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면 불어요! 창비아동문고 224
이현 지음, 윤정주 그림 / 창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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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동화책을 읽는 이유는 아이들의 마음을 엿보고 싶어서이다. 요즘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어떤 것에 관심을 갖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이 책은 그런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켜주는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의 성장일기 이다.  그 나이때 나는 가정경제가 어려운지를 생각하기 보다는 그저 친구들과 놀러 다니고, 엄마 몰래 한복을 학교로 가지고 가서 이수일과 심순애 연극을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남자친구를 사귄다는 개념보다는 그냥 편한 친구로 생각했던 것 같다. 5개의 단편동화로 이루어졌는데 하나 하나 주제가 다르지만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겪어야 하는 아픔을 다루고 있다.   

'우리들의 움직이는 성' 동화라는 생각때문에 공주가 살고 있는 성을 생각했는데, 어른들이 생각하는 그런 성이다. 전학갔던 친구가 돌아오면서 좋아하는 사이가 되고, 평소 야한 동영상을 봤던 남자애는 여자친구의 집에서 뽀뽀를 하려고 한다. 6학년이 성에 눈을 뜨다니 한편으로는 걱정된다. 친구에게 요즘 아이들 이러냐고 물어보니 워낙 성숙해서 실제 이루어지는 일이라고 한다. 아직 성에 대한 올바른 판단이 형성되지 않은 초등학생에게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듯 하다.  바른 성교육이 절실하다

'3일간'은 각자 환경이 다른 세명의 아이들이 부모의 이혼이라는 문제를 놓고, 가출하면서 벌어지는 3일간의 이야기 이다. 부모의 이혼으로 작은엄마네 집에서 살아가는 희주에게는 전문직 부모가 싸우는 모습에 가출한다고 하는 친구가 사치스럽다는 생각을 한다. 나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남들이 보기엔 아무렇지도 않은 일 일수도 있겠지. 부모가 싸우면 '우리 이혼하자'고 쉽게 말하는 말에 아이들은 크게 상처를 받는구나.  가정환경에 의해서 잘못을 하지 않았는데도 문제아로 몰아가는 어른들의 이기심에 잠시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제목이기도 한 '짜장면 불어요'는 가난한 집안 환경으로 잠시 짜장면을 배달하는 용태와 짜장면 배달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기삼이의 대화가 주를 이룬다. 처음엔 '뭐 이런 사람이 다있어' 하지만 기삼이의 진지함과 나름대로의 철학에 자신감을 갖게 된다. 그 외에도 버스 운전을 하다가 운전면허가 취소된 아빠와 돈 벌러 떠난 엄마 사이에 있는 동민이가  부얶에 쭈그리고 앉아 술마시는 아빠를 흰곰에 비유한 '봄날에도 흰곰은 춥다'와 우주여행을 하게 된 주인공이 친구인 동석에게 우주의 모습을 소개해주는 '지구는 잘있지?'로 이루어져 있다.

'아이들은 그저 잘 놀고 공부만 잘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나도 어느덧 기성세대가 되어 있다. 아이들도 나름대로 친구, 성적, 이성문제로 크고 작은 고민을 할텐데 애써 무시하려고 한다. 마음으로는 아이들과 친구가 되어야지 하면서 어느덧 군림하려고 하는 엄마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은 적어도 아이들이 어떤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지, 어떻게 해결해 가는지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경제적으로 어렵더라도 아이들에게 그 고통을 느끼게 하는 것도 좋지 않은 방법 같다. 아껴 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좋지만 짐을 지우지는 말아야 겠다.  좀 더 커서 대화의 문을 닫아버리지 않도록 늘 아이들의 대화에 귀 기울이는 관심은 갖고 살아야 겠다. '엄마는 네 친구이고 싶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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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11-11 2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죠..아이들의 마음을 엿보기 위해서..어린시절의 나를 되돌아보기 위해서 이런 동화류를 보는것 같아요.요즘애들은 뽀뽀를 6학년보다 더 빨리 하는것 같더이다..ㅎㅎㅎ

세실 2006-11-12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그런가요? 6학년도 빠르다고 생각했는데....아직 보림이는 남자에 전혀 관심이 없답니다. 곧 이성에 눈을 뜨겠죠? 쬐금 걱정도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