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크고 작은 십자가를 하나씩 짊어지고 간다. 그 십자가를 어깨에 메고 가면 힘이 들지만, 가슴에 품고 가면 힘듦이 아니라 행복이 될수도 있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난다. 과연 내 안에 있는 십자가를 나는 어떻게 가지고 갈 것인가?
가끔 교도소를 생각한 적이 있었다. 지난번 <친절한 금자씨>를 보면서 타의에 의해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서 13년씩이나 복역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우발적인 사고로 인명사고를 내고 감옥에 들어간다면 어떨까? 내가 사형선고를 받는다면..... 교도소는 문제있는 사람들이 가는 곳으로 쉽게 단정지어 말할수는 없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모니카 수녀와 그녀의 조카 유정, 사형수 윤수와 그의 동생 은수. 이렇게 네명을 주축으로 해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윤수의 과거를 회상하는 블루노트와 유정의 글이 한 단락씩 나누어져서 나온다. 작가가 성당에 다시 다니고부터 카톨릭 신자가 자주 등장을 하는 듯 하다.
윤수의 불행한 어린시절, 주위의 따가운 시선, 맹인이 된 동생 은수.... 결국 사람을 죽이고 감옥에 들어온 윤수. 그런 윤수를 따뜻하게 보살피는 모니카 수녀. 어릴적 성폭행 당한 후유증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조카 유정의 마음까지 치유하는 고모의 아름다운 사랑. 고모의 믿음과 사랑으로 서서히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간다.....
사랑은 예고없이 찾아온다는 말이 맞는 것일까? 사랑으로 인해 상처받은 과거를 치유해 나가고 있는 과정을 지켜 보면서 참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상처받은 사람끼리의 만남이라 교감이 형성되는 것일까? 윤수의 사형이 안타깝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수녀님과 유정의 따뜻한 사랑을 받은 윤수는 분명 행복할 것이다.
슬프고,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칙칙하지 않게, 가라앉지 않게 참 깔끔하게 다루었다.