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
장동선 지음, 염정용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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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에서 즐겨보는 프로그램은 민영방송에서 진행하는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의 준말)이다. 패널로 유시민 작가, 장동선 뇌과학자, 황교익 맛칼럼니스트, 유현준 건축가 등이 출연하는데 마치 아줌마들의 수다처럼 끊임없이 대화가 이어진다. 땅끝마을 해남부터 서울까지 우리나라를 여행하며 그 지역의 역사, 문화유적, 건축, 음식, 과학이 통합된 지식의 향연이 펼쳐진다. 그 중에서 새로 합류한 장동선 뇌 과학자는 다양한 뇌 과학 상식을 재미있게 들려준다.

 

도서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장동선 저. 아르테)'는 한국계 독일인인 장동선 박사가 독일과 뉴욕에 거주하면서 유색인종으로 마주했던 문화적 충돌과 뇌 과학 에피소드들을 경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은 뇌 과학에 대한 연구, 뇌와 관련한 재미있는 사실을 들려주는 과학에세이다.

 

"우리의 뇌 속에는 수없이 많은 다른 사람들의 뇌가 존재합니다. 우리의 뇌는 마치 거울에 비친 거울과도 같습니다. 쉴 새 없이 분주한 우리의 뇌가 가장 많이 노력하는 일은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일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공감하고, 예측하고, 소통하기 위해서 우리의 뇌는 발달했거든요. 그렇기에 우리의 '뇌 속에는 다른 사람들의 뇌'라는 또 다른 뇌가 있습니다."

 

우리가 관계성을 중시하는 이유는 뇌도 끊임없이 진화하면서 사회적 뇌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내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있으면서 소통하고 공감할 때라고 한다. 뇌의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 세상을 향해 열린 마음으로 여행하라고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로 다른 사람을 많이 만나고 생활 방식을 배우며 차이와 고유성을 존중하는 것이다. 또한 문학, 역사, 철학 등 다양한 인문학 책 읽기도 사고의 유연성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겠다.

 

이 책에는 일상에서 자주 접했던 실험이나 내용을 마치 소설처럼 재미있게 들려준다. 하마는 짝짓기를 위한 싸움이 시작되면 입의 크기로 사랑의 승자를 결정하는 단순한 방식도 처음에는 물리적 힘을 통해서 성공했지만 승자라도 큰 부상을 입는 문제가 발생하며 현명한(?) 방법으로 진화한 것이다. 우리는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고민하지만 정작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것보다 화성에 도달하는 것이 더 쉽다는 말도 한다. 어중간한 숫자는 특히 7로 끝날 때 슬쩍 과학적 정밀성을 암시한다는 실험 결과도 재미있다. 예를 들면 94.7%처럼 구체적인 숫자를 말하면 대부분 믿는다는 것이다.

 

또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게임중독에 대해 말한다. 뇌는 진짜 세상과 사이버공간을 전혀 구별하지 못하므로 폭력적 게임에 장시간 노출된 사람은 남들에게 고통을 줄때 죄책감을 덜 느끼며 동정심도 덜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사이버 공간의 테러로 정신적 고통을 받는 사람의 뇌는 사이버 테러와 실제 육체적 폭력을 동일시하는 것이다

 

우리의 뇌를 기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좋은 사람들과 자주 만나 기분 좋은 대화를 하고,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다. 무표정한 얼굴 보다는 억지로라도 활짝 웃는 것이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가벼운 에세이가 좋지만, 가끔 마음이 공허하면서 채움이 필요할 때는 주제가 있는 에세이도 좋다. 특히 과학 관련 도서는 명쾌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해주어 도움 된다

       

카이스트 정재승교수는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세상은 그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뇌가 인식함으로써 형성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젊은 학자가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매력적인 뇌 과학자 중 하나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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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8-01-02 17: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쓸신잡 완전 재미있고 매혹적이예요. 글구 뇌과학두요, 제가 20대에 다시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면 뇌과학 하고 싶어요.

세상에 의미 부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세상이 나에게 존재한다는 주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더라구요.

새해 복많이 받으셔요~♡

세실 2018-01-04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고님 잘 지내시지요.
가끔 이렇게 리뷰만 남기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싶지만,
오랜 인연을 끝내고 싶지 않은 가느다란 끈?ㅎㅎ
이렇게 마고님과도 연락되고~~~

심리학과 뇌과학은 닮았죠?
사람에 대해 연구하고 분석하는...
마고님 잘 어울려요^^

근데 결론은 사람과의 관계성, 소통이 가장 중요하네요.
혼자가 아닌 여럿일때 행복!

새해 복 듬뿍 받으시고,
건강 잘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