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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이네 가족일기 - 즐거운 가족 이야기 1
김지희 지음, 강전희 그림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1년 7월
평점 :
품절
처음 책을 고를땐 곧 4학년이 되는 딸에게 일기쓰는 법을 가르쳐 주고 싶어서 였다. 일기를 쓰라고 하면 '나는 오늘 누구, 누구, 누구랑 영화를 보았다. 영화 내용은 잘 생각이 안나지만 재미있었다. 그리고 햄버거를 먹었다' 대부분 이런 내용으로 일기를 쓴다. 가장 중요한 내용은 없고 이렇게 수박 겉핥기 식으로 일기를 쓴다. 이 책을 읽고나니 일기는 이렇게 쓰면 되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 마음으로 골랐다. 물론 50%는 성공이다. "엄마 이렇게 길게 써야 되는거예요"하는 말을 했지만....
이 책은 엄마, 아빠, 주인공 기준이, 동생 기범이가 돌아가면서 일기를 쓴 것이다. 기준이가 어릴적에는 글씨를 못쓰니 엄마가 대신 기준이의 마음으로, 기준이의 눈높이에서 글을 썼다. 마치 기준이가 쓴 것처럼 기준이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난 육아일기를 쓰면서도 엄마의 입장에서 쓰는데 내심 부끄러웠다. 엄마,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하다가 동생이 태어나 속상한 기준이의 마음과, 바쁜 와중에도 가족을 위해 애쓰는 아빠의 마음도 잘 들어나 있다. 물론 동생 뒤치닥거리 하느라 기준이에게 소홀해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엄마의 마음도 나타난다. 둘째를 보느라 산후휴가 중에 "차라리 출근하는게 편하지, 너무 힘들어"라고 이야기하는 엄마의 입장에서는 그때 같은 생각을 했던 내 마음도 들킨것 같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맞벌이를 해서 엄마가 늘 함께 있어주지는 못하지만 엄마는 너희들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마음만 전달할 수 있으면, 그래서 아이가 엄마, 아빠의 사랑을 충분히 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기준이 엄마처럼 1주일에 한번은 큰아이와 둘만의 데이트하는 시간을 만든다든지, 온가족이 함께 잠을 잔다든지 하는 것도 가족간의 사랑을 느낄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같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먹고 자란다. 이 책은 가족간의 사랑을 느끼게 해주고,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는 알콩달콩 살아가는 이야기가 참 예쁜 동화책이다. 어쩜 우리아이 키우면서 느끼는 감정들과 이리도 똑같은지. 어리게만 생각되는 유치원때부터 친구문제로 고민한든지, 땅콩이 되기 싫어하는 것도 참 똑같다. 맞벌이 엄마가 쓴 책이라 그런지 가슴에 더욱 와닿는 따뜻한 동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