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도서관 사계절 저학년문고 33
박효미 지음, 김유대 그림 / 사계절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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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일기검사가 인권침해라고 해서 일기를 쓰지 말자고 한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중, 고등학생이라면 비밀이 많겠지만 초등학생의 경우는 일기쓰기가 곧 글쓰기 실력이 되는지라 적극 찬성했었다. 초등학생이 무슨 비밀이 있을꼬?

그런데 아니었나 보다. 주인공 민우의 경우를 보니 엄마, 아빠가 주말에도 일을 나가셔야 하는 상황이고, 김밥가게를 하니 평일에도 새벽부터 밤 늦게 까지 일을 해야 해서 늘 혼자 있는지라 특별한 일이 없다. 남들처럼 부모님과 놀러 갈 일도 없어서 일기는 늘 세 줄로 끝난다.  '오늘 나는 학교에 일찍 갔다가 늦게 집에 왔습니다. 엄마는 없었습니다. 엄마는 엄청 늦게 집에 왔습니다'  선생님은 민우에게 큰 소리로 읽게 해서 아이들 앞에서 창피를 주고는 도서실 청소를 하게 한다. 하지만 민우는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늘 3줄로 끝난다. 민우는 더 쓰고 싶어도 쓸 말이 없다. 매일 혼나다 보니 선생님이 좋다고 할수도 없고,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데 그런 내용을 일기에 쓰고 싶지도 않고...그렇게 민우는 일기쓸 내용이 없어서 고민한다.

우연히 도서관에서 찾게 된 비밀의 '일기도서관' 그곳에는 다른 사람이 쓴 일기를 모아둔 일기도서관이 있다. 물론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공간.  일기도서관을 지키는 사람이 자리를 비울때 '일기지기 외출'이라고 투평펜으로 쓰는데 그 펜이 고장 나서 일반사람에게 보인다고 한다. 민우는 그곳에서 일기를 두권 훔쳐오게 되고 일기를 베껴서 학교에 낸다.

하지만 베껴 쓴 일기는 늘 '잘했어요' 라고 칭찬받는 얄미운 짝꿍 벼리와 똑같은 내용이고,  다음날 일기는 선생님이 어렸을때 쓴 일기이다. 결국 벼리도 그 일기도서관에서 베껴 쓴 일기란 것이 밝혀지고, 선생님도 일기도서관을 찾는 것으로 끝이난다.

늘 일기쓸 거리를 찾아 고민하는 우리딸의 심정도 이와 같을까? 다행히 난 수시로 주제를 정해 주지만 그런 도움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니 맘이 편하지 않다. 선생님도 이런 마음 알고 계실까? 일기는 그저 1주일에 한번정도 쓰고 싶은 날 쓰게 하면 좋을듯.  이 책을 읽고나니 일기쓰기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도 들고, 비밀의 일기도서관 아이디어에 웃음이 난다. 흐 역시 동화책은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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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05-06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잼있죠 먼저읽고 애들에게 얘기를 들려주니 빌려다달라고 해서 도서관에서 빌려다 주었죠. 특히 작은애가 좀읽었으면 했는데 읽고도 딸래미 일기쓰기 싫어하는건 여전.ㅊㅊㅊ전가끔 동시도 쓰게 하고 책읽고 리뷰식으로 쓰게도 하는데 좀 귀찮아해요 다행히 학교서도 휴일엔 자유롭게 내버려두라고 하니 스트레스는 없답니다.

세실 2006-05-06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내용이 참신합니다. 어쩜 이리 아이들 마음을 잘 표현했는지~
동화를 읽으면서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가닥이 잡히는 것 같아요.
엄마들이야 그저 '일기써라' 하면 되지만 아이들은 참 힘든 일이죠~
아직은 독후감 쓰게 하기보다는 자유로운 독서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