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셋째주 월요일은 도서관 휴관일. 사서들에게 이 날은 특별 보너스이다. 재수가 좋으면 토요일, 일요일, 월요일 이렇게 3일을 쉴수도 있다. 도서관에서는 한달에 한번 휴관일을 하면서 소독도 하고, 직원 단합대회를 가거나, 아니면 오전에만 나와서 밀린 일 정리하고 오후에 퇴근한다. 왜냐하면 식당이 문을 닫으니까~
오늘은 2005년의 마지막 휴관일. 도서관에서 명랑 운동회를 한단다. 총무과 주관이라 열람과는 그저 열심히 따라주면 된다. 작년에 사무관 시험에 합격하고 도서관으로 발령받은 40대 총무과장님의 번뜩이는 아이디어 답게 팀을 나누는 방식도 독특하다. 전직원을 사랑팀과 나눔팀으로 나누고, 맨 처음 결혼하지 않은 여직원 2명이 앞으로 나와 한명씩 자기편을 뽑는다. 앗 인기없으면 어쩌냐구요. 다행히 두번째로 이름을 부른다. 흐 이래서 선배는 무서운건가???
첫 경기는 빙고게임. 전직원의 이름을 쓰고, 앞으로 한명씩 나와 한줄을 모두 맞춘 사람이 빙고를 외친다.
두번째 경기는 바늘에 실 꿰기. 이건 자신있다. 역시 아직은 나도 젊은이다. 한방에 들어간다. 나이 지긋한 50대 어르신들은 실과 바늘을 멀리 두고 꿰려고 하지만 역시 힘들어. 더군다나 목장갑을 끼고 하니 마음같이 안따라 주신다고....
세번째 경기는 캔볼링하기. 캔을 볼링핀처럼 세워놓고 테니스공으로 맞추기. 볼링은 조금 되는 편이라 손을 번쩍 들고 나갔지만. 앗 볼링이랑 전혀 상관없이 그저 공을 데구르르 굴리기만 하면 된다. 볼링 스탭은 일반 바닥에서 일반 운동화 신고는 절대 하지 맙시다. 하마터면 넘어질뻔 했다.
그 외에도 탁구공 수저에 나르기, 4인 달리기 하기등이 이루어졌다.
아쉽게도 우리팀은 한번도 이기지 못하고 경기가 끝났지만, 모처럼 즐거운 하루였다. 오늘 배운 교훈은 "절대 나서지 말기, 목소리 큰사람 치고 잘하는 사람 못봤다"
이렇게 명랑운동회 끝나고, 점심먹고 헤어진 시간이 오후 1시. 다음 코스는 점심도 못먹어서 배고파 죽겠다는 후배를 위해 치킨이랑 햄버거 사가지고 사무실 들러 죽지 않게 해주고, 보림이랑 같은 학원 보낸다고 하는 자모 데리고 학원가서 상담하고, 등록하는거 도와주기. 언니한테 들러 생일 선물 사주고 쇼핑하고 집에 온 시간이 6시 20분. 결국 반찬도 하나도 해놓지 못하고, 아이들 간식도 챙겨주지 못하고....이렇게 휴관일의 하루는 저물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