육이 와 닿는다. 또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엄마를 원하면 언제, 어느 곳이든지 달려가는 열정도 놀랍다. 외국에 갈땐 홀트아동복지 아이들을 데려다 주는 무료 티켓을 이용했다니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충실히 실천했다는 생각도 해 본다.  배움의 길에는 나이가 없다고 하면서 마흔이 넘은 나이에 식당 운영을 위해서 영어 랭기지 코스에 등록을 하고, 예순 여섯에 뜻한 바가 있어서 신학생이 되었다고 하니 그 용기가 놀라울 뿐이다.  마흔도 되지 않은 나이에 새로운 일의 시작에 자신없어 하는 내 자신이 부끄럽다.

자녀의 행복한 삶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고, 고난의 길을 슬기롭게 극복한 위대한 어머니 '이원숙 여사'  자식들에게 최고의 교육과 최고의 행복을 물려 주었다.  자녀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라면 긍적적인 사고로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은 모습이 참으로 감동적이다. 이 책을 읽기전까지는 그저 남편을 내조하면서 오로지 자식들만 키우고 살았을 안방마님이겠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구멍가게부터 식당, 사업까지 안 해본 일이 없는 그녀의 치열한 삶에 숙연해 지기도 했다. 때로는 삶이 힘들어서 지칠법도 한데 이 책에는 한탄조의  하소연은 단 한줄도 나오지 않는다. 긍정의 힘이 자녀들을 훌륭히 성장시키는 버팀목이 되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늘 최선을 다하는 부모의 모습도 채찍질이 되었겠지. 자녀들을 모두 출가시킨 후에는 편안한 노후를 살 법도 한데 진정으로 원하는 자신의 삶을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는 그녀의 '아름다운 나이듦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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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1-13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훌륭한 리뷰입니다. 잘 읽고 갑니다. 많은 도움이 될 것습니다.

세실 2006-11-13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이 책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